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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DA, 알츠하이머 치료 신약 '레카네맙' 가속승인[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카네맙(제품명 레켐비)'이 6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가속 승인을 받았다. FDA는 800여명을 대상으로 한 2b상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레카네맙을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했다. 최종 허가는 3상 데이터를 검토한 후 이뤄진다. 양사는 레카네맙의 정식 허가를 받기 위해 조건부 허가가 내려진 날 FDA에 추가 생물의약품 허가 신청서(sBLA)를 제출했다. 약 1800명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Clarity AD 연구 결과는 지난해 9월 톱라인 결과가 발표됐다. 발표에 따르면 레카네맙군은 18개월 시점에서 위약 대비 27% 임상 치매 척도 총합(CDR-SB) 개선 효과를 보이며 1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다. 레카네맙군은 2차 평가변수인 뇌 아밀로이드 수치도 유의하게 감소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주의가 요구된다. 레카네맙군에서 뇌 부종과 출혈을 동반하는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을 보인 비율이 12.6%에 달했다. 3상 임상에 참여한 환자 중 3명이 뇌부종, 뇌출혈 등으로 사망한 바 있다. FDA는 "레카네맙 처방 정보에는 이 클래스의 항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ARIA에 대한 경고가 포함됐다"며 "ARIA는 일반적으로 증상이 없지만 심각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사건이 드물게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레카네맙은 미국에서 승인된 두 번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다. 첫 번째는 지난 2021년 승인된 에자이와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이다. 하지만 효과 논란과 허가 당시 FDA 심사 직원 간 유착 등 부적절한 관계가 폭로되며 시장 퇴출 수순을 밟았다. 레카네맙의 약값은 연간 2만6500달러(약 3400만원)로 책정됐다. 에자이는 "레카네맙의 정량화된 사회적 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책정했다"며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환자들도 레카네맙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약제를 무료로 지원하는 등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2023-01-07 14:53:38정새임 -
대어급 신약 특허만료 예고…3000억 제네릭시장 열릴까[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올해 자누비아(시타글립틴)·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카나브(피마사르탄) 등 대형 품목들의 물질특허가 줄줄이 만료된다. 각 오리지널 제품의 연간 처방액 규모가 자누비아·자누메트 1700억원, 카나브 500억원, 포시가·직듀오 800억원 규모라는 점에서 물질특허 만료 이후 제네릭 경쟁이 매우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다. 자누비아의 경우 다른 특허를 극복한 뒤 물질특허 만료만을 기다리던 제네릭사들이 9월 이후 대거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포시가와 카나브의 경우 올해 만료되는 물질특허를 제외한 다른 특허분쟁이 아직 결론 나지 않았다. 각각 3심과 2심에서 어떤 판결이 나오냐에 따라 제네릭 조기 발매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누비아·자누메트 제네릭 79개사 546개 품목, 9월 이후 출격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98개 제품의 서로 다른 용량 234개 품목의 특허가 만료된다. 눈에 띄는 제품은 MSD의 자누비아 시리즈다. 자누비아와 자누메트, 자누메트XR서방정의 물질특허가 올해 9월 1일자로 만료된다. 자누비아 시리즈의 연간 처방액은 2021년 기준 1763억원이다. 자누비아 단일제가 787억원, 자누메트·자누메트엑스알이 976억원이다. 작년은 3분기 누적 합계 1197억원의 처방실적을 냈다. 제네릭사들은 이미 자누비아의 다른 특허를 모두 무력화했다. 2024년 6월 만료되는 결정형특허와 염·수화물특허의 경우 대법원까지 가는 분쟁 끝에 무효화하는 데 성공했다. 9월 물질특허가 만료되면 제네릭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79개 제약사가 546개 품목을 허가 받았다. 시타글립틴 성분 단일제 235개 품목과 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 복합제 311개 제품이 9월 이후 동시다발로 발매된다는 의미다. 자누비아 제네릭이 쏟아지면 시타글립틴을 포함한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시장에는 지난해 3월 노바티스의 가브스·가브스메트 제네릭이, 지난해 10월 한독의 테넬리아·테넬리아엠 제네릭이 각각 발매됐다. 특히 테넬리아 제네릭 발매 이후로 이 시장의 영업 경쟁은 매우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테넬리아 제네릭의 경우 한 번에 37개 제약사가 관련 제품을 발매하며 뛰어든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제약사들은 CSO에 영업 수수료로 300%를 전달하는 등 출혈 경쟁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손해를 감수하고서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는 이유는 올해 자누비아, 내년 트라젠타 특허가 각각 만료되기 때문이다. 