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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심야약국 예산, 약사역할 빛내려면[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정부가 조만간 공공심야약국 예산을 편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직 세부안이 나온 것은 아니나, 대한약사회 연구용역 브리핑을 토대로 사업에 소요되는 예산 뼈대를 세워 상반기 내 대외 공개할 것이란 기대다.지금껏 공공심야약국 관련 예산이 약사회와 국회 보건복지위 노력에도 번번히 무산됐다는 측면에서 이번 정부 주도 공공심야약국 예산사업 청신호는 마른 땅에 봄비같은 존재다.실제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최혜영 의원 등이 복지부를 향해 74억원 규모 공공심야약국 예산 반영을 강하게 촉구했지만 끝내 복지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공공심야약국이 정부 주도 사업으로 진화하는 것은 단순히 복지부 예산이 투입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심야시간대 국민 의약품 접근성 취약 문제를 약국과 약사가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중앙정부가 인식하는 것으로, 약사역할의 강화·확대란 실효성을 띈다.지금껏 지자체가 조례제·개정으로 개별운영중인 심야약국과 시너지를 내며 약사 존재감을 대내외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도 보인다.더욱이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한 의료계가 공공심야약국 정부정책화를 편법 임의조제 양산 등을 논리로 강경하게 반대중이란 점에서 심야약국 정부예산 반영은 의미가 한층 크다.특히 공공심야약국은 약사사회 반발이 큰 화상투약기나 영리·법인약국 필요성을 반증 할 실재적이고 통계적인 정성·정량 데이터를 양산할 수 있는 제도다.이제 남은 것은 약사의 심야시간대 전문성과 공헌이다. 공공심야약국은 말 그대로 약사가 사회 공공재이자 공적기반(SOC)으로서 역할을 도맡겠다는 의지가 일정부분 담긴 정책이다.공공심야약국은 기본적으로 운영약사의 체력적·심리적 희생을 내포하고 있다. 정부예산 지원이란 권한 만큼의 약사 책임·의무도 커진다는 얘기다.심야약국 정부사업화 이후 실효성을 보이지 못하거나 운영부실 등 논란이 불거질 경우 되레 약사 존재감과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는 단초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약사는 의약품 전문가다. 지역 주민들이 새벽시간 갑작스런 통증이나 상해로 긴급히 약이 필요할 때, 언제든 공공심야약국을 찾아 약사의 복약상담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다면 약사를 향한 신뢰감과 안도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편의점 상비약과 차원이 다른 복약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국민 신뢰 확보는 약사가 해내야 할 숙제다. 심야약국 운영으로 밤을 잊은 약사들의 헌신·전문성이 정부 예산사업으로 한층 빛을 발할 수 있길 기대한다.2021-04-02 17:43:57이정환 -
[기자의 눈] 재택근무 1년,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다[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코로나가 일상으로 파고든 지 1년여가 지났다. 제약업계도 큰 변화를 맞이했다. 그중에서도 재택근무는 코로나가 몰고 온 가장 큰 변화로 평가된다.반강제로 도입하긴 했지만, 코로나 사태 초기 재택근무의 시행을 앞두고 우왕좌왕 했던 모습은 이제 없다. 내근직은 재택근무가, 영업직은 현장출근이 익숙해진 지 오래다.적응의 시간이 끝난 지금 재택근무의 긍정적인 효과도 서서히 드러나는 중이다. 한 외국계제약사 팀장급 직원은 "초반에 어수선한 면이 있긴 했지만, 업무 생산성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크게 향상됐다"며 "오히려 이젠 코로나 종식 이후가 걱정"이라고 말했다.물론 반론도 있다. 또 다른 제약사의 팀장급 직원은 "일에는 관성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높은 업무효율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재택근무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창의성이나 협업의 측면에서 한계가 명확하다"고 말했다.둘 다 옳은 말이다. 회사와 팀의 분위기는 어떤지, 무슨 일을 하는지, 회사 내에서의 위치는 어떠한지에 따라 재택근무에 대한 평가는 나뉠 수밖에 없다. 평소 업무습관이나 회사와의 거리, 심지어는 자녀의 유무 등 개인적인 사정도 평가에 개입된다. 정답이 없는 문제다.한국에 앞서 코로나 종식에 대비하는 미국의 사례가 흥미롭다. 최근 미국 주요기업의 CEO들은 코로나 종식 이후 재택근무를 이어갈지를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나는 재택근무의 장점을 단 하나도 찾을 수 없다”고 혹평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재택근무 성과가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밖에 다른 많은 기업이 각자의 논리대로 재택근무의 장단점을 따지는 중이다.우리도 슬슬 코로나 이후를 고민해야 한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뒤로 코로나 사태의 종식은 가시권에 들어왔다. 