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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한국 시장'...의료 AI, 생존형 미국 진출 속도[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이 앞다퉈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높은 규제 장벽과 낮은 수가 등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압도적 시장 규모와 높은 수익성을 갖춘 미국 시장에 진출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9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의료 AI 업체 뷰노는 올 상반기 중 뷰노메드(VUNO MED)에 20억원 출자했다. 뷰노메드는 뷰노가 지난 2021년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보스턴에 설립한 현지 법인이다. 9월 말 기준 뷰노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뷰노는 최근 5년간 미국 시장 진출 교두보인 현지 법인에 지속해서 자금을 투입해왔다. 뷰노는 10억원을 들여 뷰노메드를 설립했다. 이후 2022년 13억원, 2023년 19억원, 2024년 30억원 등 매년 투자를 확대했다. 잇단 출자 결과 9월 말 기준 뷰노메드 장부가는 92억원에 달한다.또 다른 의료 AI 업체 제이엘케이도 3분기 중 JLK USA에 2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JLK USA는 실리콘밸리 중심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미국 법인이다. 제이엘케이가 지난 2019년 5억원을 들여 JLK USA를 최초 취득했다.AI 기반 암 진단·치료 솔루션 기업 루닛 역시 북미 사업 확대에 적극적이다. 루닛은 2018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설립한 Lunit USA를 거점으로 미국 내 영업·파트너십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루닛은 현지 법인 설립 후 꾸준히 투자를 단행, 9월 말 기준 장부가 80억원까지 늘어났다.국내 AI 의료 기업이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것은 국내 시장의 구조적인 한계를 돌파하고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근본적인 고민과 맞닿아 있다.국내의 경우 의료 AI 제품을 상용화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외에도 신의료기술평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수가 결정 단계를 모두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장 진입 속도가 더디다. 특히 신의료기술평가는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해야 하는 만큼 통과 부담이 크고 허가 후에도 충분한 수준의 수가를 받지 못해 병원 도입이 제한되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게 기업들의 토로다.내수 시장 규모 역시 기업 성장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한 인구와 의료 시스템 규모 자체가 작아 AI 솔루션이 안정적으로 매출을 창출하기 어렵다. 여기에 병원들이 AI 도입 비용을 수가로 보전받기 어려운 점도 기업의 수익성 개선을 가로막는다. 병원 입장에서 AI 솔루션을 도입할 유인이 부족해 결과적으로 기업의 매출 확대에도 제약이 따른다는 지적이다.이와 달리 미국은 전 세계 의료 AI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규모 시장이다. 또 미국의 의료 시스템은 민간 보험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국내에 비해 AI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가가 월등히 높다. 기업으로선 높은 수가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빠른 속도로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최근 미국 정부 차원에서 AI 기술 도입을 촉진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하면서 국내 의료 AI 기업이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실제 최근 실적 흐름을 보면 국내 AI 의료 기업의 성장세에서 해외 매출 비중의 중요성이 명확히 드러난다. 루닛의 연결기준 매출은 2020년 14억원에 불과했는데 2024년 542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5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3분기 기준 루닛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은 99%로 사실상 대부분 매출이 해외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확대가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은 셈이다.반면 뷰노와 제이엘케이는 내수 중심 매출 구조 탓에 성장 속도가 더딘 편이다. 뷰노의 경우 매출이 2020년 13억원에서 2024년 259억원으로 20배가량 증가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4년간 외형을 약 39배 키운 루닛과 비교하면 증가폭의 차이가 뚜렷하다. 올 3분기 뷰노 매출은 2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했다. 제이엘케이는 2020년 45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이 2024년 14억원으로 감소하며 역성장했다. 이들 기업의 매출 구성을 보면 뷰노와 제이엘케이 모두 대부분 국내에서 발생하는 구조다.업계에서는 국내 의료 AI 기업의 해외 진출은 장기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전략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내만 바라봐서는 AI 기술이 AI 기술이 유의미한 매출 성과로 연결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향후 국내 AI 의료 산업의 성장 속도와 기업 가치 재평가에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2025-12-09 12:05:56차지현 기자 -
