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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의약용어 바꾸는 '국어책임관'을 아시나요?[데일리팜=이혜경 기자] 각 정부 부처에는 국어책임관이 있다. 2005년 제정된 국어기본법에 근거해 기관의 정책을 효과적으로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쉬운 용어 개발과 보급, 정확한 문장의 사용을 장려하는 역할을 한다.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어책임관은 장민수(43·행시 50회) 대변인이 맡고 있다. 식약처의 국어책임관은 보도자료가 나가기 전 쉬운 용어를 찾고 규범에 맞는 문장을 쓰도록 확인하는 역할과 공무원의 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시책도 만들기도 한다.장민수 식약처 대변인.그동안 대외적으로 활동이 드러난 역할은 아니지만, 올해는 조금 특별한 의미가 있다. 식약처가 지난 8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어문화원연합회가 주최하고 고려대학교 세종 국어문화원이 주관하는 '2023년 국어책임관 활성화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친절해진 식의약 용어' 55개를 선정했기 때문이다.이번에 선정된 용어는 식약처 전문용어 표준화협의회 심의를 거쳐, 문화체육관광부 국어심의회의에 제출된다. 여기서 최종 심의를 거쳐 확정된 용어가 국립국어원 '다듬은 말' 순화집에 오르면 적극적으로 식의약 용어 순화 활동에 나설 수 있게 된다.친절해진 식의약 용어 55개는 식약처의 최근 3년간 보도자료를 기반으로 관행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식의약 용어와 전문용어 300개를 선별하고, 이 가운데 식약처 직원, 국민, 학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식의약 용어 개선안 수용도 설문조사를 실시해 선정됐다.ATC코드를 국제의약품분류체계로, e-라벨을 전자라벨로 순화하고, 마이크로니들은 초미세바늘, 메디푸드는 환자용 식품, 밀키트는 간편 조리식, 웨비나는 화상토론, 오가노이드는 장기 유사체, 진양은 가려움증 완화, 진해거담제는 기침가래약, 진해제는 기침약 등으로 대체용어를 골랐다.장 대변인은 "국어책임관 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것은 2022년부터"라며 "지난해 국어책임관 활동 우수기관 선정, 중앙행정기관 최우수 보도자료로 선정되면서 올해 국어책임관 활성화 지원 사업을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공공기관 내 불필요한 외국어, 어려운 전문용어 등을 쉬운 우리말로 다듬어 개선하는 등 국어책임관 업무를 지원하는 올해 사업에는 식약처를 비롯해 농림부, 해양교통공단, 주택금융공사, 스포츠윤리센터, 국기원 등이 선정됐다.이들 기관은 알기 쉬운 용어 개발과 보급, 국어사용 환경 개선 지원 등의 활동을 해야 한다. 식약처는 친절한 용어 55개를 선정하고 포스터로 제작해 지방청까지 전 부서에 배포하고, 용어 맞히기 이벤트, 카드뉴스 제작 등을 진행했다.장 대변인은 "직원들이 평소에도 올바른 우리말 쓰기를 생활화 할 수 있도록 국어 전문 강사를 모시고 역량 강화 교육을 총 9회 진행했다"며 "우리말 겨루기와 같은 참여형 이벤트를 개최하고, 사례집이나 홍보물을 제작해 배포하는 등 올바른 공공언어 사용 문화 확산을 위해 다각적인 활동을 했다"고 언급했다.또 식약처 산하기관 국어책임관 담당자와 소통하기 시작했다. 2021년부터 산하 공공기관도 국어책임관을 지정하도록 국어기본법이 개정되면서, 식약처 산하 기관에도 국어책임관이 지정됐다.식약처는 올해 식약처 국어책임관 실무자와 산하기관의 실무자들이 처음 만나 회의를 했고, 직원 역량 강화 교육 등 확산 활동에 산하기관도 참여하도록 독려했다.내부적으로 국어책임관의 다양한 역할을 했지만, 쉽고 바른 공공언어 사용의 궁극적 목적은 국민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이다.올해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친절해진 식의약 용어 교육 등이 9회 진행됐다. (사진 왼쪽부터) 국어책임관과 함께 실무를 맡은 최원정 행정사무관, 박혜선 주무관. 장 대변인은 "국민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보장되어야 정부 정책이 국민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공공언어는 국민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쉽고 바른 말로, 국민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려면 공공기관이 쉬운 언어를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특히 식의약 용어는 국민 건강과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어려운 행정 용어와 전문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한편 올해 8월부터 알기 쉬운 용어 개발과 국어사용 환경 개선 사업을 함께 한 고려대 세종 국어문화원 이창민 원장은 "말은 의사소통의 도구를 넘어 국민의 알 권리와 인권을 실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쉽고 바른 언어 사용을 위한 공공기관의 자발적 노력은 정책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건강한 국어문화 확산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한다"며 적극적인 활용을 당부했다.2023-12-30 06:21:10이혜경 -
"비대면 시범사업 폭주, 국민·의·약사 총선서 판단할 것"[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정부의 비대면진료 확대안은 지금껏 한 번도 보지 못한 시범사업 유형이다. 지역 제한 개념이 없고 대상도 무제한인 데다, 종료 시점 마저 없다. 정부여당은 불법 영역에서 시범사업 규정을 악용해 국회 심의 없이 본사업을 시작했다. 보건의료를 철저히 산업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 대통령실 압력이 크게 개입했다고 본다. 철학 없는 정부여당 시범사업에 대한 국민과 의·약사 평가가 22대 총선 결과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지난 15일을 기점으로 시범사업 허용 범위가 과거 대비 대폭 넓어지면서 비대면진료 이용량은 급증세다.중개 플랫폼 업체들이 모인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휴일·심야시간 비대면진료가 제한 없이 전면 허용되면서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요청 건수가 직전 주말 대비 30% 증가했다는 통계를 내밀며 휴일 의료공백을 비대면진료가 메우고 있다고 자평했다.반면 의료계는 여전히 보건복지부가 의료전문가 경고와 우려를 무시하고 비대면진료 확대 개편안을 강행했다며 반발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다.약사회도 비대면진료 무제한 허용에 반대하고 있지만, 확대 개편안 시행에 따른 사회적 요구로 인해 처방약 배송 규제가 풀릴 위기에 처하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조원준(49)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복지부와 여당이 법적 근거조차 확보하지 않은 비대면진료를 시범사업이란 편법으로 부작용 관리 대책 없이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조원준 민주당 정책위 수석전문위원. 조원준 수석은 12월 보건복지위원회의 비대면진료 제도화 의료법 개정안 심사를 통해 복지부가 지나치게 넓힌 시범사업 확대안을 입법으로 조율할 필요성이 농후했지만, 정부여당의 강한 반대로 성사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조 수석은 정부여당의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행보를 "제동장치 없는 폭주기관차"로 비유하며 "애초 취지인 거동불편 만성질환자, 격오지 거주자들의 의료접근성 확보는 퇴색하고 일반인들이 병원을 가지 않고도 탈모약과 비만약, 여드름약 등 비급여약을 처방받을 수 있는 창구로 전락했다"고 진단했다.내년 4월 22대 총선 이후 원 구성 절차를 거쳐 폐기될 의료법 개정안이 다시 복지위 심사대에 오르게 될 시점에 대해 조 수석은 "6월 개원 후 22대 국회가 제자리를 갖춘 이후 빨라야 9월에나 (입법 심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 전망대로라면 사실상 내년 9월까지는 초·재진 대상 구분이 사라지고 24시간 비대면진료가 허용되는 확대 개편안이 별다른 변수 없이 유지되는 셈이다. 정책 혼란 속 조 수석과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확대 개편안 문제점과 보건의료계 미칠 파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Q. 21대 국회 임기 내 의료법 개정, 가능한가21대 국회에서 비대면진료 의료법 개정을 못 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확대 개편안으로 국민이 오진과 약물 부작용 위험에 노출되고 보건의료 전달체계가 훼손되거나 약국 생태계가 망가지는 것을 막는 게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물론 정부여당이 이번 12월 복지위 법안소위 때 처럼 강경하게 반대한다면 어렵겠지만, 민주당은 총선 전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의료법 개정안 심사를 요구할 방침이다. 12월 법안심사 무산은 여당 내 모순이다. 여야 지도부 간 2+2 신속처리법안 협상에서 국민의힘은 이종성 의원의 비대면진료 법안을 제시했고, 민주당은 지역의사제 법안과 공공의대법안을 내밀었다. 그러나 복지위 여당 간사가 비대면진료 법안 심사를 철저히 반대했다. 여당 지도부는 신속처리안을, 상임위 여당 간사는 절대 반대를 요구하며 정 반대 길을 걸었다. 민주당은 내년 22대 총선이 끝난 직후 21대 국회 임기인 5월까지도 국회를 열어 의료법 개정에 전력할 것이다.Q. 시범사업 확대로 비대면진료 규제가 대폭 사라졌다복지부가 보건의료기본법 시범사업 조항을 근거로 비대면진료를 지금처럼 확대하는 것은 사실 불법의 영역이다. 복지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에 맞춰 시범사업을 결정할 때부터 규제를 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확대안의 가장 큰 문제는 국민 생명과 안전, 보건의약 생태계에 굉장히 중요한 비대면진료 대상·범위·기준을 별다른 경계 없이 완전히 허물었다는 점이다. 이런 방식의 시범사업은 유례가 없다. 지역 제한에 대한 개념도 없고 대상도 거의 무제한인 데다, 종료 시점도 없다. 불법의 영역에서 시범사업을 악용해 보편적인 본사업을 이미 시작한 셈이다.전문위원으로서 아쉬운 점은 시범사업으로 입법을 거치지 않고 비대면진료를 본사업화 하려는 정부여당 의지를 제대로 막지 못한 부분이다. 