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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캐나다 약가 비교 모순투성이"…이유있는 불만[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정부와 제약업계는 해외약가 비교 재평가의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두고 작년 말부터 10차례 논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양 측은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공식적으로 정부·업계가 참여한 TF팀은 해산됐다. 마지막까지 독일과 캐나다의 약가가 이슈였다. 제약업계에선 정부가 입맛대로 독일·캐나다 약가 참조 방식을 결정했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근본적으로는 비교대상 국가와 약가제도에 큰 차이가 있음에도, 정부가 건보재정 절감을 위해 비교 재평가를 강행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 입맛대로 독일·캐나다 약가 참조…비교 형평성 떨어져"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각 기업 약가 담당자(MA)들은 특히 독일·캐나다와의 약가 비교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이들은 "정부가 입맛대로 독일·캐나다 약가 참조방식을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같은 국가라도 다양한 약가가 공존한다. 공장에서 출하된 시점의 가격, 환율·세금이 적용된 가격, 유통마진이나 약국마진이 더해진 가격, 환자 본인부담이 적용된 가격과 최종 소비자가 구입하는 가격 등이다. 가장 저렴한 공장출하 가격과 가장 비싼 소비자구입 가격은 차이가 적지 않다. 어떤 가격을 참조하느냐에 따라 한국약가에 미치는 영향도 클 수도, 작을 수도 있는 셈이다. 제약업계의 비판은 여기서 시작한다. 정부가 입맛대로 독일·캐나다의 가장 낮은 약가를 끌어와 한국과 비교하고 약가인하의 근거로 삼는다는 것이다. 참조가격제를 시행 중인 독일에선 정부가 특정 성분군의 참조가격을 정하고 나머지를 환급한다. 예를 들어 A약제의 참조가격을 100원으로 정했다면, 제약사가 180원에 판매하는 의약품에서 100원까지만 급여를 적용하고 나머지 80원은 환자가 본인부담하는 식이다. 이때 100원이라는 참조가격은 'FB(고정상환금액)' 혹은 'EB(협상상환금액)'로 표현된다. 정부는 이를 '공적급여 가격'으로 해석하고 이번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제약업계에선 180원에 해당하는 '약국판매가격(UVP)' 혹은 '소비자가격(RRP)'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한국의 경우 약제 보험급여 상한금액에 환자 본인부담이 포함된 형태다. 이를 독일 약가와 비교하려면 당연히 환자 본인부담이 포함된 약국판매 가격과 비교해야 한다는 게 제약업계의 주장이다. 환자 본인부담이 제외된 공적급여 가격과 비교할 경우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공적급여 가격과 약국판매 가격 간 차이가 상당하다는 점은 제약업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또 다른 이유다. '발사르탄(80mg)+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12.5mg)' 복합제를 예로 들면, 독일의 공적급여 가격은 24.2유로인 데 비해 약국판매 가격은 103.9유로다. 같은 약물임에도 두 약가에 4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제약업계에선 약국판매 가격 대신 공적급여 가격을 적용할 경우 약가 수준이 전반적으로 20~40% 가량 낮아질 것으로 계산한다. 캐나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공적급여 가격의 일종인 '정부환급액(MOH)'을 참조한다는 계획인데, 이에 대해 제약업계에선 환자 본인부담이 포함된 '의약품 혜택 가격(DBP)'을 참조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환자 본인부담이 반영되지 않은 캐나다의 공적급여 가격과 환자 본인부담이 반영된 한국의 보험 상한가를 동일선상에 두고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MA 10명 중 9명 "독일·캐나다 약가 참조방식 문제 있다" 설문결과 실제로 데일리팜이 약가담당자(MA) 75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정부가 제시한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안) 가운데 '해외약가 자료의 대표성·신뢰성'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독일·캐나다의 약가 참조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문제인식이다. 설문에 참여한 75명 가운데 66명(88%)이 이같이 답했다. 약가담당 실무진 10명 중 9명은 한국의 약가와 비교 대상이 되는 약가를 산출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답한 셈이다. 이어 '조정기준 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응답이 38명(51%)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현재 A8(일본·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위스·영국·캐나다·미국) 국가에서 최고가와 최저가를 제외하고 나머지 6개국 약가를 조정평균가로 계산하는 방식을 도입할 계획인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는 응답이다. 이밖에 '3년 단위의 재평가 적용 주기' 29명(39%), '올 연말로 예상되는 재평가 시행 시점' 25명(33%), '비교대상 국가 선정' 23명(31%), '약효군별 차등 재평가 시기 적용' 13명(17%), '비교대상 약제 선정 기준' 8명(11%), '재평가 제외대상 범위' 7명(9%) 등의 순이었다. 신약은 8개국 대상 vs 특허만료약은 6개국 대상…'이중잣대' 논란도 정부가 특허만료 의약품과 신약 간에 이중잣대를 적용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재 정부는 신약의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과정에서 외국약가를 참조하고 있다. 이때 참조 기준은 '약가책자 가격에 공장도 출하율을 적용한 뒤, 환율·부가가치세·유통거래폭을 반영하는 방식'이다. 이를 독일 약가에 적용하면 공적급여 가격이 아닌, 약국판매 가격이 해당한다. 실제 신약의 급여 적정성 평가 땐 약국판매 가격을 참조한다. 그러나 특허만료 의약품에 대한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에선 약국판매 가격이 아닌 공적급여 가격을 참조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동일하게 외국과 약가를 비교하는데 참조하는 방식은 다른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A8국가 중 최고가와 최저가를 제외한 나머지 6개국의 조정평균가를 구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신약과 특허만료약 간 이중잣대를 적용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현행 신약 등재 규정에선 최고가·최저가 제외 없이 'A8 국가의 조정평균가'를 참조한다. 반면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에선 느닷없이 최고가·최저가를 제외하는 방안이 도입됐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8개국을 전부 포함해서 조정평균가를 구할 경우 왜곡이 심하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다. 반면 제약업계에선 인위적으로 독일·캐나다 약가를 매우 낮게 설정한 상태에서 최고가·최저가 국가를 하나씩 제외하면 전반적인 약가인하 폭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를 제기한다. 최고가 국가로 미국이 제외되고 최저가 국가로 독일과 캐나다 중 한 곳이 제외되더라도, 여전히 독일·캐나다 중 한 곳이 남게 되므로 약가가 크게 낮아질 것이란 우려다. 결국 정부가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를 크게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모순투성이의 방법을 동원했다는 게 제약업계의 비판이다. 독일·캐나다의 약가 참조 기준을 전례 없이 설정한 것도, A8국가의 약가 중 최고가·최저가를 제외하는 것도 이러한 의도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제도·환경 다른데도 약가 비교 강행…근거도 정당성도 없다" 근본적으로는 A8 국가와 보험·급여제도가 다름에도 약가 비교와 인하를 강행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비교대상 8개국은 보험·급여제도가 천차만별이다. 기본적인 의약품 급여 등재 방식부터 다르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는 선별 급여 방식의 포지티브 리스트(Positive List)로 운영된다. 반면 영국과 독일, 일본은 네거티브 리스트(Negative List)로 의약품을 등재한다. 제네릭 정책으로 가면 차이가 더욱 확연하다. 제네릭 약가 결정 방식이나 참조가격제 시행 여부, 약가 인하율, 제네릭 사용 권장 정책 등은 국가별로 제각각이다. 독일은 참조가격제를 기반으로 제네릭 약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제네릭 처방을 촉진하기 위해 대체조제 의무화, 의사의 제네릭 처방목표액 제도 등을 운영한다. 약가뿐 아니라 제네릭 사용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약제비를 낮추는 구조다. 대체조제 의무화에 따라 독일 약사는 의사가 처방한 의약품을 동일 성분·용량·제형 중 가장 저렴한 3개 의약품 중 하나로 대체조제할 의무가 있다. 또한 의사의 환자당 평균 처방비용 목표를 설정하고, 이 목표를 넘어서면 감사를 받거나 초과분의 일부를 지불하는 등의 제도도 운영 중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가를 인하하는 방식만으로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는 약가인하 일변도 정책이 아니라, 제네릭 사용 장려 등 다양한 각도에서 사후관리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나라별로 사회경제적 환경과 보험·약가 제도가 크게 다름에도 이는 고려하지 않고 약가만을 비교하고 인하하는 것은 정당성도 근거도 부족하다"며 "이대로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를 강행할 경우 업계 반발이 상당할 것"이라고 꼬집었다.2024-07-24 06:20:31김진구 -