SK바이오팜, 중국서 신약 2종 승인…글로벌 진출 가속[데일리팜=차지현 기자] SK바이오팜 신약 2종이 중국 규제당국 허가를 획득했다. 이미 현지 합작 법인을 통해 선제적으로 상업화 작업을 준비해 온 만큼, 중국 시장 진입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SK바이오팜은 자사의 뇌전증 혁신 신약 '세노바메이트'(중국명 이푸루이)와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중국명 이랑칭)이 중국 국가의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신약허가(NDA) 승인을 받았다고 9일 밝혔다.앞서 SK바이오팜은 글로벌 투자사 6디멘션 캐피탈이 설립한 합작법인 이그니스 테라퓨틱스와 지난 해 12월 신약 허가를 신청했다. 약 1년 만에 심사가 마무리되며 중국 시장 진입이 본격화된 셈이다.중국 NMPA는 임상 근거, 품질 관리, 제조시설 검증 등 여러 평가 항목을 통합해 검토를 진행하는 기관이다. SK바이오팜과 이그니스는 허가 과정 전반에서 긴밀히 협력하며 NMPA 산하 기관인 의약품심사위원회(CDE)와의 빈번한 소통을 통한 중국 현지 가이드라인 준수와 글로벌 임상 설계 전략을 동시에 고려한 제출 전략을 적용해 왔다고 전했다.세노바메이트와 솔리암페톨은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혁신 신약이다. 중국 내 개발과 상업화는 이그니스가 진행한다. SK바이오팜은 이그니스와 2021년 세노바메이트, 솔리암페톨 등 주요 파이프라인의 중국 내 권리와 허가 절차 전반에 대한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양사는 임상과 허가 단계 전반에서 긴밀히 협력해왔다. 이그니스는 승인 확정 이전부터 마케팅 및 영업 전략을 철저히 준비해 왔고 이를 기반으로 중국 현지 시장에 신속하게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중국 내 뇌전증 환자는 약 1100만명 이상으로 중국 시장은 2024년 기준 11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 수는 1억70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그니스는 두 건의 신약 승인으로 중화권 내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현지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는 목표다.에일린 롱 이그니스 테라퓨틱스 대표는 "세노바메이트와 솔리암페톨은 중국에서 중추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혁신 치료제"라며 "SK바이오팜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제품 출시 준비를 신속히 진행해, 환자들이 하루빨리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이번 중국 승인은 SK바이오팜과 이그니스 테라퓨틱스가 장기간 협력해온 결실로, 세노바메이트와 솔리암페톨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며 "중국 환자들이 새로운 치료 기회를 보다 신속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양사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2025-12-09 11:21:16차지현 기자 -
코스닥 대장주 알테오젠, 코스피로…셀트리온 이어 바이오 2호[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알테오젠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이전한다. 코스닥 바이오 지형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후속 대장주 경쟁 구도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8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이날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코스닥시장 조건부 상장폐지와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알테오젠은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후 상장 절차를 거쳐 내년 중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앞서 알테오젠은 지난 8월 주주 공고문을 통해 코스피 이전 상장 관련 공식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회사는 "최근 코스피 이전상장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음을 당사에서도 잘 인지하고 있다"면서 "여러 증권사와 기관과 논의했고 이전상장 시 장단점, 적정한 시기, 방법 등에 대해 심도 깊은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2008년 설립된 알테오젠은 바이오의약품 효능을 개선한 차세대 바이오베터, 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바이오시밀러 등을 개발하는 업체다.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로 전환하는 히알루로니다제 단백질 공학 기술을 보유 중이다. 해당 플랫폼을 적용한 미국 머크(MSD)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SC 제형 '키트루다 큐렉스'는 최근 미국과 유럽 규제당국 품목허가를 획득했다.이날 10시 45분 기준 알테오젠 시총은 24조9337억원으로 코스닥 시총 1위를 기록 중이다. 2021년 약 4조원대였던 이 회사 시총은 4년 새 5배 이상 확대됐다. 52주 최고가를 경신한 지난달 18일의 경우 종가 기준 몸값이 29조9097억원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다소 조정을 받아 25조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이다.알테오젠은 이미 기술력과 시가총액 면에서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 대장주로 자리잡은 만큼 코스피 이전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 접근성과 기관 유동성 확보를 동시에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 이전을 통해 기업 신뢰도 제고와 기관투자자 유입 확대, 주가 안정성 강화 등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기대다.알테오젠이 코스피로 이전하면 어떤 바이오주가 코스닥 대장주를 이어받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바이오 업종 코스닥 시총 순위를 보면 에이비엘바이오(10조2147억원), 리가켐바이오(6조7217억원), HLB(6조4664억원), 코오롱티슈진(6조4330억원) 등이 알테오젠 뒤를 잇고 있다. 