정부는 집단면역 형성 시기를 11월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초중반쯤이면 전 국민을 옭아맸던 코로나 사태가 드디어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제약사들에게 주어진 선택의 시간도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 이후 일상이 된 재택근무를 지속할지, 아니면 예전으로 돌아갈지 결정해야 한다.재택근무의 시작은 선택과 거리가 멀었다. 제약사들은 코로나 확산 이후 울며 겨자 먹기로 재택근무에 뛰어들어야 했다. 그러나 재택근무의 끝은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빠르고 과감한 결단을 필요로 한다. 재택근무 도입 초기와 같은 혼란이 반복돼선 안 된다.만약 일부라도 재택근무를 존속하는 쪽을 선택한다면 탄탄한 준비가 필수다. 단순히 지침에서 끝나선 곤란하다. 원격근무 시스템을 갖추고 조직문화와 인사평가 제도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 '필수인력만 출근하라'는 식의 주먹구구 재택근무 지침은 한계가 명확하다.2021-03-31 06:14:14김진구 -
[기자의 눈] '너도 나도 바이오진출' 기대해도 될까요[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지난주 롯데그룹의 바이오산업 진출 소식이 제약·바이오업계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롯데지주가 코스닥 상장사인 엔지켐생명과학의 지분을 일부 취득하면서 2대주주에 오르는 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기사화하면서 협상대상으로 지목된 엔지켐생명과학은 사흘새 시총규모가 1584억원가량 불어났다.롯데지주 측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분인수와 조인트벤처(JV) 설립에 15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내용이 확산하면서 시장에선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26일 롯데지주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이동우 대표는 "바이오사업 진출을 비롯해 스마트 모빌리티, 전기차 배터리 사업 등 신규 사업모델을 연구하고 있다"라고만 언급했다. 엔지켐생명과학만큼은 아니지만 롯데지주도 시총이 157억원가량 증가하면서 긍정적인 시장반응을 끌어냈다는 평가다.기업들이 '바이오사업'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는 기업들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오리온은 작년 10월 중국 국영 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 바이오사업 진출을 위한 합자계약 체결을 공식화했다. 산둥루캉하오리요우생물과기개발유한공사(가칭)라는 합자법인을 통해 160조원 규모에 달하는 중국 제약·바이오시장에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오리온홀딩스는 일차적으로 수젠텍의 결핵 진단키트와 지노믹트리의 대장암 진단키트의 중국 내 인허가를 추진, 판매한다고 예고했다.현대백화점그룹은 비슷한 시기 SK바이오랜드의 사명을 현대바이오랜드로 바꾸고,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이달 초 대호테크와 우아가 보유하고 있던 넥스턴 주식 490만1660주를 약 700억원에 취득하면서 바이오산업 진출을 선언했다. 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로 사명을 변경하고, 암면역치료제를 비롯한 신약·백신연구, 임상시험업체에 대한 지분투자 등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정기 주총시즌을 맞아 헬스케어 관련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기업들도 눈에 띈다. 통신업체 KT는 29일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의료기기 제작 및 판매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앞서 작년 10월에는 체외진단 기업 미코바이오메드와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감염병 진단과 바이오헬스 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 진출 의사를 나타냈다. 진단기술과 확진자 동선 추적 역량을 결합해 감염병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내놓겠다는 구상이다.일반적으로 '바이오사업 진출'은 주식시장에서 효율적인 주가부양책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몇년치 사례만 들춰봐도 신약개발 업체 지분을 인수한다는 소문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재미를 본 업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본업에 타격을 입은 일부 기업들이 '주주 달래기용' 카드로 바이오를 내세웠다는 지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시총 50조원을 넘보는 초대형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 업체로 성장하고, SK그룹이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 회수에 성공하면서 대기업들의 구미를 당겼다는 분석도 제기된다.