해외약가 비교 재평가 10점 만점에 1점...매출 폭락 우려[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에 대한 제약바이오업계 약가 담당 실무진(MA, Market Access)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평균 1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데일리팜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MA 과반이 최하점을 주는 등 정부가 제시한 재평가(안)에 대해 반발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으로, 사실상 제약바이오업계가 ‘결사반대’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비교대상 국가와 사회·경제적인 환경과 보험·약가 제도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결과값인 약가를 비교하고 인하를 강행한다는 점에 대해 가장 큰 불만을 드러냈다. 현재 추진 중안 방안대로 약가인하를 강행할 경우 100억~500억원 규모의 연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선 단순히 매출이 줄어드는 데 그치지 않고 영업이익 감소로도 직결돼, 결과적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약가담당자 75명 '외국약가 비교' 만족도 평가…10점 만점에 '0.97점' 데일리팜은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MA들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MA 75명이 설문에 응했다. 국내제약사 45명과 다국적제약사 한국법인 30명 등이다. 설문에 참여한 MA들이 속한 업체의 연 매출 규모는 1조원 이상 10명, 5000억~1조원 17명, 3000억~5000억원 1명, 1000억~3000억원 24명, 1000억원 미만 12명 등으로 고르게 분포했다. 이들에게 정부가 추진 중인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안)에 대한 만족도를 질문했다. 응답자들은 0점(매우 불만족)부터 10점(매우 만족) 중 점수를 매겼다. 그 결과, 75명이 평가한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 0.97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하점인 0점을 선택한 응답이 39명(52%)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이어 1점 16명(21%), 2점 9명(12%), 3점 7명(9%), 4점·5점 각 2명(3%) 등이다. 6점 이상은 전무했다. 전반적으로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수준인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상 이 제도 도입을 전면 반대한다는 게 MA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부는 작년 말부터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허만료의약품의 약가를 이른바 'A8 국가(미국·일본·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위스·영국·캐나다)'와 비교하고 조정하는 계획이다. 간담회를 거듭하며 정부안이 구체화됐다. A8 국가 중 약가가 가장 높은 국가와 가장 낮은 국가를 제외한 나머지 6개국의 조정평균가와 국내 약가를 비교하는 내용이 골자다. 평가대상은 급여목록에 등재된 4332개 성분 2만2920개 품목이다. 비교 재평가는 3개년도로 나눠 진행된다. 1년차엔 위장관용약·고혈압치료제·항생제 등 6467개 품목이 대상이다. 2년차엔 고지혈증치료제·호흡기계용약·정신신경계용약·당뇨병용약·근골격계질환치료제 8076개 품목을, 3년차엔 진통제·항혈전제·비뇨생식기관용제·피부질환용제·항암제 등 7972개 품목을 각각 재평가한다. 3년의 재평가가 마무리되면 1주기 평가가 마무리된다. 이어 1년차→2년차→3년차 재평가가 다시 반복된다. MA 10명 중 7명 "사회경제적 환경 다른데 약가 비교 강행" 비판 제약바이오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논의가 구체화한 이후로 정부와 업계가 10차례 만났지만 소폭에서의 의견 수렴만 있었을 뿐, 간극이 줄어들지 않았다. 업계에선 정부가 이 상태로 재평가를 강행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이러한 업계 불만이 그대로 드러났다.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게 나타난 가운데, MA들에게 해당 점수를 매긴 이유를 물었다. 그 결과 '비교대상 국가와 사회·경제적 환경이 다름에도 결과론적 비교를 강행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응답자 75명 중 53명(71%)가 이같이 응답했다. '제도 시행의 명분과 법적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의견과 '비교대상 국가 선정과 조정산식의 근거가 충분치 않다'는 의견이 각 6명(8%)이다. '약가인하로 인한 손실 규모가 과도하다'는 의견 3명(4%), '다른 재평가 혹은 약가인하 기전과 충돌한다'는 의견 2명(3%) 등이 뒤를 이었다. '연 매출 100억~500억↓' 전망…"영업이익 동반 감소로 타격 더욱 클 것" 업계에선 이번 재평가가 강행될 경우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에 따른 피해 규모를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지 묻는 질문에서 연간 100억~500억원 구간에 답변이 쏠렸다. 연 매출이 100억~200억원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21명(28%)으로 가장 많았고, 200억~500억원 감소 전망이 20명(27%)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100억원 미만 전망이 15명(20%), 500억~1000억원 감소 전망이 6명(8%), 1000억원 이상 전망이 3명(4%)로 나타났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10명(13%)이었다. 작년 매출 대비 얼마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는지 다시 질문했다. 그 결과, 매출이 10~20% 감소할 것이란 전망과 5% 미만으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각각 19명(25%)으로 나타났다. 매출의 5~10%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 17명(23%), 매출이 20% 이상 감소할 것이란 전망 9명(12%)이 뒤를 이었다. 매출 감소가 없을 것이란 전망은 0명이었다. 업계에선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가 단순히 매출 규모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것이란 점에서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한 대형제약사 관계자는 "연 매출 1조원 규모의 제약사를 가정했을 때,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로 인해 매출 500억원이 줄어든다고 하면 타격이 크지 않은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다. 약가인하로 인한 피해는 매출뿐 아니라 영업이익 감소에도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 제약사의 수익구조상 영업이익은 특허만료 의약품의 판매에서 발생한다"며 "엔데믹 이후 가뜩이나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가 강행될 경우 큰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실제 지난해 기준 주요 상장제약바이오기업 50곳 가운데 바이오사업에 집중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의 영업이익은 평균 305억원 수준이다. 제약업계 예상대로 손실이 현실화한다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거나 영업적자로 전환하는 등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2024-07-23 06:20:27김진구 -
복약순응도 상승, 건보재정 절감…리필제 도입론 솔솔[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사사회가 처방 리필제 도입 필요성을 주창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수년 전부터 약사사회는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으며, 역대 약사회장 선거에서 후보들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이기도 했다. 하지만 의료계 반대로 처방 리필제는 약사들의 허상에 불과한 아젠다 중 하나로 여겨져 왔다. 의-정 갈등으로 인한 전공의 파업, 집단 휴진 장기화는 처방리필제를 약사사회의 니즈가 아닌 환자 안전과 투약 편의를 위한 사회적 이슈로의 인식 전환을 가져왔다. 정부는 물론이고 시민단체들에서도 현 상황에서 한시적이라도 처방 리필제 도입 필요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약사들은 단순히 의-정 갈등 상황을 넘어 매년 증가하는 장기처방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이제는 처방전 발행의 변화를 꾀할 제도 변화를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기처방 이슈, 처방 리필제가 대안 될 수 있을까 최근 정부에서도 의대증원 발 의료대란이 장기화되면서 처방리필제 도입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을 해 주목 받았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4월 중대본 브리핑 과정에서 의료공백을 효율적으로 메우기 위한 방안으로 처방전 리필제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 박 차관은 의료 공백이 길어지며 만성질환자의 기존 처방전을 다시 사용하는 처방전 리필제 시행 요구에 대해 “처방전 리필이 의료 공백이 길어지면 고려해 볼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면서도 “현재로서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약사사회에서는 이번 의료대란 이전부터 고령의 만성질환자 증가에 따른 장기처방 확대의 대안 중 하나로 처방전 리필제 시행을 주장해 왔다. 환자 안전이 가장 큰 이유다. 현장의 약사들은 만성, 중증 환자의 경우 기억력 저하가 많아 약 복용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거나 장기간 보관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한다. 또 보관 과정에서 분실 또는 약의 안정성이 의심되는 상태로 보관되는 경우도 상당하다는 것. 최근에는 요양병원 환자나 중증환자 중 연하곤란인 경우 본래 제형을 변경해 가루약으로 조제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 처방 조제 관행 상 완제 포장 상태가 아닌 약포지에 다수의 약이 같이 조제된 상태로 장기간 보관할 시 의약품 안정성에도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다분하다는 것이 약사들의 말이다. 