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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품절 대란발 필수약 성분명처방 추진될까?[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의약품 수급불안정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 요구가 국회에서 나오면서 구체적으로 실효성 있는 방안이 마련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부는 코로나19 환자 확산으로 지난 2022년부터 12월부터 수급불안정 민관협의체를 구성·운영 중이지만, 성분명처방, 국제일반명(INN) 등의 제도를 도입하지 않으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의약품 수급 대란을 해소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민관협의체의 경우 대한약사회가 현장에서 공급부족 의약품에 대한 점검을 요청해야 열리는 방식으로, 제대로 된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미 국회에서는 대체조제 활성화를 담은 약사법을 발의하고 국내 성분명처방 도입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는 만큼, 23일 끝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가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국감 후속조치로 대체조제 활성화, 민관협의체 법제화, 약가 인상 등 다양한 방안 마련을 약속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복지부와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적극적인 후속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성분명처방 위한 입법 움직임 국가필수의약품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감기약, 소아약 등의 수급 불안정이 3년간 지속되면서 국회에서는 성분명처방이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개국약사 3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의약품 수급불안정 대책으로 1951명(63%)가 성분명처방을 꼽았다. 하지만 성분명처방은 2000년 의약분업 도입 이후부터 의사와 약사의 첨예한 대립으로 정부가 나서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해묵은 과제 중 하나다. 정부 관계자 누구 하나라도 성분명처방 도입을 언급하면 의사 단체의 거센 항의를 받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감까지만 해도 성분명처방 적극 도입 의사를 밝혔던 오유경 식약처장은 의사단체로부터 뭇매를 맞고 올해 국감에서는 "주무부처인 복지부의 요청이 있으면 협조하겠다"면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주무부처인 복지부 역시 공식적인 성분명처방 도입 의사를 밝히지는 않고 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성분명 처방은 굉장히 그동안 논의도 많았지만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며 "우선 대체조제를 활성화하고 그 다음에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기 위해 이런 거버넌스의 법제화, 모니터링, 약가 인상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데 조만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성분명처방의 전제조건으로 대체조제 활성화를 언급했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이미 22대 국회에서 입법발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에 이어 10월 24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 또한 대체조제를 활성화하는 내용을 담은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상 약사는 처방전에 기재된 의약품을 식약처가 생물학적동등성이 있다고 인정한 품목으로 대체조제할 수 있으나, 환자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에게 1일(부득이한 경우 3일) 내 통보해야 한다. 약사법 개정안은 처방전 상 의약품을 다른 품목으로 바꿔 조제하는 것을 '동일성분조제'라고 부르고, 통보방식을 전화·팩스, 컴퓨터 통신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은 사후통보로 인한 의사, 약사 사이의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함인데, 복지부는 대체조제 활성화가 선행돼야 성분명처방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네릭 처방, 국민 인식도 전환에 INN 도입 목소리 대체조제 활성화와 더불어 언급되는 제도는 국제일반명(INN, International Nonpropietary Names)이다. WHO가 1950년 세계보건회의결의안을 근거로 INN의 최초 확립 후, 같은 해 의약 물질 일반명 리스트를 발표했으며, 현재 약 9500개 INN이 리스트로 등재돼 쓰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급여의약품의 10% 정도가 INN을 사용하고 있으며, 생동성이 입증된 의약품의 성분명처방을 위해서는 함께 도입이 논의돼야 하는 제도 중 하나로 지목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당시 성분명, 제품명을 구분하지 못해 발생한 타이레놀 품절대란과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미인지, 불신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INN 도입을 언급하기도 한다. 의약품 수급불안정 해소를 위해 감기약, 소아약 등에 한정해 성분명처방을 시범적으로 도입하자는 의견에 맞물려 제네릭에 대한 국민 인식도 개선을 위해 INN이 함께 시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식약처 국감에서 "의약품 수급 대란, 약국 뺑뺑이 오류를 다시 범하지 않도록 INN 도입, 성분명처방 등 제도적 유인장치가 필요하다"며 "제네릭 대체조제 활성를 위한 제도를 검토할 단계"라고 지적했다. 특히 INN 도입은 의약분업 당시 의·약·정 약사법 개정안 합의사항 범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제도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약·정은 대체조제 금지(사전동의, 사후통보 범위 명시), 의사의 처방의약품 선정권(처방약 목록 지역약사회 제출) 등을 합의했다. 성분명처방 도입의 필요성이 대두될 때마다 의료계는 당시 합의사항을 강조할 정도다. 하지만 INN은 의사의 처방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과를 보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성분명처방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필수약 확대, 약가인상...채산성 높여 수급불안정 해소 식약처가 수급불안정 의약품의 경우 위탁제조, 행정지원, 긴급도입 등의 지원을 진행하고 있지만 채산성 해결을 위해서는 약가인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올해 국감에서 강조됐다. 특히 국가필수약 가운데 25%가 수급불안정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채산성 문제는 제약업계 뿐 아니라 식약처, 복지부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지난해 공급중단 의약품의 수급 상황을 모니터링 한 결과 ▲국내외 제조원 문제 105건(24.3%) ▲수요증가 92건(21.3%) ▲채산성 문제 64건(14.8%) ▲원료 공급불안 63건(14.6%) ▲행정상 문제 57건(13.2%) 등의 순으로 보고됐다. 국가필수약은 민관협의체를 통해 종합대책 수립, 소아약 국가필수약 지정을 위한 기준 개선, 지정 및 해제 등이 논의된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어린이 필수의약품에 관련 최근 공급 부족 사태가 지속되면서 어린이들에게 필수 의약품 조차 제때 공급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어린이 의약품 수급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일부 필수 의약품이 매우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우려했다. 식약처는 "코로나 등 감염병으로 인한 수요 증가와 생산비용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국가필약 공급망 불안이 심화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약가 인상 등 수급불안정 의약품 대응 민관협의체를 통해 복지부와 공동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에는 수급 불안을 우려, 항암제의 약가인상이 이뤄지면서 공급안정에 따른 약가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복지부는 최근 보령 '이피에스'의 보험상한가를 8062원에서 1만3600원으로 68.3% 인상했으며, '보령에피루비신염산염10mg/5ml'의 약가는 9557원에서 1만4336원, '보령에피루비신염산염50mg/25ml'은 4만2489원에서 6만3734원으로 각 50%씩 인상했다. 이번 약가인상은 원가보전을 통한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채산성을 이유로 원가보전 차원의 약가인상은 퇴장방지의약품에 적용하고 있는데, 최근 수급 불균형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감기약에 이어 항암제까지 이례적으로 약가인상을 진행했다. 또한 국산 원료로 허가받은 국가필수의약품에 대해서는 약가를 우대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도 행정예고한 상태다.2024-10-28 15:28:56이혜경 -