근본적인 책임은 정부의 막가파식 시범사업과 입법논의 회피라는 꼼수에 있지만, 소위 논의과정에서 법 개정을 지연시켜 정부를 압박할 수 있다고 판단한 일부 의원들과 관련 직능단체의 전략적 판단오류도 있었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정부여당이 의료법 개정을 요구하고, 야당 의사·약사 의원들이 복지부 부작용 대책 부재를 이유로 법제화를 늦추는 상황이었다. 정부여당이 시범사업으로 입법과 규제를 패싱하겠다는 미래가 보이는 상황에서 입법으로 막을 기회를 놓쳤다.그러나 당시 의사·약사 의원들은 복지부가 비대면진료 부작용 대책만 가져오면 법제화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복지부는 의원들이 요구한 비대면진료 문제점에 대해 응답하지 않거나 소극적으로 대처하며 법안 통과만을 요구한 측면이 있다.Q. 정부가 이렇게까지 거칠게 강행하는 이유는 뭘까복지부 스스로 정책 철학을 가지고 비대면진료 행정을 펴는 게 아니라 용산 대통령실 압력에 따라 정책을 급조하는 느낌이다. 현재 용산의 구조를 보면 (보건의료 분야)소관인 사회수석실이 의대정원 이슈나 비대면진료 이슈를 전혀 콘트롤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부 관료 출신이 수장으로 있는 국정기획실이 주도하면서 보건의료를 바라보는 프레임이 철저히 산업 중심으로 기울었다.윤석열 정권 초기부터 플랫폼 사업자들에 대한 정부 친화적 행보를 꾸준히 보였고, 여전히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산업 친화적 프레임에 근간을 둔 용산의 정치적 압력이 복지부 시범사업 확대에 강하게 개입됐다.Q. 22대 국회 개원 후 의료법 개정 때까지 지켜볼 수 밖에 없나21대에서 의료법 개정에 실패했다고 가정했을 때, 22대 임기가 6월부터 시작하고 7월까지 원 구성이 이어진다. 상임위가 구성된다고 (비대면진료 법안이) 바로 논의되는 것도 아니다. 임기 만료 폐기된 의료법이 다시 나와야 하고 소관 복지위원들의 비대면진료 법안에 대한 숙지나 이해도 필요하다. 9월 이후에나 의료법 개정안이 나올 것이고, 실제 심사와 개정에는 더 시간이 걸린다. 그 때까지 시범사업 확대안을 막을 입법부 차원의 장치는 없다.다만 정치적으로는 (시범사업안 문제점을 지적하는 게) 가능할 수 있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국민과 의사, 약사 등 직능들의 영향력이 강해진다. 총선 전후 분위기와 결과에 따라 지금처럼 무작정 밀어 부치는 방식의 시범사업은 추진력이 약화될 수 있고, 야당의 견제력은 커질 수 있다. 입법을 거치지 않은 시범사업 확대 강행은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Q. 의·약사와 환자단체가 반대하는 시범사업, 부작용 우려는 없나이미 전면 확대 전 1단계 시범사업 때부터 처방전 위변조부터 환자 건강을 고려하지 않는 기형적인 처방 행태, 의약품 불법 거래 등 비대면진료가 가져올 수 있는 극단의 어두운 부작용들이 다수 확인됐다.무엇보다 비대면진료 법제화 논의가 시작된 사회적 이유는 일상에서 의료 혜택을 받기 어려운 거동 불편 만성질환자나 격오지·의료취약지 거주자들의 의료접근성 강화였다. 그러나 복지부 시범사업 결과를 보면 원 취지가 무색하게 모든 환자들에게 비대면진료가 보편화 돼 버렸다. 오랜 기간 고민했던 정책적 목표와 전혀 부합하지 않는 시범사업이 확대 시행되면서 부작용과 우려는 비례해 커질 수 밖에 없다.비대면진료 후 수 백일, 수 년치 의약품을 장기 처방하는 실태를 일절 규제하지 못할 뿐더러, 처방전 위·변조는 모니터링조차 안 된다. 확인이 불가능하니 처벌 할 수 없고, 규제 조항 자체가 없다. 전자처방전으로 이런 부작용을 막자는 제안에 정부는 의사 등 직능 반대를 이유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결국 정부는 의료계를 자극하지 않게 수가를 130%까지 더 줘 가며 비대면진료를 끌어 가면서 부작용 해결책은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다.Q. 비대면진료 확대로 '약 배송' 이슈가 덩달아 뜨거운 감자가 됐다(약사법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지금 단계에서 약 배송을 허용해야 한다, 안 된다, 단정할 수 없다. 다만 진료는 원격으로 하면서 처방약은 직접 약국을 찾아 타가는 것은 병립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결국 지역약사회와 약사들이 주도해서 안전한 비대면진료 처방약 배송 방식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정부에 제안해야 한다. 일본도 지역약사회가 약 배송 프레임을 만들었다. 약사회 고민은 약사 회원들에게 약 배송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다. 그러나 약 배송에 반대만 하고 현 상황을 방치하면 약사가 주도할 수 없는 판에 쓸려 가게 될 것이다.약사가 직접 구체적인 유통구조까지 스스로 만들라는 게 아니다. 정책제안 형태는 다양할 수 있다. 비대면진료 처방약이 환자에게 전달·배송 되는 전체 과정에서 약사가 관리·감독하고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과 권한을 약사사회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해내지 못하면 약사가 가장 우려하는 방식의 처방약 배송이 실현될 수 있다.2023-12-28 06:18:11이정환 -
"마약과의 전쟁 선포한 정부…약사 역할 강화된다"최미영 대한약사회 부회장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지난해 말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마약이 일상까지 파고들면서 더 이상은 쉬쉬하며 숨길 것이 아니라 드러내 놓고 대응하고 예방해야 할 문제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정부의 강력한 의지 속 마약 범죄 단속, 처벌도 강화됐지만, 예방의 필요성도 높아졌다. 그만큼 향정, 마약 관련 예방, 재활 교육을 꾸준히 진행해 왔던 약사 역할도 재조명되고 있다.이런 상황 속 국회에서 마약 예방을 주제로 하는 정책토론회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서정숙 국민의힘 국회의원 주최로 오는 28일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리는 ‘마약 없는 안전한 사회’를 주제로 한 이번 토론회 후원 중 한 곳은 대한약사회다.최미영 대한약사회 부회장(56, 이화여대)은 서정숙 의원실과 더불어 이번 토론회의 전반적인 기획을 담당했다. 최 부회장은 이번 토론회에서 사회자이자 패널로서 전반적인 행사를 주도할 예정이다.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회 상임전국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최 부회장은 이번 토론회를 준비하며 “마약이 점차 일반 시민에 침투하고 있고, 나아가 여성, 주부까지 마약 사범이 늘고 있고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며 ”불법 마약, 향정 등에 대한 문제와 이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 홍보, 중독자 재활 등에 대한 내용이 무엇보다 약사에게 가장 적합한 내용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최 부회장은 무엇보다 마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중독 치료와 더불어 예방 교육 필요성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약사가 전문적으로 예방 교육에 나서는 한편 학교 교육을 담당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최 부회장은 “마약은 음성적인 데다, 신종도 많아 약사들도 따로 공부하거나 교육을 받지 않으면 알기 쉽지 않다”며 “이번 토론회를 준비하며 최근 건강기능식품, 스포츠 전문약사를 양성하는 것처럼 마약 관련 예방 교육, 상담 등을 할 전문약사 양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약국이 마약 상담, 치료 연계를 위한 가장 적합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이어 “예방 교육, 상담을 위한 전문가 양성도 필요하지만 지역 약국 약사가 마약 관련 안내, 길잡이로서의 사회적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마약사범이 늘고 있다. 그만큼 중·고등학교 시절의 예방교육이 중요한 것이다. 학교 약사제도 부활도 고려해 볼 만한 부분이라고 본다”고 했다.최 부회장은 마약 예방, 재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약사, 그리고 지역 약국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가야 한다면서 약사회 차원에서 약사의 직능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그는 “이번 토론회 주제는 불법 마약이지만 최근 향정, 마약류까지 중독 범위가 확대되면서 정부도 처벌보다는 예방, 치료를 강조하고 있다”며 “그 속에서 약국이 연계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약국에서 치매, 자살 예방, 상담을 하는 것처럼 지역 약국 약사가 예방, 상담, 치료 연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대한약사회도 연수교육에 마약 관련 교육을 넣고 별도 전문가 과정을 만드는 등 여러 지원 방은 고민해 볼 것”이라며 “마약 예방에 있어 약사, 지역 약국이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길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2023-12-25 18:17:30김지은 -