이런 이유로 국회에서 처방 리필제 도입 필요성이 강조된 바 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20년에 진행된 심평원 국정감사에서 "90일 이상 장기처방이 환자 복약순응도를 떨어뜨리고 의약품 낭비도 키운다"며 "환자 사용기간 미준수 문제를 촉발하거나 약포지 내 의약품 간 반응·변질을 유발, 환자 건강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그 대안으로 서 의원은 장기처방 제재 규정 신설과 처방전 분할 사용 허용을 제시했다. 당시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장기처방은 상당히 위험하다. 환자 병증이 90일 이상, 1년 이상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으로 처방하는 것인데 의약학적 문제가 있다"며 "약 자체도 오래 보관하면 변질이나 섞이는 문제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변해 주목받기도 했다. “복약순응도 높이고 재정 절감하고”…처방 리필제, 해외에서는 이런 이유로 해외에는 이미 영국, 미국 덴마크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리필이 가능한 약과 횟수를 정해 처방전 재사용제(리필제)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 열린 경기도약사회 학술제에서 실천하는약사회 정책연구팀은 ‘해외 리필 처방전 현황 조사 및 비교 연구를 바탕으로 시범사업 제안’ 논문을 발표해 주목받았다. 약사들은 이번 논문에서 “이미 많은 국가에서 처방전 리필제도를 시행 중이며 처방전 리필제도 장점으로 의료 시스템의 부담 절감, 환자 만족도 증가, 적시 약품 제공을 통해 복약순응도 증가, 환자 교육 등의 많은 장점이 연구되고 있다”며 “해외 보건의료 시스템과 국내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처방 리필제는 많은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제도를 시행 중인 국가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한 이번 논문에서 약사들은 처방 리필제가 의·약사는 물론이고 환자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약사들은 이번 논문에서 2005년부터 처방 리필제를 시행 중인 영국의 경우 장기적으로 안정된 상태의 환자가 정기적으로 약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 한해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리필 횟수와 간격은 처방의가 지정하고 최대 12개월까지 시행이 가능하다. 영국에서는 1차 의료기관 처방 발행의 75%가 반복되는 처방으로 조사되고 있고, 약국에서는 리필 처방전에 대해 환자에게 적절한 조언을 제공해야 한다. 더불어 올해 1월부터 영국에서는 7개 경증질환에 대해 약사 직접 조제를 허용하고 수가를 책정하는 등 처방리필 뿐만 아니라 제도적으로 약사에게 그 이상의 역할과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약사들에 따르면 일본에서도 리필처방 제도가 시행 중인데 대상자는 증상이 안정돼 의시가 리필처방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경우다. 리필 처방 횟수는 3회까지 가능하도록 돼 있고, 처방일수는 의사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4회 째에는 다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일본은 2016년부터 장기처방을 나눠서 조제하는 형태의 분할제도를, 2022년부터 처방전 리필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의사가 처방전에 ‘리필가능’이라는 문구에 체크를 하고 횟수가 표기돼 발행되는 형식이다. 단 신약, 마약, 향정신성 의약품 등은 리필 처방이 불가혹, 리필 처방 조제를 하는 약국은 1회와 2, 3회차가 각각 달라도 무관하다는 것이 약사들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약사들은 “많은 국가에서 다양한 질환을 겪는 환자에 대해 의사, 약사 판단 하에 리필 처방을 발급, 조제하도록 제도화 해 운영하고 있었다”며 “환자가 주기적으로 복용하는 약에 대한 필요를 파악해 투약 편의성을 높였고, 특히 만성질환 환자의 경우 병원 방문을 줄여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처방 리필제를 통해 약사, 의사는 환자 중심 의료를 행하게 됨에 따라 약품을 적절하게 공급해 의약품 공급 불규칙성을 줄이고 약물 부작용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면서 “비대면진료에 있어 처방전의 일정 주기 자동리필은 환자 복약순응도를 증가시키고 비용 절약에도 기여한다는 보고가 있다. 현재 정부가 시행 중인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하에서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한시적 리필제 이미 시행…“처방약으로까지 확대 돼야” 보건의약 전문가에 따르면 처방리필은 선진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 중에서 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나라를 찾기 힘들 정도로 보편화돼 있는 제도다. 국내에서도 처방 리필제가 맛보기 식이지만 이미 시도된 바 있다. 의약품은 아니지만 정부는 지난 메르스 사태 때에 이어 이번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 공백에 당뇨소모성 재로에 한해 한시적 처방리필을 허용했다. 만성질환자 확대에 따른 장기처방 증가라는 사회적 현상과 더불어 비대면진료가 제도화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처방 리필제 도입 필요성이 고려돼야 할 부분이라는 것이 약사들의 말이다. 약사사회에서는 현 집단 휴진 등으로 인해 의료공백이 발생한 상황에서 정부가 시범사업으로라도 대체조제 간소화와 더불어 일부 의약품에 한해 처방리필제 도입 시도가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제도 도입을 위한 선결 과제도 있다. 앞선 연구를 시행한 약사들은 처방 리필제도를 시행하는 나라들에서는 공통적으로 전자처방적 발행과 국가 주도 국민건강서비스의 중앙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비대면진료 법제화와 맞물려 제도 시행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전자처방 시스템 마련이 처방 리필제 도입을 위해 선결돼야 할 과제로 꼽힌다. 보건의약계 한 관계자는 “대체조제 간소화, 처방리필제는 이미 국회에서도 필요성을 인정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언제까지 의료계에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환자의 안전과 편의, 건보재정 절감에도 도움이 되는 제도에 대해서는 시행을 고려한 시범사업 시행 등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2024-07-15 10:23:04김지은 -
의료대란→장기처방 급증...처방리필제 대안되나[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의료계 파업으로 인해 의약품 처방을 받을 수 없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환자에 대해서는 ‘처방전 리필’을 즉시 허용하라.” 의대증원으로 인한 의료대란이 장기화되면서 약사사회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대체조제 간소화를 넘어 처방 리필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공의에서 의대 교수로 파업이 이어지면서 대형 병원들은 6개월 이상 외래 장기처방을 크게 늘렸고, 이는 곧 특정 의약품 수급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됐다. 장기처방은 의대증원 이슈 이전부터 사회적 문제로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던 주제다. 고령화로 만성질환 환자가 증가하는 환경적 원인 이외에도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전공의 업무 단축도 장기 처방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환자 안전을 넘어 의약품 수급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장기처방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매년 증가세, 병원은 왜 장기처방을 늘리나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의원급은 90일 이상 구간에서 151%, 1년 이상 구간에서는 139% 장기처방 건수가 늘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영희 의원(국민의힘)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원외처방일수 구간별 요양기관종별 명세서 건수 자료를 보면 2022년 최소 90일 이상 장기처방을 받은 전체 건수는 약 2600만건으로 4년 전인 2018년 약 1600만건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90일 이상 구간에서 상급종합병원은 2018년 609만건에서 2022년도 783만건으로 29% 늘었고, ▲종합병원 538만건→840만건 56% ▲병원 93만건→182만건 96% ▲의원 305만건→767만건 151% 등으로 증가했다. 1년 이상의 장기처방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2018년과 2022년을 비교했을 때 상급종합병원은 87% 늘어났고, 종합병원은 150%, 병원은 176% 증가했다. 의원급은 139%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약국가에서도 만연한 장기처방으로 겪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지난달 회원 약국 대상 조사 결과 91일 이상 장기 처방 조제 건수는 10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고령화로 인한 노인인구 증가와 코로나-19와 같은 세계적 감염병 확산 등 환경 변화에 따라 만성질환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장기 처방 증가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환경적 영향 이외에도 주52시간제 시행으로 전공의 업무가 단축되면서 대형 병원 교수들이 외래 환자의 장기처방을 늘렸다는 말도 나온다. 