국감 이펙트…비대면 플랫폼·위고비 처방 규제 시동[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비대면진료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논란 한 축을 차지했다. 신종 리베이트 창구로 악용되거나 환자의 약국 선택에 개입해 처방전 담합 가능성을 키우는 등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의 편법성 경영이 골칫거리로 지적되면서다. 이에 정부는 해결책 마련을 예고했다. 인기 비만신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역시 비대면진료를 통로로 정상체중 소비자에게 무분별하게 처방되며 부작용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위고비는 한 달 짜리 자가주사펜 1개가 출하 가격 37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50만원~80만원이란 가격에도 처방·조제를 위한 소비자 대기줄이 늘면서 비대면진료 처방 불가약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회는 27일 보건복지부 등 소관부처를 향해 올해 국감 지적 사항에 대한 후속 조치를 촉구할 방침이다. 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보건의료분야 구멍들을 메꾸기 위한 정부 행정을 독려하고 입법을 지원한다는 의지다. 이에 정부의 후속 조치에 관심이 모아진다. 플랫폼 일탈 경영, 비대면진료 법제화 필요성 키워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 펜데믹 확산 저지를 이유로 한시적 비대면진료를 허용한 이후 지난해 6월 위드 코로나 선언을 기점으로 비대면진료를 시범사업 전환해 시행 중이다. 의료법 개정 없이 보건의료기본법을 근거로 한 비대면진료는 제대로 된 허용 범위나 대상, 시행 의료기관·약국 규제 기준, 중개 플랫폼 규제 기준 등 기본적인 제도 골격조차 갖추지 못해 임시방편이란 비판을 받는다. 의료기관·약국이 정부가 만든 시범사업 가이드라인을 위반하거나 중개 플랫폼이 경영수익 창출을 타깃으로 현행법 위반 우려가 있는 서비스를 운영해도 불법 여부를 판단하거나 규제할 수 없는 이유다. 결국 문제는 터졌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비대면진료 플랫폼 닥터나우가 자체적으로 의약품 도매상을 설립, 약국 계약을 체결하고 제휴 약국 우대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현행법 위반 여부를 따져묻기 모호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일단 복지부는 플랫폼이 특정 조건을 내세워 약국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나 제휴 약국을 플랫폼 내에서 비대면진료 이용 소비자에게 눈에 띄게 광고·홍보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가이드라인 개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감에서 닥터나우 등 플랫폼 일탈 경영을 지적한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범사업 가이드라인 개정 여부를 지속 확인하는 동시에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의료기관이나 약국, 플랫폼은 시범사업에서 배제해 더 이상 비대면진료를 할 수 없도록 촉구할 계획이다. 플랫폼 무법지대, 약 배송·비대면진료 법제화 충격파 중개 플랫폼 일탈 경영의 규제 불가능성이 국감 지적되면서 비대면진료 정식 제도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과 비대면진료 후 처방약 배송 허용 범위를 둘러싼 논의도 활발해지게 됐다. 국감 당시 증인 신분으로 출석한 닥터나우 정진웅 대표이사가 의약품 도매상 비진약품을 자회사 설립해 약을 약국 유통하고 제휴 약국에 '조제확실' 등 홍보 문구를 표시한 이유에 대해 "비대면진료 후 처방약 배송이 되지 않아 불가피했다"고 주장하면서다. 이미 여당과 여당, 정부는 비대면진료 시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입법이 미비하다는 데 지난 21대 국회 때부터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그럼에도 여-야-정 간 입법 방향성이 합치하지 않으면서 의료법 개정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중개 플랫폼의 공정거래법 위반, 약사법 위반 논란 해소 필요성이 커진 만큼 국회와 정부는 의료법 개정을 통해 비대면진료와 중개 플랫폼 전반에 대한 정의에서부터 합법·불법 여부를 판가름 할 세부 조항을 만드는데 시동을 걸게 됐다. 특히 비대면진료와 법제화와 함께 비대면진료 후 약국으로 처방전을 전송하는 방식과 함께 처방약 배송 기준에 대한 제도화도 함께 논의될 가능성이 커졌다. 환자가 비대면진료를 받은 뒤 처방약을 조제·수령할 약국이 없어 애를 먹는 일명 '약국 뺑뺑이'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으로부터 국회와 정부 모두 자유롭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의료법 개정안에는 플랫폼이 제휴 약국을 애플리케이션에서 소비자 노출할 수 있는 기준과 규제 조항 등이 포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닥터나우의 제휴 약국 제공 서비스를 광고·홍보 행위로 판단해 금지시킬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복지부는 "현행 약사법 시행규칙 제44조는 약국개설자가 소비자·환자 등 유치를 위해 호객·유인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중"이라며 "플랫폼 같은 새로운 형태 서비스가 환자의 약국 선택을 제한하지 않게 약사법 개정 등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비만약 위고비, 비대면진료 처방 금지약 지정될까 비대면 진료 논란은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해 이달 15일부터 국내 시장에 출시한 위고비로 번지고 있다. 유명 인플루언서 등이 미용 목적으로 위고비 구매 후기를 온라인 게시하는가 하면 소비자들의 위고비 해외 직구, 나아가 비대면진료를 매개로 한 묻지마 처방 행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위고비는 체중을 키의 제곱을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 또는 이상 혈당증이나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등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으면서 초기 BMI가 27 이상인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 치료에만 처방해야 한다. 이번 국감에서 백혜련 민주당 의원,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등은 비대면료 플랫폼이 위고비 등 비만약을 앞세워 홍보하고, 소비자는 21초만에 별다른 진료나 본인 확인 절차 없이 위고비를 처방받을 수 있는 문제를 직격했다. 키 170cm, 체중 60kg인 정상인도 언제든 비대면진료로 위고비를 꼼수 처방받을 수 있는 현실을 즉각 시정하란 요구다. 실제 대한비만학회도 위고비의 체중 감량 효과와 비례해 구토와 설사, 췌장염, 저혈당증, 당뇨병성 망막병증 악화 등 부작용을 우려하며 허가 기준에 부합한 환자만 처방받을 필요성을 촉구한 상태다. 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앞서 사후피임약이 비대면진료 처방 금지 대상으로 지정된 사례 등을 검토하고 전문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위고비 등 비만약의 비대면진료 처방을 금지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위고비 불법 판매량과 오남용 정도 등을 모니터링 중"이라며 "비만학회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2024-10-27 12:04:17이정환 -
1인업체 참여와 교육...갈길 먼 CSO신고제 연착륙[데일리팜=김진구·손형민 기자] 현장에 많은 혼란을 안기면서 CSO 신고제가 시행됐지만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도의 핵심 당사자인 CSO들의 제도 이해도가 낮기 때문이다. 일선 업체들 사이에선 제도가 시행됐음에도 제품설명회나 견본품 제공 등을 두고 여전히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CSO들의 실무적인 고민을 해결해줄 교육 프로그램도 여전히 마련되지 않았다. 제도 자체의 근본적인 한계도 지적된다. 이 제도의 핵심은 CSO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불법 리베이트 제공의 고리를 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선 현장의 계약 관계는 제약사와 CSO들 간에 위탁-재위탁 등으로 매우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다. 불법 리베이트가 발생하더라도 정확히 솎아내기가 힘들다는 의미다. 1인 CSO 업체들의 미온적인 제도 참여도 문제로 지적된다. 상당수 1인 CSO들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절차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신고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선 제도 시행과 관련한 정부의 더욱 적극적인 안내와 홍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제도 시행됐지만 여전히 모르겠다"…정부 설명회 요구 목소리↑ CSO 신고제에 대해 제약바이오업계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사각지대에 있던 CSO를 법 테두리 안에 줄 경우 중장기적으로 불법 리베이트 제공 관행이 줄어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다만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새로 시행된 제도에 대한 CSO 업계 전반의 이해도가 낮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신고를 마치긴 했지만 ▲교육 ▲위탁계약서 작성 ▲재위탁 알림 ▲지출보고서 작성·보관 의무에 대해서 어렴풋이 알 뿐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일례로 CSO의 견본품 제공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허용 범위는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는 식이다. 교육 의무가 1년 연기됐다고 하는데, 신고 시점부터 1년을 세는지 아니면 해가 바뀌면서 1년을 세는지도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이 연장선상에서 교육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온다. 시행규칙 공포가 늦어지는 과정에서 교육 의무가 1년 유예되긴 했지만,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교육을 위임한다는 것만 정해졌을 뿐 여전히 구체적인 커리큘럼이나 일정·대상이 정해지지 않았다. 