자누비아 시리즈의 경우 연간 처방액이 1700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올해 특허 만료 후 제네릭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카나브 특허만료까지 한 달…듀카브 제네릭은 여전히 안갯속 오는 2월 1일엔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의 물질특허가 만료된다. 카나브는 보령이 독자 개발한 고혈압 치료제다. 카나브의 연간 처방액은 2021년 기준 519억원이다. 지난해엔 3분기까지 40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제네릭사들은 카나브 단일제 제네릭보다는 복합제 제네릭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연간 400억원 이상 처방실적을 내는 듀카브(피마사르탄+암로디핀)에 관심이 크다. 이들은 듀카브 특허에 대한 도전에서 승리한 뒤 관련 제네릭을 발매한다는 계획이다. 듀카브는 2031년 만료되는 복합조성물 특허로 보호된다. 지난 2021년 3월 알리코제약을 비롯한 40개 업체가 이 특허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했다. 1년 만인 지난해 3월 이후로 심결이 잇따랐다. 40개 업체 중 2곳은 보령을 상대로 승리했고, 나머지는 패배했다. 1심에서 패배한 38곳 중 29곳이 심결에 불복, 특허법원 행을 선택했다. 나머지 9개 제약사는 항소를 포기했다. 특허법원에선 한 차례 변론이 진행됐다. 이들은 오는 12일 두 번째 변론을 이어갈 예정이다. 동시에 제네릭사들은 같은 특허에 새로운 심판을 청구했다. 기존엔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통한 회피 전략이었다면, 1심 패배 이후론 무효 심판을 통한 특허 무효화 전략을 추가한 것이다. 제네릭사 입장에선 특허법원에서 승소하든, 특허심판원에 새로 청구한 무효심판에서 승리하든 후발의약품 조기 발매 자격을 얻는다. 듀카브의 연간 원외처방액이 500억원에 가깝다는 점에서 제네릭사들이 가용한 모든 전략을 동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만약 제네릭사들이 특허분쟁에서 승리한다면 듀카브의 PMS가 만료되는 올해 5월 이후로 후발의약품 발매가 가능해진다. ◆포시가 '물질특허2' 대법원 판결 따라 제네릭 198개 발매 가능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의 물질특허는 올해 4월 7일 만료된다. 다만 듀카브 사례와 마찬가지로 제네릭사들은 다른 특허를 아직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상태다. 2021년 기준 포시가와 직듀오의 연간 처방액은 795억원이다. 2018년 428억원에서 3년 만에 약 1.9배 증가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포시가의 경우 물질특허 2건과 결정형특허 1건, 제제특허 2건으로 보호된다. 이 가운데 결정형특허와 제제특허 2건은 제네릭사들이 무효화하는 데 성공한 상태다. 올해 만료되는 물질특허1(특허번호 10-0728085)의 경우 제네릭사의 도전을 오리지널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관건은 내년 만료되는 물질특허2(특허번호 10-1021752)다. 2015년 이 특허에 무효 심판이 청구된 이후로 대법원까지 가면서 분쟁이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1·2심에선 제네릭사가 웃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2020년 11월 대법원에 항고한 뒤로 아직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작년 12월 23일 대법원 재판부가 쟁점에 관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된다. 제약업계에선 이르면 올해 안에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만약 대법원이 1·2심에 이어 제네릭사들의 손을 들어줄 경우 제네릭사들은 올해 4월 물질특허1 만료 이후로 후발의약품을 발매할 수 있다. 반대로 대법원이 1·2심을 뒤집고 오리지널사의 손을 들어주면 제네릭 발매 시점은 내년 1월 이후로 늦춰진다. 현재 79개 제약사가 포시가·직듀오 제네릭을 허가 받은 상태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대법원 판결 시점에 따라 72개 업체의 다파글리플로진 단일제 131개 품목과 20개 업체의 다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복합제 67개 품목이 연내 동시 출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변수는 동아에스티의 독자적인 후발의약품 발매다. 동아에스티는 포시가 물질특허1에 대해 프로드럭(pro-drug) 전략으로 특허 회피에 도전했다. 동아에스티는 1심에서 승리했으나,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소로 진행된 2심에선 패배했다. 현재 동아에스티의 항고에 따라 사건은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12월 대법원 판결과 별개로 포시가 후발의약품인 ‘다파프로’의 판매를 강행했다. 다파프로는 오리지널과 화학구조가 다른 프로드럭 제품이다. 다파프로는 흡수되면 이후 구조가 변화돼 포시가와 동일한 약효를 나타낸다. 동아에스티는 대법원 판결이 나지 않았지만, 1심에서 승리한 결과를 토대로 제품을 발매했다. 내년 4월 이후로 제네릭이 쏟아지기 전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2023-01-07 06:20:34김진구 -
생동 1건당 제네릭 허가 급감...규제강화가 불러온 변화[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생물학적동등성시험 1건당 허가 받는 제네릭 건수가 크게 줄었다. 개편 약가제도의 영향으로 위탁 방식으로 허가 받는 제네릭의 비중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의약품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 생물학적동등성(생동성) 인정품목은 648개로 2020년 1573개에서 58.8% 줄었다. 2019년 2358개와 비교하면 2년 새 72.5% 하락했다. 생동성인정품목은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성을 인정받은 제품으로 대부분 신규 허가 제네릭이 차지한다. 2021년 생동성인정품목 급감은 개편 약가제도가 직접적인 영향으로 지목된다. 2020년 7월부터 시행된 개편 약가제도는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을 모두 충족해야만 현행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 상한가를 유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개편 약가제도에는 급여등재 시기가 늦을 수록 상한가가 낮아지는 계단형 약가제도가 담겼다. 