"엔허투, 뇌전이 유방암 첫 치료옵션...진료현장서 호평"이지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엔허투가 뇌전이 유방암 환자에서도 효과를 나타내며 쓰임새가 더 커졌다. 임상 데이터 뿐만 아니라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엔허투의 효과가 체감되고 있어 조기에 적극적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지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의 뇌전이 효과를 호평했다.엔허투는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로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을 개선했다. 최근 공개된 임상 결과에서 엔허투는 그간 치료 옵션이 없었던 뇌 전이 유방암 환자에게서도 효과를 나타냈다.뇌 전이는 전이성 유방암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전이 형태 하나로 환자의 약 14.2%에서 발생한다. 유방암이 뇌에 전이된 경우 치료제가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을 통과하는 데에 한계가 있어 치료가 어렵고 더 나쁜 예후를 보인다.엔허투의 등장은 뇌 전이 유방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옵션이 처음 생겼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다만 보험급여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현재 엔허투는 지난 5월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지만 그 이후 절차인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는 상정되지 못하고 있다.이 교수는 환자와 의료진들이 현장에서 엔허투의 효과를 체감하고 있지만 높은 비급여 가격으로 인해 처방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Q.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가장 흔히 나타나는 전이 형태는 무엇이며 발생률과 예후는 어떠한가?유방암 유형 중에서도 HER2 양성 유방암에서 뇌 전이가 가장 흔히 나타난다.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서 낮게는 30%, 높게는 50%까지 뇌 전이가 발생한다.일반적으로 뇌 전이는 뇌 MRI 촬영을 통해 진단한다. 다만 MRI를 몇 개월 간격으로 자주 하기 어렵다 보니 뇌 전이 관련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전이가 어느 정도 진행돼 있는 경우가 많다.이미 신경 손상까지 나타났다면 회복이 잘 되지 않고 다음 치료도 어려워지게 된다. 뇌 전이가 너무 늦게 발견되면 수술을 해도 더 이상 치료 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다. 뇌 전이 외에 뇌수막 전이도 나타날 수 있는데 뇌수막 전이는 특히 치료가 어려워서 한 달 안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Q. 뇌 전이 유방암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뇌 전이는 다른 장기에 전이가 나타났을 때 보다 예후가 더 나쁘다. 뇌 전이가 발생했을 때 환자의 신경 증상이 너무 심하면 후속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또 수술 후 어느 정도 회복하더라도 뇌 전이는 간과 같은 다른 장기로의 전이에 비해 치료제 투과가 잘 안 된다는 문제가 있다.처음 뇌 전이가 발견되면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진행했더라도 재발 시 위치가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 수술도 어렵고 방사선 치료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면 시도해볼 수 있는 치료법이 없다.Q. 엔허투가 뇌 전이 환자에게 효과를 보인 데이터가 공개됐다일반적으로 뇌 전이 환자가 항암제 임상에 포함되는 것 자체가 어렵다. 그러나 지난 10월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 공개된 DESTINY-Breast01, 02, 03 임상에는 각각 뇌 전이 환자가 포함됐다.그동안 뇌 전이에 대한 데이터 자체가 별로 없었는데 이번 엔허투 연구에서는 뇌 전이 환자에 대한 반응률까지 높게 나왔다.기존에는 뇌 전이 환자에게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에 사용되던 표적 치료제 캐싸일라(트라스투주맙엠탄신)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경험상 효과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 항암화학요법으로 전환해보려 해도 뇌까지 치료제 전달이 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도 할 수 없어 몸 상태가 악화된 환자들은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남아 있어도 써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이번 연구는 개별 환자 사례를 통해 엔허투가 뇌 전이에도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고 지금까지 뇌 전이 환자 데이터를 대규모로 분석한 연구 자체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Q.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뇌전이 환자에서 엔허투의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실제 환자 사례와 함께 설명 부탁드린다엔허투를 사용하면 확실히 뇌 전이 병변이 잘 줄어든다. 실제 임상에서 뇌 전이가 있는 환자에게 사용했을 때 병변 조절이 잘 돼서 치료제를 바꾸지 않고 3년 이상 치료를 지속하고 있는 환자도 있다. 이전에는 폐암을 제외하고 뇌 전이 발생 환자가 몇년씩 생존하는 사례는 없었다.또 1차 표준치료 후 뇌 전이 때문에 2차 치료로 넘어 가야 하는 환자가 있었는데, 당시 엔허투가 막 국내에 도입될 시점이라 약제를 사용하지 못했다. 기존 치료제를 6개월 정도 사용했지만 환자 상태가 악화됐다. 방사선 치료까지 했으나 신경 증상이 심해져 환자가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였다.이후 엔허투로 치료하면서 신경 증상이 호전됐고 지금은 걸어서 외래를 보러 오실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다. 뇌 MRI 상에서도 뇌 전이 병변이 많이 줄어들었다.치료 방법이 마땅히 없었던 뇌 전이 환자군에게 엔허투라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생겼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Q. 뇌전이에 유효성을 보인 엔허투의 임상 결과가 향후 치료 가이드라인에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하는가?뇌 전이가 있는 경우 보통 국소 치료를 먼저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2023 ESMO에서 엔허투 뇌 전이 환자 데이터가 발표되면서, 반드시 국소 치료를 하고 엔허투를 사용해야 하는 지 고민이 생겼다. 방사선 치료 후 괴사(necrosis)가 발생하는 환자도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향후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와 같은 해외 가이드라인에도 이런 내용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앞으로 엔허투에 대한 뇌 전이 환자 데이터가 더 많이 나오면 국소 치료를 반드시 먼저 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실제로 방사선종양학과 의료진들도 엔허투가 나온 후부턴 국소 치료를 먼저 하지 않고 치료제부터 쓰는 것이 더 낫지 않냐는 이야기를 한다. 뇌 전이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를 보인 데이터가 나온 만큼 효과 있는 약제를 더 조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이다.Q. 실제 진료 현장에서 엔허투를 사용하기 위한 선결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뇌 전이 환자를 포함해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가 이렇게 오래 살 수 있는 치료제는 지금까지 없었다. 현재 국내에서 암 치료 시의 본인부담률이 5%인데 기본적인 약가가 비싸다 보니 본인부담률을 5%로 맞추면 정부 입장에서는 재정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연령대는 대부분 40~50대이다. 엔허투 등의 치료제를 사용하면서 환자 상태가 괜찮아지면 경제활동도 어느 정도 가능할 수 있다. 특히 해당 연령대는 가정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인 경우가 많다. 엔허투를 사용함으로써 40~50대 여성들이 엄마로서의 역할, 사회경제적 활동을 다시 해낼 수 있게 된다면 가정과 사회를 유지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유방암 환자의 뇌 전이가 악화돼 신경 증상이 나타났을 때의 간병비, 요양병원 입원비 등을 고려하면 경제적 부담이 치료제 비용과 비등하거나 오히려 더 높을 수도 있다고 본다.치료제의 비용효과성을 잘 살펴보기 위해선 사회경제적인 활동을 해야 하는 연령대의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제를 사용하지 못해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실제로 환자들이 치료 방법을 선택할 때 엔허투가 아직 급여가 되지 않는 문제 때문에 고민을 많이 다. 의료진은 뇌 전이 환자에게 엔허투를 우선 사용하고 싶어도 환자 입장에선 이를 수락하기가 쉽지 않다.Q.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최근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의 치료 성적이 많이 좋아졌지만 약가가 비싸 환자들이 요양병원과 같은 보조요법(supportive care)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환자분들은 한정된 예산으로 치료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데, 대학병원 의료진을 믿고 표준치료에 신뢰를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뇌 전이가 발생하면 환자 상태가 무조건 바로 안 좋아진다는 것이 불과 몇년 전까지의 인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뇌 전이 환자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다.이제 뇌 전이는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적절한 시점에 효과가 좋은 치료제로 치료를 실시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희망을 가지시길 바란다.2023-12-21 06:18:00손형민 -