일선 CSO들의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낮은 상황에서 제약바이오협회에 위임한 교육이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아직 교육 프로그램이 완성되지 않아 답답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한 CSO 관계자는 “신고를 위해 2시간짜리 온라인 교육을 듣긴 했지만 사실 들으나마나한 내용이었다”며 “제도가 시행됐는데도 아직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게 안타깝다. 그러면서 CSO들에게는 신고와 지출보고서·위탁계약서 작성 의무만 강요한다”고 꼬집었다. 교육을 담당하는 제약바이오협회 측은 “내년 초에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며 “CSO들이 제도에 대한 실무적인 이해도가 낮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교육에는 실무적인 내용이 주로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부의 제도 설명회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이달 2일 CSO 신고제 제도 설명회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엔 시행규칙 개정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 일선 CSO들의 질문에 명확한 답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CSO들은 혼란만 더 커진 채로 신고제 시행을 맞이해야 했다. 서울의 한 CSO 관계자는 "당시 설명회를 듣긴 했지만 업계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은 거의 없었다"며 "오히려 이제 시행규칙이 확정됐으니 지금이라도 설명회를 개최하고 답변해야 하는 거 아니냐. 하다못해 주요 민원이나 질문에 대한 질의응답집이라도 배포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국CSO협회장은 "CSO 신고제는 이해할 수준의 제도가 아니다. 제도의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이 제도를 홍보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제도가 시행되면 알아서 지킬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이 제도가 실제 제약영업 현장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그렸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1인 CSO'의 태생적 문제…신고 안하나 못하나 제약업계에선 CSO 신고제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한 선결 조건으로 '신고율'을 꼽는다. 제도의 취지가 CSO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것인 만큼, 최대한 많은 CSO가 신고를 해야 법의 사각지대도 해소되는 셈이다. 반대로 CSO들의 신고가 저조할 경우 지금과 같은 불법 리베이트 행태가 사라지지 않을 우려가 있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제약사에 모든 CSO와의 위탁계약서를 각각 확보하고 해당 업체들을 관리·감독하도록 의무를 부여했다. 또한 CSO들에게는 미신고 시 영업중단을 내릴 수 있다고 엄포했다. 이러한 조치에도 일부 CSO들은 신고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CMR'이라 불리는 1인 기업 형태의 CSO들의 신고가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부분 위탁-재위탁 계약에서 말단에 위치하고 있다. 대다수 1인 CSO는 사업자 등록 없이 프리랜서로 활동한다. 문제는 CSO 신고 자체가 법인의 자격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CSO 신고를 위한 서류로 사업자등록증과 법인 인감증명서 등을 요구한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많은 1인 CSO들은 신고를 위해 법인 사업자 등록부터 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상당수 1인 CSO가 판촉·영업뿐 아니라 다른 업무를 병행하고 있어, 신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미신고에 대한 처벌 규정만 있을 뿐 신고를 유인하는 정책적 도구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직원 80명 규모의 중견 CSO 관계자는 "1인 CSO 30여명으로 구성된 모바일 단체 대화방에 참여하고 있는데, 21일까지 신고를 했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며 "심지어 본인은 신고 대상이 아니라거나 꼭 신고해야 하냐는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CSO 관계자는 "소규모 CSO나 프리랜서 등은 고령자가 많고 기반이 전혀 잡혀있지 않다. CSO 신고제 자체도 통보하듯 시행돼 안타깝다"며 "이대로면 상당수 업체가 제품 회수를 당하거나 업무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이제 막 신고를 받기 시작했다. 신고 수리에 3일이 걸리기 때문에 현재로선 얼마나 많은 CSO가 신고했는지 알 수 없다"며 "자체적으로는 전국에 CSO가 1만여곳이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여기에 1인 CSO를 포함하면 이보다 많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얽히고설킨 판촉 계약들…불법 리베이트만 솎아낼 수 있나 일각에선 제도 자체의 한계도 지적한다. 얽히고 설킨 위탁-재위탁 계약 관계에서 불법 리베이트만 솎아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제약사로부터 위탁 혹은 재위탁을 받은 업체가 리베이트를 제공할 경우, 이를 제공한 CSO뿐 아니라 제약사까지 관리·감독 의무 미이행으로 처벌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불법 리베이트 제공 사실은 CSO가 작성한 지출보고서와 제약사·CSO간 위탁계약서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일선 현장의 판촉·영업 계약의 경우 다양한 계약당사자들 사이에 매우 복잡하게 체결돼 있어 정부 구상대로 상황을 들여다보고 처벌하기엔 어려움이 따를 것이란 비판이다. 예를 들어 A라는 CSO가 있다면 이 업체는 B제약사뿐 아니라 C제약사, D제약사들과 동시다발로 계약을 체결한다. 재위탁 단계로 내려가면 계약 관계는 더욱 복잡해진다. 한 CSO가 다른 여러 CSO들과 다수 계약을 체결하고, 이들은 다시 재위탁을 통해 판촉·영업 업무를 맡긴다. 더구나 판촉·영업 계약과 함께 도매·유통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도 빈번하기 때문에 계약 구조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렇게 계약이 그물망처럼 체결된 상황이라면 특정 CSO의 불법 리베이트 제공 사실이 적발됐다고 하더라도, 그 책임을 계약 관계에 있는 모든 제약사와 CSO에 물을 수 없다. 제약사의 특정 품목이 리베이트 제공 대상으로 적발됐을 때도 마찬가지다. CSO가 자체적으로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했는지, 제약사가 지시했는지, 중간 CSO가 압박했는지 정확한 사실 관계 파악이 불가능하다. 제약사의 관리·감독 의무도 애매모호한 것은 마찬가지다. 어느 정도로 관리·감독을 해야 할지, 했다면 어떻게 증명해야할지 방법이 마땅찮다. 한 CSO 관계자는 "과거 리베이트 사건에서 제약사가 '특정 직원의 일탈행위'였다며 처벌망을 빠져나간 것과 같은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며 "제약사의 꼬리자르기가 특정 직원에서 특정 CSO로 옮겨오는 것뿐"이라고 우려했다.2024-10-23 06:20:48김진구·손형민 -
지자체별 신고일정·서류 제각각…CSO 업체들 대혼란[데일리팜=김진구·손형민 기자] "다른 지자체는 16일에 의약품 판촉영업자(이하 CSO) 신고 접수를 받았다는데 왜 우리 쪽은 18일 이후에 가능하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접수 서류도 계속 바뀌어서 정확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혼란스럽습니다."(서울 강남구 소재 B업체 관계자) "CSO들로부터 문의 전화가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지침이 나오지 않아 명확한 답변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다 법 시행일이 매우 임박한 시점에서야 지침이 나왔고, 촉박하게 접수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경기도 안양시 소재 보건소 담당자) CSO 신고제가 지난 19일 시행됐다. 그러나 시행규칙 공포가 늦어지면서 일선 CSO와 도매업체들은 시행이 매우 임박한 시점까지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었다. CSO들의 신고 접수를 받는 지자체 보건소 측도 마찬가지였다. 보건복지부의 공식 업무 협조가 늦어지면서 명확한 접수 일정 안내가 불가능했다. 지자체별로 법 시행 전인 16일부터 법 시행 이후인 21일까지 접수 일정에 차이가 발생한 이유다. 접수를 위해 필요한 서류도 시시각각 변했다. 처음엔 사업자등록증과 신고자의 건강진단서, 의약품 판촉영업자 신고요건 점검표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접수가 임박하자 법인 인감증명서와 등기부등본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여기에 돌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2시간 교육 이수 확인증이 추가됐다. 지자체에 따라선 체납증명서를 요구한 곳도 있었다. 지자체 보건소마다 접수 일정 제각각…"문의해도 모른다 답변뿐"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A업체는 직원 6인 규모의 작은 CSO다. 이 회사 대표 이모씨는 18일 오전 10시 CSO 신고를 위해 부랴부랴 만안구 보건소를 찾았다. 전날 저녁 드디어 'CSO 신고가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법 시행이 19일이기 때문에 신고가 가능한 날짜는 18일 하루뿐이었다. 더구나 시행 당일인 19일은 토요일이라 신고가 불가능했다. 이씨는 이날 다른 일정이 있었지만 불가피하게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신고 자체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준비해간 서류를 제출하고 몇몇 곳에 서명을 하는 데 10분 남짓이었다. 수수료 1만원을 내고 돌아오자 그의 손에 종이 한 장이 남았다. 서류엔 '의약품 판촉영업자 신고서 접수증'이라고 적혀 있다. 이 한 장의 접수증을 얻기 위해 지난 한 달여간 전전긍긍해야 했다. 