만성질환 환자 등의 병원 진료 횟수를 최대한 단축하기 위한 방편으로 장기처방이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의대증원 발 의료대란이 가세하면서 대형 종합병원들의 장기처방은 이제 하나의 추세가 된 실정이다. 6개월은 기본이고 이제 1년을 넘어서는 처방까지 등장하면서 약사들은 더 이상은 두고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학병원의 한 문전약국 약사는 “대형 병원에서 의사 한명이 볼 수 있는 환자 수는 한정된데 반해 재진 환자 수는 계속 늘어나는 만큼 신규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기존 환자의 처방 조제 일수를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고령화 사회에 만성질환자 수가 매년 늘어나는 만큼 장기 처방 비율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약사는 “이런 추세로 간다면 대형 병원 문전약국들은 몇 년 안 돼 90일 이상 장기 처방 조제 비율이 90일 이하 처방 조제 비율을 넘어설 수 있다”며 “장기 처방 비율이 늘어나는 것은 이제 대형 병원 문전약국을 넘어 이제는 전체 약국들의 화두가 됐다”고 덧붙였다. "장기처방으로 수요 급증, 약 품절로"…환자 안전 넘어 약 수급에도 영향 문제는 이 같은 장기처방이 환자 안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성질환 환자 증가에 따른 장기처방전 발행 증가는 보건의료 재정 악화와 더불어 환자의 복약순응도 저하, 사용되지 못한 약물의 낭비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의 의약품의 개봉 조제 시스템 상 의약품 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국내 의약품 생산, 유통 실정으로 볼 때 조제 과정에서 분할, 혼합 등의 작업이 수반되는데 이런 약들이 장기간 보관되면 약효, 안전성 등의 성능이 변질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 약사들의 말이다. 더불어 장기간 처방 된 약을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 주기적으로 병원에서 질병 변화를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최근에는 장기처방이 의약품 수급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부광약품은 자사 홈페이지와 약업계에 공문을 발송해 특정 품목이 병원의 장기처방으로 인해 수개월 째 품절이 지속되는 상황이며, 평소보다 생산량을 크게 늘렸음에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올해 초 전공이 사직, 전문의 진료 단축이 시작되면서 대학병원들이 부광약품의 씬지로이드, 훼로바유 등 갑상선 관련 처방 일수를 크게 늘렸고, 이는 곧 해당 의약품의 품귀 현상으로 이어졌다. 부광약품 측은 “최근 장기처방으로 특정 약들의 일시적 수요가 급증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2월부터 정제 등의 생산을 꾸준히 증대하고 있고, 생산 인력을 신규 채용해 5월에는 2월 대비 43% 증가된 생산량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밝혔다. 고개 드는 ‘처방 리필제’…정부, 약사, 환자도 필요성은 ‘인정’ 수년간 지속돼 온 장기처방에 대한 문제 지적에 더해 최근 의료대란으로 인해 대형 병원의 장기처방 실태가 여실히 드러나면서 약사사회는 물론이고 시민단체에서도 처방리필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의원급 의료기관 집단 휴진일 하루 전인 지난 17일 입장문을 내어 현 의료계 진단휴진에 따른 의료공백 대안으로 “의약품 처방을 받을 수 없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환자에 대해서는 ‘처방전 리필’을 즉시 허용하고, 이외 질환에 대해서는 약사 처방권을 일시 허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하기도 했다. 약사회에서도 그간 처방전리필제 도입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약사사회 내부에서도 현 의료계 집단 진료 거부 상황에서 약사회가 처방리필제를 아젠다로 설정해 정부를 설득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와 의료계가 극한의 대립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의료계에 자극이 될 만한 처방리필제 도입 카드를 꺼내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약사회 판단이다. 이 시점에 자칫 의료계를 자극해 직접 조제, 나아가 선택분업 도입 주장 등 극단적 이슈로 확대될까 우려하는 눈치도 있다. 약사들은 물론이고 보건의약 전문가들도 환자 안전과 적정하고 올바른 의약품 수급과 투약을 위해 약사사회가 처방 리필제 이슈를 본격적으로 수면에 올릴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보건의약계 한 관계자는 “약사회가 약사 직능의 권익이 아닌 환자 안전 차원에서 처방리필제를 수면에 올리고 정부, 국민을 향해 어필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처방은 이미 국회에서도 여러 차례 지적돼 왔던 문제인 만큼, 현 의대증원 이슈를 떠나 약사사회가 진지하게 고민하고 정부에 요구할 만한 아젠다로 보여진다”고 말했다.2024-07-15 10:05:49김지은 -
의약품 직판에 화장품까지...유통업계 "변해야 산다"[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의약품유통업계가 사업 다각화로 생존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지오영은 방사성의약품, 병원 진료재료·물류 구매대행 기업들을 차례로 인수하며 일찍이 사업 구조를 다각화했다. 또 다양한 의약품유통업체들이 종합물류, 화장품, 의약품 직접 판매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중소형유통업체들은 공동연합 전선을 구축하고 일반의약품 영업마케팅에도 나선다. 의약품유통업체가 유통에 머무르지 않고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는 건 마진율 저하와 연관이 깊다. 실제 지난 5년간 의약품유통업계의 마진율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2019년 7.6%였던 마진율은 2020년 7.5%, 2021년 7.4%를 기록하며 지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마진율은 전체 평균 7.2%였다. 지오영, 사업 다각화 선두주자 지오영은 의약품유통업체 중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 다각화 모델을 도입한 회사로 꼽힌다. 이 회사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다양한 계열사를 확보했다. 지오영은 2014년 병원 구매대행 계열사 케어켐프를 인수했다. 케어캠프는 국내 1위의 의약품·기자재 병원 구매대행 업체로 삼성서울병원, 경희의료원, 건국대병원 등에 치료재료, 의료기기 등을 납품하고 있다. 케어캠프는 지난해 매출 9149억원으로 매출이 1조원에 육박했다. 인수 당시인 2014년과 비교하면 매출잉 197.8% 증가했다. 지오영의 또 다른 계열사 듀켐바이오 역시 매출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 듀켐바이오는 지난해 34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 지오영은 2021년 케어캠프의 방사성의약품 부문 분할합병을 통해 듀켐바이오를 인수했다. 듀켐바이오는 암 진단 및 파킨슨병, 알츠하이머성 치매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제조·판매업체다. 특히 최근 알츠하이머병 신약 레켐비(레카네맙), 방사성의약품 신약 플루빅토가 국내 허가되며 방사성의약품 진단 시장이 덩달아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오영은 바이오시밀러 유통에도 나선다. 지오영은 지난 4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바이오시밀러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지오영이 현재 유통을 담당하는 의약품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에톨로체(에타너셉트)·레마로체(인플릭시맵)·아달로체(아달리무맙) 등 3종 바이오의약품이다. 지오영은 한국MSD, 세바코리아 등과 물류계약을 체결하며 의약품과 의료기기 영역 외 동물의약품 영역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또 지오영은 한국유씨비제약의 2세대 알레르기 치료제 지르텍을 직접 판매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는 의약품유통업체가 일반의약품을 직접판매하는 최초 사례다. 중소유통업사 공동 연합전선 구축 유통업체들은 피코이노베이션 등 물류연합에 대응해 컨소시엄을 구축하며 대비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동원약품, 백광의약품, 보덕메디팜, 복산나이스, 신덕약품, 유진약품, 인천약품 등이 모인 PNK컨소시엄과 티제이팜, 한신약품, 훼밀리팜, 경동사, 경동약품, 세화약품, 우정약품, 원진약품 등 8곳이 구축한 LPA컨소시엄이 있다. 과열되는 경쟁과 어려워지는 약국 시장, 낮아지는 제약사 유통마진 등 영업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뭉쳐야 산다'는 의식이 이러한 컨소시엄 결성의 토대가 되고 있다. 중견 업체들의 모임이 속속 나타나면서 종합 유통업체는 지오영과 백제약품 등 초대형 유통업체, PNK와 LPA컨소시엄 등 크게 세 그룹이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PNK는 지난해 일반의약품·의약외품·건강기능식품 영업·마케팅 진출을 선언하며 사업변화도 모색한다. 특히 PNK는 직접 판매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이 컨소시엄은 현재 항균 리피트를 적용한 액상밴드, 체내 흡수율을 높인 오메가3, 피부 흡수율을 높인 기능성화장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의약품 외에도 전문의약품 직접 판매도 고려하고 있다. 화장품·식음료·의료기기 직판도 모색 최근에는 다양한 유통업체가 화장품 사업으로도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자체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를 ODM(제조업자 개발생산)이나 OEM(주문자 위탁생산) 방식으로 출시하는 한편 화장품 제조업체를 설립한 회사도 있다. 의약품유통업체 굿메디는 화장품 전문 기업 메디덤코스메틱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선크림, 마스크팩 등 기능성 화장품을 판매하는 ‘굿버디몰’이라는 쇼핑몰을 운영 중이다. 동원헬스케어 역시 독일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 '아야라야 캐롯오일'을 홈쇼핑 채널을 통해 판매하며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태전약품은 약사가 직접 개발한 화장품 '라프로솔(Laphrosol)'을 약국에 공급하기도 했다. 태전그룹은 화장품뿐만 아니라 빙하수, 탄산수, 요거트, 영양간식, 해독주스 등 다양한 식음료 제품도 선보인 경험이 있다. 또 자체 브랜드로 선보인 이명 치료제 실비도도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료기기 직판에 나선 업체도 있다. 