"심근병증 표적치료제 캄지오스, 아시아 환자에 효과"밀린드 데사이(Milind Y. Desai)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순환기내과 교수.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희귀질환 중 하나인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에 최초 표적치료옵션이 등장했다.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obstructive hypertrophic cardiomyopathy, oHCM)은 비대성 심근병증 중에서 좌심실 유출로 또는 우심실 유출로의 협착이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그동안 HCM 치료에서 선택할 수 있는 약물 옵션은 베타차단제, 칼슘채널차단제 등 만성질환 치료제가 전부였다. 해당 약물로 HCM의 증상을 간접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으나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수술 외 치료옵션이 전무했다.BMS 캄지오스의 등장으로 HCM 표적치료의 길이 새롭게 열렸다. 캄지오스는 기존 약물과 다르게 심장 근육의 마이오신을 직접 억제시켜 환자들의 증상과 운동능력을 개선시킬 수 있다. 캄지오스는 심장 근육을 수축시키는 마이오신과 액틴의 교차결합 개수를 감소시켜 심장 근육을 이완시킨다.임상에서 캄지오스는 하루 한 번 투여로 환자 절반가량에서 무증상 수준으로 개선 효과를 보였다. 74%의 환자가 중격축소술(Septal Reduction Therapy, SRT)을 고려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폐색됐던 좌심실 유출로가 개선됐다.이런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캄지오스는 지난 5월 아시아 최초 한국에서 증상성 oHCM 성인 환자의 운동 기능과 증상 개선을 위한 치료제로 허가됐다.밀린드 데사이(Milind Y. Desai)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순환기내과 교수는 캄지오스가 아시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글로벌 임상과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며 현장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Q. 전 세계 비대성 심근병증(HCM) 발생 추이는 어떠한가?현재 전 세계 HCM 유병률은 500명 중 1명 또는 200명 중 1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고려했을 때 전 세계적으로 적어도 수백만 명의 환자가 진단을 받아야 하지만 약 85%의 환자는 오진, 미진단 또는 과소진단으로 놓치고 있는 상황이다.500명 중 1명이라는 유병률을 대입한다면 미국의 경우 전체 인구 약 3억 4천만 명 중 약 70만 명의 환자가 HCM 진단을 받아야 한다. 다만 현재까지 환자 수는 약 10~12만 명에 불과할 정도로 유병률과 실제 진단 간 괴리가 상당하다.Q. HCM 진단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HCM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증상이 발현돼 검사를 통해 진단받는 경우이다.두 번째는 HCM 진단을 받은 환자의 다른 가족 구성원들에게 연쇄선별검사(cascade screening) 방식으로 유전자 검사, 영상의학 검사를 실시해 더 많은 HCM 환자를 찾을 수 있다. 세 번째는 인공지능(AI)과 머신 러닝을 활용하는 방법이다.HCM을 진단할 수 있는 심전도 검사, 심초음파 검사, 심장 MRI 등의 검사에 AI와 머신 러닝을 적용해 대규모 데이터로부터 HCM 질환을 판독할 수 있는 특징을 추출해 진단에 활용하는 것이다.Q. HCM의 치료법은 무엇인가?지금까지 HCM 치료 방식은 증상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HCM 치료를 위해 승인된 약제도 없었기 때문에 베타차단제, 칼슘채널차단제, 디소피라미드 등의 관상동맥질환 약제를 HCM 치료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약물 치료가 이뤄졌다. 해당 치료제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수술 등 침습적 치료 방식밖에 선택지가 없었다.기존 치료제와 달리 캄지오스는 HCM의 기저 병태생리를 표적할 수 있는 최초의 치료제다. 캄지오스는 액틴과 마이오신의 과도한 교차결합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적정한 수의 액틴과 마이오신이 결합할 수 있도록 조절함으로써 과도한 심장 수축을 정상화하고 폐색된 심장 구조와 이로 인한 증상들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Q. 임상에서 캄지오스 치료 후 환자들의 증상과 운동 능력이 유의하게 개선됐다.EXPLORER-HCM 임상에서 캄지오스는 위약군 대비 1차, 2차 평가변수 모두를 유의하게 개선시켰다. 각 복합평가변수(NYHA 등급 1단계 이상 개선+pVO2 1.5. mL/kg/min 이상 증가, NYHA 등급 유지+pVO2 3. mL/kg/min 이상 증가)를 충족시킨 환자 비율이 위약군보다 캄지오스군에서 모두 높게 나타났다.좌심실 유출로 압력차가 정상 수준에 가깝게 회복된 환자와 삶의 질이 개선됐다고 답변한 환자 비율 역시 위약군보다 캄지오스군에서 더 많았다. 전반적으로 캄지오스는 모든 평가변수에서 위약군보다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으며 안전성과 유효성 모두에서 우수한 치료제을 확인했다.캄지오스는 임상에서 확인됐던 효과가 지속됐을 뿐만 아니라 치료받은 환자들의 비대해졌던 심장 근육 두께와 크기가 적정 수준으로 줄었으며 뻣뻣해졌던 심장 근육 문제도 해결됐다.이외에도 중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EXPLORER-CN 임상연구를 별도로 진행했는데, 더 낮은 용량으로 치료를 시작했음에도 글로벌 연구와 동일한 결과가 확인돼 캄지오스가 아시아 환자에서도 유효한 치료 옵션임을 확인했다.Q. 캄지오스 처방 경험이 있다면 실제 확인한 캄지오스 치료 성적이 어떠한가? 환자들의 예후 변화와 만족도가 궁금하다.현재 미국 전역에서 약 7000명의 환자가 캄지오스로 치료를 받고 있다. 실제 리얼월드에서 캄지오스 치료 후 투약 중단을 결정한 비율은 약 2.2%로 임상연구에서 보고된 결과보다 낮은 수치이다.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캄지오스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중에서 중격축소술이 필요했던 경우는 없었으며 타 의료기관에서 중격축소술 받았음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아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캄지오스 치료를 시작한 환자들도 긍정적인 예후를 보이고 있다.Q. 지난 8월 유럽심장학회(ESC)에서 HCM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했다. 가장 주목할만한 내용은 무엇인가?과거 HCM 가이드라인은 개별 기관에서 보고된 소규모 관찰 데이터, 후향적 분석 결과 또는 전문가 합의 의견(consensus opinion) 정도의 근거만을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을 구성할 수밖에 없었다.실제 2014년 이후 9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할만한 수준의 데이터를 생성한 약제가 없었으며, 권고 약물 중 근거 수준(level of evidence)이 B보다 높은 옵션은 없었다.그런데 캄지오스가 상황을 완전히 바꿨다. 대규모 3상 무작위대조시험(RCT) 임상연구 2건에서 캄지오스의 유의한 효과를 확인하면서 이번에 개정된 ESC 가이드라인에서 캄지오스가 치료 옵션 중 최초로 가장 높은 근거 수준인 A로 권고를 받았다.다만 캄지오스가 Class 1으로 권고를 받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2A로 권고된 점이 놀랍고 아쉬웠다. 현재 미국심장학회(ACC)와 미국심장협회(AHA)에서도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며, 내년 초에 새로운 발표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Q. 앞으로 HCM 치료 패러다임이 어떻게 바뀔 것으로 예측하는가?우선 HCM 진단을 받은 환자에서 증상 유무를 확인하고, 증상이 있다면 1차 치료 옵션(베타차단제, 칼슘채널차단제, 디소피라미드 등)으로 치료를 시작한다.해당 약제들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무작정 증량하며 치료를 지속하기보다 적절한 시점에 캄지오스로 전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HCM 치료가 베타차단제-캄지오스-수술 순서로 진행되는 일방향적인 과정이 아님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환자의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각 단계를 오가며 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다.HCM 영역에도 정밀 의학이 적용되고 있고, AI 기반 진단을 통해 더 많은 환자들이 발굴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 유전자 변이를 표적할 수 있는 치료도 시도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HCM 치료에 대한 접근 방식이 더욱 다변화 되고 환자의 상황에 맞춰 적절한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Q. 한국에서 HCM을 치료하는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HCM 질환 특성상 환자들이 증상이 있어도 바로 병원을 찾지 않거나, 병원을 찾는다 하더라도 오진 또는 진단 방랑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따라서 환자들에게 HCM이 어떤 원인 때문에 발생하며, HCM으로 인해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진료 외에도 환자들이 HCM 질환과 치료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추가 자료를 제공하거나, 환우회 등의 창구를 소개한다면 치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또 HCM 환자가 1차 의료기관을 거쳐 심장내과 전문의, 그리고 HCM 치료 전문의의 적절한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치료 옵션과 최신 치료 지견에 대한 교육이 꾸준히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2023-12-19 06:16:49손형민 -