특정 성분 시장에 20개 이상 제네릭이 등재될 경우 신규 등재 품목의 상한가는 기존 최저가의 85%까지 받게 된다. 직접 생동성시험을 수행하지 않으면 높은 약가를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전 제조 공정 위탁 방식의 제네릭 허가 시도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생동성시험 1건당 허가 받는 제네릭 수가 크게 줄었다. 2021년 생동성인정품목 648개 중 직접 생동성시험을 수행한 제품은 75개로 나타났다. 생동성시험 1건당 8.6개의 제네릭이 허가 받은 것으로 계산된다. 2019년과 2020년 생동성시험 1건당 각각 29개, 9.4개에 달했다. 생동성인정품목 중 위탁제네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96.6%에 달했지만 2021년에는 88.4% 낮아졌다. 연도 별 생동성 인정품목 수를 보면 2019년과 2020년 이례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생동성인정품목 수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625개, 789개를 기록했는데 2019년 2358개로 1년 만에 갑작스럽게 3배 이상 치솟았다. 정부의 제네릭 규제 강화 움직임에 제네릭 허가가 폭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 불순물 초과 검출로 고혈압치료제 발사르탄 성분 의약품 175개 품목이 판매 금지됐다. 이때 복지부와 식약처는 ‘제네릭 의약품 제도개선 협의체’를 꾸려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을 내비치자 제약사들이 사전에 제네릭 제품을 장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일시적으로 제네릭 허가가 큰 폭으로 늘었다. 공교롭게도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제네릭 허가 건수가 급증했고 제도 개편 이후 종전 수준으로 회귀한 셈이다. 최근 허가 규제도 강화되면서 위탁 제네릭의 허가 비중은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7월 시행된 개정 약사법에 따라 1건의 생동성시험으로 허가 받을 수 있는 위탁 제네릭은 최대 3개로 제한됐다. 제네릭 허가 중 위탁 제네릭의 비중이 75%를 넘을 수 없게 됐다.2023-01-06 12:11:23천승현 -
'엔허투'부터 '엔블로'까지...걸출한 신약 급여진입 예고[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신약이 진료현장에서 폭넓게 쓰이려면 건강보험 급여가 필수로 적용돼야 한다. 제약사들은 자신들의 신약을 급여 목록에 올리고 싶어하지만, 동시에 한정된 건보재정으로 모든 약제가 같은 속도로 급여 관문을 넘을 수 없는 현실이다. 정부와 제약사가 심사 단계마다 치열한 협상을 거친 뒤에야 신약은 비로소 환자들에게 '쓸 수 있는 약'이 된다. 올해 첫 국산 SGLT-2 제제부터 희귀약까지 다양한 신약들이 급여 등재에 도전한다. 데일리팜은 2019년부터 3년 간 허가된 신약 중 올해 급여 등재가 기대되는 약제 21개를 꼽았다. 이미 급여 등재된 상태에서 확대를 추진 중인 약제는 제외했다. 신약이 급여 목록에 오르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제약사가 건강심사평가원(심평원)에 급여 신청을 넣으면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 소위에서 임상적 유용성과 급여 기준을 설정하고, 비용효과성 등을 검토한 뒤 약평위에 상정해 급여 적적성 유무를 따져 급여 여부를 심의한다. 안건이 의결되면 건강보험공단과 약가 협상 후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거쳐 약가가 고시된다. 여기에 항암제는 약평위 이전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에서 임상적 유용성을 심사 받아야 한다. ◆정밀의료 지평 넓힌 표적항암제, 꽉막힌 등재길 뚫릴까 급여 등재를 추진 중인 21개 약제 중 대부분은 표적항암제였다.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유전자 변이를 타깃하는 표적항암제가 최근 2년 간 쏟아졌다. 이들은 정밀의료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고 평가 받지만, 대부분 고가여서 등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바티스는 2021년 허가 받은 두 개 표적항암제 '피크레이'와 '타브렉타' 급여를 재신청했다. 피크레이는 유방암에서 처음으로 PIK3CA 변이를 타깃하는 유일한 치료제다. 이 변이는 HR+/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의 약 40%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변이로 알려져 있다. 노바티스는 피크레이 급여에 도전했지만 지난해 2월 열린 암질심을 통과하지 못했다. 타브렉타는 MET 엑손14 결손이 확인된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위한 표적치료제다. 같은 표적인 머크 '텝메코'와 나란히 허가를 받았다. 급여 신청은 노바티스가 앞섰지만 지난해 8월 암질심에서 탈락해 작년 하반기 급여를 신청한 머크와 비슷한 선상에 섰다. 동일 표적 약제인 만큼 타브렉타와 텝메코가 올해 함께 암질심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급여 등재가 이뤄지려면 빠르게 암질심을 통과해야 한다. RET 변이 암 환자들을 위한 표적치료제 2종도 올해 급여 등재 가능성이 엿보인다. 릴리의 '레테브모'와 로슈의 '가브레토'다. 두 약제는 모두 지난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릴리가 등재에 속도를 내며 먼저 암질심을 통과한 상태다. 로슈는 한발 늦은 지난해 11월 급여를 신청했다. 레테브모가 이미 암질심 문턱을 넘어 로슈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중 흔치 않은 엑손20 삽입 변이를 타깃하는 신약 2종도 올해 급여 등재를 목표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먼저 허가를 받은 얀센의 '리브리반트'는 급여에 속도를 냈지만 암질심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셨다. 