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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대신 노조, 가난하지만 행복해요"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 본평가 수정안이 건정심에서 통과된 지난달 28일 복지부의 ‘밀어붙이기식’ 약제비 정책을 성토하는 소형 스피커의 울림이 서울 계동 현대사옥 앞마당을 가득 메웠다.시민사회단체 대표주자로 기자회견에서 마이크를 거머쥐고 사자후를 토해낸 사람은 바로 김경자(45·이대약대 85학번) 민주노총 사회공공성강화위원장이었다.그가 보건의료정책의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은 지난해 초 민주노총 부위원장 자격으로 건강보험정책심위원회 가입자대표 위원으로 선임되면서부터.보건의료노조 경기본부장과 본부 부회장을 지낸 초강성 이미지의 김 위원장이 약사출신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그가 노동운동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첫 직장인 성남 인하대병원에서다.통상 보름이상 근무하면 한달치 급여를 보상해 주는 게 그가 믿었던 상식이었지만 당시 병원에서는 관행적으로 첫 15일치 임금은 무보수, 다음 15일은 수습조로 100% 보상을 해주지 않았다.이런 행태가 못마땅했던 김 위원장은 ‘당돌하게’ 인사부에 이의를 제기했다. 물론 그의 요구는 수용되지 않았다. 언짢은 심정으로 인사부 사무실을 나오는데 맞은 편에 노동조합 사무실이 한 눈에 들어왔다. 김 위원장은 망설임 없이 조합에 가입했다. 대학을 막 졸업한 1989년 어느날이었다.인하대병원 노조위원장, 보건의료노조 1~3대 경기본부장,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 민주노총 부위원장, 민노당 최고위원, 현 사회공공성강화위원장이라는 약사로서는 낯선 그의 21년의 노동운동의 이력은 이렇게 시작됐다.“(병원 노조위원장 시절) 약제과장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어요. 노동조합 위원장은 최소한 그 회사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약제과장은 내부 모순조차 손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처지였죠.”세상에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데 지위고하가 따로 없다면 그 사회를 바꾸고 개혁하는 일에 헌신하고 싶다는 게 젊은 그의 생각이었고, 이런 소신은 지금보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그래서 일까.김 위원장은 “아마 (약대를 같이 다녔던) 친구들 중 제일 가난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지금의 삶이 행복하고 즐겁다”고 단언한다.특히 건정심 위원으로 활동 중인 요즘은 열정에 더욱 불을 당기고 있다.“국민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건정심 회의에 임해야 하기 때문에 안건 하나라도 소홀이 지나칠 수 없어요.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화하고 보장성을 확대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막중한 책임을 통감합니다. 때로는 싸우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각을 세울 수 밖에 없는 이유죠.”그는 무엇보다 올해 하반기에 진행될 2011년도 수가협상에 대한 우려가 컸다. 1조원대 건강보험 재정 당기적자가 분명한 상황에서 보장성은 뒷걸음질치고, 보험료와 수가만 인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가입자 입장에서 보면 의료공급자를 견제하는 것은 숙명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옥죄야 한다고 보지만은 않는다.“민주노총이 의료공급자에 부정적인 시각만 갖고 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기본적으로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주체,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전문직종에 대해서는 적당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믿습니다. 어느 업종보다 스트레스가 많고 또한 적정한 보상이 없다면 일할 사람도 없어지겠죠.” 과도한 욕심을 부리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겠지만 근거에 입각해 합리적인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는 우호적이라고 그는 말했다.하지만 올해 수가협상에서는 의료계가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지난해 정부와 공급자, 가입자 모두가 윈윈하자는 전략으로 이뤄낸 약제비 절감과 수가 연동 합의정신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정확치는 않지만 약제비 절감액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어요. 의료계 단체 집행부는 최선을 다했다고 하지만 회원들에게까지 전달되지 않았다면 응당 책임을 져야 하는 거죠. 