언제 신고가 가능한지, 신고를 하려면 어떤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지 구청과 보건소 심지어 복지부에도 문의했다. 그러나 어느 한 곳도 속 시원히 얘기해주지 않았다. 모두 시행규칙이 나오지 않아 확답할 수 없다는 답변뿐이었다. 더 혼란스러운 건 다른 지역 CSO들은 이미 신고 접수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는 "경기도의 다른 보건소에선 지난 16일에 이미 접수를 받았다고 하더라"며 "해당 업체들에게 물어서 신고 접수를 준비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답답하다. 제도 시행을 이틀 앞둔 시점까지 정확한 신고 절차와 일정이 정해지지 않는 게 말이 되냐"며 "이렇게 졸속으로 시작한 제도가 얼마나 효과적일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그는 "법 시행이 토요일인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신고를 해야 하는데 주말이라 접수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법 시행일을 정하면서 달력 한 번 보지 않은 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련의 상황이 답답한 것은 보건소 측도 마찬가지다. 신고 접수를 받고 싶어도 명확한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 수없이 걸려오는 문의 전화에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답변하는 수밖에 없었다. 명확한 지침이 내려온 것은 16일 오후였다. 복지부 담당자의 교육이 진행됐다. 구비 서류와 접수 일정이 이날 대부분 확정됐다. 그제야 접수 일정을 18일로 확정할 수 있었다. 만안구 보건소 관계자는 "우리도 답답했다. CSO들의 문의 전화가 쏟아졌지만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안내가 불가능했다"며 "복지부는 법제처와 협의가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다양한 정책을 복지부와 협조하고 있지만, 이렇게 빠듯하게 일정이 정해진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접수 서류…"리스크 감수하고 제도 시행 이후 신고할 수밖에" CSO들은 신고 서류를 준비하는 데도 적잖은 혼란을 겪었다. 무슨 서류를 준비해야할지 몰라 수시로 문의했지만, 마찬가지로 명확한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기존에 알려진 ▲사업자 등록증 ▲등록자의 건강진단서 ▲의약품 판촉영업자 신고서 ▲신고요건 점검표 ▲인감도장 등을 구비한 채로 기약 없이 기다려야 했다. 제도 시행일이 가까워지면서 구비해야 하는 서류가 갑자기 늘었다. 돌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2시간짜리 동영상 교육을 듣고 확인증을 첨부하라고 안내했다. 여기에 ▲법인등기부등본 ▲인감증명서 ▲위임장 ▲대리인 신분증을 추가로 요구했다. 뒤늦게 정보를 확인한 CSO 관계자들은 부랴부랴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대부분 보건소를 방문한 시점에야 미비한 서류를 확인했다. 급히 구청을 찾아 필요 서류를 추가로 발급받는 등 불편을 겪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아예 위험을 감수하고 제도 시행일 이후에 신고 접수하는 업체도 있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직원 80명 규모의 B업체는 21일 오전 보건소를 찾았다. B업체 측은 19일 이후로는 미신고 CSO들의 판촉·영업 활동이 불법으로 간주되지만, 이러한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정확한 신고를 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16일 강남구 보건소와 연락이 닿았을 때 18일에 예비접수가 가능할 수도 있고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모호한 답변을 들었다"며 "보건소 담당자와 지속적으로 연락하기가 어려웠다. 더구나 요구 서류도 시시각각 바뀌었다. 정확한 신고를 위해 제도 시행 이후인 21일에 서류 접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16일부터 21일까지 보건소마다 접수 일정 달라…"서류 작업에 업무 마비" 실제 데일리팜 확인 결과 각 지자체마다 접수 일정과 구비 서류가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도봉구의 경우 16일부터 CSO 신고 접수가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와 인천 계양구의 경우 17일에, 경기 안양시 만안구는 18일에 각각 접수를 받았다. 서울 강남구의 경우 18일에 예비 접수를 받고 21일부터 정식 접수를 받기로 했다. 접수 서류도 지자체마다 달랐다. 인천의 한 보건소는 다른 곳과 달리 체납확인서를 요구하기도 했다. 신고 접수를 위해 보건소를 방문한 업체 관계자는 다시 구청을 찾아 체납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접수를 완료했지만, CSO들의 신고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들이 받은 것은 신고증이 아닌 접수증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앞으로 보건소가 접수받은 서류를 전산 입력하면, 개별 안내를 받은 뒤 다시 한 번 보건소를 찾아 신고증을 받아야 한다. 한 CSO 관계자는 "전국 모든 보건소마다 말이 다 달랐다. 법 시행일(19일)이 휴일인 탓에 18일에 문의가 빗발친 것으로 보인다. 보건소 관계자와 통화 연결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CSO 관계자는 "중소형 업체뿐 아니라 비교적 규모가 큰 업체에서도 엄청난 서류작업이 요구된다. 서류 접수 담당 전문직원이 필요할 정도"라며 "향후 전산시스템도 도입할 정도로 걱정이 많다"라고 토로했다. 다만 대부분 보건소들의 경우 우려와 달리 한꺼번에 많은 접수 인원이 몰리진 않았다. 접수 절차가 10분 이내로 짧게 끝났기 때문이다. 보건소들도 별도의 창구를 마련해 접수를 받는 등 조치했다. 강남구 보건소는 CSO들이 대거 몰릴 것을 대비해 1층에 별도 공간을 마련하고 접수를 받았다.2024-10-22 06:20:32김진구·손형민 -
시행 이틀 전에도 미완성…첫걸음부터 꼬인 CSO신고제[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정부는 지난 18일 보건복지부령 제1065호로 '약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을 공포했다. 시행규칙 공포 전까지 모호했던 ▲의약품 판촉영업자(CSO) 신고 기준 ▲변경·폐업·휴업 신고 ▲교육 의무와 방법 ▲교육기관 지정 등이 명확해졌다. CSO들이 신고를 위해 제출해야 하는 서류들도 확정됐다. 이로써 약사법 개정안 발의 이후로 3년여를 달려온 CSO 신고제의 시행을 위한 모든 준비가 마무리됐다. 문제는 시행규칙 공포 시점이다. 법에서 정한 CSO 신고제 시행일은 10월 19일로, 이를 겨우 하루 앞둔 시점에 시행규칙이 공포됐다. 바꿔 말해 불과 이틀 전까지도 제도 시행을 위한 준비가 마무리되지 않았던 셈이다. 제약바이오업계는 극심한 혼란을 겪어야 했다. 일선 CSO와 도매업체들 사이에선 '신고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업계에선 CSO 신고제가 첫 발부터 스텝이 꼬여버린 탓에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목적으로 하는 이 법이 제대로 작동할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문제 제기부터 법 개정까지 10년…CSO 신고제로 마침표 19일 시행된 CSO 신고제는 의약품 판촉영업자들에게 크게 네 가지 의무를 부여한다. 각각 ▲CSO의 신고 의무 ▲교육 의무 ▲판촉업무 CSO 위탁 시 위탁계약서 작성·보관 의무 ▲위탁받은 판촉업무 재위탁 시 서면 알림 의무 등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벌금 및 1년 이하의 영업정지에 처한다. 19일 이후로는 미신고 CSO의 판촉·영업이 불법이라는 의미다. CSO의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한 지난 10여년의 법 개정 작업이 CSO 신고제의 시행으로 비로소 마침표를 찍었다는 평가다. 정부가 CSO를 통한 우회 리베이트 제공을 문제로 인지한 시점은 2014년으로 추정된다. 그해 국정감사에선 CSO의 불법 운영 실태가 지적됐다. 국회는 "본래 취지는 제약사를 대신해 의약품을 판매하고 제약사가 개발·생산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함이었으나, 현재는 이를 악용해 불법 리베이트 창구로 사용되는 사례가 있다"고 꼬집었다. 2015년 10월 CSO를 타깃으로 하는 첫 약사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제약사나 도매상이 CSO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 개정안은 그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후로도 CSO를 겨냥한 법 개정이 잇따랐다. 2020년 12월엔 리베이트 제공 CSO를 직접 처벌하는 근거 조항을 마련하고, 이들에게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2021년 6월엔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화했다. 법적으로 CSO의 불법 리베이트 제공이 금지되긴 했으나 문제가 남았다. CSO가 여전히 법 테두리 밖에 있다는 것이었다. CSO의 불법 리베이트 제공을 금지했지만, 정작 CSO가 약사법상 의약품 공급자에 해당하지 않았다. 설령 불법을 적발하더라도 의료법상 리베이트 수수금지 조항을 통한 처벌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결국 2021년 9월 CSO 신고제가 국회에 제출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SO에 신고·교육 의무를 부여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CSO 신고제는 2023년 3월 최종 의결됐다. CSO에 명찰을 붙이는 것으로 10여년에 걸친 CSO 관련 법 개정이 마무리됐다. 국회 통과 후 1년 반…시행 하루 전날에서야 시행규칙 공포 법 개정 후 CSO 신고제 시행일이 결정됐다. 2024년 10월 19일이었다. 남은 작업은 법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행할지 시행령·시행규칙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 작업은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맡았다. 그러나 CSO 신고제 시행일이 가까워졌음에도 시행규칙은 마련되지 않았다. 