얀센은 올해 재도전에 나선다. 이어 7월 '엑스키비티'를 허가받은 다케다제약도 급여를 추진 중으로 조만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약제 역시 함께 암질심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BRAF V600E 변이를 보이는 전이성 직결장암(대장암)에 쓸 수 있는 최초의 치료제 '비라토비'는 올해 약평위에 상정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노약품공업의 비라토비는 2021년 8월 허가를 받고 이듬해 1월 암질심을 통과했다. 항암제 급여에서 가장 높은 문턱인 암질심을 빠르게 넘은 덕택에 무리 없이 작년 급여가 등재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약평위 단계에서 논의가 지지부진하며 결국 안건 상정에 실패했다. ◆신기술·희귀질환 신약도 급여 심사대…미뤄진 논의 탄력 차세대 기술을 적용한 신약이나 미충족 수요가 큰 희귀질환을 타깃한 신약도 올해 급여 심사대에 오른다. 화제의 신약 '엔허투'는 올해 본격적인 급여 여정에 나선다.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인 엔허투는 유방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다. HER2 양성 유방암뿐 아니라 HER2 저발현 환자에서도 우수한 치료효과를 내면서 엔허투의 빠른 허가와 급여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국 판매권을 지닌 다이이찌산쿄는 지난해 9월 허가를 받은 후 빠르게 급여를 신청했다. 다만 신기술이 적용돼 가격이 높고, 위암·폐암 등 적응증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어 정부가 재정 부담을 크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올해 노바티스는 유전자 원샷 치료제 '럭스터나' 급여 등재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럭스터나는 희귀난치성 질환인 유전성 망막질환을 단 한 번의 주사로 치료한다. 이 병은 망막 내 시각회로에 이상을 일으켜 시야가 좁아지다 결국 실명에 이르는 질환이다. 럭스터나는 유전성 망막질환 발생 원인 중 하나인 결핍 RPE65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대체해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한다. 노바티스는 2021년 9월 급여를 신청했지만, 1년이 넘도록 약평위에 상정되지 못했다. 실명이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질환은 아니라는 인식, 1회 투약 비용이 10억원 정도에 달해 초고가라는 우려가 럭스터나 논의를 지지부진하게 한 원인으로 보여진다.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ATTR-CM)이라는 희귀 심장병을 치료하는 화이자의 '빈다맥스'는 작년 어렵게 약평위 약제급여기준소위를 통과해 올해 급여 등재 가능성을 높였다. 빈다맥스는 네 번째 도전 만인 지난해 9월 급여기준소위 문턱을 넘어섰다. 빈다맥스는 ATTR-CM의 사실상 유일한 치료옵션으로 꼽힌다. 이 병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생존 기간이 2~3.5년에 그칠 정도로 치명적이지만, 단순 심부전으로 오인하거나 별다른 치료제가 없어 예후가 좋지 못했다. 오랜 시간 약제급여기준소위 심사가 지연됐던 로슈의 '에브리스디'도 올해 진전을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로슈는 2021년 7월 에브리스디 급여를 신청했지만, 약제급여기준소위 심사가 1년 6개월 가량 지연됐다. 에브리스디 같은 척수성근위축증(SMA) 치료제인 '스핀라자' 급여 기준 논의가 길어지면서 에브리스디는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심평원은 스핀라자 급여기준 확대안과 함께 일정 기간 효과를 내지 못할 경우 급여 중단 기준을 논의 중인데, 이 과정이 지연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스핀라자 기준 논의가 마무리돼 올해 에브리스디 급여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에브리스디는 주사제인 스핀라자와 달리 경구제라는 특징을 지닌다. 이 외에도 UCB제약의 뇌전증 치료제 '브리비액트'는 약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얀센의 전립선암 치료제 '얼리다'는 약평위를 조건부로 통과해 역시 약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안텐진의 다발골수종 치료제 '엑스포비오'는 지난해 약가를 참조할 국가가 없다는 이유로 암질심을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캐나다와 호주에서 급여가 결정되며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특히 정부가 지난달 기존 7개국이던 약가참조국에 캐나다를 추가하기로 결정하면서 급여 논의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대웅제약의 국산 36호 신약 '엔블로'도 올해 급여 등재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12월 허가된 엔블로는 처음으로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SGLT-2 억제제다. SGLT-2 억제제는 당뇨병뿐 아니라 심장, 신장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어 확장성이 높다. 올해 보건당국은 대체약이 없는 항암제와 중증·희귀질환 치료제를 신속히 등재하기 위해 제도를 손질하면서 혁신신약 급여 등재에 기대가 모아진다. 개정안은 신속등재를 위한 본 협상 전 사전협의를 신설해 약가협상 기간을 60일에서 30일로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2023-01-06 06:20:10정새임 -