무엇보다 올 한 해만 협상하고 말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약제비와 수가를 계속 연계시켜야 한다면 장래를 위해서도 의료계의 통큰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이렇게 약속과 책임, 그리고 사회적 합의가 제대로 이행될 때 국민건강과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고, 의료공급자들 또한 국민 건강지킴이로서 지속가능한 의료공급을 실현해 낼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김 위원장은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 최근 경원대 사회정책대학원에서 공공정책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는데 학위논문 주제로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 통합를 다뤘다.친구가 운영하는 약국에서 휴일 근무약사로 일하면서 학비를 마련해 취득한 값진 학위였다.그는 “돈이 없어서 문제이긴 한데, 기회가 되면 박사과정에서 공공정책학을 더욱 심도 있게 연구해 후일 노동운동의 정책자문으로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불혹을 넘긴 지금도 ‘꿈’을 이야기 하는 김 위원장의 낭랑한 목소리에는 세상에 거칠 것이 없어 보였다.2010-08-05 06:30:34최은택 -
"전자기타로 인생의 멋을 더하세요""전자기타를 배우고 난 이후부터는 인생의 한 켠에 향기로운 꽃 한송이를 놓고 살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것이 멋스러운 삶 아니겠습니까"전주시 연수요양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김배근 약사(원광대약대, 58). 그는 오늘도 전자기타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한다.김 약사가 전자기타를 접한 것은 3년 남짓. 그러나 이미 전주 약사 사회에 전자기타에 대한 김 약사의 무한애정은 정평이 나 있을 정도이다.이를 반증하 듯 인터뷰 초반부터 김 약사는 기타의 장점을 쏟아냈다. 이 가운데도 김 약사는 기타는 연주자의 가슴에 안겨 함께 울림을 만드는 악기라는 점을 강조했다."기타는 우선 연주를 하면서 노래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관악기에 비해 육체적 부담이 적어 노령에도 연주가 가능합니다. 이동성도 좋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연주를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기타는 예민하고 섬세한 손가락 움직임을 필요로 해 치매예방 효과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는 기타는 가슴에 안는 악기가 아닙니까."실상 김 약사는 기타를 배우기 이전부터 전통악기인 장구에도 관심이 깊어 강사로 나설 정도의 실력을 쌓은 상태이다. 그랬던 그가 3년전 그 동안 마음에만 품어왔던 기타에 대한 갈증을 풀어보자는 결심을 하면서 기타리스트로의 삶이 시작됐다.특히 기타 가운데도 전자기타를 선택하게 된 것은 통기타로는 채울 수 없는 경쾌하고 다채로운 음색과 연주기법이 김 약사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전자기타는 통기타가 보여줄 수 없는 다양한 연주기법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연주기법 뿐만 아니라 통기타로는 지금도 즐기는 재즈나 블루스와 같은 장르를 연주하기는 어렵습니다. 연주할 수 있는 곡의 장르나 기법 면에서 전자기타가 통기타에 비해 활용범위가 넓다고 할 수 있습니다."현재 김 약사가 소장하고 있는 전자기타에서도 이러한 성향은 잘 드러난다. 김 약사가 소장하고 있는 펜더 모델은 블루스나 재즈, 모던락에 걸맞는 소리와 특유의 까랑까랑한 음색으로 100년 가까이 프로 뮤지션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전자기타다.그러나 처음 손에 잡아본 전자기타는 김 약사게 쉽게 특유의 음색을 허락하지않았다. 전자기타에 대한 기초를 쌓는데만 1년의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 동안 김 약사는 하루 3~4시간, 1곡당 1000회의 연습도 마다하지 않았다.집, 약국 등 그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기타를 두고 시간이 날 때마다 기타줄을 튕겼다. 지금도 그는 집, 부인이 운영하고 있는 약국, 병원에 모두 전자기타를 하나씩 두고 틈 날때마다 기타를 잡고 있다."연주기법도 중요하지만 음악에 대한 탄탄한 기초를 쌓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수 만가지에 이르는 코드를 모두 머리 속에 담아둔다기 보다는 음악적인 감각을 통해 이를 익히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기초를 쌓는데만 1년의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기타 연주에 자신감이 붙은 김 약사는 1년 전부터는 전주 메아리합창단 내에 결정된 그룹사운드에 참여해 지역 행사나 사회복지단체, 노인요양시설 위문공연 등에도 나서고 있다.개인적으로는 무대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이지만 사회적으로는 자신이 가진 능력을 이웃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에서이다. 근래에 김 약사는 공연을 듣는 노인들을 위해 흘러간 옛노래를 연습하는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전자기타가 김 약사의 인생에 가져다 준 멋스러움이 더욱 빛을 발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왼쪽 첫 번째가 김배근 약사때문에 김 약사는 다른 약사들에게도 가능하다면 전자기타를, 여의치 않다면 전자기타가 아닌 다른 악기 하나 정도는 배워볼 것을 적극 권유한다."그 동안 듣기만 했던 곡들을 직접 연주했을 때의 쾌감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매일 꾸준하게 연습을 해 나간다면 오늘과 내일이 다르고, 1년 후의 모습이 오늘과 다를 것입니다. 평생을 함께할 악기로서 전자기타는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2010-08-02 06:30:18박동준 -