복지부는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2023년 3월 이후 올해 10월까지 1년 반이 넘도록 시행규칙을 공포하지 않았다. 대체로 법 시행 수개월 전에 시행규칙이 공포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당장 CSO를 비롯한 제약바이오업계에선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에 복지부는 이달 2일 설명회를 개최했지만, 업계 불만을 누그러뜨리지 못했다. 오히려 설명회에선 업계 불만이 더욱 고조됐다. 복지부 입장에선 시행규칙이 공포되지 않아 제대로 된 설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모든 설명이 모호하게 전달됐고, 명확한 답변을 원하던 업계 관계자들은 답답함이 더해진 채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당시 복지부 관계자는 "최종 시행규칙을 마련하기에 앞서 법제처와 논의 중"이라며 "일주일 내에 시행규칙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행규칙이 공포되면 여러 답답한 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복지부의 예고와 달리 2주가 넘게 지나서야 시행규칙이 공포됐다. 공포된 날짜는 18일로, 법 시행(19일)에 불과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개정안이 발의된 날로부터 3년, 국회를 통과한 날로부터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시행이 매우 임박한 시점에 겨우 체계를 갖춘 꼴이다. "어떻게 신고하라는 거냐" 제약업계 불만 폭주 시행규칙 공포가 차일피일 미뤄지는 동안 현장에선 극심한 혼란이 발생했다. 19일 이후로 미신고 CSO의 판촉·영업 활동은 불법으로 간주된다. 19일부터는 지자체 보건소로부터 발급받은 '신고증'을 보유한 CSO만이 판촉·영업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19일 이전에는 신고증 발급이 법적으로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법이 시행돼야만 신고를 할 수 있다"며 "법 시행 이전에는 법적 근거가 없어 신고증 발급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신고를 하지 않으면 불법인데, 정작 신고를 받아주지 않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한 셈이다. 이에 복지부가 꺼낸 카드는 '접수증'이었다. 법 시행 전 신고증 발급이 불가능하니, 그 대신 지자체에 관련 서류를 접수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이를 신고증으로 갈음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법이 시행되면 다시 지자체를 찾아 신고증을 발급받으라고 복지부는 안내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접수증 발급을 담당할 각 보건소와의 업무 협조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접수증 발급을 담당할 지자체에 협조를 구해야 했다. 그러나 시행규칙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 제대로 된 협조 요청이 불가능했다. 지자체 입장에서도 시행규칙이 없어 접수증을 어떻게 발급해줘야 할지 몰랐다. 심지어는 시행규칙 공포 이전까지 접수서류 양식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자체별로 접수증을 발급해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곳도 있는 등 천차만별의 상황이 펼쳐졌다. 한 CSO 업체 대표는 "19일 이후로 신고증이 없으면 불법이라는데 19일 이전에는 신고증을 받을 수 없었다"며 "복지부가 접수증으로 대체하라고 안내했지만 막상 보건소에선 접수증 발급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매일 보건소에 전화로 문의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CSO 관계자는 "신고 의무만 부여했지 어떻게 신고할지는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며 "CSO 신고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한 게 3년 전인 걸로 알고 있다. 그 긴 시간동안 서류양식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게 말이 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2024-10-21 06:20:15김진구 -
베일에 싸인 비상장 제약 경영승계 어디까지 왔나[데일리팜=이석준 기자] 비상장제약사에 대한 자본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외형이 확대되고 IPO(기업공개) 진출이 잦아지면서다. M&A 등 메가딜(deal)도 많아지고 있다. 베일에 싸였던 승계 구도 역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거버넌스는 자본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논할 때 핵심 요소 중 하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다수 비상장사는 창업주가 건재하다. 다만 변화의 바람은 분명하다. 대부분 오너 2~3세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최대주주에 오른 후계자도 여럿 보인다. 건재한 창업주 비상장사는 여전히 창업주가 진두지휘하는 곳이 많다. 명인제약(이행명 90.9%), 유니메드제약(김건남 99.97%), 한국프라임제약(김대익 77%), 마더스제약(김좌진 35.89%), 삼오제약(오장석 38.36%, 오성석 36.34%), 한국팜비오(남봉길과 특수관계자 100%) 등이다. 이행명 명인제약 회장과 김좌진 마더스제약 회장은 내년 IPO(기업공개)에 도전한다. 양사 모두 창업주를 필두로 숫자로 기업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명인제약은 지난해 개별 연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800억원을 넘겼다. 800억원은 상장사를 포함해 매출액 상위 100대 제약사 중 10위 안쪽에 해당되는 수치다. 내년 IPO 비상장사 중 최대어로 꼽힌다. 기업가치는 5600억원 정도로 평가됐다. 주당 5만원 정도다. 명인제약은 지난해 '명인다문화장학재단'을 설립하면서 주당 가치가 공개됐다. 마더스제약 매출은 2년새 2배 가량 증가했다. 2021년 811억원에서 지난해 1590억원으로다. 올해는 매출 2000억원 달성이 목표다. 최근에는 건성황반변성 치료 신약 후보물질 'MTS-001'의 임상 시험 진행을 위해 1회용 점안제 위탁제조업체와 임상약 생산을 논의 중이다. 신약 개발로 미래성장동력도 챙기고 있다. 남봉길 한국팜비오 회장도 현장을 누비고 있다. 차 타고 5분, 걸어서 20~30분에 도착할 수 있도록 회사 근처로 이사를 왔다. 올초에는 한국팜비오 충주공장 증축 시설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대단위 GMP 승인을 받았다. 이에 주사제와 내용액제, 프리필드시린지 제형까지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남봉길 회장의 작품이다. 오너 2~3세의 등장 비상장사 중 무게중심이 오너 2~3세로 넘어간 곳도 많아지고 있다. 대표 사례는 3세 김태훈(42) 아주약품 대표다. 그는 2020년 대표이사로 취임하고 2021년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회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30년 1조원 달성을 선언했다. 2023년 개별 매출액이 2052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7년새 5배 가량 성장해야하는 수치다. 지난해말에는 5개 법인 분할을 결정하며 1조원 달성 승부수를 던졌다. 아주약품은 △지주사(아주홀딩스) △의약품 R&D 및 제조법인(아주약품) △CSO판매전문법인(아주파트너스) △의료기기법인 △건기식법인으로 분할된다. 지주사 전환은 사업부별 상장, 매각 등 다양한 시너지를 고려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한림제약은 최대주주이자 2세 김정진(57)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2019년 12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올라섰다. 이후 안과 사업 등 오픈이노베이션에 집중하고 있다. 다수 기업과 기술이전, 공동개발 등의 계약을 따내고 있다. 지난해 개별 매출액도 2230억원으로 비상장사 중 6위에 랭크되며 수익도 내고 있다. 고 김재윤 회장이 한림제약을 골질환계·순환기계·안질환계 치료제 등 특화 기업으로 키웠다면 김정진 부회장은 여기에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구사하며 한림제약의 체질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오제약은 지난해 7월 오너 2세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삼오제약은 오장석(72) 회장·오성석(69) 부회장 형제경영을 펼치고 있다. 오주형(43, 오장석 회장 장남), 오승예 상무(39, 오성석 부회장 장녀)는 삼오제약·삼오파마켐 부사장 겸 새한제약 신임사장으로 올라섰다. 오주형, 오승예 부사장 모두 2009년 3월 삼오제약에 입사해 2019년 사내이사로 등기임원에 신규 선임됐다. 2020년 상무, 지난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한국휴텍스제약은 2세 이지원 전무를 사장으로 올렸다. 이 사장은 45.37%를 쥔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한화제약도 2세 김경락 대표가 최대주주(20.5%)이자 회사를 이끌고 있다. 넥스팜코리아 계열사 이든파마는 41.36%를 쥔 2세 김용환 대표이사가 최대주주다. 넥스팜코리아 최대주주는 아버지 김동필 대표이사(55.2%)다. 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사는 업력을 고려했을 때 여전히 창업주가 직간접적으로 건재하지만 무게추는 상장사와 마찬가지로 2~3세로 넘어가고 있다. 일부 후계자는 최대주주는 물론 체질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연매출 1000억원 이상 비상장사를 보면 모기업이 최대주주인 곳이 많다. 동아제약(동아쏘시오홀딩스 100%), 대웅바이오(대웅 100%), 동광제약(개양 100%), SK바이오텍(SK팜테코 100%), 유한화학(유한양행 100%), 건일제약(오송팜 47.12%), 코오롱제약(코오롱 33.28%), 동국생명과학(동국제약 56.11%), 태극제약(LG생활건강 99.06%), 한미정밀화학(한미약품 63%) 등이다. 1000억원 이하인 펜믹스(건일제약 49%), 제일헬스아이언스(제일파마홀딩스 92.38%), 오스틴제약(바이오스마트 73.59%), 휴온스메디텍(휴온스글로벌 43.35%), 함소아제약(함소아 58.44%), 다나젠(대원제약 27.58%) 등도 그렇다.2024-10-17 06:00:22이석준 -