이외 펩트론, 삼천당제약, 보로노이, 파마리서치, 케어젠 등도 코스닥 시총 상위 업체에 이름을 올렸다.국내 바이오 기업 중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해 성공적으로 안착한 사례로는 셀트리온이 꼽힌다. 셀트리온은 2018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며 단숨에 코스피 시총 상위권에 진입했다. 이날 셀트리온 시총은 43조280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상장사 중 12위에 올라 있다.당시 셀트리온 소액주주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고 주가 변동성이 큰 코스닥 시장 구조 탓에 회사가 공매도 세력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며 이전상장을 지속해서 요구해 왔다. 이에 셀트리온은 결국 코스피 이전을 결정했고 이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 자금이 유입되면서 주가 안정성과 기업 신뢰도가 동시에 개선되는 효과를 거뒀다.일각에서는 잇따른 코스피 이전상장 흐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유망 기업이 무분별하게 코스닥을 이탈할 경우 시장 간 기능 분담이 무너지고 자본시장 생태계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코스닥 시장의 기능 약화다. 코스닥은 본래 벤처와 기술 기반 기업의 성장 플랫폼 역할을 위해 만들어진 시장이지만,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이 전부 코스피로 이전해 버리면 결국 '코스닥이 임시 거쳐 가는 곳'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실제 HLB 역시 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 중이다. HLB는 2023년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코스닥시장 조건부 상장 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안건을 가결시켰다. 오랜 기간 제기돼 온 주주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 미국 규제당국 허가를 앞두고 기업가치 재평가를 노린 전략적 판단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HLB는 리보세라닙 승인 일정이 지연되면서 이전상장 시점을 연기한 상황이다.2025-12-08 12:05:54차지현 기자 -
'시총 3.7조' 에임드, 화려한 데뷔...주목받는 R&D 경쟁력[데일리팜=차지현 기자] 항체약물접합체(ADC) 전문 바이오텍 에임드바이오가 코스닥 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이 회사는 상장 당일 가격 상승 제한폭까지 오른 뒤 이튿날에도 상한가를 이어가며 코스닥 17위권에 안착했다. ADC 시장 성장성과 연이은 기술이전 성과가 맞물리며 강한 매수세를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에임드바이오 시가총액은 3조6697억원으로 코스닥 순위 17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4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지 이틀 만에 대형주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신약개발 바이오텍이 상장 직후 시가총액 상위권에 단숨에 오른 건 드문 사례다.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 가운데 바이오 섹터는 13곳이다. 에임드바이오는 코스닥 상위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중 7위를 기록했다. 알테오젠이 시가총액 24조4254억원으로 코스닥 대장주 자리를 지키고 있고 에이비엘바이오(10조5069억원), 리가켐바이오(6조7912억원), 코오롱티슈진(6조6577억원) 등이 뒤를 잇고 있다.에임드바이오 시가총액은 파트너사가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에 인수되며 몸값이 4조원 수준까지 성장한 디앤디파마텍과 맞먹는 규모다. 또 연 매출 2000억원 이상을 내는 미용의료기기 업체 클래시스 시가총액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미 실적을 내고 있거나 후기 임상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들과 비슷한 시총대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미래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는다는 평가가 나온다.에임드바이오는 상장 당일 공모가 1만1000원 대비 300% 상승한 4만4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하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주가가 신규 상장 종목이 기록할 수 있는 가격 상승 제한폭까지 오르면서 공모가 대비 4배를 의미하는 '따따블'을 달성했다. 이어 에임드바이오는 이튿날에도 상한가를 이어가며 5만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앞서 에임드바이오는 67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최종 공모가를 희망 범위 최상단에서 확정했다. 수요예측에는 총 2414곳 기관이 참여해 총32억4062만주를 신청했는데 전체 참여 기관의 99.9%(가격 미제시 포함)가 공모가 밴드 최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특히 수요예측 참여 기관 중 80.2%가 의무보유 확약을 약속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의 확약률을 나타냈다. 이어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1736.8:1의 경쟁률을 보이면 올해 코스닥 공모 기업 중 최대 규모인 15조3552억원의 증거금을 모았다.ADC 플랫폼 경쟁력과 잇따른 기술이전 성과가 부각되면서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에임드바이오는 삼성서울병원 소속 교수가 창업한 신약개발 바이오텍이다. 남도현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2018년 설립했다. 에임드바이오는 삼성 라이프사이언스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국내 첫 바이오텍이다. 