희귀 신세포암 신약 '웰리렉', 올해 국내 상용화 전망[데일리팜=어윤호 기자] 희귀 항암 신약 '웰리렉'의 국내 상용화가 올해 이뤄질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MSD의 경구용 저산소증유도인자-2 알파(HIF-2α)억제제 '웰리렉(벨주티판)'의 허가 심사를 진행중이다. 이 약은 폰히펠-린다우(VHL, Von Hippel-Lindau) 적응증에 대해 지난해 1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으며 같은해 하반기 승인 신청이 이뤄졌다. 미국에서는 지난 2021년 우선심사 대상 지정을 거쳐, 시판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웰리렉의 국내 허가 신청 적응증 역시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지는 않으나 VHL 관련 신세포암, 중추신경계 혈관모세포종, 췌장 신경 내분비 종양에 대한 치료가 필요한 VHL 성인 환자의 치료 등이다. 이 약은 세포 증식, 혈관신생, 종양 성장과 관련된 HIF-2α 표적 유전자의 전사 및 발현을 감소시키는 기전을 갖고 있다. 웰리렉은 신장에 국한된 최소 하나 이상의 측정 가능한 고형종양이 있는 VHL 관련 신세포암 환자 61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개방표지 임상시험 Study 004 연구를 통해 유효성을 입증했다. 등록된 환자는 CNS 혈관모세포종, 췌장내분비종양을 포함해 다른 VHL 관련 종양이 있었다. 임상시험의 주요 효능 평가변수는 독립적인 검토위원회가 RECIST v1.1을 사용해 평가한 방사선 평가로 측정된 객관적반응률(ORR)이었다. 다른 추가 효능 평가변수에는 반응 지속기간(DoR)과 최초 반응 획득까지의 기간(TTR)이 포함됐다. 그 결과, 웰리렉은 VHL 관련 신세포암 환자에서 ORR 49%를 보였다. 모든 반응은 부분 반응이었다. 반응 지속기간은 아직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최소 12개월 이후 반응이 지속된 환자 비율은 56%로 집계됐다. 최초 반응 획득까지의 기간 중앙값은 8개월이었다. 또한 VHL 관련 CNS 혈관모세포종이 있는 환자 24명에서 ORR은 63%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완전 반응률이 4%, 부분 반응률이 58%였다.2023-01-05 18:13:04어윤호 -
'케이캡' 특허도전 11곳으로 확대...1천억 시장 정조준[데일리팜=김진구 기자] HK이노엔 케이캡에 대한 특허 도전 업체가 11곳으로 확대됐다. 제약업계에선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를 위한 최초 심판청구 기간이 아직 열흘가량 남았다는 점에서 추가 도전업체가 나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한국유니온제약, 오스코리아, 삼아제약, 고려제약, 진양제약, 동화약품, 비보존제약, 삼성제약, 위더스제약, 광동제약 등은 케이캡 결정형특허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잇달아 청구했다. 지난해 12월 24일 삼천당제약은 같은 특허에 같은 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삼천당제약의 심판 청구 이후로 14일 이내에 추가 도전 업체들이 나오면서 이들은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를 동시에 획득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우판권을 획득하려면 최초 심판청구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같은 심판을 청구하고, 해당 심판에서 승리해야 한다. 제약업계에선 케이캡 특허에 도전하는 업체가 추가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연간 처방규모가 1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품목이다 보니, 특허 도전 업체가 최대 30곳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케이캡을 둘러싼 또 다른 특허분쟁도 예상된다. 현재 케이캡은 총 2개 특허로 보호된다. 제네릭사 11곳이 심판을 청구한 특허는 2036년 3월 만료되는 결정형 특허다. 이에 앞서 2031년 8월 물질특허가 만료된다. 이 특허에 대한 도전은 아직 없다. 다만 몇몇 업체가 물질특허에 대한 심판 청구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적으로 물질특허는 공략이 까다롭지만, 케이캡의 경우 적응증이 여러 개라는 점에서 '적응증 쪼개기' 방식으로 특허에 도전하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 만약 제네릭사들이 물질특허의 일부를 공략하고 결정형 특허까지 회피하는 데 성공하면 케이캡 제네릭의 조기 출시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캡은 HK이노엔의 간판 제품이다.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기존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 제품보다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고 식사 전후 상관 없이 복용이 가능한 점 등 장점을 앞세워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케이캡은 출시 3년째인 지난해 처방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3분기 누계 922억원으로 2년 연속 1000억원 돌파를 예약했다.2023-01-05 17:19:10김진구 -
일동제약, 코로나치료제 '조코바' 품목허가 신청[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일동제약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조코바(엔시트렐비르)'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고 3일 공시했다. 일동제약은 긴급사용승인을 통한 상용화가 무산된 상황에서 정식 품목허가 신청으로 상용화 전략을 선회했다. 지난해 12월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조코바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긴급사용승인이 된 것과는 상반된 결과였다. 당시 방대본은 "조코바 긴급사용승인과 정부 구매에 대해 필요성이 낮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일동제약의 품목허가 신청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조코바의 안전성·유효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검토 기간은 앞서 허가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사례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는 지난해 4월 29일 스카이코비원멀티주의 품목허가 신청을 접수한 바 있다. 