"제약바이오산업 윤리경영 연착륙 기틀 마련에 최선"박성환 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원 심사원. 박 심사원은 육군 중령 출신 윤리경영 전문컨설턴트로 코브라 공격헬기 파일럿이라는 이색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의 꿈은 우리나라 헬스케어산업이 글로벌 윤리경영 표준으로 자리잡는 것이다. [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제약바이오산업 윤리경영이 올바로 정착되고, 글로벌 표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박성환(47) 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원 심사원의 준법경영시스템 확립을 위한 철학은 소통과 이해에 있다.ISO37001(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37301(규범준수경영시스템) 컨설턴트로서 전문지식과 자료 구축 그리고 국내를 넘어 글로벌 표준 지향은 심사원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이며, 여기에 더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방향 설계는 윤리경영 연착륙의 핵심 방법론이다.육군 중령 출신으로 현재 반부패경영컨설턴트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박성환 심사원은 육군항공대에서 공격헬기 파일럿이라는 이색경력의 소유자다.위관 장교 당시 500MD 헬기·AH-1S 코브라 등을 조종하며, 대한민국 영공을 수호, 영관 장교로 진급한 이후에는 방위사업청에서 부패방지 업무를 담당했다."중령 전역 후 2019년 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원 전속 심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당시 제약바이오산업은 생소한 분야였지만 방위산업과 마찬가지로 정부 규제산업 그리고 국민적 오해의 골이 깊은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며 더욱 애정을 갖기 시작했다."박 심사원이 심사·컨설팅 업무 진행 시, 특히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객관적 시선 유지에 있다.다시 말해 표준화시스템 수립에 그치지 않고 이를 유지·개선해 나갈 수 있는 실행력 즉 살아 숨쉬는 ISO37001·37301 획득에 있다."단순히 시스템 인증과 획득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경영 실현과 발전을 위해 기업들과 꾸준히 소통하는 창구를 만들어 함께 동반성장할 수 있는 커뮤니티 구축도 계획 중이다. 인류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헬스케어산업이 앞으로도 더욱 국민적 신망을 쌓을 수 있도록 일조해 나가고 싶다."다음은 박성환 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원 심사원과의 일문일답.-대학시절 전공은=성균관대학교 전기전자 및 컴퓨터공학부를 졸업했다. 석사는 국방대학교에서 무기체계학을 전공했다.-학사장교 출신인 것으로 안다. 사병이 아닌 장교 입대를 결심한 이유는=중2 때부터 꿈이 군인이었다.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직업군을 탐색했고, 그 중 하나의 선택지가 조국과 국민을 보호하는 군인이었다. 영화 탑건과 애니메이션 에어리어88(지옥의 외인부대)의 영향을 받아 파일럿의 꿈을 키워왔다. 군인의 길을 걷기까지 집안의 반대도 심했지만, 여러가지 여건들이 작용하면서 학사장교(대학군장학생)를 택하게 됐다.-육군 중령으로 전역한 것으로 안다. 군 복무 당시 경력은=2000년 학사사관 35기로 소위 임관, 9사단 전차 소대장, 2001년 중위로 진급했다. 18개월 간 소대장 근무 후 항공병과 시험에 응시·합격했다. 2002년에 육군항공학교에서 조종사 양성반 교육을 받고, 2등으로 수료했다. 1등은 지금의 아내가 했고, 대한민국 2호 부부 헬기 조종사로 기록돼 있다.2005년 1항공여단 부대개방행사 당시 MD500 헬기 앞에서 아내 곽명희 씨(예비역 대위)와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2002년부터 2007년까지 항공작전사령부 11항공단과 1항공여단에서 500MD 헬기 소대장(조종사)·참모 등의 업무를 수행, 2003년 대위 진급 후 2007년 획득전문 특기에 지원·합격했다. 2007년 한해 동안 방위사업청 사업관리본부에서 군위성통신체계 개발사업 관리업무에 참여했다.2010~2011년은 방위사업청 사업관리본부에서 공군용 이동형항법장비 구매, 저고도레이더, 장거리레이더 개발사업을 관리했고, 2011년 소령으로 진급했다. 2012년 항공작전사령부 1항공여단에서 AH-1S 코브라헬기 조종사로 근무, 2013~2016년 방위사업청 사업관리본부에서 의무후송전용헬기, 소형무장헬기, 신형 박격포, 군용 전술차량 등의 군수지원 개발을 관리했다. 2017~2020년 방위사업청 감사관실에서 감사기획업무 및 공직감찰, 방위사업 부패방지 업무를 담당, 2020년 6월말 중령 진급 후 전역했다. -AH-1S 코브라 공격헬기 파일럿이라는 이색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헬기조종사가 되기 위한 지원·자격요건은=대한민국 대부분 헬기는 육군에서 운용하고 있다. 헬기조종사는 크게 장교와 준사관으로 분류할 수 있다. 장교는 육군장교 임관 후 소대장으로 1년 이상 복무 후 지원자격이 주어지며 영어, 한국사, 정신전력(정훈) 등 필기시험, 신체검사(항공법 기준), 면접 순으로 진행되고, 합격할 경우 의무적으로 장기복무(10년)를 해야 한다. 합격하면 육군항공학교에서 조종사 양성교육을 받게 되며 헬기부대 지휘관 및 참모 업무를 수행한다.준사관은 민간(병장 만기전역) 또는 부사관에서 지원가능하며 시험과목은 간부선발도구(판단능력시험), 한국사, 영어 등 필기시험, 체력검정, 신체검사, 면접 순으로 이루어진다. 합격할 경우 의무장기복무 후 헬기 조종사로 근무한다. 실질적으로 항공부대의 주 전투원 역할을 한다.2019년 전역 전, 마지막 비행작전 임무를 앞두고 AH-1S 코브라 공격헬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박성환 심사관(예비역 중령). -영관장교 전역 후 제약바이오산업에 인연을 맺은 계기는=2017년 방위사업청 감사관실에서 근무하게 됐는데, 맡은 업무가 방위사업 부패방지와 컴플라이언스 관련 업무였다. 방위사업청과 방산업체들의 부패방지·컴플라이언스 관련 활동을 기획하고 협의회를 운영하는 업무였다. 평생 헬기조종, 무기체계 개발 업무만 하다가 컴플라이언스 업무를 하려니 아는 게 없었다. 관련되는 교육 등을 찾다가 ISO37001을 접하게 되었고, 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원(이하 KCCA)에서 인증심사원 교육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고, 2019년부터 현재까지 KCCA 전속심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제약바이오산업 등의 ISO 인증·평가업무를 수행하면서 애로사항이 있다면=사실 KCCA가 제약바이오산업과 연관이 큰 줄 잘 몰랐다. 처음에는 제약바이오산업 특성과 용어들이 생소했던 점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그러나 업무경험이 늘수록 방위사업분야와 제약바이오분야는 유사한 특성(정부의 강력한 통제와 규제, 리베이트 등 국민적 오해 등)을 가졌다는 점에서 업무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원에서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와 그동안 성과는= KCCA 전속심사원으로 위더스제약, 옵투스제약, 아모레퍼시픽 등을 포함해 50여개 이상의 기업 심사·컨설팅 업무를 수행, 특히 어떻게 하는 것이 기업의 부패방지·컴플라이언스 활동에 도움이 될지 고심하며 심사업무를 진행하고 있다.-컨설턴트로서 인생 이모작을 실현했다. 재취업 연착륙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컨설턴트와 심사는 겉보기에 지식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여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지식은 두 번째일 수 있다. 컨설팅을 한다는 것은 컨설턴트가 알고 있는 것과 컨설팅을 받고자 하는 조직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일치시켜 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컨설팅을 받는 상당수의 기업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 지조차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컨설턴트의 첫 번째 업무는 그 조직이 무엇이 필요한지 찾아내는 것일 수 있다. 그리고 그 필요한 것들을 효과적으로 익히고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컨설턴트의 주 역할이다.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따르는 것이 소통이다. 결국 컨설턴트가 아무리 많은 지식과 자료를 가지고 있어도 소통 능력이 결여된다면 컨설팅의 결과는 부실해 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며, 항시 대상 조직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또한, 염두에 두는 것 중 하나가 제가 하는 컨설팅이 부실해짐으로써 부패방지·컴플라이언스 워싱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ISO 요구사항의 충족은 기본이며, 그 충족이 형식·요식화가 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학사·ROTC 출신 장교 제대 후 헬스케어산업 취업을 희망하는 선후배들에게 조언은=헬스케어 뿐만 아니라 어떤 일(그것이 공부든, 업무든, 놀이든)을 할 때에는 그 일에 대한 통찰과 관(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통찰과 관은 어떤 일을 할 때, 어떤 결정을 할 때 방향에 크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군 전역 후에는 어떤 일이든 새롭지 않은 것이 없다. 그 새로운 일에 빠르게 자신의 관을 세우고 통찰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런 것들은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다음에 더 좋은 기회'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을 수 있으며, 그렇기에 주어진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항상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앞으로의 계획과 비전은=현재 부패방지경영시스템과 규범준수(컴플라이언스) 경영시스템을 주로 컨설팅 하고 있다. 이 업무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성실하게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규범에 맞게 구축되어 있어야 하는 구조적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런 이유로 컨설팅이 부실해지지 않기 위해 매년 한정된 수의 조직에 대해서만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장기적 관점에서 부패방지·컴플라이언스 커뮤니티를 구축해 서로 정보교환도 하고, 의견도 제시하며, 고도화된 부패방지·규범준수 경영시스템 구축에 일조하고 싶다. 군인의 길을 선택한 제1 목적이 세상에 도움이 되는 것이었듯, 컨설턴트로서 컴플라이언스와 부패방지시스템이 업계에 연착륙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2023-12-16 06:00:54노병철 -