삼성 라이프사이언스펀드는 삼성물산과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 그리고 그룹 내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삼성벤처투자가 공동으로 조성한 펀드다.에임드바이오는 자체개발 P-ADC를 기반으로 ADC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P-ADC는 환자유래세포·이종이식모델 기반 표적 발굴부터 항체 개발, 링커-페이로드 최적화, 전임상 검증까지 일관되게 수행해 임상 성공 가능성이 높은 ADC 후보물질을 효율적으로 도출하는 독자적 원스톱 신약개발 체계다.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출발한 조직적 기반이다. 에임드바이오는 삼성서울병원과 긴밀한 연구 네트워크를 토대로 고품질 환자유래 샘플과 임상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왔고 단순한 자원 보유를 넘어 이를 실제 신약개발 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력까지 축적해왔다. 이를 통해 정상조직 발현이 낮고 종양 특이성이 높은 '클린 타깃'을 지속해서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에임드바이오 주요 파이프라인 현황 (자료: 에임드바이오)이 같은 강점을 기반으로 에임드바이오는 설립 후 비교적 단기간에 괄목할 만한 기술이전 성과를 냈다. 회사는 작년 말 미국 바이오헤븐에 FGFR3 표적 항암 후보물질 'AMB302'를 기술이전했고 올 6월 SK플라즈마와 ROR1 표적 항암 후보물질 'AMB303'에 대해 공동개발·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또 지난 10월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차세대 ADC 후보물질에 대해 최대 1조4000억원 규모 추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3종의 전임상 단계 ADC 자산을 모두 이전하는 쾌거를 이뤘다.에임드바이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ADC 툴박스(Toolbox) 공동개발 협업도 진행 중이다. 신규 링커-페이로드 기술에 대해 양사가 공동 소유권·실시권을 보유하고 제3의 개발사가 사용할 경우 로열티와 기술료를 공유하는 게 계약의 골자다. 양사 공동개발 페이로드가 글로벌 블록버스터 ADC 대비 동등하거나 더 우수한 전임상 효능을 보인 만큼 기술 상용화 가능성이 크다는 게 회사 측 기대다.화려하게 코스닥 데뷔전을 치렀지만 높아진 기대치를 실질 성과로 입증하는 일은 향후 과제로 남는다. 기술이전 선급금 이후 마일스톤과 로열티 수취는 파트너사의 임상 개발 성과와 속도에 달려 있다. 파트너사가 임상 진척도가 실적 현실화에 핵심 변수로 작용하는 동시에 회사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임상 파이프라인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장기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추가 기술이전 성과도 꾸준히 확보해야 한다. 회사는 상장 과정에서 추가 기술이전을 타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2025-12-08 06:00:53차지현 기자 -
오너 3세 전진배치...SK바팜, '포스트 엑스코프리' 발굴 잰걸음[데일리팜=차지현 기자] SK바이오팜이 2026년 조직개편에서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 본부를 신설하고 회사 미래 전략을 총괄하는 핵심 자리에 SK그룹 오너 3세를 전면 배치했다. 뇌전증 치료제로 창출한 재원을 신사업 확장에 투자해 성장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미래 먹거리 총괄' 전략본부장에 오너 3세 선임·RPT 본부 신설…신사업 속도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기존 사업개발본부를 이끌어온 최윤정 본부장을 전략본부장으로 선임했다. 1989년생 최 본부장은 SK그룹 창업주 최종건 회장 손녀이자 최태원 회장 장녀로 최 회장 자녀 중 유일하게 SK그룹에 재직 중인 인물이다. 이번에 최 본부장이 맡게 된 전략본부는 전사 중장기 전략 수립,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글로벌 성장전략 추진, 신사업 검토 등 회사의 핵심 의사결정 기능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다.최 본부장은 중국 베이징국제고와 미국 시카고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 연구실·국내 제약사 인턴, 베인앤드컴퍼니를 거쳐 SK바이오팜에 합류했다. 이후 2019년 휴직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복직, 2023년 1월 올 1월 글로벌투자본부 전략투자팀 팀장에 올랐다. 그는 같은 해 말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하며 1989년생 그룹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거머쥐었다.SK바이오팜은 이번 인사와 함께 RPT 본부 신설도 발표했다. RPT는 종양 표적 물질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결합해 암세포를 정밀하게 사멸하는 차세대 의약품이다. 신설 RPT 본부는 악티늄-225 등 핵심 원료 확보부터 파이프라인 발굴, 전임상, 글로벌 사업개발까지 전주기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회사는 이번 RPT 본부 신설을 통해 관련 사업을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다.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은 SK바이오팜의 신사업 전환이 실행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SK바이오팜은 ▲RPT ▲표적단백질분해(TPD)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세 가지 플랫폼을 신성상동력으로 낙점하고 신약개발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RPT는 이들 플랫폼 중 가장 구체적인 진척이 이뤄지고 있는 분야다. SK바이오팜은 2023년 한국원자력의학원과의 연구협력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 RPT 치료제 후보물질 'SKL35501'(FL-091)을 도입하면서 본격적인 RPT 사업 구축에 나섰다. 