하지만 익히 알려진 것처럼 신약개발은 단기간내 달성하기 힘든 과제다. 어렵사리 개발된 신약이 시장에서 성공하고 기업에 수익을 안겨주기란 더욱 쉽지 않다.돌이켜보면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의약품사업은 대기업들의 무덤이라 불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2013년 태평양제약의 의약품사업을 한독에 매각하면서 백기를 들었고, 한화는 2004년 드림파마(옛 에이치팜)와 2006년 한국메디텍제약을 인수하면서 공격적 행보를 보였지만 2014년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드림파마를 미국 제약사 알보젠에 매각했다. 롯데그룹도 지난 2002년 아이와이피엔에프를 인수,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하는 롯데제약을 출범했다가 10년만에 의약품사업을 접은 전력이 있다.바이오헬스케어산업 진출 열풍은 반가운 일이다.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 차기 성장동력이라는 사실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진출 선언'만으로 본업과 거리가 먼 바이오사업이 회사에 뿌리내리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싶다면 보다 구체화된 사업실행 전략과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2021-03-29 06:10:39안경진 -
[기자의 눈] 요원한 사무장병원·면대약국 징수 강화[데일리팜=이혜경 기자] 불법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 근절을 위해 조사를 강화하고 있지만, 그 만큼 징수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건강보험공단은 지난 2009년부터 2019년까지 불법 개설 요양기관 1611개를 적발했다. 이들로부터 환수해야 하는 금액만 3조2267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9년 12월 31일까지 환수한 금액은 1788억원(5.54%)에 그쳤다.사무장병원 등 불법 개설 요양기관의 낮은 징수율은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니다.건보공단은 불법 개설 의료기관 진입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의료법을 개정, 전국 17개 시도에 의료기관개설위원회를 설치해 불법개설 여부를 사전에 심의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무장병원, 면대약국의 적발을 막지 못한 경우를 대비해 수사권 강화에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의료법 및 약사법 개정을 통해 공단 특사경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함께 지속적으로 입법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현재는 건보공단 내 전직 수사관을 채용, 지자체 특사경 및 경찰청 등과 수사 공조 체계 강화하고 있다.물론 불법 개설을 막고, 적발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만큼 부당이득금을 제대로 환수해야 건강보험 재정의 누수를 방지할 수 있다.건보공단은 부당이득금 징수 강화를 위해 부당이득금 체납처분 및 강제집행 강화 등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환수하는 금액이 전체 환수결정액 대비 미미한 수준이라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현재 국회에 압류시기 단축, 은닉재산 제보자 신고 포상제 등이 담긴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이 개정안은 불법 개설 요양기관이 적발되면 바로 징수금 추정액에 대한 재산을 압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사무장병원, 면대약국 등 불법 개설기관 근절을 위해 개설 이전부터 진입을 차단하는 방안도 중요하지만, 적발 이후 부당이득금을 제대로 환수할 수 있는 방안 마련 또한 필요하다.2021-03-26 17:43:03이혜경 -
[기자의눈] 담당자 연락처 지운 식약처, 언론기피증?[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코로나19로 식약처는 더욱 접근하기 어려운 부처가 됐다. 보안상 문제로 방문시 절차가 강화된 것도 모자라 최근엔 전화통화도 어려워졌다.특히 지난 2월부터는 대표 누리집에 담당자 전화번호는 지우고, 부서별 대표 연락처만 공개해 담당자와 통화 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지난 11일 열린 의약품 허가업무 온라인 설명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사전질의가 있었다. 당시 식약처 관계자는 "담당자 부재로 인한 유선 연락 어려움 해소와 심사업무 집중도 향상을 위해 대표전화 응대제도를 운영하게 됐다"며 양해를 구했다.설명을 뒤집어 보면 그동안 전화응대로 업무보기가 수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업무 능률이 향상되면 대국민 서비스가 더 좋아질 순 있다. 그런데 민원인 전화 응대는 식약처 직원들의 '업무'는 아닌지 묻고 싶다.민원상담뿐만 아니라 국민 알권리 충족을 위한 취재도 어려워졌다. 평소에도 업무 담당자라도 기자 응대 시에는 답변을 안 하고, 대변인실로 넘겨 답답했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어려워진 것이다. 