동원약품은 연속혈당측정기 직접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8년 한독과 개인용 혈당측정기 ‘바로잰’의 국내 약국 채널 판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동원약품은 존슨앤존슨메디칼의 원터치 울트라, 원터치 울트라이지, 원터치 셀렉트심 등 혈당측정기 ‘원터치’ 브랜드를 국내에서 독점 판매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14년 동원약품과 존슨앤존슨메디칼은 혈당측정기 공동판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글로벌제약사가 국내 도매업체를 판매 파트너로 선택한 첫 사례였다. 선진물류 시스템 구축도 목표 의약유통업계는 스마트 물류 시스템도 도입한다. 수작업으로 물류 업무를 처리한다는 기존 업무 방식에서 자동화 방식을 도입하면 업무효율을 높여 증가하는 의약품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특히 블루엠텍 등 플랫폼 업체들이 시장에 대거 진입한 만큼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통해 효과적으로 의약품을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업계에 퍼지고 있다. 지오영은 오는 9월 완공을 목표로 인천에 새로운 물류센터를 건설 중이다. 이 물류센터에는 의약품입고 예정 정보와 판매계획, 제품보관 현황 등을 종합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물류 효율 및 경제효과를 극대화하는 최첨단 기술들이 집약됐다. 부산 지역의 복산나이스 역시 지난 2016년 일본 의약품유통업체 스즈켄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고 선진 물류 시스템 구축에 성공했다. 동원아이팜은 서울 강서구에서 경기도 김포시로 물류센터를 이전한 후 이전 방식으로는 업무를 제대로 소화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스마트 물류를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했다. 김해시에는 의약품스마트물류센터가 지난해 신설되기도 했다. 이 센터는 의약품 전문 풀필먼트 시스템이 구축돼 의약품 유통 전 과정 이력 조회가 가능하다. 아이팜코리아, 이엔팜 등 중소형 의약품유통업체들이 센터에 입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유통만으로는 생존이 버거운 실정이다. 수익률 제고 방안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게 됐다”며 “화장품뿐만 아니라 식음료 사업으로도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의약품 유통업에 쏟는 시간보다 신규 사업을 발굴하는 데 시간 투자를 더 많이 하기도 한다. 사업 다각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전했다.2024-07-03 06:20:27손형민 -
과열경쟁에 대리입찰도 성행...유통업계 양극화 그늘[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의약품유통업계에 사라지지 않는 큰 문제가 있다. 바로 대리입찰이다. 대리입찰은 국공립병원들의 입찰 심사에서 낙찰 확률을 높이기 위해 대리업체를 내세워서 낙찰 확률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대리업체가 낙찰이 되면 해당 업체를 내세운 의약품유통업체가 제약사와 계약을 추진하고 병원에 납품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 선정된 대리입찰 업체에는 일정 수수료도 지급된다. 실제로 지난해 경기도의료원 입찰 과정에서 제주도 지역업체인 팜케어가 납품 권리를 획득하면서 대리업체를 내세운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유통협회는 대리입찰에 대해 강한 우려감을 표명하고 과열경쟁을 자제시키고 있지만 쉬이 가라앉지는 않고 있다. 특히 서울과 지방 업체 간의 매출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며 이같은 경쟁 양상은 전국 병원으로 확산되고 있다. 과열 경쟁에 이어 대리입찰까지 성행 수도권 지역의 의약품 입찰 시장에 지방업체들이 대거 등장하며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올해 서울대병원이 실시한 의약품 입찰에서는 낙찰 그룹 중 하나에 대구부림약품이 선정됐다. 대구부림약품은 삼성서울병원에서도 낙찰에 성공했다. 지난 2022년 경찰병원 의약품 입찰에는 100여 개 업체가 참여해 천안 지역의 디에이치케이팜, 충청 지역의 케이메디칼 등도 낙찰됐다. 경쟁이 전국적으로 심화되며 보라매병원,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등 일부 병원에서는 1원 낙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는 일부 병원의 의약품 원내, 원외코드가 같아 업계가 원외 처방시장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원내 시장을 포기하는 방식이다. 지난 2021년 국립암센터에서 23만원에 유통되는 유방암치료제가 일산병원에서는 1원으로 낙찰되기도 했다. 이처럼 지방업체들이 수도권 지역 진출을 가속화함에 따라 유통협회는 지역 경계가 허물어질 것을 우려해 과열 경쟁을 자체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여기서 편법적인 대리입찰이 성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공립병원 의약품 유통 입찰에서 브로커가 중간에 개입해 공공입찰 참여를 주도하는 방식이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 측은 대리입찰 문제를 인식하고 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조달청은 지난해 구매물품 공급능력을 갖추지 않은 일반인이나 업체가 기업형 브로커, 민간플랫폼 등을 통해 공공입찰에 무분별하게 참여하는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한 바 있다. 이들은 낙찰을 받으면 수수료만 챙기고 해당 입찰 건을 브로커에 넘기는 방식으로 공공입찰 질서를 훼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조달청은 직접 이행의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회피하거나 제 3자에게 전가하도록 하는 행위를 불공정행위로 규정했다. 또 낙찰 업체가 공급업체 선정·관리 등을 직접 이행하도록 의무를 부여했다. 이같은 조달청의 입장이 발표되면서 의약품유통업계의 대리입찰이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 경기도의료원, 국립정신건강센터 의약품 입찰에서 대리입찰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지난해 말 경기도의료원 입찰에서는 제주도지역 업체인 팜케어가 선정됐다. 낙찰 의약품 목록에는 생물학적제제도 포함돼 있는데 제주 기반 업체가 경기도 지역에 신속하고 안전한 배송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에 업계는 팜케어가 서울경기지역업체의 대리낙찰을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팜케어는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국립정신건강센터 입찰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대리입찰에 우려감을 표명하고 회원사들의 주의를 요구하며 과열 경쟁을 자제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조달청이 대리입찰에 대해 규제 의지를 표명한 만큼 협회 차원에서도 자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대리 입찰이 적발될 경우 계약해지는 물론 계약금액의 10%를 거래업체에게 환수한다. 다만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적발된 사례는 없어 공공연한 대리입찰은 아직도 성행하고 있는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체 적격심사 과정에서 의약품 배송 가능 여부, 공급 제반 시설 마련 등에 대한 세심한 점검이 필요하나 서류 심사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적격심사, 입찰참여 기준을 강화해야 입찰 무질서를 막을 수 있다"고 피력했다. 매출 양극화 현상…의약품 유통 경쟁은 전국으로 확대 이처럼 현재 의약품 유통 시장은 지역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추세다. 또 대형업체들이 분점을 내고 전국적인 유통망을 통해 경쟁하면서 지방에서도 경쟁이 치열해 졌다. 지오영, 백제약품 등 대형 의약품유통업체들은 경남, 강원, 호남, 제주 등 전국으로 지점을 낸 상황이다. 여기에 병원 의약품 입찰 시장도 전국적인 경쟁 양상으로 치닫으면서 지역업체들의 설 땅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에 지방업체들의 수도권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주요 병원의 의약품 입찰 시장에서도 지방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대리입찰이 성행하는 등 과도한 경쟁이 유발된 상황이다. 실제로 서울과 지방업체 간의 매출 양극화는 심각하다. 실제로 수도권 중심에 있는 업체들의 매출이 1조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지방업체들의 매출은 상대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오영은 11년 연속으로 매출 1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지오영은 지난 2013년 처음으로 매출 1조를 넘어선 이후 성장세를 거듭해 왔다. 지오영은 지난 2020년 매출 2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지오영의 작년 매출은 3조63억원으로 전년대비 5.1% 증가했다. 지난해 백제약품의 매출은 2022년 2조130억원에서 작년 매출 2조2941억원을 기록하며 14.1% 늘었다. 서울서부, 경기도 등 수도권 약국영업에 주력하는 인천약품도 1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반면 지방 의약품유통업체 중에선 큰 폭의 매출 감소가 발생한 기업도 나타났다. 전라남도 지역에서 유통업을 운영 중인 삼성팜은 지난해 매출 378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 1234억원보다 69.4% 감소했다. 강원도 지역의 경동팜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3% 줄었다. 지방업체들이 수도권으로 진출하면서 적격 요건에 대한 논쟁도 펼쳐지고 있다. 창고나 보관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의약품유통업체들이 낙찰에 참여해 유통질서를 흐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이 일단 넣고 후일을 도모하는 묻지마식 입찰을 진행하고 있어 업계에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리입찰은 현재 진행형이다. 협회 차원에서 자정의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의심스러운 정황들은 포착되고 있다. 과열 경쟁으로 치닫으면 결국 그 피해는 업계에 고스란히 돌아온다. 공멸의 길로 빠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2024-07-02 06:20:26손형민 -