이어 전문심사인력으로 구성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허가전담심사팀'을 통해 집중 심사했다. 이후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과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검증 자문간과 최정점검위원회 회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6월 29일 스카이코비원을 임상시험 최종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정식 허가했다. 품목허가 신청부터 허가까지 2개월이 걸린 셈이다. 제약업계에선 현 코로나 유행 상황과 종전의 심사 기간을 고려했을 때 이르면 1분기 내, 늦어도 상반기 안에 조코바의 품목허가 여부가 결론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조코바는 엔시트렐비르 성분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다. 3CL-프로테아제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코로나19를 유발하는 SARS-CoV-2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 기전이다. 일본과 한국 등에서 진행된 임상 2·3상 결과, 조코바 투여 시 코로나19 증상의 최초 개선까지 중앙값 기준 약 167.9시간이 소요, 위약군 192.2시간 대비 유의미하게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나 유효성을 입증했다. 2차 평가 변수인 체내 바이러스 RNA 감소 역시 유효성 입증 기준을 충족했다. 조코바 3회 투여 후인 임상 4일차 시점에서 바이러스 RNA는 엔시트렐비르 투약군이 위약군 대비 1.4 log10copies/ml만큼 더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의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심각한 부작용이나 사망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고, 내약성 또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치료제가 1일 2정 혹은 3정씩 5일간 복용해야 하는 것과 달리, 조코바는 1일 1정씩 5일간 투약하면 된다.2023-01-03 17:50:16김진구 -
CTLA-4억제제 '임주도' 올해 국내 상용화 예상[데일리팜=어윤호 기자] 두번째 CTLA-4억제 기전의 면역항암제의 국내 상용화가 올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PD-L1저해제 '임핀지(더발루맙)' 병용요법 파트너인 CTLA-4억제제 '임주도(트레멜리무맙)'의 승인을 위한 검토를 진행중이다. 임핀지와 임주도 병용요법은 지난해 10월 미국 FDA서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치료제로 승인됐다. 해당 병용요법은 간암 1차 치료에 현재까지 유일하게 허가된 이중 면역항암요법이다. 이 약은 얼마 전 일본 후생노동성의 최종 승인 역시 획득했으며 유럽 의약품감독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도 승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병용요법은 임핀지 1500mg과 임주도 300mg을 1회 투여한 후 4주마다 정기적인 간격으로 임핀지를 추가 투여하는 STRIDE(Single Tremelimumab Regular Interval Durvalumab) 전략이다. 해당 병용요법은 3상 임상인 HIMALAYA 연구에서 대조군인 넥사바(소라페닙) 단독요법 대비 사망 위험을 22% 낮추며, OS 혜택을 입증했다. 3년차 전체생존률은 임핀지와 임주도 병용요법군에서 31%, 소라페닙 단독요법군에서 20%로 나타났다. 여기에 임주도 병용요법은 얼마 전 미국에서 폐암 적응증을 추가했다. 허가 근거가 된 3상 임상 POSEIDON 연구에서 임핀지·임주도·백금 기반 화학요법 병용 투여를 받은 환자군은 다양한 화학요법 대조군에 비해 사망 위험이 23% 낮게 나타났다. 2년차 전체생존율은 병용군에서 33%, 대조군에서 22%였다. 한편 임주도는 국소 간암(EMERALD-3 연구), 소세포폐암(ADRIATIC 연구) 및 방광암(VOLGA 및 NILE 연구)을 포함한 여러 유형의 암종에서 임핀지와의 병용요법 3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2023-01-02 12:41:05어윤호 -
한번 투약에 45억…美 초고가 유전자치료제 신기록 행진[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올해 미국에서 초고가 유전자 치료제가 쏟아지며 '가장 비싼 약' 타이틀을 세 번이나 경신했다. 한 번 투약으로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원샷' 치료제가 늘어나면서 비용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는 모습이다. 3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올해 3개의 초고가 유전자 치료제가 허가를 받았다. ▲블루버드 '진테글로'(8월) ▲블루버드 '스카이소나(9월) ▲CSL베링 '헴제닉스'(11월)다. 이들은 한 번 투약으로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꿈의 치료제'다. 그만큼 1회 투약 비용이 천문학적이다. ◆졸겐스마 뛰어넘은 진테글로, 스카이소나가 넘었다 8월 승인된 진테글로는 희귀질환인 베타 지중해 빈혈을 맞춤형으로 치료한다. 미국 가격은 280만달러(36억원)로 책정됐다. 이전까지 가장 비싼 약이었던 졸겐스마 가격을 뛰어넘었다. 2019년 승인된 노바티스의 척수성 근위축증 유전자 치료제 졸겐스마의 출시 가격은 210만달러(27억원)였다. 베타 지중해 빈혈은 헤모글로빈 사슬이 유전적 결함에 의해 결핍돼 적혈구 생성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한다. 정상 기능을 못하는 헤모글로빈이 포함된 적혈구는 정상 적혈구보다 산소 운반 능력이 떨어지고 수명이 짧아 산소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한다. 지중해 선원들에서 처음 발견돼 '지중해 빈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가장 심각한 형태가 수혈 의존성 베타 지중해 빈혈로 이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적혈구 수혈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잦은 수혈로 심장, 간, 췌장 등에 철분이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장기 손상을 겪기도 한다. 