언론 응대 역시 직원들의 업무 밖인지 궁금하다. 이럴거면 홍보자료에 담당자 전화번호는 왜 남기는지 모르겠다.다른 부처도 마찬가지지만, 식약처의 언론 기피증은 특히 더 심하다. 이슈가 터지면 식약처에도 불리할까봐 조용히 넘어가는 걸 좋아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반대로 방송이나 유력신문에 보도가 되면 평소와는 다르게 과민 대응한다. 이러다보니 과학은 뒷전이고, 여론에 따라 정책결정을 한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공개가 투명하면 여론의 신뢰감도 높아진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심사 과정에서 식약처가 정보공개에 힘쓴 것도 이런 연유 때문 아닌가. 실제로 식약처의 코로나19 백신 심사 과정에 태클을 거는 여론은 거의 없다.코로나19 언택트 시대에 전화번호까지 지운 것은 너무 과도한 조치다. 업무 능률 저하가 우려된다면 민원 또는 취재상담 매뉴얼을 만들기를 바란다. 번번이 공치면서도 작은 정보라도 얻기 위해 몇 번을 전화해야 하는 상대방의 마음도 헤아리길 진심으로 바란다.2021-03-24 15:35:55이탁순 -
[기자의 눈] 보령제약의 남다른 실적 자신감[데일리팜=이석준 기자] 보령제약이 올해 매출 6000억원, 영업이익 500억원을 예고했다. 실적 전망은 2017년, 2018년, 2019년, 2021년 이어지고 있다.보령제약처럼 연간 실적 전망 공시를 내는 제약사는 드물다. 전망이 빗나갈 경우 비난의 화살을 맞을 수 있어서다. 말그대로 맞으면 본전인게 실적 전망 공시다.그렇다면 보령제약의 꾸준한 실적 전망 공시는 어떻게 봐야할까.사업 역량 자신감으로 볼 수 있다. '예측가능성 있는 사업 모델'이 '예측가능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실제 보령제약은 자체개발 고혈압신약 '카나브'를 필두로 안정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카나브 패밀리는 2011~2020년까지 10년간 4961억원의 누계처방실적(UBIST 기준)을 올렸다. 지난해는 카나브 패밀리 6종이 1039억원을 합작하며 회사 매출의 5분의 1 가량을 책임졌다. 사실상 고정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항암제 사업(ONCO)은 올해 1000억원에 도전한다. 젬자, 메게이스, 캠푸토, 옥살리플라틴 등 중점 품목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위해 ETC 부문 산하에 있던 ONCO(항암) 본부를 항암 부문으로 승격했다. 별도의 조직을 꾸려 전문성을 강화했다.이외도 2019년 준공된 예산 신공장을 통한 생산 능력 확대, 포스트 카나브로 개발중인 면역항암제 겸 표적항암제 'BR2002'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카나브를 중심축으로 다양한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최근 제약바이오 기업 시가총액(몸값)은 실적 등 객관적인 수치보다는 신약 개발 기대감에 치우치는 경향을 보인다. 매출이 전무한 바이오벤처가 고정 매출을 가진 전통제약사 시총을 뛰어넘는 현상이 잦아진 이유다. 전통제약사의 경우 고정 매출 속에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는데도 말이다.이런 측면에서 보령제약의 실적 공시는 남다른 의미를 준다. 기업 가치 평가의 가장 기본이 되는 실적에 대한 자신감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서다. 특히 코로나19 외부 변수에도 지속된 실적 전망은 예측가능한 사업 모델에 대한 확신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2021-03-22 06:14:00이석준 -
[기자의 눈] 제약협 윤리위, 공명정대 잣대 필요[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업계를 대표하는 협회는 늘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입장차를 고민하는 숙명을 안고있다. 다수의 기업이 고사하지 않도록 규제의 유연성을 발휘해달라는 중소형사와 달리 대형사는 업계 지원과 선진화에 더 초점을 맞춘다. 같은 규제라도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경우가 많다.회원사를 모두 아울러야 하는 협회가 무게중심을 잘 잡지 못하면 내부 갈등이 일어난다. 제약업계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2019년 초 약가제도 개편으로 제약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던 당시 다수의 중소제약사 사이에선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집단 탈퇴가 언급되기도 했다. 협회가 중소사의 의견을 외면하고 대형사 이익만 대변한다는 불만이 폭발하면서다.중심을 잡아야 하는 건 협회 윤리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제약바이오협회는 사업수행에 관한 사항을 조사연구하거나 심의하기 위해 10개의 위원회를 두고 있는데, 윤리위원회는 회원사의 불법적인 행위를 검토하고 징계하는 역할을 한다. 즉, 회원사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을 때 협회 윤리위는 징계를 내림으로써 업계 내 자정 작용을 유도한다. 협회 징계를 받는다고 해당 기업이 경제적인 손실을 입는 것은 아니지만, 불명예를 안는다는 점에서 이미지 타격은 상당하다.대표적으로 제약바이오협회 윤리위는 2016년 불법 리베이트 혐의를 받았던 파마킹에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번에는 바이넥스와 비보존제약이 대상이 됐다. 