"병원약사 옹기종기 모인 블로그로 오세요""병원근처 맛집이 알고 싶으세요? 병원에 근무하는 약사들의 일과가 궁금하세요? 병원약사회 블로그에서 확인하세요."병원약사들의 업무 홍보는 물론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 병원약사회 블로그가 지난 5월 오픈했다.건국대병원 약제부 윤지영 약사(30·동덕 약대)는 팀장을 맡고 있는 만큼 블로그 활성화에 대한 의욕이 남다르다."사실 블로그는 예전에도 있었지만 구성을 변경하는 등 리뉴얼 작업을 거쳐 다시 문을 열었죠. 기존에는 맛집탐방, 책 소개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면 병원약사의 일과나 우리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컨텐츠를 개편했어요."병원약사회가 하는 회무부터 병원약사회 뉴스, 공지사항, 각 병원 약제부 소개, 인터뷰, 의약계 뉴스와 정보, 병원근처 맛집과 추천서적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만들었다.소수정예로 구성된 블로그팀원들은 따로 카페를 만들어 블로그에 게재할 원고를 고르거나 이벤트 진행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글을 블로그에 바로 게재할 수는 없고 청탁한 원고가 회수되면 필터링 작업을 거쳐 순번을 정해요. 1주일에 2번정도 정기적인 업데이트를 하고 있죠."윤 약사를 인터뷰 하기전 들여다 본 블로그에는 흥미로운 글들이 많이 있었다. 그중 '병원여약사들의 수다' 코너가 기자의 눈길을 끈다.영화 '처녀들의 저녁식사'와 '킬러들의 수다'를 연상시키는 제목의 글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들여다 봤더니 6년차 베테랑 약사부터 2년차 신입약사까지 4명의 약사가 등장해 병원약사로서의 자부심, 슬럼프, 결혼과 사랑 등 소소한 일상에서의 얘기를 서슴없이 털어놓는다."블로그를 오픈하면서 인터뷰나 추천서적 리뷰 등 식상한 것보다는 색다른 콘셉트의 글을 올리고 싶었어요. 병원여약사들의 수다는 총 3편짜리인데 정말 우리들의 이야기라서 심혈을 기울여 연재하고 있는 코너죠."윤 약사는 요즘 블로그에 접속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접속자 수에 뿌듯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다만, 서로 소통하는 공간이라기보다 일방적인 전달이라는 느낌이 강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우리 병원 근무여건은 이런데 다른 병원은 어떨까? 타 병원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지만 정보가 부족한게 사실이죠. 그래서 각 병원마다 홍보 담당자를 지정해 병원 약제부를 소개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죠."윤 약사는 블로그 활성화를 위해 이벤트도 지속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연말에는 시상식도 가질 예정이다."원고를 쓰는 분들이 많으면 더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요? 병원약사들 모두가 한 번씩 글을 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참, 그전에 병원약사라면 블로그 1일 1접속 의무화, 접속시 댓글달기 운동을 실천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2010-07-29 06:30:55이현주 -
"혹서기 독서마라톤, 나와의 약속이죠"딸과 함께 봄 나들이 나선 길에서 김명희 약사"책 한 장에 1미터씩…."폭염과 폭우를 오가는 변덕스런 여름, 독서 마라톤으로 특별한 피서를 계획하는 약사가 있다.제주도 현대약국(대표 성길홍)에 근무하는 김명희 약사(40)는 독서 마라톤 행사에 참여해 '책 읽는 여름'을 준비하고 있다.이 행사는 '책 읽는 제주' 시민운동에 뜻을 둔 지역 도서관이 독서활동을 마라톤에 접목해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제주도 지역 류건영 약사가 참여해 좋은 결과를 얻기도 했다.성길홍 대표약사의 권유로 독서 마라톤에 합류하게 된 김 약사는 "바쁜 약국 업무 가운데서도 늘 책읽기를 독려하시는 약국장님의 권유로 대회 참가를 결심했다"며 "의미있는 일에 시간을 내는 훈련의 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마라톤 1m를 책 1페이지로 환산해 코스를 완주하도록 하는 대회 프로그램에 따르면 개인전 참가자는 5000쪽(5km), 1만쪽(10km)을 달성해야 한다. 7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3개월간 독서량을 측정해 완주 여부를 판가름한다.만화, 판타지, 전공서적, 사진집 등을 제외하면 자유롭게 좋은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다.매일 도서관 홈페이지에 독서일지와 감상평을 기록하는 일도 쉽지 않지만, 무엇보다 자신과의 약속이 가장 큰 부담이다.