신생업체 늘고 마진율 줄고...'생존 위협' 유통업계[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의약품유통업계의 위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신규 업체들은 늘어나고 있는데 마진율은 반대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마진 경쟁이 시작되며 업계가 공생할 수 있는 적정 마진율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업계가 모두 공멸할 지경입니다” 의약품유통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플랫폼으로 무장한 신규업체들의 등장, 과열 경쟁으로 인한 낮은 마진 산정, 의대증원 갈등으로 인한 의약품·치료재료 등의 처방 감소로 위기가 커졌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경쟁이 심화되며 마진율은 지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마진은 매년 반복되는 업계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업계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규 업체 수 20년간 3000여개 증가…규제완화 영향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올해 초 공개한 2023 식품의약품통계연보에 따르면 2022년 의약품유통업체 수는 4674개다. 이는 2001년 1169개와 비교했을 때 403.0% 증가한 수치다. 그간 의약품유통업체 수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09년 2000개 업체를 돌파한 이후 2016년에는 3783개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3000개 업체 수를 넘어섰다. 그 이후 2020년 4000개를 넘어섰고 2021년과 2022년에도 증가세가 유지됐다. 의약품유통업체 숫자가 크게 증가한 이유는 규제 완화와 연관돼 있다. 2015년 정부는 의약품 보관 창고 면적 기준을 264㎡(80평)에서 165㎡(50평)으로 완화했다. 이어 그해 말에는 위수탁 도매업체의 관리약사 고용 의무를 제외했다. 규제 완화로 2015년 유통업체 수는 2728개로 전년 대비 15.8% 증가했다. 2016년에는 전년보다 38.7% 증가한 3783개를 기록했다. 물론 같은 기간 의약품 시장규모도 지속 성장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의약품 생산실적은 30조6303억원을 기록하며 통계를 집계한 1998년 이후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완제의약품 생산실적은 2001년 7조1359억원과 비교하면 2022년 25조5172억원으로 257.6% 늘었다. 의약품 시장이 커졌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난 의약품유통업체 수의 증가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에 경쟁은 과열 양상으로 치닫았다. 온라인 유통몰의 등장 여기에 신규 플랫폼으로 무장한 온라인 의약품유통몰이 등장하며 업계의 위기감 고조되고 있다. 중소형제약사 연합단체인 피코이노베이션이 만든 피코몰과 블루엠텍의 블루팜코리아 등 플랫폼으로 중무장한 의약품 유통업체가 시장 전면에 나섰다. 본래 피코이노베이션은 의약품 창고가 부족한 중소형제약사들이 공동 물류 창고를 만들기 위해 설립됐지만 피코몰을 통해 ‘의약품 직배송’에도 나섰다. 이 부분이 의약품유통업계와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부분이다. 피코몰의 존재는 기존 제약사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의약품 물류 유통 경쟁을 하던 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블루엠텍까지 등장했다. 블루엠텍은 병의원 대상 전문의약품 플랫폼 블루팜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블루엠텍은 의약품 재고관리 AI 서비스, 맞춤형 의약품 추천 등 IT 기술을 이용한 이커머스를 의약품 유통에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바이엘, SK바이오사이언스, 한독, 한미약품, 보령, HK이노엔, LG화학, 유유제약, 휴젤 등 다양한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백신, 의약품 등을 직배송하고 있다. 이들 플랫폼 업체의 강점은 편의성이다. 약사들이 플랫폼을 통해 주문하게 되면 배송되는 시스템을 구축했기에 쉽게 의약품 주문에 나설 수 있다. 특히 소량 주문까지 시스템을 통해 가능하다. 현재 의약품유통업계는 플랫폼 업체들의 우려와 함께 불공정 행위를 파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큰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21년 약국경영 플랫폼 바로팜이 설립된 이후 피코몰, 블루팜코리아가 등장했을 때도 유통업계는 걱정만 할 뿐 묘수를 찾지는 못했다. 그사이 블루엠텍은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의약품 온라인몰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도 협회 중앙회와 각 분회의 현안에는 대응방안에 대한 내용이 지속 포함되고 있다. 신규업체 늘어나 마진율 경쟁은 계속 신규업체가 대거 등장하며 업계는 마진이 지속 낮아지는 부분에 대해 우려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제 의약품유통업계의 조마진율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조마진율은 인건비를 비롯한 판매관리비 등 일체의 비용을 제외하기 전 이익률로 유통업체의 마진율을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의약품유통업체들이 제약사로부터 의약품을 사입해 어느정도의 마진을 남기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매출원가의 반대개념인 매출총이익을 마진으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 지난 5년간 90개 의약품유통업체의 조마진율을 비교해본 결과, 평균 7.5%를 나타냈다. 2019년 7.6%였던 마진율은 2020년 7.5%, 2021년 7.4%를 기록하며 지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마진율은 전체 평균 7.2%였다. 매출 구간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연매출 5000억원 이상 업체의 지난 5년간 평균 마진율은 6.7%였다. 업체들의 평균 마진율은 2019년 6.8%에서 2020년 6.7%, 2021년 6.5%로 줄었다.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6.6%, 6.8%로 소폭 늘었지만 2019년 마진율보다 같거나 낮았다. 2000억~5000억원 매출규모의 업체들의 마진율은 꾸준히 줄고 있다. 2019년 8.1%였던 마진율은 2020년 7.9%, 2022년 7.6%로 떨어졌다. 지난해 마진율은 7.4%였다. 연매출 1000억~2000억원 이상 업체의 평균 마진율은 조금 더 낮다. 2019년 6.5%였던 마진율은 해마다 소폭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해 6.2%까지 떨어졌다. 업계 매출 1위를 기록한 지오영의 지난해 마진율은 5.5%를 기록했다. 2위 백제약품은 5.9%에 머물렀다.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인천약품은 2022년 5.7%에서 지난해 5.4%로 감소했다. 중견업체들 중에서는 3% 이하 마진율을 기록한 회사도 많았다. 인산엠티에스(2.9%), 엠제이팜(2.5%), 비엘팜(2.5%), 부림약품(2.4%) 등은 5년 평균 마진율이 3%에 미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보다 진전된 마진율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에서 제시한 적정 마진율은 8.8%다. 하지만 이 수치도 2014년의 연구결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협회는 지난 2014년 의약품정책연구소에 의약품유통업계 마진율 연구를 의뢰했고 그 결과 8.8%라는 수치가 도출된 바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약품유통업체가 적정 마진율을 지키기 위해 제약사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제약업계도 유통업계와 마찬가지로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마진율 조정은 업계가 공생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의약품유통업계는 제약사가 이미 과도한 마진 인하를 실시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한 의약품유통업체 관계자는 “이미 적정 마진율 8.8%는 지켜지지 않은지 오래다. 일부 제약사들은 마진 인하를 통보하고 새로운 거래계약서 작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표준계약서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100% 반영되지는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정부가 의약품 약가를 대거 인하하면서 비용보전, 반품 책임을 고스란히 유통업계에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용량-약가 연동 제도, 임상재평가, 급여적정성 재평가 등 약가 인하 제도가 즐비한 만큼 의약품유통업계 과중한 부담이 나오고 있다는 게 골자다. 특히 제약사가 약가 인하에 따른 금전적 보상을 미루면서 의약품유통업체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의견이다. 다른 의약품유통업체 관계자는 “현재도 종합상사의 순이익률이 높지 않은 상황인데, 추후 제약사에서 약가가 인하되니 수수료를 깎자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제약사의 약가인하 압박은 고스란히 유통업계에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진율이 지속 감소하는 이유는 결국 제약사의 매출 감소에 기인한다. 제약사들 역시 약가 인하 등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의약품유통업체에 대한 마진 감소로 대응하고 있다. 마진이 감소되면 결국 중소형 업체들은 살아남을 수 없다”고 피력했다.2024-07-01 06:20:25손형민 -