의약품을 허가사항과 달리 임의제조한 혐의다. 지난 8일 사건이 터진 후 협회는 빠르게 움직였다. 11일 첫 입장문으로 "일벌백계 조치할 것"이라고 밝힌 뒤 일주일 뒤 긴급 윤리위원회를 열었다.문제는 협회 윤리위가 일관성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는 점이다. 윤리위의 칼날이 대형사보다는 중소형사를 향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일례로 2019년 10월 동아에스티는 불법 리베이트로 실형을 받자 도의적 책임을 지고 협회를 자발적으로 탈퇴했다. 파마킹과 바이넥스·비보존제약 건에서 재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선제적으로 윤리위를 열었던 협회가 유독 동아에스티 건에서는 대법원 실형이 확정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어떤 불법적 사안은 윤리위 대상에 오르지만, 어떤 사안은 오르지 않는다. 같은 사안이라도 오히려 규모가 더 작은 사안이 징계 대상이 되기도 한다. 윤리위 잣대가 엿가락인 이유는 개최 여부가 뚜렷한 규정 없이 결정되기 때문이다.불법을 저지르는 회원사를 징계내릴 수도 혹은 내리지 않을 수도 있다. 또 내부 구성원이 불법행위를 했다면 이를 질책하는 것도 협회의 책무다. 다만 징계라는 벌을 내릴 때는 근거가 명확해야 한다. 어떤 행위에, 어떤 규모 이상일 경우 윤리위가 열리는지 모두가 이해하고 수긍해야 벌도 마땅히 받을 수 있다. 일련의 사례들은 윤리위가 중소사의 불법행위에서만 유독 활짝 열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명확한 잣대로 제약바이오업계에서 더욱 신뢰받고 상징성을 띠는 협회가 되길 바란다.2021-03-19 06:10:57정새임 -
[기자의 눈] 전문약 전환과 팜파라치, 우연일까?[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리도멕스의 전문의약품 분류 변경은 국민 건강과 안전을 더욱 신중히 고려하기 위한 판단이다. 의사의 전문적 진단하에 질환에 따라 적절한 용량을 사용해 스테로이드 오남용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삼아제약이 리도멕스를 전문약으로 전환하게 된 이유다.식약처는 지난 2일부로 프레드니솔론발레로아세테이트 0.3% 성분 제제 전품목을 일반약에서 전문약으로 전환했다.식약처와 삼아제약의 공지가 이뤄지지 않은 '깜깜이 행정'으로 인해 약국은 2일부터 약 3일간 적지 않은 혼란을 겪었다.결국 식약처와 삼아제약이 대한약사회를 찾아 사과의 뜻을 전하고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재발방지를 약속했다.김강립 식약처장은 채규한 국장 직무대리를 통해 "약국 현장에서 발생한 혼란을 고려하지 못하고 공지가 늦어진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약국 현장의 어려움을 충분히 고려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삼아제약도 "사전 충분한 고지와 변경 후 기존 제품 조치에 대한 신속하고 올바른 안내가 되지 않아 많은 혼란을 드렸다"며 "불편과 혼란 유발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대한약사회를 비롯한 유관 약사회와 일선 약사님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이후 삼아제약 김영학 대표가 취임 한달 만에 사퇴했다. 일신상 사유라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지만 리도멕스 사태 등으로 인한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업계 여러 관계자들의 분석이다.삼아제약은 부랴부랴 제품 회수에 돌입했고, 프레드니솔론발레로아세테이트 0.3% 동일성분·함량 제품을 출시하던 제약사들도 반품에 들어갔다.이로써 사건이 해결되는 듯 보였으나, 팜파라치가 약국을 고발하면서 약국가는 비상이 걸렸다.영남지역 약국 7~8군데가 한번에 임의조제로 고발당한 것이다. 지역약사회가 문자메시지를 발송했지만 미처 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했던 약국들이 고발 대상에 올랐다. 고발된 약국들은 주로 시내가 아닌 시골에 가까운, 개국 약사들의 연령대가 높은 곳들이 타깃이 됐다.약사회 보다 한발 빨랐던 팜파라치가 보건소에 약국을 고발한 것이다.지역약사회는 대한약사회에 공조를 요청했고, 보건소에 약국들의 선처를 당부한다는 계획이다.전문약 전환과 관련해 사전 공지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유예기간 등도 거치지 않은 채 바로 시행돼 약국들이 인지를 하고 준비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으며 팜파라치의 악의성이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약사 보다 빨랐던 팜파라치', 그들에게서 전문가의 느낌이 난다.함정에 약사들을 몰아넣는 팜파라치와 깜깜이 행정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반드시 사라져야만 한다.2021-03-17 09:13:50강혜경 -