가벼운 책으로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는 김 약사는 "책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새삼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며 "책이 점점 재미있어지고 생활과 일에 활력소가 돼 참가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시간이 없다는 말이 가장 나쁜 핑계라죠. 시간내기는 마음먹기 달렸다는 말을 독서마라톤을 하며 실감해요."차분한 외모와 달리 야외활동을 좋아하는 그는 여행과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자유분방한 영혼의 소유자다."일상탈출!" 제주도 월랑봉 패러글라이딩 포인트에서"제주도요? 떠나봐야 안다고, 어릴 때는 좁은 섬에 산다는 생각에 답답했는데 육지 생활 몇년 하다 돌아와 '나는 행운아구나' 생각해요. 15년 전 세계여행을 꿈꾸고 실천한 경험도, 하늘을 날며 일상을 탈출한 것도, 독서 마라톤에 도전하는 지금도 저에겐 제주도의 선물이니까요."무모하리만치 뜨거운 도전의 가도를 지나 독서의 내면으로 귀를 기울이는 김 약사의 경주는 어느 지점에서 끝이 날까.김 약사는 "독서를 향한 작은 도전이 동료 약사들에게도 자그만 활력소가 됐으면 좋겠다"며 저마다 감춰진 꿈에 다가서는 여름이 되길 응원했다.2010-07-22 06:30:37허현아 -
"매일 60km 자전거운동, 1석 3조 효과"자건거타기가 생활운동으로 깊숙히 자리잡으면서 도심 곳곳에서도 마니아들을 흔히 볼 수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영래(45) 정보통신실 과장도 출퇴근 자전거를 이용해 도심을 달리는 자전거 마니아 중 한 명이다. 매일 출퇴근을 자전거로 하다보니 그 거리만 해도 상당하다.조 과장이 일산 집에서 서울 서초동 심평원 본원까지 출근하는 거리가 30km이니 도합 60km를 매일 자전거로 운동하는 셈이다."처음 시작했을 당시에는 출근만 2시간30분 가량 걸렸었죠. 이제는 숙달이 돼서 2시간 정도로 단축됐어요."햇수로 3년차에 접어드는 조 과장의 자전거 출퇴근의 시작은 매우 단순했다. 운동은 해야겠는데 심평원이 마포로 이전해 시간이 없어 고민하던 차에 자전거 경품에 당첨된 것."자전거가 생긴 차에 '한 번 도전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휴일에 집에서 심평원까지 자전거로 와 본 후 시작하게 됐죠. 처음 일주일은 익숙치 않아 엉덩이가 아프고 힘들었지만 곧 익숙해졌어요."이른 오전인 6시15분에 집을 나선다는 조 과장의 출근 길은 자전거 최적 코스인 한강이다."행주대교를 거쳐 올림픽대로를 지나 반포로를 경유하면 7시40분 내외로 심평원에 도착해요. 강 바람이 시원하고 좋지만 12월부터 석달은 바람이 매서워 탈 수 없어서 아쉽답니다."이렇게 쉬지않고 출퇴근 자전거타기를 한 결과 조 과장은 6개월만에 10kg를 감량하는 성과도 얻었다고."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면서 가장 큰 변화는 건강이죠. 자전거운동은 다리의 근력이 붙고 무릎 관절이 좋아져 등산 등 여러 운동에도 도움을 줍니다."주말에도 한강과 구리 코스 일대에서 자전거를 탄다는 조 과장은 모든 근육을 다 사용하는 자전거운동 덕분에 마라톤까지 병행해 기록 단축 효과까지 보고 있다.건강이 좋아지고 퇴근 후 술 자리가 줄어드니 가족도 모두 자전거를 함께 즐긴다고.경제적 효과도 쏠쏠하다. 지하철과 버스, 택시 등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대중교통 이용료만 놓고 봐도 한 달 10만원 가량의 교통비가 절약되는 셈.하지만 원거리 출퇴근이다 보니 돌발사고 에피소드도 흔치 않게 발생한다는 조 과장은 배낭에 항상 펑크 등 사고에 대비하는 물품을 구비하고 다닌다."몇주 전 퇴근 길에 타이어 바람이 빠진 것 같아 살펴보니 펑크가 났더군요. 응급조치를 해도 또 다시 펑크가 나고…. 결국 임시조치 해 지하철역까지 끌고 가 퇴근했답니다."자전거운동이 이제 일상이 됐다는 조 과장은 자전거 출퇴근은 마음만 먹어서는 힘들다며 시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변에 권유해도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하고 싶어도 자전거 길을 모르거나 지칠까봐 망설이는 분들이 많죠. 하지만 시작이 중요해요. 휴일이라도 시험삼아 한 번 도전해 보면 자신감을 갖게 될 겁니다."2010-07-19 06:30:35김정주 -
"월급 적립해서 소외된 이웃 도와요""제가 내는 돈은 매달 몇 천원에 불과하지만, 직원들이 함께 모으면 백혈병 어린이들의 1년 치 치료비가 된데요."일동제약 인사총무팀 김삼승 과장은 지난 2005년 8월부터 직원들이 진행하고 있는 이웃돕기 적립금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 활동을 처음 시작하던 달부터 참여했으니 이 달로 만 5년을 참가한 셈이다.이웃돕기 적립금 활동은 임직원들 중 희망자의 신청을 받아 매달 급여의 0.1%를 적립, 소외된 이웃을 돕는 일동제약 직원들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직원들은 적립금으로 매달 7~8곳의 복지시설에 총 150여만원을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고, 정기적인 기부 외에도 2007년에는 화상환자후원회에 2천만원, 2008년에는 백혈병소아암협회에 1천만원, 그리고 지난해에는 '생명을 나누는 사람들' 측에 1천만원을 기부했다. 지난 5년간 이렇게 기부한 총 금액은 1억원을 넘어섰다."사실 제가 매달 적립하는 금액이 커피한잔 값도 되지 않는 부담없는 금액이어서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신청했었고, 그 의미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연말에 기부한 성금의 사용 내역이 사내 게시판에 공지된 것을 보고 크게 놀랐죠."