40년째 면허수당 7만원...약사, 공직진출 걸림돌은?[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전·현직 공직약사들이 젊은 공직약사 지원율 제고 방안으로 제시한 해법은 결국 '약사 가치 재정립을 통한 처우 혁신'이었다. 특히 정부가 공직약사 부족사태 문제를 인식하고 공직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 처우를 개선하고 쇄신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여야 한다는 진단이 뒤따랐다. 약대에서 약무 행정을 가르치는 교육과정이 지나치게 부족하고 미흡한 현실을 개선하는 것도 공직약사 지원율을 제고할 수 있는 해결책이라는 제언도 나왔다. 11일 데일리팜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중앙정부부처에서 약무직을 이어갔던 약사들과 법무법인, 국내외 제약사에서 일하고 있는 약사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공직약사 지원율 하락, 공무원 인기 추락과 겹쳐" 약사사회에서는 공직약사의 위기가 최근 공무원을 향한 사회적 선호도 추락과 맞물린다는 평가를 내놨다.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 선발시험 경쟁률은 21.8대 1로 3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때 93.3대 1까지 치솟았던 시절과 비교하면 바닥을 친 격이다. 반대로 공무원 임용 후 5년 이내 사직서를 제출한 신규임용 퇴직 공무원 수는 상승세다. 지난해 기준으로 1만3566명, 2022년에는 1만3032명이 임용 후 5년 안에 공직을 포기했다. 공무원 인기가 크게 떨어지는 상황에서 공직약사 지원율이 상승할 요인 역시 전무하다는 게 약사사회 중론이다. 특히 의사, 간호사, 수의사, 약사 등 국가면허 보유 공직자 가운데 공직약사에 대한 처우가 한층 떨어진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공직약사 특수근무 수당은 1986년부터 37년째 7만원이다. 아울러 MZ세대로 불리는 세대에게 공무원 사회는 딱딱하고 자유도가 낮은 조직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했다. 약사 면허수당에 대한 전향적 쇄신조차 이뤄지지 않는 경직된 공직약사 사회에 약사 초년생이 뛰어들길 바라는 건 무리라는 얘기다. 중앙정부부처 소속 20대 A공직약사는 "저는 약대에서 수학할 때부터 공직약사에 대한 관심이 컸고, 일해보고 싶었다. 이를 두고 동기나 선후배 사이에서는 특이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면서 "박봉에 업무량이 많아 아무도 안 하려고 하는 공직을 왜 선호하느냐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A약사는 "지금 공직을 선택한 약사들은 박봉과 공직에 대한 낮은 인식에도 자부심을 갖고 발을 들인 케이스가 많다. 그런데도 종종 자괴감을 느낄 때가 있는데 면허수당이 대표적"이라며 "40년 가까이 7만원에서 변동없이 고정돼 있다는 사실은 정부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정부부처에서 일하고 있는 30대 B공직약사도 "공무원을 비선호하는 것은 요즘 MZ세대 특성이다. 민간기업과 공기업을 비교했을 때 처우나 업무 환경에서 현격히 차이가 나지 않나"라며 "약사가 상대적으로 자율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공직약사는 지원율이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보건의료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큰 약사만 지원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B약사는 "공직약사 인기를 높이고 지원율을 제고할 방안은 정부가 공직약사 가치 재정립 필요성을 인식하고 단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약사 면허수당 부터 현실화하는 것"이라며 "의사는 차치하고라도 간호사, 수의사와 견줘도 형편없는 약사 수당은 정부가 약사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정부, 6년제 약사 가치 재정립 후 처우 개선 고민해야" 약사들은 약대가 4년제에서 6년제로 전환한 이후 정부의 약사 직능에 대한 가치 재정립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4년제 약사와 견줄 때 6년제 약사는 2년 간 학비가 더 소요되는데다, 사회 진출 시기가 2~3년 이상 늦춰지면서 졸업 후 당장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선뜻 공직약사로 진로를 선택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공직약사를 채용하기 어려운 현실을 면밀히 파악하고, 부처와 산하기관에서 약사 부족으로 발생할 문제점을 분석해 공직약사 가치를 재정립 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뒤따랐다.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거쳐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필수약지원본부에서 일하고 있는 안명수 본부장은 "2000년대 초반에는 공직약사가 경쟁률이 꽤 높았다. 처우가 낮더라도 약대 졸업 후 약무행정 일선에서 일하겠다는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약대가 6년제로 전환하고 추가 약대가 신설되며 한해 약사 배출 인원이 크게 늘었지만, 공직약사 처우가 개선되지 않으면서 낮은 지원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 본부장은 "6년제 약사는 서너살 더 많은 나이에 사회 진출하게 된다. 직장생활을 통해 과거보다 돈을 더 빨리, 많이 벌어야 하는셈"이라며 "6년제 약사에 대한 정부, 약사사회 차원의 가치 재정립을 시작으로, 공직약사 처우를 개선해야 선호도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식약처와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 내 공직약사 경력을 갖춘 법무법인 태평양 조민주 전문위원도 결국 처우가 개선돼야 공직약사 선호도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조민주 전문위원은 "공직이 연봉 등 처우가 부족하고 복지부, 식약처 등 정부부처는 업무량이 많다는 인식이 있다"면서 "중앙부처가 지방으로 내려가면서 장거리 출퇴근이 불가피하고 결혼이나 육아 등 워라밸이 무너지는 상황도 발생한 게 공직약사 인기가 떨어진 배경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문위원은 "특히 약대가 6년제가 되면서 사회진출이 2년 이상 늦어졌다. 약사면허에 대한 사회적 보상 체계가 향상되는 결과로 이어져야 공직 지원율이 오를 것"이라며 "연봉 향상, 면허 수당 현실화 등과 함께 식약처의 경우 심사부서는 서울이나 수도권에 지소를 마련해 업무를 볼 수 있게 지원한다면 지방 근무 부담을 크게 완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공직약사가 뭔지 알기조차 어렵다…약대 교과 개선 필요" 약무직 행정 등 공직약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약학대학 교육과정을 개선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약대생들이 병원약사, 개국약사, 산업약사 등으로 진출하기 위한 약대 커리큘럼은 충분히 갖춰진데 비해 공직약사 업무를 미리 내다보고 배우기 위한 교과는 사실상 없거나 기초적인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약대생들이 공직약사에 대한 관심이 있는데도 학업 중 공직을 배울 기회가 지나치게 적다는 것이다. 이에 약대생들이 공직약사를 선험할 수 있도록 공직약사 진출에 필요한 지식을 약대 교과에 반영하는 등 교육적·정책적 지원을 강화하는 게 지원율을 높일 해법으로 제시됐다. 국내 제약사에 근무중인 20대 C약사는 "약대에서 공직약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아예 없는 느낌이다. 공직에 필요한 지식을 교과로 반영한 약대도 극소수인 것으로 안다"며 "약사법이나 국민건강보험법을 배우긴 하는데 졸업 후 약무 행정에 적용할 수 있는 정도 깊이까지 배우지는 않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C약사는 "다른 행정부처는 대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공모전 같은 것을 많이 하는데 반해 약사가 필요한 정부부처도 약대생 참여 프로그램이 적다. 이를 활성화 해 자연스럽게 공직약사로 일할 분야를 알 수 있게 돕고 동시에 현직 공직약사와 소통할 기회를 늘릴 필요가 있다"며 "약사회가 주도적으로 행정부터에 약대 실습생 TO를 만들어주고 전국 약대생 대상 모집 공고를 하면 실습 기회가 커지고 지원율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약사 스스로 공직 이해도 높일 필요성도 있어" 정부의 공직약사 가치·처우 혁신, 약대 교과 개선 노력과 함께 약사 스스로 공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유희정 의약수사팀장은 정부 차원의 공직약사 메리트 쇄신을 기본으로 약사사회 스스로도 공직에 대한 관심을 끊어선 안 된다고 했다. 유희정 팀장은 "일단 약사 면허 수당이 오르지 않은 부분은 직접적으로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정부가 공직약사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는데 공감하지만, 사회적으로 공론화될 만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일단 약사 스스로도 내가 약국을 개설하는데 얽매이지 말고 정부나 지자체에서 약사 직능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을 살피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팀장은 "약사 전문성을 다양하고 넓은 시야로 바라보고 공직약사로서 정책을 만들어 보겠다는 인식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직 내 약사 입지는 점점 줄어들고 사라질 수 있다"며 "전문약사 제도를 도입하는 약사법이 개정된 것 처럼 행정적이고 사회보건적인 약사 역할을 살펴 전체적으로 여러가지 직능을 해봐야 잘 맞는 옷을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제약사에 근무중인 30대 D약사도 "약사들이 병원, 약국과 제약사로 대부분 진출하면서 공직 등 다른 진로로 갈 수 있는 길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다양한 분야에 약사가 많이 분포돼 있어야 약사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안타깝다"고 피력했다. 이어 "약사 스스로도 약사 직능을 의약품 조제, 복약지도에만 한정하지 말고 중앙정부, 지자체 약무행정에 대한 중요성을 어필하는 노력을 해야 정부의 공직약사 처우 개선 필요성을 독려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2024-06-12 12:48:07이정환 -