비상장사의 대형화…상장사 매출 넘고 IPO도 봇물[데일리팜=이석준 기자] 비상장제약사의 최근 5년은 '격변'이라는 단어로 함축된다. 우선 외형이 확대됐다. 일부는 대형 상장사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1000억원이 넘는 비상장사도 30곳에 육박한다. 자본시장 진출도 활발해졌다. 비상장사는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기업공개(IPO) 문턱을 넘고 있다. M&A(인수합병)로 주인이 바뀌거나 사명이 변경된 곳도 여럿이다. 비상장사, 매출 성장세 지속 2018년 개별 기준 연매출 1000억원이 넘은 비상장사는 15곳 정도다. CJ헬스케어(현 코스닥 상장사 HK이노엔, 4907억원), 동아제약(3812억), 대웅바이오(2767억), 유한화학(1888억), 명인제약(1705억), 한국휴텍스제약(1602억), 한림제약(1396억), 아주약품(3월 결산, 1263억), 동광제약(1217억), 건일제약(1136억), 삼오제약(1108억), 코오롱제약(1068억), 한국프라임제약(1025억) 등이다. 지난해는 30여곳으로 늘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2배 늘은 수치다. 동아제약(6310억), 대웅바이오(5117억), 제뉴원사이언스(2861억), 한국휴텍스제약(2542억), 명인제약(2425억), 한림제약(2230억), 동광제약(2059억), 아주약품(2052억), SK바이오텍(2024억), 유한화학(1690억), 보령바이오파마(1678억), 유니메드제약(1647억), 한국프라임제약(1606억), 마더스제약(1590억) 등이다. 건일제약(1374억), 코오롱제약(1350억), 삼오제약(1302억), 유영제약(1291억), 제뉴파마(1281억), 메디카코리아(1231억), 동국생명과학(1202억), 한국팜비오(1191억), 태극제약(1166억), 한미정밀화학(1111억), 태준제약(1110억), 풍림무약(1078억), 대우제약(1016억) 등도 있다. 동아제약과 대웅바이오 연매출 규모는 상장사를 포함해도 전체 15위 안팎에 해당된다. 한국휴텍스제약, 명인제약 등 2000억원 이상 비상장사도 전체 제약사 중 30위 정도에 위치한다. 연매출 규모를 500억원 이상으로 하면 비상장사의 대형화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2018년 30여곳에서 2023년에는 50여곳으로 늘어났다. 50곳 중 이든파마(962억원), 한국비엠아이(928억원) 등은 매년 매출이 급증하고 있어 올해 1000억원대 가입이 점쳐진다. 넥스팜코리아 계열사 이든파마의 경우 지난해 매출(962억원)은 2017년(96억원)과 비교해 10배 늘었다. CSO 전문기업 이든파마는 지난해 지급수수료만 601억원을 집행하며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익수제약은 올해 500억원 클럽에 도전한다. 반기 최대 매출(222억원, 전년동기대비 52%↑)로 발판을 마련했다. 주력 우황청심원, 공진단을 필두로 실적 신기록에 도전한다. 익수제약은 향후 코스닥 상장이 목표다. 최근 해마다 매출 앞자리가 바뀌고 있어 실적을 바탕으로 IPO 경쟁력을 쌓고 있다는 분석이다. 릴레이 상장 비상장사의 기업공개(IPO)도 줄을 이었다. 2018년 동구바이오제약, 알리코제약, 한국유니온제약, 하나제약, 2020년 위더스제약, 한국파마, 에스케이바이오팜, 국전약품, 2021년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 2022년 알피바이오, 2023년 블루엠텍, 2024년 티디에스팜 등이다. 코스피 하나제약, 에스케이바이오팜을 제외하면 모두 코스닥에 상장했다. 상장을 앞두고 있는 곳도 있다. 엠에프씨는 연내 상장에 도전한다. 상장시 제약업종 원료의약품 소재 기술특례상장 1호 기업이 된다. 엠에프씨는 JW중외제약, 휴온스 등 국내 대형제약사와 파트너를 맺으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명인제약, 마더스제약, 메디카코리아 등도 내년 즈음 IPO(기업공개)를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숫자로 기업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명인제약은 지난해 개별 연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800억원을 넘겼다. 800억원은 상장사를 포함해 매출액 상위 100대 제약사 중 10위 안쪽에 해당되는 수치다. 마더스제약 매출은 2년새 2배 가량 증가했다. 2021년 811억원에서 지난해 1590억원으로다. 올해는 매출 2000억원 달성이 목표다. 메디카코리아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2021년 892억원, 2022년 1002억원 2023년 1231억원으로다. 이외도 아주약품, 익수제약, 동국생명과학 등도 IPO를 준비중이다. 최대주주 변경 최근 5년새 최대주주가 변경된 비상장사도 많다. 대표사례는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다. CJ그룹은 2018년 한국콜마에 CJ헬스케어(당시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를 매각했다. 1조3000억원 규모다. 이후 CJ헬스케어는 2020년 HK이노엔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HK이노엔은 2021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제뉴원사이언스는 2020년 사명을 변경해 출범했다. 전신은 IMM PE가 4500억원 규모에 인수한 한국콜마 제약사업부와 콜마파마다. 콜마파마도 2021년 제뉴파마로 사명이 변경됐다. 제뉴원사이언스는 출범 4년만에 새 주인을 맞이했다. IMM PE는 최근 맥쿼리자산운용에 제뉴원사이언스를 7500억원에 넘겼다. 보령파트너스는 백신 자회사 보령바이오파마를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산업은행 PE실 컨소시엄에 3200억원(지분 80%) 정도에 매각했다. 보령바이오파마의 최대주주는 오너 3세 김정균 대표의 개인 회사 보령파트너스다. 비상장사 격변의 5년에는 사건사고도 많다. 대표적으로 한국휴텍스제약과 신텍스제약은 지난해 식약처로부터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을 받았다. 현재 법적다툼이 진행중이다. 현재까지는 제약사측이 승기를 잡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사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대형화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상장을 통해 자본시장에 진출하는 곳도 늘고 있다. 알짜 비상장사는 사모펀드 등에 매각되면서 새주인을 맞기도 한다. GMP 이슈도 발생했다. 격변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고 진단했다.2024-10-16 06:00:54이석준 -
신약 허가수수료 4억원...허가기간 얼마나 단축될까?[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신약 허가 수수료 인상안을 발표하자 제약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제약업계는 협회 등을 통해 인·허가 심사수수료의 적정 수준 인상을 통한 전문 심사인력 확충을 건의해왔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면 시장 진출의 성패는 빠른 허가와 공급이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신약 허가까지 평균 420일 정도가 소요됐다. 이는 법정기간 120일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국내 신약을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의약품 허가 수수료를 적정 수준으로 올리더라도 허가기간을 단축하는게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다만 수수료가 인상되는 만큼 심사 인력 확보와 역량 보장, 법정처리기한 준수 등은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지난 6월 열린 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협의체 회의 결과에서도 대부분 식약처 인허가 심사 품질 상향이 보장된다면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견이 오갔다. A제약회사 관계자는 "제약업계가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이려면 심사자의 충분한 역량이 보장돼 허가기간이 단축된다는 약속이 있어야 한다"며 "수수료 인상에 따른 혜택이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심사부서, 심사자에 따라 달라지는 보완시기가 미국, 유럽과 같이 정해진 일자에 맞춰 나와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수수료 인상, 전문심사인력 채용 밑걸음=신약 수수료 인상안을 보면 대부분 인건비가 차지하고 있다. 신약 허가 1건당 4억1000만원은 인건비 2억6000만원, 경비가 1억3000만원, 일반 관리비가 2000만원으로 구성된다. 인건비는 신약 1건당 예비심사, 품질, 비임상 임상 임상 통계, 유해성 관리 계획 분야별 심사, 제조 및 품질 관리, 임상시험 관리 기준 실태조사, 신약 허가를 신청한 제약회사와의 대면 설명, 회의, 동료 검토 등과 심사에 참여하는 전문 의사, 약사, 통계 심사자, GMP GCP 조사관 등의 임금을 근거로 산출됐다. 수수료 수입으로 고경력의 심사원 채용을 진행하겠다는 대목이 엿보인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FDA는 심사인력인 GS-13등급~GS-15등급은 당해 직무분야에서 15년-20년 이상의 인력으로 주로 고위관리자, 고급 기술전문가, 의사 등이 해당한다. 전체 FDA 직원 1만8474명의 78.1%인 1만4434명에 해당한다. 반면 국내 심사인력은 2022년 기준 269명에 그친다. 미국과 GDP 규모로 13배 차이, 미국과 심사인원수 규모로 25배 차이를 보이고 있다. GDP 규모 차이로만 보았을 때 우리나라 의료기기 및 의약품 심사인력은 620명 정도가 적당한데, 300명 정도가 부족한 것이다. 이와 관련 송영진 연구책임자는 "국내 심사수수료가 해외 기관과 차이가 많이 나는 이유는 실제 심사에 소요되는 인력 투입량의 정확한 측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심사자료의 양, 투입되는 전문인력의 수준, 해당전문인력이 검토하는 시간(Man day)에 대한 정확한 반영을 통해 수수료를 현실화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수수료 인상이 현실화 된다면 식약처는 첨단분야 신약을 전문적으로 심사하고, 이를 신청한 제약회사를 지원하는 전문 인력 인건비로 대부분 사용할 계획이다. 