직원들이 지난 연말 생명을 나누는 사람들 측에 기부한 1천만원이 백혈병으로 고생하는 어린이 3명의 1년치 치료비로 사용되고 있다는 안내였다.한창 꿈을 키우며 신나게 뛰어놀아야 할 어린 아이들이 장기간의 항암치료나 호르몬치료로 지쳐가고 있고, 치료비도 만만치 않아 가족들까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치료비도 치료비지만, 아이들에게 희망과 사랑을 선물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뻤습니다."그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하고 있지만, 회사원 신분으로 큰 금액의 성금을 선뜻 내놓기는 어려울 것"라며 "지만 직원들이 합심하여 조금씩 모으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김 과장은 적립금 활동 외에 자원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일동제약 본사 직원들은 약 20명씩 조를 짜서 매달 새빛맹인선교원을 방문, 시각장애인들의 보행 도우미 봉사를 하고 있는데, 김 과장은 자신의 순서가 아닌 달에도, 시간이 생기면 참여하곤 한다."봉사활동 과정에서 오히려 제가 배울 수 있는 것이 많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늘 희망을 잃지 않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제 자신을 반성할 수 있으니까요."2010-07-15 06:30:50가인호 -
"체력은 차두리, 지구력은 박지성 선수가 최고"송준섭 원장"월드컵 국가대표 선수 가운데 단연 체력 1위는 차두리 선수지요. 대부분 운동선수들이 심비대칭인데 차두리 선수는 아니었어요. 차범근 감독으로 부터 물려 받은 탁월한 심장 때문인 것 같아요."딱 48일 간의 여정이었다. 남아공 월드컵 국가대표 '팀닥터'로 잘 알려진 송준섭(41.유나이티드병원) 원장은 사상 첫 원정 16강을 진출한 23인의 태극전사들과 48일 간 울고 웃었다.한국팀 분위기 메이커이자 부동의 스트라이커인 박주영 선수가 자책골을 넣었던 순간, 조커인 안정환 선수가 '저질 체력'이라는 루머에 휩쌓였던 순간, 이동국 선수의 부상, '차바타'로 불리며 '무한 체력'을 선보인 차두리 선수까지….송 원장은 대표팀의 '희노애락' 등 모든 순간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며 너스레를 떠는 송 원장.귀국 이후 진료 및 업무 파악 등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그가 9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남아공 월드컵 에피소드'를 털어놨다.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전이 진행될 수록 온라인은 '차바타'로 인한 열풍으로 뜨거웠다.국민들이 열광한 차두리 선수는 정말 무한 체력이었을까? 송 원장은 "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선수들은 모두 건강검진을 받는다"며 "검진 결과 나 뿐 아니라 심장, 초음파 전문의까지 모두가 놀랬다"고 귀띔했다.대부분 축구선수가 좌심실 내경이 큰 '심비대칭'이나 차두리 선수의 경우 좌심실, 우심실 크기가 동일했던 것. 따라서 남들보다 2배 이상 기능이 좋은 심장으로 '무한체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쉬지 않고 뛰어도 힘이 넘치는 차두리 선수 이외 송 원장은 순발력은 이청용 선수, 민첩성은 기성용과 박주영 선수, 지구력은 박지성 선수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루머는 사실이 아니다"이슈를 불러일으키는 곳에 항상 존재하는 루머. 월드컵도 예외는 아니다.이번 월드컵에서 큰 부상자가 배출되지 않으면서 대표팀 '팀닥터'인 송 원장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해 아쉬워 한다는 소문이 흘러 나왔다.송 원장은 "말도 안되는 소문"이라며 "주치의는 선수가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을 최우선으로 모든 관리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올 수 있을 수 있냐"며 반문했다.또한 과거 월드컵과 달리 남아공 월드컵에서 모든 선수가 부상없이 귀국할 수 있었던 이유로 '선수 본인들의 관리가 철저하다'는 점을 손꼽았다.특히 조용형 선수의 경우 월드컵 출전 이전 "벌레에 물린 것 같은데 아프다"며 송 원장을 찾았다.검사 결과 이 선수는 대상포진이 발병된 것. 송 원장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았다면 대표팀 '수비수의 핵심' 조용형 선수의 최종 엔트리 선발은 물건너 갔을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안정환 선수를 둘러싼 루머에 대한 해명도 잊지 않았다. 송 원장은 "그동안 안정환 선수가 저질체력이다 뭐다 체력을 둘러싼 루머가 너무 많았다"고 언급했다.하지만 대표팀 주치의로서 살펴본 안정환 선수는 국가대표팀 '조커'의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선수'라고 강조했다.이번 월드컵에서 주전이 아닌 예비후보로 자리를 지켜야 했던 안 선수에 대해 송 원장은 "후배 선수들이 잘 뛰었기 때문에 감독의 판단 상 '조커'가 투입되지 않아도 됐으리라 생각 했을 것"이라며 "절대 체력에 문제가 있는 선수가 아니다"고 말했다.이동국 선수는 오른쪽 허벅지 근육 파열 문제로 인해 이번 월드컵 출전하지 못할 뻔 했다.근육 피로도가 쌓인 상태에서 무리한 이 선수는 월드컵 출전 직전 3주~5주간 재활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 결과가 나온 것.