"국내제약 글로벌 경쟁력 갖추려면 '씨디스크' 필수"[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우리나라 제약산업이 선진국과 어깨를 겨루기 위해서는 신약개발 규제 분야에서 아직 개선할 부분이 많다. 임상시험 업계에서는 특히 씨디스크(CDISC)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한다.씨디스크는 임상시험 데이터를 표준화한 것으로, 미국FDA와 일본 PMDA는 현재 씨디스크 자료만 인정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늦었지만, 식약처가 씨디스크 적용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 상황이다.이은혜(43) LSK글로벌PS 부부서장은 식약처가 최근 구성한 씨디스크 전문가 협의체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과거에는 임상시험 데이터들이 공통적인 표준이 없어 제약사별로 데이터 포맷이 다 달랐어요. 어떤 회사는 A라고 부르고, 다른 제약사는 B라고 부른 거죠. 이러다보니 분석 방법이나 도출결과도 다를 수 밖에 없었지요. 이에 미국FDA를 중심으로 데이터 표준화 필요성이 제기된 겁니다."임상 데이터 표준화 필요성에 의해 탄생한 게 '국제 임상데이터 표준컨소시엄(Clinical Data Interchange Standards Consortium, CDISC)'이라는 비영리 단체다. 97년 발족한 이 단체에는 제약회사, 임상연구 조직 등이 참여하고 있다.씨디스크는 임상 연구 데이터의 획득, 교환, 제출 및 보관을 지원하기 위한 표준을 마련했다. 특히, 임상시험 전 과정에서의 데이터 표준을 마련했는데, 먼저 데이터가 생성되는 과정을 표준화했다.미국FDA가 씨디스크를 적용해 임상시험과 관련한 모든 데이터를 제출할 것을 의무화한 시기는 2017년이다. 이후 일본 PMDA도 2020년부터 씨디스크 적용을 의무화했다.따라서 미국과 일본에 의약품을 출시하려는 모든 제약사들은 규제에 따라 임상시험계획서(IND)나 품목허가신청서(NDA)를 제출할 때 관련 자료에 씨디스크를 적용해 제출해야 한다. 우리나라 제약사도 마찬가지다.이은혜 LSK Global PS 통계부서 부부서장 국내에서도 10년 전부터 씨디스크 도입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하지만 국내 제약업계의 부담을 고려해 의무사항이 아니다. 아무래도 씨디스크를 적용하려면 인력과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해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그러나 씨디스크의 필요성은 식약처도 인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4월에는 품목허가 규정을 개정하면서 허가심사 시 임상시험과 비임상시험 기초자료 제출을 씨디스크에 따라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올해 씨디스크 전문가협의체도 구성했다."최근 식약처에서도 씨디스크 전문가협의체를 구성해 씨디스크 적용을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선 상황입니다. 씨디스크 전문가협의체는 국내 제약사와 CRO 및 전임상 연구소의 임상 및 비임상 데이터 관리 담당자와 식약처 담당자로 구성돼 있습니다. 현재 LSK 글로벌 PS도 씨디스크 협의체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전문가협의체는 의약품 임상시험 및 비임상 시험자료 제출 시 씨디스크 표준화 활용 정책과 관련해 현장 전문가 논의와 의견을 수렴하며, 내후년까지 3년 동안 운영돼 씨디스크의 실질적인 적용과 이를 기반으로 한 검증을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국내에서는 씨디스크가 의무화가 아니지만, 해외 진출을 노리는 제약사를 위해 일부 CRO들은 씨디스크 인력들이 갖춰져 있다. LSK 글로벌 PS는 20여명의 통계 프로그래머와 10명 이상의 통계학자가 씨디스크 일환인 SDTM과 ADaM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LSK는 2010년부터 씨디스크 서비스를 수행하며 관련 노하우와 경험을 축적해왔다. SDTM 관련 프로젝트만 200개 이상 수행하고, ADaM 관련 프로젝트는 80개 이상 수행했다."전문성 뿐만 아니라 씨디스크와 관련된 규제 가이드라인 변화에 따라 이와 관련한 내부 인력 교육도 진행하고 있어요. 정기적으로 해외 씨디스크 교육에 DM/통계분석 전문가를 파견해 최신 정보를 수집하고 씨디스크 업무에 반영하도록 하는 등 전문 인력 양성과 인프라 마련을 위해서도 힘쓰고 있습니다."이번 달 11일부터 14일 까지는 한국 최초로 '씨디스크 코리아 인터체인지' 행사가 열린다. 씨디스크 인터체인지 행사는 미국, 일본, 유럽에서는 매해 열리는 행사로, 미국 FDA나 일본 PDMA 등 규제기관도 참여한다.이를 통해 씨디스크 최신 지견과 관련 내용이 소개된다. 또한 제약사나 CRO도 행사에 참여해 씨디스크를 적용한 사례를 공유하기도 한다. 이은혜 부부서장은 씨디스크의 성공적인 적용 사례로 항암제 관련 케이스(A Good Practice – Successful Implementation of CDISC Standards for Oncology Studies)를 발표한다.이 부부서장은 씨디스크가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한다."우리나라는 ICH 가입 국가입니다. 글로벌 임상시험 수준까지 임상시험 품질을 향상시키고 글로벌 신약 개발도 계속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만을 타깃으로 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은 글로벌로 진출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씨디스크 적용은 필수적입니다.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한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표준을 적용해야 하고, 해외 규제 기관의 제출을 위해서는 의무적으로 씨디스크를 적용해야 합니다. 따라서 국내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면 씨디스크는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식약처에서도 이러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이미 2012년부터 준비를 마련해 온 것이라고 생각하고, 국내에서도 언젠가는 씨디스크 적용이 제도화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2023-12-12 06:13:18이탁순 -
가운 벗고 마이크 쥔 약사들 "노래로 승부합니다"리프레인으로 데뷔한 박원희 약사(왼)와 이지훈 약사.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누구보다 음악에 진심인 30대 두 약사가 '리프레인'이라는 남성 듀오 그룹으로 데뷔해 가수로서의 인생에 첫 발을 뗐다.이들은 멜론 등 각종 음원 플랫폼에 싱글 앨범 ‘답장’을 발매하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거리와 무대를 가리지 않고 공연을 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오디션 방송과 경연대회 등을 통해 활동 범위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이지훈·박원희 약사(충북대·35)는 동구, 알로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 본격 프로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약사 출신 가수라는 특별한 이력보다 음악성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데일리팜은 새로운 꿈에 도전하는 리프레인을 만나 이들이 만들어가려는 제2의 인생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동구라는 활동명을 쓰는 이지훈 약사.충북약대 밴드 동아리에서 인연을 맺기 시작한 두 약사는 현재 경기 화성과 경남 진주에서 각자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7~8년차 약국장이지만 이들에게 음악은 늘 가슴 한 켠에 고대하던 하던 꿈이었다.이지훈 약사는 “어머니 영향을 많이 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지역 가요제에 나가 여러차례 상을 받아오셨다. 외할아버지도 아코디언 공연을 다니셨는데 그런 걸 보며 영향을 받았던 것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학창시절 음악시간이면 선생님으로부터 늘 합창단 권유를 받으며 소질을 확인하기도 했다.박원희 약사는 “초등학교 때는 피아노를, 중학교 때는 기타를 배웠다. 당시 뉴에이지가 유행이었는데 관심이 많아 연주를 자주 했었고, 평상시 영화음악이나 OST를 좋아했다. 대학교 때는 밴드활동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충북약대 밴드 동아리인 ‘패딕스’에서 음악을 매개로 친해진 두 사람은 졸업 후 각자의 진로를 선택하며 흩어졌다. 이 약사는 화장품 회사와 약국가로, 박 약사는 병원을 거쳐 약국가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약 십여년이 흘렀다. 돌아보니 두 약사 모두 7~8년차 약국장이 돼있었다.다만 돌아보니 후회와 아쉬움이 남았고, 가수로서의 삶을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사건들이 이들을 움직였다.이 약사는 “약사로서 일을 하면서 버티며 살고 있다는 염세주의적인 생각이 들었다. 약국 대상으로 한 보험사기 피해도 겪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았다”면서 “작년에는 길 가다 쓰러져서 응급실에 실려가 수술을 한 적도 있다. 그때서야 인생이 유한하다는 생각이 크게 와닿았다”고 말했다.올해부터 본격 공연 활동을 시작했다. 내년에는 방송과 경연으로 확대해간다는 계획이다. 이 약사는 “박 약사에게 우리가 좋아했었고, 하고 싶어했던 것들을 같이 해보자고 제안했다. 본격적으로 올해 7월부터 버스킹과 무대를 찾아다니며 공연을 시작했다”면서 “전문가 프로듀싱을 받아 첫 앨범인 ‘답장’을 냈다. 발매하고 수백번을 들었다. 기쁘면서 동시에 부담을 갖고 있다. 앨범을 내고 사라지는 가수들이 되지 않으려 한다. 다음엔 자작곡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박 약사는 “대학 때도 같이 밴드활동을 했기 때문에 익숙하고 편한 부분이 많다. 의견 차이나 성향이 다른 부분도 많지만 함께 활동하는데 있어 서로의 생각이나 상황을 존중해주고 있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여러 공연이나 경연에 참여하고 싶고, 좋은 노래들을 편곡해 우리만의 스타일로 표현해보고도 싶다. 또 자작곡과 더불어 영상음악 제작도 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이 약사는 김광석과 양희은을, 박 약사는 류이치사카모토를 좋아하는데 비슷한 듯 다른 음악적 성향이 오히려 시너지가 되고 있다.박 약사는 토요일 진주에서 올라와 공연을 하거나 연습을 하고 일요일에 내려가는 일정을 반복하고 있다. 