진테글로는 환자로부터 골수 줄기세포를 채취해 기능성 베타글로빈을 생성하도록 유전자 변형을 일으켜 환자 몸에 다시 주입하는 방식이다. 임상 결과, 진테글로를 투여한 41명 중 89%가 최소 12개월 간 적혈구 수혈이 필요치 않으면서 일정 수준의 헤모글로빈 수치를 유지하는 '수혈 비의존성'에 도달했다. 불과 한 달 뒤 가장 비싼 의약품 기록을 같은 회사가 갈아 치웠다. 진테글로를 개발한 블루버드가 또 다른 유전자 치료제를 허가 받으면서다. 9월 FDA 허가를 받은 스카이소나는 1회 투약 비용이 300만달러(38억원)에 달했다. 스카이소나는 부신백질이영양증(ALD)이라는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한다. 부신백질이영양증은 5만명 중 1명 정도로 발병하는 희귀유전병으로 성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된다. 일명 '로렌조 오일'병으로 불린다. 로렌조 오일은 과거 이 병을 앓는 아들 로렌조가 사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부모가 개발해낸 기름이다. 부신백질이영양증은 유전자 이상으로 체내 긴사슬 지방산(VLCFA)이 분해되지 않으면서 뇌신경세포를 파괴해 청력 장애, 실어증, 시력장애, 실명 등 다양한 증상을 일으킨다. 보통 10세 이전에 증상이 나타나며, 뇌 기능이 마비되다 2년 내 사망에 이른다. 이 병도 뚜렷한 치료제가 없다. 로렌조 오일은 혈중 VLCFA 수치를 감소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병의 진행을 막는 데에는 효과가 없다고 결론 났다. 이 외 골수이식을 시도해볼 수 있는데, 성공률이 절반 정도였다. 스카이소나는 돌연변이 결함 유전자를 대체하는 사본을 투입해 ALD 단백질을 생성, VLCFA 분해를 돕는다. 임상 결과 스카이소나를 투약한 평가 가능한 30명 환자 중 90%(27명)가 24개월 추적관찰 시점에서 생존했다. 평가 가능한 28명중 26명은 24개월까지 신경학적 기능 점수(NFS)가 1 이하로 유지됐다. ◆45억 헴제닉스, 현존하는 가장 비싼 약 등극 11월 헴제닉스가 또 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CSL베링이 개발한 헴제닉스는 혈우병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유전자 치료제다. B형 혈우병을 대상으로 한다. 가격은 350만달러(45억원)에 달해 현존하는 가장 비싼 약으로 등극했다. B형 혈우병은 단일 유전자 결손으로 발생하는 선천성 출혈성 질환이다. 혈액응고인자가 결핍돼 있어 중등도·중증 환자들은 주기적으로 응고인자제제를 주입해야 한다. 치료제의 발달로 혈우병 유지요법이 자리 잡으며 환자들의 삶의 질이 크게 높아졌지만 평생 약을 맞아야 한다는 부담감은 여전하다. 헴제닉스는 바이러스 벡터에 혈액응고 9인자를 응고시키는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다. 환자에게 헴제닉스를 투여하면 간에서 유전자가 발현되며 9인자 단백질을 생성한다. 허가는 현재 진행 중인 역대 최대 규모의 혈우병 B 유전자 치료제 임상시험인 HOPE-B의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 헴제닉스는 주입 후 6개월 뒤 평균 9인자 활성도 39%, 24개월 뒤 평균 9인자 활성도 36.7%를 달성했다. 헴제닉스 주입 후 7~18개월 동안 모든 출혈에 대한 연간 출혈률(ABR)이 기존 예방적 보충요법 대비 54% 감소했다. 헴제닉스를 투여한 환자의 94%는 9인자 예방요법을 중단한 상태를 유지했다. ◆비용 정당성 두고 입장차…초고가 약제 진통 커져 초고가 유전자 치료제는 1회 투여·근본적 치료라는 강점을 지니지만 천문학적으로 높은 가격이 장벽으로 꼽힌다. 약값이 점점 높아지면서 비용 지불자(정부 또는 보험사)와 개발사 간 간극은 더욱 멀어지고 있다. 유전자 치료제 개발사들은 이 정도의 비용이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초기 높은 가격을 감당해야 하지만 한 번만 맞으면 되므로 장기적으론 비용 절감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CSL베링은 350만달러 약값에 대해 기존 치료제보다 인당 500만~580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지불자는 유전자 치료제의 장기 효능과 부작용에 대한 불확실성과 초기 높은 환급금에 대한 부담으로 급여를 주저한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은 비용을 지불할 여유가 거의 없는 저소득이나 중간 소득 국가에서의 접근성을 현저히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블루버드는 가격에 대한 견해 차로 유럽 시장에서 진테글로와 스카이소나 판매를 포기했다. 유럽은 미국보다 먼저 진테글로와 스카이소나를 허가 받은 곳임에도 스스로 허가를 철회한 것이다. 유럽 급여 당국과 적절한 급여 모델을 합의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블루버드는 유럽 시장 철수를 발표하며 "유럽은 유전자 치료의 혁신과 가치를 담을 수 있는 접근 모델을 발전시키지 못했다"며 "이는 소규모 혁신 바이오텍이 견딜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2022-12-30 06:20:01정새임 -
올해 FDA 허가 신약 급감...BMS·사노피·로슈 맹활약[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신약 건수가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30% 가까이 줄어든 35개만 미국 허가 문턱을 넘었다. 29일 FDA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허가된 신약은 총 35개로 작년 50건 대비 29% 줄었다. 2016년 22건 이후 최저치로 기록됐다. FDA는 2015년 45건, 2016년 22건 이후 신약 승인 건수를 40~50건으로 유지해왔다. 2017년 46건, 2018년 59건, 2019년 48건, 2020년 53건, 2021년 50건이다. 6년 만에 30건대로 크게 떨어졌다.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유전자 치료제 4건을 포함해도 39건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FDA가 가속승인한 약물들의 효과 논란이 커지면서 심사 문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최근까지 FDA는 미충족 수요가 높은 중증·난치성 질환에 2상 결과만으로 시판할 수 있도록 장려했다. 