하지만 송 원장은 "MRI 촬영 결과 근육 파열 부위가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스전은 조금 힘들어도 아르헨티나전에서 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재활의지가 강한 이동국 선수는 빠른 회복력을 보였다"고 밝혔다.한달 여간 남아공에서 국가대표팀과 함께 한 송준섭 원장◆남아공에서 잊지 못할 한 달국가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인 박주영 선수가 아르헨티나전에서 자책골을 넣었을 때 송 원장은 걱정부터 앞섰다고 전했다.박주영 선수는 대표팀 내에서 '부동의 스트라이커' 뿐 아니라 팀의 사기를 올리는데 큰 역할을 하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특히 박 선수는 자신으로 인해 팀의 분위기가 저하될까봐 '아프지 않은 척'하는 일이 너무 익숙했던 사실을 잘 아는 송 원장은 그날 온통 박 선수가 스스로 자책하면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우려했다.박 선수의 경우 경기 도중 부상을 입으면 팀원들이 걱정할까봐 아픈티를 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송 원장은 "핵심 포인트에 위치한 선수가 다치면 팀내 사기가 저하된다"며 "다행히 다음 경기를 통해 만회하면서 부담을 덜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한편 모든 선수들의 체력 점검은 본선 경기가 끝날 때마다 일제히 진행된다.하지만 부상 정도는 당일 바로 알기 보다 다음 날 통증을 통해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도 한다.송 원장은 "지난 2006년 월드컵 당시 김현철(48.유나이티드병원) 원장을 어시스트하면서 국가대표팀 건강을 책임졌다"며 "2006년 때보다 의무시스템이 크게 변화하면서 선수들을 치료하기 수월했다"고 말했다.특히 선수 개인의 병력 데이터 시스템이 구축돼 체계적으로 체력 관리를 하는데 도움을 얻었다.◆'축구 전문병원'을 표방한 유나이티드병원유나이티드병원 내부에 송 원장이 받은 상패와 사인볼 등이 전시돼 있다.유나이티드병원을 방문하면 10층 접수 창구 맞은편에서 다양한 트로피와 사인볼, 스포츠 선수와 송 원장이 함께 찍은 사진을 접할 수 있다.유나이티드병원은 지난 2007년 초 6월 '축구 전문병원'을 표방하며 개원한 이래 현재까지 2만 5천여명의 환자들이 오갔다.송 원장은 "2002년과 2006년 월드컵 국가대표 팀닥터를 맡았던 김현철 원장은 조선의대, 을지병원 의국 선배이고 2006년 월드컵 때는 김 원장을 보조하면서 스포츠의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하지만 당시 국내에서 부상당한 스포츠 선수가 외국 유명 병원에서 수술, 재활치료 등을 받는 일이 허다했고, 이에 송 원장과 김 원장은 국내 재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축구전문병원'을 개원하자는데 뜻을 모았다.송 원장은 "꼭 축구 선수가 아니더라도 스포츠 의학 전문병원이기 때문에 다양한 스포츠 선수도 치료를 받고 간다"며 "골프, 농구, 배구, 스케이트 선수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다"고 말했다.특히 김미현 골프 선수와 이원희 유도 선수의 인연이 맺어지게 된 것도 유나이트병원에서라고.김미현 선수가 유나이트병원에서 무릎수술을 하고 재활 치료를 받을 당시 이원희 선수도 재활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한다.결국 두 선수가 결혼에 골인하기까지 병원이 징검다리 역할을 해줬다고 보면 된다.송 원장은 "스포츠 선수들은 부상을 입지 않는 것이 최고"라며 "하지만 부상을 입었을 경우 국내에서도 수술부터 재활까지 원스톱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또한 그는 2014년 월드컵 국가대표 팀 닥터의 기회가 또 다시 주어질 경우 의무병력측정 데이터를 체계적이고 진화된 모습으로 구축해 선수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싶다고 기대했다.2010-07-12 06:30:46이혜경 -
"소외계층과 함께 살려는 노력이 '약'"최진혜 약사"착한 이미지로 포장해주지 마세요"인물 인터뷰를 하다보면 예쁘게 써달라는 부탁이 대부분이지만 이번엔 좀 달랐다.쪽방촌을 돌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의약품 나눠주기 봉사활동을 펼친다해서 기획된 인터뷰인지라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아가씨의 선행이야기'가 중심이 되겠구나 싶었다.하지만 이 아가씨는 봉사라는 착한 이미지 대신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쪽방촌 사람들의 현실을 더 부각하길 원했다.흑석동 중앙대학교병원 약제과에서 일하고 있는 최진혜 약사(27)는 지난 2007년부터 동대문 쪽방촌을 한달에 한번씩 방문해 그곳 주민들을 위해 의약품 전달과 건강상담을 해주고 있다."원래는 종교 단체 노숙자 진료소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좋은 마음에서 하는 봉사가 현상 유지에 오히려 기여를 하는 건 아닌가, 왜 봉사해야 할 대상들은 늘어나기만 할까 하는 고민이 들었죠"이런 고민들은 도움을 주는 것 이상에서 서로 관계를 맺어 현실을 배우자는 뜻에서 '더불어 건강한 사회를 위한 약대연합 동아리 '늘픔'' 탄생의 원동력이 됐다.늘픔 멤버들은 현재 약사가 되어 쪽방촌 방문뿐만 아니라 일주일에 한번씩 빈곤층의 건강권이라던지 의료민영화에 대한 세미나 모임도 갖고 있다."