[기자의 눈] 코로나 지원 사각지대 놓인 약국들[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은 그래도 다른 곳들 보다 낫잖아, 라는 말로 전부 이해하기엔 정부의 코로나 지원 정책에 문제가 많다.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에게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선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한다.매출 감소폭이 10%에서 90%까지 다양할테니 더 큰 피해로 폐업 위기에 놓인 곳에 지원을 집중해줘야 하는 편이 옳다고 본다.하지만 전국 2만여개 약국도 마찬가지다. 약국별로 매출 감소폭은 천차만별이고 이미 코로나로 문을 닫은 약국도 여럿이다.단지 약국이라서, 전문직종이기 때문에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는다는 정책 방향성엔 한계가 분명하다.코로나 국면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어 섬세한 지원 대책을 논의하기엔 행정력이 역부족이라고 이해해야 할까. 수시로 달라지는 방역 정책도 땜질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지원 정책까지 좀 더 들여다봐주길 바라는 것은 무리일까.약국은 정부의 재난지원금에서 모두 배제됐고, 저금리 대출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코로나 지원책은 회생의 목적이 아니다.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피해를 살피고 있으니 조금만 더 힘을 내달라는 메시지다.약국은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서 어떤 메시지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작년 공적마스크 공급 때와는 사뭇 다른 정부의 태도에 실망감을 토로하고 있다.코로나 전담병원과 보건소 인근 약국에 대한 지원을 위한 추경 증액안이 이주 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전국 59개 감염병전담병원과 240개 보건소 인근 약국 총 422곳에 300만원씩 지원하는 방안이다. 이들은 전국 약국들 중에서도 매출 악화가 가장 심각한 편에 속하고, 정부 방역 대책에 간접적 피해를 입은 곳이기도 하다.당장 코로나 지원 정책의 전면 개선이 어렵다면 가장 눈에 띄는 문제부터 하나씩 바꿔나가야 한다.“보건소가 진료하지 않는 걸 모르고 왔다가 약국에서 약 사가는 분들이 종종 있어요”라고 말하던 서울 모 보건소 인근 약국도 최근 문을 닫았다. ‘전문직종이라서’ 라는 이유만으로 이런 상황을 외면하는 것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2021-03-14 17:42:13정흥준 -
[기자의 눈] 도전하는 자 비웃는 소시민 누구인가[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이달 초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경구용 항암신약 '오락솔'의 미 식품의약품국(FDA) 허가가 불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FDA는 한미의 미국 파트너사 아테넥스가 제출한 자료에 보완을 요청했다.언론과 투자자들의 부정적인 해석이 이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한미약품은 지난 몇 년간 연거푸 기술수출이 반환되는 악재를 겪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 허가 불발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 보내졌다. 한때 기술수출의 첨병으로 대대적인 관심을 받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한미약품의 기술수출이 연달아 반환된 것은 팩트다. 그러나 이것이 한미약품의 실패와 일맥상통하는 말은 아니다. 5건의 권리가 반환됐지만, 돌려줄 필요가 없는 계약금으로만 7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벌어들였다.단순히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자산도 얻었다. 경험과 자신감이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제약업계에 심었다. 제네릭 일색이던 한국 제약업계에 신약개발이란 화두를 던졌다. 2015년 이후 현재까지 30여건의 기술수출이 한미약품에 이어 이뤄졌다. 한미약품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판단이다.한미약품 역시 반복되는 기술반환 속에서도 매년 매출 대비 R&D 비용을 20%대로 유지하며 도전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불발된 오락솔 허가 역시 아직 불씨는 남은 상태다.박찬호와 함께 1990년대 후반 미국 LA다저스에서 활약했던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는 "소시민은 항상 도전하는 자를 비웃는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화려했던 전성기가 훌쩍 지나 중남미 독립리그를 전전할 당시, 한 일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로 전해진다.그의 야구인생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고교 졸업 후 프로입단에 실패했으나, 사회인 야구팀에서 도전을 이어갔다. 일본을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성장했으나 혈혈단신으로 아시아인에겐 불모지였던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그의 도전은 기량이 저하돼 모두가 은퇴를 예상하는 선수의 황혼기까지 이어졌다.성공과 실패를 떠나 도전은 그 자체로 언제나 박수 받을만한 일이다. 한미약품의 도전을 비웃는 자는 누구인가.2021-03-12 06:10:32김진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