시판 후 3상 임상을 통해 승인을 확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가속승인을 받은 고가약들이 3상에서 충분한 효과를 보이지 못해 적응증이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작년 FDA가 가속승인한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은 비판을 증폭하는 도화선이 됐다. FDA 외부 전문가 자문위원들이 아두헬름 승인을 비판하며 줄줄이 사임했고, 일부 FDA 직원들이 바이오젠 경영진과 결탁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FDA에 대한 신뢰가 추락했다. 가속승인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FDA의 신약 심사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BMS 3품목 허가 '최다'…사노피·로슈 2건 올해 신약 허가에선 BMS와 사노피, 로슈의 활약이 돋보였다. BMS는 최다 허가를 받은 제약사다. 35개 중 3개를 허가 받았다. 이어 사노피가 희귀질환에서 2개 약물 승인을 따냈다. 이와 함께 프로벤션이 허가 받은 1형 당뇨병 치료제 '티지엘드(테플리주맙)'의 미국 내 판권도 사노피가 갖고 있다. 로슈도 2건의 신약을 통과시켰다. 올해 새로운 기전의 면역항암제·차세대 GLP-1 유사체 등 굵직한 신약들이 FDA 문턱을 넘었다. 지난 1월 허가된 로슈의 '바비스모(성분명 파리시맙)'는 최초의 안과용 이중항체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루센티스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리뷰 드럭 디스커버리는 바비스모의 5년 내 예상 매출이 11억2900만달러(1조4327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2월 허가된 3개 신약은 모두 치료제가 없던 희귀질환에 등장한 첫 치료제다. 사노피의 '엔자이모(수팀리맙)'는 한냉응집소증 최초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한냉응집소증은 한냉응집소라는 항체가 적혈구에 결합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성 빈혈이다. 아지오스의 '파이루킨드(성분명 미타피바트)' 역시 희귀 빈혈 치료제다. PK 효소 결핍으로 발생하는 용혈성 빈혈을 치료한다. CTI의 '본조(파크리티닙)'는 혈소판감소증 동반 골수섬유증 치료제로 승인됐다. 미국 골수섬유증 환자 중 3분의 2는 혈소판감소증과 그로 인한 빈혈을 앓고 있다고 알려졌다. 3월에는 8년 만에 새 기전의 면역항암제가 등장했다. BMS의 LAG-3 억제제 '옵두알라그(렐라틀리맙)'가 주인공이다. 이전까지 상용화된 면역항암제는 CTLA-4와 PD-(L)1 계열이 전부였다. 옵두알라그는 LAG-3이라는 세로운 수용체를 겨냥한다. LAG-3은 CTLA-4, PD-1, PD-L1과 함께 T세포의 기능을 억제하거나 조절하는 대표적인 수용체로 꼽힌다. 암 세포는 다양한 T세포 수용체와 결합해 T세포의 종양 살상 능력을 억제한다. BMS는 자체 보유한 항PD-1 면역항암제 옵디보와 옵두알라그를 병용해 치료 효과를 높였다. BMS는 4월에도 유망 신약을 배출했다. 폐쇄성 비후성 심근병증 최초 치료제인 '캄지오스(마바캄텐)'다. 비후성 심근증은 유전자 변이로 좌심실 근육이 비대해지는 유전성 질환이다. 환자들은 호흡곤란, 피로감 등 증상 완화를 위해 고혈압약으로 쓰이는 베타차단제나 항부정맥 치료제를 썼다. 캄지오스의 4년 뒤 연 매출은 16억7200만달러(2조121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릴리 마운자로, 성장성 최고·한미 롤베돈, 국내 개발 성과 5월 허가된 대표 신약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다. 제2형 당뇨병 치료에 쓰이는 릴리의 차세대 GLP-1 유사체다. 주 1회 투약으로 GLP-1과 GIP 수용체를 모두 활성화한다. 마운자로는 새 비만 치료제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삭센다 효과를 넘는 체중 감소 효과가 예견돼 기대를 모았다. 마운자로는 올해 허가된 신약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측됐다. 2028년 예상 매출액은 81억3200만달러(10조3235억원)에 달한다. 9월 가장 많은 승인이 이뤄졌다. 총 9건이다. 국내 제약사 한미약품이 미국 제약사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롤베돈(에플라페그라스팀)'도 허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롤베돈은 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로 3번째 도전 끝에 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이달에는 미국국가종합암네트워크(NCCN) 치료 가이드라인에도 포함됐다. 스펙트럼은 롤베돈을 빠른 시일 내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10월 올해 첫 신약 허가를 받으며 간암 치료에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CTLA-4 억제제 '임주도'는 기존 항PD-1 면역항암제 '임핀지'와 병용요법으로 쓰이는 면역항암제다. 임주도 허가로 두 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처음으로 간암 1차 치료옵션에 올랐다. 미라티는 암젠에 이어 두 번째 KRAS 표적항암제를 탄생시켰다. FDA는 12월 미라티의 '크라자티(아다그라십)'를 승인했다. 미라티는 암젠과 비슷한 속도로 KRAS 표적항암제를 개발 중이었으나 허가 단계에서 '퍼스트 무버' 자리를 암젠에 내줬다. 그 바람에 우선 심사로 3개월 만에 허가 결정을 받은 암젠과 달리 미라티는 일반 심사로 약 10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이 외에도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연 2회만 주사하면 되는 장기지속형 인체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선레카(레나카바비르)' 허가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2022-12-29 06:20:08정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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