육체적으로 고된 일정이지만 그만큼 음악에 진심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이 약사는 “약국을 운영하다보니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 또 약국에서 에너지를 쏟고 나서 활동을 해야 하니까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는 면은 있다. 그래도 좋아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그걸로 이겨내고 있다”고 했다.이 약사는 “둘 다 계속 음악을 배우고 있다. 취미가 아니라 본격적으로 프로로 활동하려고 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배워야 할 거 같다”면서 “약사로서의 일도 애정을 갖고 있지만, 음악만 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사람들이 내 노래를 많이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약사인데 앨범을 내서 신기해 하기 보다 노래가 좋아서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내년에는 자작곡 발표 외에도 경연대회나 방송 출연 등도 도전한다. 서서히 활동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이 약사는 “힘들 때 위로를 많이 받는 노래들이 있다. 노래를 하는 나도 스스로 위로를 받고, 듣는 사람들한테도 위로가 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면서 “앞으로 공연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다 나갈 거고, 내년에는 음악 오디션 방송 출연이나 경연대회에도 나갈 것”이라고 했다.박 약사는 “함께 연주하고, 창작하는 즐거움은 또 다른 분야라 꾸준히 하고 싶다. 음악은 오래할수록 나이가 들수록, 어려워지는 부분도 있지만 깊이가 더해지는 부분도 있다. 평생 제대로 즐기고 싶다”고 밝혔다.끝으로 이 약사는 그룹명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진심을 전했다. 이 약사는 “돌아보면 조금씩 후회되는 일이 있다. 다시 돌아가서 새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리프레인은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후렴이라는 뜻이 담긴 음악용어인데 돌아가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2023-12-08 17:55:58정흥준 -
"이어테라피라고 아세요?"...오 약사의 대체요법 도전기[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내가 알던 그 오보라 약사 맞아?"치유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마음가짐으로 삶을 살게 됐다는 오예서 약사(38·중앙대 약대). 단순히 개명(改名)을 했다고 해서 나타난 변화는 아니다.이혈테라피에 푹 빠진 행복드림약국 오예서 약사. 개명 전 오보라 약사의 매일은 산다 보다는 '살아낸다'에 가까웠다. 약국운영에 휴베이스의 본부장으로서 활동, 대학원, 운동까지 소위 몸을 갈아 넣으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바쁨의 정도와 미션을 완수할 때마다 느끼는 성취감이 그에게 해냈다는 기준이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말기암으로 투병 중이던 아버지의 시한부 선고는 이러한 삶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수술까지 현대의학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봤지만 '더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주치의 말이 그에게는 커다란 전환점이 됐다.평소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왔던 그는 아버지의 시한부 선고 이후 건강과 치유로 그 관심사가 귀결됐다. 화학약품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요법이 아닌 원인을 찾고 식생활습관 개선과 마음수련을 통해 보다 건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이었다.◆"귀를 보면 건강이 보인다…건강은 물론 예쁨까지 일석이조"= 이어테라피를 처음 접한 것도 그가 한창 치유에 관심을 갖던 2019년이었다. 이석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오 약사의 사정을 알게 된 지인 약사가 이어테라피를 시연해 줬고, 효과를 느껴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2019년 2급 자격증 취득을 시작으로, 작년에는 1급 전문가 자격증도 땄다. "이어테라피는 프랑스 의사 '폴 노지에'가 40년 간 연구해 만든 치료법으로 세계보건기구 국제협의회에서 정식 인정한 대체요법이에요. 귀 하나만으로 전신을 치료한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의문을 가지기도 하지만 프랑스와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의사들이 실제로 활용하고 있으며 의료보험도 적용이 된답니다."크게 프랑스 이어테라피와 중국 이어테라피로 나눠지는데, 경락·장부와 연관지은 중국 이어테라피 보다는 해부학과 매칭한 프랑스 이어테라피가 그에게는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2019년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로 귀에 대한 탐구가 시작됐다. 귀에는 우리의 몸의 정보가 다 담겨져 있어 상대가 말하지 않아도 겪고 있는 다양한 증상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이어테라피 자체가 생소한 분야이지만, 관심 갖는 약사들도 적지 않다. 관련 자격증을 보유한 1500여명 가운데 300명 정도가 약사로 파악될 만큼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나고 있다.이혈테라피를 선보이고 있는 오예서 약사. 건강을 넘어 그가 이어테라피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바로 '뷰티'이어테라피로써의 효과 역시 탁월하기 때문이다. 귀의 혈자리를 자극해 기혈 순환을 촉진하면 부종을 빠지게 하는 것은 물론 얼굴의 비대칭을 교정하고 리프팅에도 효과적이기 때문. 평소 뷰티에 관심이 많았던 그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요소가 됐다."우리 나라에서는 미뷰 에스테틱 대표인 박애란 원장님이 세계 최초로 뷰티에 이어테라피를 접목하였습니다. 귀가 말하는 증상을 읽고 이어테라피를 통해 본래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세계뷰티이어문화교류협회를 창설하여 현재까지 회원들과 함께 다양한 임상활동을 해 나가고 계세요."◆약국을 벗어나 만든 치유공간= 약사라는 점에서 얻는 이점도 많다. 사람의 몸과 질환에 대한 기전을 익히 알다 보니 전체적인 숲을 볼 수 있다는 점은 분명 플러스라는 것.하지만 약국이라는 공간이 갖는 한계도 분명했다. 밀려오는 처방 환자로 인해 장시간 상담이 어려운 환경이라 정작 전달해야 하는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그는 2년 전 한남동에 '라이트업 스페이스' 라는 치유 공간을 만들게 됐다."이곳은 온전한 치유를 위한 공간이에요. 리본(Re; born)클래스라고 해서 이어테라피 원데이수업과 자격증 취득을 위한 수업 등 이어테라피에 관심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제가 강의를 하는 곳이기도 하고요, 명상클래스나 보이차클래스, 힐링오일, 치유요가 등 치유에 관심있는 분들이 원하는 클래스에 참여할 수 있는 공유 공간이기도 해요."리본클래스는 지난 4월부터 7회차 진행됐다. 클래스에 왔던 지인의 소개로, 뷰티이어에 관심이 있어 찾아온 이들로부터 입소문이 나면서 금세 마감이 되는 꽤나 핫한 클래스가 됐다. 지방에서 클래스에 참여하기 위해 올라오는 경우는 물론, 뷰티이어로 시작해 가족들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자격증반에 등록하여 이어테라피의 활용 범위를 넓혀가는 교육생도 늘고 있다.오랜 연구 끝에 만들어진 혈자리 자극 테이프인 '태양의 돌'이 와디즈 펀딩에서 2195%를 달성하며 인기를 보이고 있다. 오 약사가 선보인 '태양의 돌'도 목표치의 2195%를 달성하며 대박을 터트렸다. 박애란 원장이 오랜 연구 끝에 만든 에너지볼이 오 약사를 통해 새롭게 태어나 더 많은 이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가 통한 것이다. 원적외선을 방출하고 독소를 흡착하는 성분을 통해 귀의 혈자리를 자극할 수 있는 태양의 돌이 와디즈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관심을 받고 있다.◆약사 아닌 '건강상담약사'= 질환보다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이전에는 올바르게 약을 복용하여 증상을 완화할 수 있도록 돕는 복약지도에 주력 했었다면 이제는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식이관리와 생활습관 개선 까지 코칭하는 건강상담약사로의 역할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코로나가 한창 유행했던 2021년 5월 바로 옆 소아과가 폐업했어요. 약국 직원들을 모두 정리할 만큼 경영적으로는 어려웠으나 대체요법에 대한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마음수련도 하고, 명상도 하니 오히려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는 시기였어요. 스스로 치유가 되다 보니 누군가를 치유해 줄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기더라고요. 다행히 이후에 다른 원장님이 개원하시면서 상황 자체도 나아졌고요."습관적으로 환자들의 귀를 관찰하기도 하고, 또 오약사 본인이 귀에 반창고 같은 것을 항상 붙이고 있다 보니 조제를 위해 약국을 찾는 손님들도 태양의 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약사님 귀에 붙인 것 뭐예요?'라고 먼저 물으시기도 하고요, 제가 '증상 파악을 위해 귀를 좀 봐드려도 될까요?' 물으면서 환자분들과 소통이 시작됩니다. 저희 약국은 소아과 옆에 있다 보니 주로 아기들이 오는데요. 아빠나 엄마는 아이한테 신경 쓰다 보니 정작 자신의 건강은 뒷전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이런 경우에는 의외로 귀를 통한 상담으로 본인의 건강에 대해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으시거든요."오예서 약사의 목표는 이어테라피를 제도권 안에 들어올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어테라피를 널리알리고, 임상데이터를 통해 결과를 입증하여 프랑스와 독일처럼 보험이 적용될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또 뷰티와 접목한 뷰티이어테라피를 통해 역으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뇌과학에 관심이 많던 그는 2년 전부터는 명상에도 진심을 다하고 있다. "명상의 과학적 효능을 알게 된 이후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명상을 하고, 차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는데요, 이번 달에는 인도에 있는 아쉬람으로 명상수련을 떠날 예정 입니다. 제가 배우고 익힌 것을 바탕으로 누군가의 치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거 같아요. 이제는 속도 보다는 방향이 더 중요해졌고, 그 방향에 대한 확신이 든 만큼 약사로, 이어테라피 전문강사로, 치유공간 운영자로서 세상에 진심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2023-12-08 12:45:00강혜경 -