김상봉 국장은 "신약 수수료를 활용해서 첨단 분야 신약을 전문적으로 심사하고 제약회사를 지원하는 전문의 약사 등 전문 역량을 갖춘 심사자 비율을 현재 30% 수준에서 70% 수준으로 대폭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신약허가 신청이 접수되면 신약 허가 신청 수수료로 확보한 전문 인력을 포함해 품목에 대한 10~15명의 전담팀을 구성하고, 전담팀에는 담당 허가 부서 과장을 팀장으로 품질, 안전성, 유효성, 제조소, GMP 평가, 임상시험 실시기관 GCP 평가 등 분야별 검토자를 배정한다. 그렇게 되면 전담팀이 허가를 신청한 기업을 상대로 허가 심사 전체 일정을 관리하고 각 분야별 심사를 조정하게 되면서 신약 허가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 인력 확보는 신약 허가 기간을 단축하는데 가장 필요한 조건이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지난 7월 기고문을 통해 "대한민국이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시기에, 첨단기술을 적용한 의약품의 신속한 시장 진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심사인력이 태부족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회장은 "글로벌 수준의 규제역량을 인정받고 판은 키워 놓았으나, 이 판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국내 업계와 발맞추어 기술력 향상을 견인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산업의 전문성이 높아진 것 이상으로 역량 있는 심사자가 충분히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가 기간 단축, 국내 신약 활성화=한국의 낮은 심사수수료는 정부 재원의 투입 한계로 인한 상시적인 인력 부족으로 허가의 신속성과 투명성 저해하고 있으며, 전담 상담·심사 인력 부족으로 신속심사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실제 신약 허가 소요 기간을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평균 420일 이상이 걸리는데 반해 미국 300일, 유럽 365일, 일본 365일로 짧았다. B제약회사 관계자는 "신약 허가 신청을 하면 법정심사기한 절반이 지나도 식약처에서 자료 검토 조차 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며 "심사인원을 충원해 허가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수수료 책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식약처는 이번 4억1000만원으로 신약 허가 수수료 인상이 허가 기간을 420일에서 295일로 단축해 국내 신약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김 국장은 "허가 기간이 295일로 단축되면 신청 제약 기업은 신속하게 신약을 출시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허가 심사자의 대면 상담을 현재 최대 3회에서 10여회로 늘리고 보안 자료 등에 대해서는 접수 전에 미리 검토해서 부족한 부분들을 정확하게 안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2024-09-22 16:50:16이혜경 -
"찔러보기식 신청"...신약 허가수수료 대폭 인상으로[데일리팜=이혜경 기자] 허가 심사제도 악용, 수수료 미지정 민원, 전문 심사인력 부족, 국내 제약사 위상 제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간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연구책임자 송정민)에 맡긴 '의료제품(의약품, 의료기기) 인허가 수수료 적정화 방안 연구'가 시작한 배경이다. 식약처는 지난 9월 9일 신약 허가 수수료를 4억1000만원으로 올리고 전담 심사팀을 신설해 허가 기간을 기존 420일에서 295일로 단축한다는 내용을 담은 '의약품 등의 허가 등에 관한 수수료 규정’ 개정안을 9일 행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수수료 적정화 방안 연구 결과를 토대로 했으며, 데일리팜은 최종 공개된 보고서를 입수해 허가 수수료 인상 배경을 살펴봤다. ◆허가 수수료 인상의 필요성=보고서 첫 페이지에는 연구의 필요성이 적나라하게 적시돼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신약 허가 심사비용으로 전자민원 800만원, 방문·우편민원 890만원을 받아왔는데 이를 악용하는 일부 기업으로 인해 불필요한 인력 소요가 발생했다. "의약품 또는 의료기기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찔러보기식의 심사신청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오히려 컨설팅 받는 효과가 발생한다." 연구 보고서에도 적힌 이 문구는 식약처 심사 관계자들이 줄곧 해왔던 말이다. 국내 허가수수료가 1000만원도 안되는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해외 규제기관 허가 이전에 컨설팅 창구로서 식약처에 허가 신청서를 접수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불필요한 민원 접수로 피해를 보는 곳은 국산 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제약회사다. 다국적 제약회사의 신약허가는 미국 또는 유럽부터 시작하지만 국산 신약은 우리나라부터 허가 신청을 하게 되는데, 심사 일정 지연으로 인한 시장 진입 지연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송정민 연구책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심사인력이 제한적이고 심사기간도 길기 때문에, 국산 신약 또는 국산 신의료기기가 FDA나 유럽의 허가를 얻는데 힘이 실리지 않는 상황"이라며 "수수료 인상 및 전문인력 확충으로 인한 심사기간 단축을 통해 국내 제약·의료기기 업계 전반의 신뢰도 향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선진국 허가·심사 수수료=식약처 신약 허가 수수료 인상이 추진될때 마다 비교되는 곳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다. FDA의 신약 허가 수수료는 1건당 53억원에 달한다. 김상봉 의약품안전국장은 "글로벌 제약 선진국은 신약 허가 소요 비용에 수익자 부담을 원칙으로 한다"며 "FDA와 우리나라를 직접 비교하기 어렵더라도 일본, 유럽 등 해외 규제 당국 수준으로 수수료를 재산정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FDA는 처방약사용자수수료법(Prescription Drug User Fee Act, PDUFA)을 1992년부터 제정해 운영해 오고 있으며, PDUFA에 의해 인체에 적용되는 의약품 및 생물학적제제를 생산하는 기업에게서 수수료(fee)를 징수하고 있다. PDUF이외에도 바이오시밀러부담금(Biosimilar User Fee Amendments), 제네릭의약품 부담금(Generic Drug User Fee Amendments), OTC 의약품 부담금(Over-The-Counter Monograph Drug User Fee Program)를 운영하고 있다. 제네릭 허가 수수료는 3억원이다. 유럽 EMA는 'Explanatory note on general fees payable to the European Medicines Agency'라는 출판물로 발행해 의약품 허가신청에 필요한 수수료를 규정하고 있으며, 4억9000만원의 수수료를 책정했다. 여기에 규정개발단계에서 과학적인 조언 또는 희귀의약품에 대한 임상시험계획서 지원를 통해 신약개발 단계를 지원하며, 이에 대한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일본 PMDA는 유럽연합과 유사하지만 기본요금에서 추가되는 수준이 아니라, 모든 민원의 경우를 가정해 하나씩 개별적으로 수수료가 제시된다. 송정민 연구책임자는 "미국, 유럽, 일본, 영국의 의약품 규제기관의 허가절차와 비교 시 국내 허가심사 자료의 요건과 절차는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신약의 심사수수료는 미국의 0.16%, 유럽의 1.76%, 영국의 5.11% 수준"이라며 "일본과 비교해도 2.09% 수준으로 지나치게 낮은 수수료가 책정됐다"고 평가했다. 국내 허가 수수료를 현실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분위기에는 전문가 입장도 마찬가지다. 권경희 동국대약대 교수는 "미국은 의약품, 의료기기 등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 등으로부터 'User fee' 형태로 수수료를 5억원 가까이 내고 있으며, 제품화가 빨리 이뤄지고 있는 건 수수료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라고 했다. ◆심사 수수료 개편 방향은=식약처 심사수수료는 미국 FDA, 유럽 EMA, 일본 PMDA/MHLW 등이 직접 수입·지출하는 것과 다르게 국가재정으로 편입된다. 결국 해외 규제기관은 높은 심사수수료 재원을 기반으로 신속성과 투명성 있는 허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허가기관의 첨단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최소한의 행정처리 비용만 받고 있는 수준이다. 송정민 연구책임자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따라 기존의 심사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수료 체계에서는 선진국 수준의 심사제도를 갖추기 위한 업무절차의 개선, 우수한 심사인력의 확충과 교육실시가 요원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신약 허가의 적정 수수료안으로 3가지안이 마련됐다. 1안은 '학술연구용역-임상 기준의 단가 5만1244원', 2안은 '세입세출내역-임상 기준의 단가 6만9566원', 3안은 '세입세출내역-24년 공무직 보수 기준에 따라 임상 기준의 단가 5만6257원'을 반영하는 것이다. 심사소요시간은 글로벌스탠다드에 따른 심사요건 충족을 위한 소요시간을 조사해 911Man day(해당전문인력이 검토하는 시간)에 1일8시간을 곱한 7288시간으로 책정했으며, 단가에 맞춘 심사원가는 1안 37억3466만원, 2안 5억669만원, 3안 4억1000만원으로 나왔다. 하지만 1안의 심사단가는 학술연구용역 기준으로 설정한 것으로 고역량 전문인력을 확충하는 데 있어서 적절하지 않고, 2안의 식약처 세입세출내역을 기반으로 한 심사단가로 산출한 수수료는 매우 높은 수수료로서 단기간에 업체가 수용하기 어려움이 예상됐다. 따라서 최종 3안이 제시됐는데 신약 이외 자료제출의약품 등의 품목허가 및 기타 민원 전반에 모두 상승하는 경우 업체 부담을 가져올 수 있어 신약에 한해 심사원가 반영, 그 외 물가상승율 반영으로 적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결론이 제시됐다. 김상봉 국장은 "신약허가 수수료 재산정은 일본, 유럽 등 해외 규제 당국 수준으로 제품화 지원 체계를 강화하는 첫걸음"이라며 "60일간의 행정예고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하는게 목표"라고 설명했다.2024-09-22 16:42:41이혜경 -