건강이란 단순히 의료서비스를 잘 받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주거, 교육 수준, 생활 환경, 식습관, 보건의료정책 등이 복합적 영향을 미치죠. 실제 쪽방 활동을 하면서 느낀 부분이기도 합니다""쪽방촌 사람들은 돈 없어서 아프고 아파서 일 못하고 일 못해서 돈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죠. 봉사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변화가 절실합니다"동대문 쪽방촌에는 돈없어서 아프고, 아파서 돈없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최 약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데 더 절망한다. "만남을 지속적으로 가지면서 돌아가신 분들도 많이 봤어요. 쪽방촌에서는 '죽음'도 무미건조한 일상이 되버렸죠"처음에 쪽방촌을 방문했을 때는 그곳 주민들의 환영을 받지 못했다. 일회성 봉사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오랜 만남이 이어지면서 주민들도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요즘에는 애인은 생겼는지 등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즐겨요. 약보다는 서로 함께 나누는 시간이 더 '약'이 되는 것 같습니다"그러나 한달에 한번 방문이 허전함만 안겨주는 것 같아 안타까움은 사라지지 않는다.이에 최 약사는 쪽방촌 내 공동체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소망을 전한다. "매일 술 마시고 놀기만 하는데 사물놀이를 가르쳐드린다던지 함께 할 수 있는 소일거리들을 알려주는 활동들로 넓혀갈 생각인데 다른 일에 치이다 보니 쉽지 않네요"아쉬운 점은 늘픔 활동인원이 10명 안팎의 소수라는 점. 경제적인 이유로 의약품 전달도 제한되고 있다."파스를 많이 원하시는데 재정상 부담이 큽니다. 적은 인원으로는 한계가 있어요"마지막으로 그녀는 약사들이 어려운 현실과 직접 맞닿뜨리길 권한다. "소외받는 사람들과 실제로 '관계'를 맺어본 적이 있는가와 아닌가는 그 결과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사람을 건강하게 하는 약사들로서는 소외계층과 저소득층을 들여다보는 일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2010-07-08 06:30:18이탁순 -
"자연과 벗삼는 캠핑, 일상의 탈출""이번 여름에는 호화로운 실내장식과 시원한 에어컨이 있는 유명호텔보다 청풍명월을 벗삼아 계곡에서의 하룻밤을 만끽해 보시는 것은 어떠세요?"정재호(36) 차장은 바캉스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주저없이 이렇게 말한다. 캠핑의 매력은 그에게도 한낮의 소나기처럼 몰려왔다.“2006년이었죠. 호주 멜번에서 MBA 과정을 공부하던 때였는데, 자연에서 얼마나 편해질수 있는 지를 처음 느꼈어요.”2008년 귀국 이후 멜번의 추억은 기억저편으로 꺼져갔다. 쳇바퀴 속에서 가픈 숨을 내쉬는 그를 캠핑으로 이끈 것은 전 직장 선배였던 김민영씨였다.“몇차례 캠핑을 따라갔더니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도 맑은 계곡물 소리와 새소리, 자연의 풍경소리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죠.”그 순간 먼 기억 속에서 형해화됐던 멜번의 추억. 나무와 계곡, 숲의 재잘거림이 귓바퀴를 맴돌았다. 온몸을 어루만져 주는 속살은 금수강산의 자연이라고 다르지 않았다.“일상에서 찌든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다는 것이 캠핑의 장점이죠. 또 맑은 물소리를 들으면서 책을 읽고 인터넷 서핑을 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좋은 전략들이 떠오르는 때도 많습니다.”캠핑장은 이런 점에서 그에게는 아이디어 토론장이자, 가족들과 얘기꽃을 피우는 사랑방같은 장소다.땅거미가 지면 손수 장작에 불을 붙이고 준비한 삼겹살을 구워 먹으면서 가족들과 정담을 나눈다. 평소 야근이다, 회식이다 쫓겨다니다보면 얼굴조차 마주하기 힘들었던 식구들도 이 순간만큼은 자연속의 한 풍경이 된다.정 차장이 캠핑을 기술문명의 노예로 사는 현대인들의 탈출구라고 정의하는 이유도 이런 위안 때문이다.캠핑장에 가면 오븐에 고기를 굽고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은 모두 그의 몫이 된다.“주말에 특별한 스케쥴이 없으면 매주 캠핑을 계획합니다. 요즘은 제약업계에서 인연을 맺은 지인들과도 자주 캠핑을 즐기죠.”그는 좋은 캠핑장 추천도 마다하지 않았다.“최근 트렌드를 보면 너무 편리함을 찾다보니 비싼 장비가 난무하고 가정집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TV나 전기밥솥을 가져오는 분들도 많습니다. 캠핑의 참맛을 모르는 거죠. 조금은 불편하게, 자연에 가장 가까이 가서 있는 듯 없는 듯 함께 호흡하는 것이 진정한 캠팽입니다.”가평 유명산휴양림에 위치한 ‘합소’캠핑장은 이런 점에서 ‘초캠’(초보캠핑)자들의 성지로 불릴만하다고 그는 추천사를 달았다.2010-07-05 06:30:38최은택 -