공직 떠난 약사들 만나봤더니..."지방근무 가장 힘들어"[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월급 차이 있어도 서울에 있다면 견딜 만 합니다."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에서 근무했던 약사들은 대부분 한목소리로 말한다. "서울에만 있었어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010년 11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2015년 12월 각각 충청북도 오송과 강원도 원주로 이전하면서 약사 공백은 더 커지고 있다. 주로 서울에 몰려있는 약대 졸업생들을 유치하는 것도 어렵지만, 기존 근무자들을 계속 머물게 하는 데도 지방 근무는 독이 되고 있다. "약사가 가진 전문지식, 기업보다 나라 위해 써야" 원주 지역 공공기관에서 10년 넘게 일했던 약사 A씨는 "약사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건 정주 여건"이라며 "따지고 보면 경력을 따질 때 연봉이 그렇게 짠 수준은 아니다. 서울만 있다면 견딜만 하다"고 말했다. 건보공단은 올해 1월 기존 사택 운영 종료를 기점으로 약무직 이탈이 증가했다. 그동안 원주 이전하면서 약무직들도 이용했던 사택을 '지방이전 공공기관 사택 운영기준'에 따라 비워야 했던 것이다. 공단이 원주시와 협약을 맺고 신규 사택을 확보하는 노력도 펼쳤지만, 이미 떠난 직원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다. 지난 2년간 공단을 떠난 약무직만 18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방 특성상 결혼을 하지 않는 이상 오래 다니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정부부처나 공공기관들은 육아휴직 제도가 잘 돼 있어 워킹맘들이 일하기 좋은 편이지만, 정주여건이 안 되고 서울에서 원주까지 출퇴근하려면 체력적으로 힘들어 이탈자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약무직들이 지방근무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하자 심평원 등 일부 기관들은 재택 근무 제도를 도입했다. 심평원은 지난 2021년 컨설팅 업체인 JCDA파트너즈에 '약사 전문인력 운영 개선방안' 연구를 의뢰해 재택근무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답을 얻었다. 이에 팀장급 이하 직원에 대해 일주일 2회 정도 재택근무를 실시했지만, 최근 코로나19 엔데믹과 맞물려 주 1회로 횟수를 줄인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재택근무 인원이 많으면 복지부나 국회가 자료 좀 만들어달라고 하면 팀장이 시킬 사람이 없어 일처리가 안 된다"며 "업무 구조적으로도 재택근무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B씨는 지방근무에 부담도 있지만, 약무직이 6년제 대학 졸업 약대생에 걸맞는 보수가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B씨는 "약무직으로 입사를 하면 공무원 7급부터 시작인데, 다른 초임 연봉과 비교하면 차이가 큰 편"이라며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그 갭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 대학보다 2년 늦게 사회에 나가는 약대생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임금의 공직이 메리트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여기에 다른 전문 직능보다 낮은 8만원대 약사 수당 등 라이센스 혜택이 적은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C씨는 식약처 근무 당시 업무 과부하가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약무직이 부족하다 보니 일단 급한 사건사고부터 처리하고, 밀린 일은 주말이나 야근을 통해 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약무직 이탈이 기존 직원들의 업무 과부하로 이어져 이 역시 퇴직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에 응한 세 명은 오랜 공직 생활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공통적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데 보람이 컸다고 말한다. 비록 공직은 박차고 나왔지만, 낮은 지원율과 늘어나는 중도 퇴사에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B씨는 "공직생활은 정책을 통해 미래를 바꿀 있다는 점에서 일의 의미와 중요성은 다른 직종보다 컸고 보람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직이 아닌 다른 업종을 택하는 부분을 대해 "본인의 능력을 나라가 아니라 사기업 내지 사적 기반 단체 이익을 위해 쓴다는 점은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C씨 역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전체 국민을 위해 보람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며 "다양한 업무와 다양한 사람들과 일을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도 공직 생활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에 파견소 둬야…통근버스라도 늘려야 이들은 공직약사 활성화 방안으로 지방근무에 대한 정주여건 개선이 1순위라고 말한다. A씨는 "현재 원주에 있는 약제관리실을 서울로 옮겨 파견소로 둔다면 근무하는 직원뿐 아니라 민원인들에게도 호응을 얻을 것"이라며 "그게 어렵다면 일주일에 두 세 번 정도 서울에서 민원 상담 업무를 한다면 근무여건이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B씨 역시 "식약처의 실험부서는 오송에 실험기기들이 있기에 어렵겠지만, 컴퓨터로 작업이 가능한 부서는 서울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발휘하면 좋겠다"며 "민원 상대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화상미팅을 활성화하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했다. C씨는 정주여건 개선이 어렵다면 원거리 출퇴근을 위한 통근 버스 운행이라도 더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재를 하면서 공직을 그만두고 약사들이 가장 많이 향한 곳은 제약사 또는 법무법인이었다. 공직에 있을 때 민원인이었거나 민원인들의 소송을 도와주던, 어찌 보면 반대편으로 자리를 옮긴 셈이다. 이에 정부와 기업 간 유착, 기업의 로비 영향력 증대도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고위 공직자일 경우에는 직무 연관성이 있다면 취업이 제한되지만, 그렇지 않은 공직 약사는 이직에 제한은 없다. 오히려 고위 공직자 약무직의 취업 제한 규정이 고위직 승진 전 약무직의 이탈로 이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일각에서는 근무환경 악화로 최근에는 약무직을 일종의 징검다리로 인식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연봉이 더 많거나, 아니면 더 좋은 환경, 다른 진로로 가기 위한 밑거름으로 여기고 애초 단기 근무지로 선택한다는 것이다. A씨는 "보통 3년이나 길어도 5년 정도 (공직에서) 경험을 터득하고 딴 데 가보자는 마음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2024-06-11 12:18:36이탁순 -
항암제 급여등재 합격률 20%...재수·삼수 '수두룩'[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재정전문가의 참여와 위원 구성 논란을 접어두더라도, 합격률 역시 문제다. 제약업계는 지금, 그만큼 암질심에서 급여기준설정 판정을 받고 다음 걸음을 내딛기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반면 암질심에서 재정평가를 진행하기 시작하면서, 암질심을 통과한 약물이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탈락하는 사례는 줄었다. 하지만 이 역시 약평위가 쉬워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제약업계는 이제 암질심에 대한 전략과 약평위에 대한 전략을 별도로 준비하고 있다. 적응증 기준 20%-최초 등재 기준 22% 합격 실제 암질심 결과 공개 후 지난 2022년 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암질심에 상정된 약을 살펴보자. 해당 기간동안 급여 기준 확대 건을 제외하고 상정된 적응증 중에서 1개만 통과해서 '합격'이라 가정했을 때 암질심 공개 이후 탈락률은 70%에 달했다. 여기에 재수, 삼수하는 약제들이 있는데, 이들을 제외하고 암질심에 최초로 상정되는 약물의 통과율은 약 10% 정도였다. 올해라고 상황이 나아지진 않았다. 데일리팜이 올해 4월까지 진행된 세번의 암질심 결과를 취합한 결과, 품목 기준 14개 약물이 첫 등재 및 급여 확대를 위한 암질심에서 고배를 마셨다. 적응증 기준으로는 무려 34개였다. 합격률로 보면 적응증 기준으로 20%, 최초 등재 기준으로 22%였다. 지난 3월 6일부터 활동을 시작한 10기 암질심 출범 이후에도 합격률에 큰 변동은 없는 모습이다. 물론 무려 15개 적응증에 대한 급여 확대 절차를 밟고 있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이 포함돼 있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성공률은 저조한 상태다. 정부도 개선 위해 노력...현장은 아직 갈증 남아 보건당국 역시 마냥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본래 비공개였던 위원회 결과를 2021년 10월부터 공개하기도 했고, 꾸준한 지침 개정을 통해 전문성과 투명성 확립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심의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회의 시 무작위로 구성위원을 선정하는 규정을 삭제했다. 해당 개정은 위원회 설치의 법적근거를 세부적으로 명시 ▲추천자 수가 저조한 단체 발생에 따라 위원회 구성업무의 현행화 ▲특정 암종별 안건의 지속 발생으로 참석자 선정방법 변경(회의 구성 시, 연속성 있는 위원을 포함해 심의의 일관성 유지) ▲심사평가원 소속 위원의 임기 조항 부재 ▲추천단체에 다빈도 안건 관련 단체를 추가해 전문성 강화 등의 이유로 진행됐다. 또한 등재 신청이 이뤄지는 약물 중 폐암치료제가 증가하면서 전문가학회가 추천하는 전문가에 '대한폐암학회'를 추가해 전문성 확보를 위한 개정도 이뤄졌다. 하지만 업계는 여전히 갈증이 해소되지 않은 모습이다. 제약사들은 더 확실한 전문가의 회의 참여와 암질심 회의 횟수 증가 등을 개선점으로 꼽고 있다. 한 다국적사 약가 담당 임원은 "수많은 약들이 탈락하고 있다. 그런데 이 약들을 현재 암질심에서 충분히 소화하고 있는지도 한번 봐야 한다. 지금 월 1회 열리는 약평위에 비해 암질심은 연 8회만 개최되고 있다. 누적되는 약물들을 생각하면 암질심 개최일이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설정 약물에 대한 사유 공개도 암질심 이슈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혈액암과 같이, 필요하다면 위원회의 분리도 충분히 반영이 가능하다고 본다. 등재를 기다리는 신약 하나하나에 대한 전문성 답보가 암질심의 최우선 목적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2024-06-11 06:00:42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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