단독비대면 조제, 무제한 허용 후 가파른 증가...미청구 태반[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정부의 비대면진료 전면 허용으로 동네 의원은 물론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병원급 의료기관 전체에서 비대면진료 시행 건수가 폭증한 사실이 확인됐지만, 이는 통계 일부분에 그친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이 구분할 수 있는 비대면진료 통계는 국민건강보험 급여진료에 해당하는 항목으로 제한돼 '비급여 비대면진료' 통계는 구체적인 통계량을 살피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급여 비대면진료를 한 뒤 비급여 약제를 처방한 사례에 대한 통계 역시 집계 자체가 불가능하다. 정부의 무제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탈모, 비만, 여드름을 포함한 경증 피부질환, 향정약에 포함되지 않는 마약성 진통제 등 상대적으로 응급성이 떨어지는 비급여 진료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는 이유다. 19일 국회와 보건의약계 곳곳에서는 정부의 무제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관련 통제 기전 마련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일단 비대면진료 전면 허용 이후 시행량이 급증한 것과 관련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쪽은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와 정책위원회다. 의사 출신이자 보건의료정책 전문가로 평가되는 김윤 민주당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부터 제출받은 비대면진료 통계를 토대로 정부의 정책 실패 가능성을 지적했다. 당초 보건복지부는 의대정원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하면서 상급종합병원으로 쏠릴 환자 대책 마련을 위해 비대면진료 규제를 전면 철폐해 동네 의원으로 비응급·경증환자를 분산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병원급 의료기관 특히 종합병원과 병원, 상급종합병원의 비대면진료 시행량이 의원급 시행량을 압도하면서 동네 의원 환자 분산이 아닌 전체 의료기관 비대면진료 활성화란 결과가 도출됐다는 게 김윤 의원 견해다. 이에 김 의원은 비대면진료 전면 허용 정책이 악용되거나 오남용될 가능성을 살피고 비급여 비대면진료를 통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성을 제언했다. 김 의원은 "환자 의료접근성 확대 목적을 넘어선 악용·오남용 가능성에 대해 의료기관과 중개 플랫폼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비급여 비대면진료 모니터링 강화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공적전자처방전, 비대면진료 제도화 필요조건" 특히 민주당은 정부 주도 공적전자처방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위해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하는 정책이라는 입장이다. 비대면진료로 어떤 유형의 비급여 진료가 이뤄지고, 비급여 약제가 처방되고 있는지 살필 수 없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기본적인 장치는 공적전자처방전 도입이란 게 민주당 진단이다. 실제 공적전자처방 시스템이 구축되면 처방전 위·변조 방지에서부터 처방의사 본인 여부 확인과 환자 대리처방 여부 확인, 비급여 비대면진료의 제도권 내 편입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편법·오남용 비급여 비대면진료에 대한 관리·통제 장치가 제도화되는 셈이다. 조원준 민주당 정책위 수석전문위원은 "급여 진료 영역에서 비대면진료 조차 큰 병원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는 경향이 극렬하게 확인됐다"면서 "결국 제한 없는 비대면진료는 의료전달체계를 무력화하고 병·의원, 약국 간 경영 양극화를 야기할 우려가 높다는 사실을 통계로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원준 수석은 "더 큰 문제는 비급여 비대면진료 내역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무제한 시범사업이) 비급여 영역에서 얼마나 많은 문제와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는지 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공적전자처방전 법제화는 민주당 총선 공약으로, 당론으로 입법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약국 비대면조제량도 증가…수가 미청구 사례 40% 초과 올해 2월 비대면진료 전면 허용 이후 의료기관 시행량이 급증한 만큼 약국 비대면조제 건수도 크게 늘었다. 약국 비대면조제 시범사업 관리료 통계를 보면 무제한 비대면진료 이전인 지난해 11월 비대면조제 건수는 7만8786건, 12월 9만9296건 1월 10만3518건에서 전면 허용 이후인 3월 13만104건, 4월 13만5208건, 5월 12만5694건으로 집계됐다. 약국 비대면조제 시행량이 평시 대비 무제한 허용 후 3만~5만여건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이한 점은 약국이 비대면조제를 시행한 뒤 정부가 지급하는 수가인 비대면조제 시범사업 관리료를 청구한 비율이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란 점이다. 올해 1월 비대면진료 조제건수는 10만3518건이지만, 수가 청구 건수는 5만4685건, 미청구는 4만7960건으로 나타났다. 이를 놓고 약사회는 정부가 야간·심야·공휴일 시간대 지급하는 조제료 할증 수가와 비대면조제 수가를 중복 적용하지 않고 있는 점이 미청구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야간·심야·공휴일 조제료 할증 수가액이 비대면조제 시범사업 관리료인 1020원보다 높은 만큼, 약국이 조제료 할증 대신 시범사업 관리료를 청구해 손해를 보는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아울러 약사회 역시 정부와 국회를 향해 비급여 비대면진료 폭증 관련 통계를 살필 수 없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주문했다. 정부 주도 공적전자처방전 법제화, 비대면진료 후 비급여 의약품 처방 사례 통보 의무화 등이 약사회가 제시한 해법이다. 야간·심야·공휴일 조제료 할증과 비대면조제 관리료 중복 미적용 행정에 대해서도 약사회는 "형평성과 타당성에 어긋난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약사회 최광훈 회장은 "공적전자처방전이 제도화되면 비대면진료 시 허위 처방전 여부를 판별할 수 있게 된다"면서 "비대면진료 후 고위험 비급여약 처방 사례 관리를 위해서는 비급여약을 비대면 처방한 사실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통보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광훈 회장은 "비대면 비급여약 처방 통계가 심평원에서 집계돼야 고위험 비급여약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다. 비대면진료 본질이 의료접근성 확대인 만큼, 병원급 의료기관은 경증·만성질환에 대한 비대면진료를 금지하는 정책도 필요하다"면서 "비대면조제 수가의 경우 야간·휴일 조제료 할증과 중복 적용되지 않는 행정은 문제가 크다. 제도적으로 조삼모사 정책이 이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시약사회 권영희 회장도 정부 주도 공적전자처방전은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위한 선행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비대면진료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공적전자처방 시스템 구축과 함께 성분명 처방도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이 불필요한 과잉 진료를 부추기는 것을 제어해 건강보험재정 누수를 방지하려면 공적전자처방전과 성분명 처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권 회장은 "21대 국회 때 공적전자처방전이 도입되지 않아 비대면진료가 과잉 진료를 양산하고 고위험 비급여약 처방·오남용을 부추기는 문제를 여러 채널에서 지적했지만, 법안이 임기만료 폐기됐다"면서 "그 이후 의대증원으로 인한 의정갈등, 의료대란이 장기화하면서 모든 보건의약 이슈가 혼란에 빠졌다. 비대면진료도 부작용이 전혀 해결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회장은 "오늘날 비대면진료는 의사가 진료를 하는지, 환자가 본인인지, 화상진료는 이행되는지 전혀 알 수 없이 무제한 허용되고 있다. 공적전자처방전은 정부가 나서서 추진해야 할 일인데 되레 약사회가 주장하고 있다"면서 "오늘날 비대면진료는 특정 약국 몰아주기 등 담합마저 가능하다. 비대면진료가 정상적으로 정착하려면 성분명 처방까지 제도화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비대면조제 수가가 야간·휴일 조제료 할증과 중복 가산되지 않는 것도 말도 안 되는 정부 행정이다. 약사가 비대면조제를 청구하면 가산 조제료 할증을 손해보는 정책을 수립한 게 미청구 사례 양산으로 이어졌을 것"이라며 "위조 처방전 발급, 고위험 비급여약 비대면 처방 중지 등을 위해 공적처방전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박영달 경기도약사회장은 의료기관이 비대면진료를 스스로 오남용하지 않도록 제도화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면진료 의료기관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비대면진료 의료기관에는 페널티를 주는 시범사업 가이드라인 구축과 입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영달 회장은 "공적전자처방전도 비급여 비대면진료 등에 대한 제어장치가 될 수 있지만, 완벽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시범사업 가이드라인과 의료법에 비대면진료에 대한 상벌 규정을 넣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대면진료를 한 의료기관에 인센티브를 주고 비대면진료 오남용 기관에 페널티를 부여해 대면진료로 유인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2024-09-19 19:24:04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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