"아시아권 간암 치료지침 확립이 목표"한국, 중국, 일본의 간암 전문가들이 아시아 맞춤형 간암치료 가이드라인 확립을 위해 전문가 회의체(#APPLE)를 새롭게 조직했다.간암은 이미 서구권을 능가하는 아시아지역의 중대 질병 과제로 대두됐지만, 서구형 치료 가이드라인에 의존해 아시아 환경과 환자 특성에 부합하는 가이드라인 확립이 시급한 실정이다.환자 수가 증가할수록 신약개발 시도 또한 늘어나고 있지만, 보험재정의 한계상황이 적절한 치료대안을 제약할 수 밖에 없는 한계상황도 논란거리다.이 가운데 국제 간암학회(ILCA)에서 아시아 대표 자격으로 초대 집행이사를 역임한 한·중·일 전문가 3인방이 APPLE 결성에 의기투합했다. 한국측 한광협 연세의대 교수가 초대 조직위원장(공동위원장)을 맡은 점도 시선을 끄는 대목.국내 간암 분야의 권위자이면서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간암 치료의 새 지평을 모색하는 한 위원장(대한간암연구회장)에게 회의체 발족의 의미와 향후 활동 계획을 들었다.한 위원장은 "전세계 간암 환자의 2/3가 아시아 지역에 분포한다는 점에서 간암은 엄밀히 말하면 아시아의 문제가 됐다"며 "하지만 발생원인과 경향이 다른 서구의 치료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어 아시아 관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의료비 지출에 대한 정부의 고민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하지만 고가라 하더라도 그만한 효과를 입증한 것은 암 보장의 형평성 차원에서 환자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제언했다.다음은 한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아태 간암 전문가 회의(APPLE)는 어떻게 조직됐나.아시아측 대표로 국제 간암학회(ILCA) 초대 집행이사를 맡을 때 함께 활동했던 일본, 중국 인사와 뜻을 모았다. 많은 간암 관련 학회가 있지만 대부분 서구권이 중심이다. 때문에 치료가이드라인도 서구권을 따라가는데 의료보장제도, 수가, 환자 발생 등 여러가지 면에서 상황이 다른 아시아 현실과 동떨어질 수 밖에 없다.국내에서도 대한간암연구회와 국립암센터가 2009년 진료지침을 업그레이드했다. 하지만 현행 지침은 조기간암의 치료지침을 세부적으로 제시하는 데 비해 실제 아시아권 환자들은 중기와 말기가 2/3를 차지한다. 중기 이상일 경우 간동맥색전술과 표적치료제 '넥사바'를 권하고 있지만, 보험급여 제한 때문에 충분히 사용하지 못한다. 아시아 현실에 맞는 치료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이유다.- 오는 주말 첫 회의가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논제들이 다뤄지나.3~4일과 4일 이틀간 인천 쉐라톤 호텔에서 열리는 첫 회의에 한국, 중국, 일본 등 아태지역 간암 전문가 300명이 참석한다.이날 ▲아태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간암 치료 가이드라인 제정 ▲ 만성B형, C형 간염이 간세포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 ▲간암 발생 방지를 위한 간염 관리방안 ▲간암 초기부터 말기까지 각 단계별 최적의 관리법 및 치료법 등 간암 관리법 ▲표적치료제의 현황 및 향후 활용 전망 ▲ 발생 위험 인자, 간암 예방 및 조기 검진 관련 조사 결과 등을 다룰 예정이다.- 임상적 관점에서 아시아와 서구권의 주목할만한 차이점은 뭔가.서구권은 비교임상을 비교적 무리없이 수용하는 반면 아시아에서는 문화적 저항이 커 의사 주도 임상이 어려운 형편이다.하지만 서구 의사들은 대규모 비교임상을 거친 제한적 근거만을 진료현장에 수용하는 반면 아시아 의사들은 많은 수의 암 환자를 진료하면서 다양한 임상경험을 가지고 있다.실제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 개선에 유용한 임상경험과 정보를 근거로 축적하는 데 APPL의 역할이 필요하리라 본다.- 아시아권 치료 가이드라인이 제정될 경우 국내 적용 전망은.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접점을 찾아야 할 부분이지만, 국내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기 이상 환자들이 보험적용의 한계로 충분한 치료효과를 보지 못하는 실정이다.아시아권에서는 일본만 표적치료제의 보험급여를 인정하고 있는데 조속한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다.우리나라의 경우 국내 환자의 1/3을 차지하는 중증 간암 환자들에게 검증된 치료제는 '넥사바'가 유일한데, 100/100 본인부담이 적용돼 월평균 300만원 가량을 환자가 부담한다. 장기투약을 통해 암 진행을 억제해야 하지만 급여혜택을 받지 못해 경제적 부담을 방치하는 점은 유감스러운 대목이다.정부는 기존 90% 수준이던 암 환자 보장성을 95%로 확대했는데, 간암 환자 수가 늘어나 재정부담이 크다고 해서 배제하는 것은 근시안적이다. 의료비 지출증가를 정부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할만하지만, 암 환자들의 보장 형평성도 고려해야 하리라 본다.입원비용을 발생시키는 불확실한 치료방법을 효과적인 치료제로 대체할 경우 보험재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도 있다. 예를 들어 95%까지 혜택을 주기 어렵다면 재정상황이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50%를 급여하고 치료 결과에 따라 보험적용을 유보하거나 확대하는 것도 방법이다.- 향후 APPLE의 활동 계획은.내년에는 APPLE 회의가 일본에서 열린다.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분야별 전문가들의 교류와 학술활동을 활성화해 아시아 간암 진료를 위한 정책 제안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계획이다.2010-07-02 06:45:33허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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