'감기약 사무관'으로 불린 3년...수급 안정화 방안 총동원김선영 식약처 의약품정책과 사무관.[데일리팜=이혜경 기자] 김선영(숙대약대)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정책과 사무관은 지난 3년 간 언론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공중보건 위기대응상황을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의약품 수급불안정 사태와 관련해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식약처는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의 개발 촉진 및 긴급공급을 위한 특별법 제18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1조에 따라 지난해 12월 1일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650mg) 고형제 품목의 생산·수입 업체에게 긴급 생산·수입을 명령했다.정부가 직접 생산에 개입한 사례는 과거 연탄 생산명령 이후, 두 번째란다. 지난 3년 간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들을 했다. 김 사무관은 의약품 수급 안정화를 위해 여러 정부 부처를 뛰어다녔고, 그 곳에서 그는 '감기약 사무관'으로 불렸다고 한다.아세트아미노펜 품절 사태는 전 국민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시작한 2021년부터 시작됐다.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인 해열·진통을 대비하기 위해 아세트아미노펜의 품귀현상이 발생했고, 식약처는 직접 개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김 사무관은 "코로나19 이전까지는 공중보건 위기대응상황을 총괄하는 업무는 없었다"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의 중요성이 커졌고, 그렇게 총괄 업무를 하면서 감기약 생산명령, 수급불안정 의약품 안정공급, 국가필수의약품 목록 재정비 등의 역할을 맡았다"고 했다.정부가 직접 개입한 아세트아미노펜의 생산명령. 식약처는 노동부와 협의해 감기약 생산직에 한해 주52시간 근무 제외로 24시간 공장을 풀 가동 시켰고, '타이레놀'을 보유하고 있던 얀센공장을 급습해 물량 공급을 호소했다고 한다. 여기에 균등분배, 약가인상까지 할 수 있는 카드라는 카드는 다 썼다.김 사무관은 "복지부,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을 방문해 아세트아미노펜의 낮은 약가로 인한 채산성 문제로 약가인상이 필요하다고 설득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며 "회사에 생산만 독촉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금전적인 보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공단이 아세트아미노펜을 시작으로 마그밀까지 약가인상을 했을 때의 심정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받아들여진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이 뿐 만이 아니다. 감기약 증산을 위해 질병관리청과 협업해 지역의 군인들이 제약회사 공장을 찾아 백당 포장지를 뜯어 넣는 작업을 하기도 했단다. 수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수급 안정화가 우선이었기 때문에 어디에 하소연 할 수도 없었다.아세트아미노펜 품절 사태를 시작으로 정부는 지난 3월부터 의약품 수급불안정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복지부와 식약처가 정부기관으로, 7개 민간단체와 함께 운영 중이다.민관협의체에서 식약처의 구체적인 역할은 무엇일까. 김 사무관은 복지부가 주도하는 협의체이지만 식약처의 참여도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한다.식약처는 민관협의체에 참여하는 기관단체로부터 논의가 필요하다고 의약품이 제안되면 ▲생산‧수입실적 현황 분석 ▲공급중단보고 대상 여부 및 보고 이력 검토 ▲수급불균형 원인 검토, 제약사 생산 현황, 생산수입 독려 등을 담당한다.김 사무관은 "식약처는 제약회사로부터 생산‧수입실적 보고를 받기 때문에, 수급 불안정 품목에 대해 공급 중단보고 사례가 있는지 살펴보고 원인을 검토하는 역할을 한다"며 "정부 차원의 판단 이후 지원이 필요한 품목이라면 허가를 위한 행정지원,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한 긴급도입, 분산처방 제안, 약가인상 제안, 관계부처나 기관 조율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했다.또한 지난 10월부터는 '의약품 안정공급체계 개선방안' 연구를 시작했으며, 내년 3월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공급관련 국내외 제도 비교, 국내 의약품 공급관리 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김 사무관은 "연구 내용에 소아청소년 의약품을 포함해달라고 요청해놨다"며 "이번에 국가필수의약품 목록에 소아청소년 의약품 목록이 들어온 만큼, 외국에서는 어떻게 공급 관리를 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식약처는 11월 29일 국가필수의약품 목록을 재정비해 발표했다. 소아용 의약품 6종 성분(7개 품목)을 신규 지정하고, 기존 국가필수의약품 중 66종 성분(70개 품목) 지정 해제해 총 408종 성분(448개 품목)을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운영하기로 했다.김 사무관은 "2016년 제도가 도입되고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국가필수의약품을 지정했다"며 "그동안 지정해제 없이 신규로 추가되면서 목록이 늘어만 가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의료환경은 변화하고 있는데, 의약품 지정 목록은 그대로 머물러 있던 것이었다. 결국 정부는 국가 차원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지난해 2월 제2차 국필 안정공급 종합대책에 따라 국필 지정 관리의 효율성 제고 및 행정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목록 재정비 작업에 들어갔다.김 사무관은 "지정해제 근거가 없어서 대통령령을 개정하고, 각 기관에서 요청해 국가필수의약품 목록으로 지정된 품목의 경우 기관별로 의견조회를 거쳤다"며 "국필 지정 이후 국내 도입이 되지 않은 품목의 경우, 요청 기관의 필요성 여부에 따라 지정 유지 여부를 결정했다"고 했다.그렇게 당초 지난해 발표한 지정해제 목록 120품목에서 70품목으로 절반 가량의 목록이 유지됐다.또한 소아용 의약품의 경우, 처음 발표 당시에는 지정 검토 품목이 아니었는데 소아청소년과학회, 소아아동병원협회 등의 요청에 따라 소아청소년 사용 의약품 중 국필 대상을 검토하게 됐다.김 사무관은 "소아청소년 사용 의약품은 장기 사용으로 안정성이 확보된 제품이 다수이나, 보험약가가 저렴하고 소아 등이 사용하니 용이한 시럽제, 패취제 등 제형이 한정적인 특징이 있다"며 "제조 수입업체의 선호도가 낮은 상황이어서 공급량 감소, 공급중단이 잦은 경우가 다수 발생했었다"고 말했다.이번에 지정된 소아용 의약품은 '미분화부데소니드 흡입액', '세프포독심프로세틸 시럽제', '아세트아미노펜 정제‧시럽제', '툴로부테롤 경피흡수제', '페노바르비탈 주사제', '포도당‧염화나트륨‧시트르산칼륨수화물‧시트르산나트륨수화물 액제' 등으로 약사법 제2조19호에 따라 질병 관리 등 보건 의료상 필수적이나 시장 기능만으로는 안정적 공급이 어려운 국가필수의약품으로 봤다.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향후 추가 지정 논의가 되고 있는 품목이 더 있다. 전문가 단체에서 요청하신 소아용의약품과 각 협회 등에서 요청한 신규지정 품목에 대해 전문가 자문 등 진행 중이다.김 사무관은 "채산성을 이유로 임상조차 못하고 생산을 포기하는 소아용 의약품이 있다"며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의약품인 경우 허가자료 면제, GMP 우선 실사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필수의약품 지정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되면 복지부장관과 식약처장은 행정적‧재정적‧기술적 지원을 할 수 있다.식약처는 행정지원을 위해 허가지원(자료 면제, 안전규칙 개정) 뿐 아니라 채산성이 안 맞는 품목에 대해 주문생산 중이며(답손 정 등), 해외의존도가 높은 원료에 대하여 국산원료 및 완제 기술 개발 지원을 위해 50억원을 들여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복지부는 약가보상 등 경제적 지원에 대해 논의 중이다.김 사무관은 "국가필수의약품은 복지부와 식약처가 공동으로 지정하고 운영하게 된다. 식약처는 임상시험이 아예 불가능한 국가필수의약품이 허가 받을 수 있도록 총리령 개정을 했다"며 "또한 복지부에서 약가적정화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그동안 생산을 포기했던 제약회사들로부터 허가절차를 밟아보겠다는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감기약 사무관으로 불리는 김 사무관의 3년 동안의 노력이 조금씩 빛을 발휘하고 있다. 감기약은 수급안정화를 찾았고, 국가필수의약품도 지정 7년 만에 재정비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요구하는 수급 불안정 품목이 있다. 이는 민관협의체를 참여해 다양한 해결방안을 모색할 셈이다.김 사무관은 "민관협의체에서 수급 불안정 품목에 대한 고민 뿐 아니라, 국가필수의약품 또한 관련 부처에서 국필에 대하여 현실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 형성된 만큼 적극적으로 협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2023-12-07 06:20:01이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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