이어 테라파워·판테라와 방사성 동위원소 악티늄-225(Ac-225) 공급 계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미국 위스콘신대 기술이전기관으로부터 두 번째 후보물질 'WT-7695'를 도입했고 독일 에커트앤지글러와 Ac-225 공급 계약 추가로 체결하면서 원료 조달망을 확장했다.SK바이오팜 입장에서 RPT는 충분히 해볼 만한 사업으로 평가된다. RPT는 항체나 저분자화합물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붙이는 방식이다. 차세대 플랫폼이면서도 SK바이오팜이 세노바메이트 개발로 축적한 합성의약품 신약개발 역량을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다. RPT 치료제는 어떤 방사성 동위원소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알파(α)선 기반 치료제와 베타(β)선 기반 치료제로 나뉘는데 SK바이오팜은 치료 효과가 강력하고 미충족 수요가 큰 알파핵종 기반 RPT로 차별화를 꾀할 예정이다.원료 조달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해 놓았다는 점도 SK바이오팜이 이 분야에 자신감을 갖는 요인이다. RPT 치료제의 핵심 원료로 꼽히는 Ac-225는 자연에서 얻을 수 없고 전 세계 소수 연구시설에서만 소량 생산되는 희소 원료여서 안정적 확보가 중요하다. 앞서 SK㈜는 2023년 SK이노베이션과 함께 테라파워에 30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2008년 설립한 테라파워는 RPT의 원료 악티늄-225 판매를 추진 중인 업체다. 이로써 SK바이오팜은 사업 초기부터 안정적인 원료 수급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SK바이오팜 RPT 성장 전략 개요 (자료: SK바이오팜)여기에 RPT는 아직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되지 않은 초기 시장이라는 점에서 SK바이오팜에 기회 요인이다. RPT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아직 제대로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영역이다. 방사성의약품은 진단용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치료제의 경우 이제 막 개화 단계다. RPT는 취급이 까다로워 제조를 위한 별도 허가 시설이 필요한 등 진입장벽이 높지만 한번 밸류체인 구축에 성공하면 원료–제조–개발–상업화 전 단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구조다. 선제적으로 인프라를 확보한 기업이 시장의 '퍼스트 무버'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특히 RPT는 최 본부장이 개인적으로 깊은 관심을 두고 공을 들여온 분야로 알려진다. 그는 SK㈜와 SK바이오팜이 유망한 바이오벤처나 기술에 대한 투자 협력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구성한 혁신신약 태스크포스(TF) 핵심 일원으로도 활동 중인데 최 본부장은 해당 TF 내에서도 RPT 플랫폼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최 본부장은 지난해 RPT 사업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직접 발표자로 나서며 RPT 사업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SK바이오팜의 RPT 사업이 한층 탄력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 본부장이 회사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핵심 의사결정 기구 수장으로 선임되고 RPT 사업이 원료 확보부터 개발, 사업개발까지 전주기 운영 기능을 갖춘 독립적인 본부로 격상되면서 투자·파트너십·임상 준비 등 주요 실행 과제가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세노바메이트 현금창출력 기반 미래 성장동력 확장 속도전…'빅 바이오텍' 도약SK바이오팜은 자체개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앞세워 고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회사는 지난 2019년 11월 세노바메이트를 '엑스코프리'라는 제품명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2020년 5월부터 SK바이오팜 100%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엑스코프리를 미국 시장에서 직접 판매하고 있다.세노바메이트는 국내 기업으로서 처음으로 SK바이오팜이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품목허가 획득까지 신약개발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물질이다. 소수 전문의 중심으로 처방되는 뇌전증 치료제 특수성을 활용해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현지에서 직접 판매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 역시 상징성이 크다.세노바메이트 미국 처방 수 및 매출 현황 (자료: SK바이오팜)가시적인 성과도 뚜렷하다. 세노바메이트 분기 매출은 2020년 5월 출시 이후 21분기 연속 성장했다. 올 3분기 세노바메이트 미국 매출은 17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4595억원으로 불과 9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매출 4387억원을 추월했다. 세노바메이트 매출 확대를 기반으로 SK바이오팜은 지난해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특히 세노바메이트 매출 급증으로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세노바메이트는 출시 초기에는 시장 안착을 위한 고정비 부담이 컸지만 처방 확대로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판매·관리비 등 고정성 비용이 사실상 동일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출 증가분이 고스란히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며 매출 증가 속도 대비 이익 개선 폭이 더욱 가팔라지는 전형적인 영업 레버리지 구간에 진입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회사는 세노바메이트로 벌어들인 막대한 현금흐름을 미래 성장동력 확장에 과감히 투입하겠다는 포부다. 이미 구축된 미국 직판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상업화 가능한 중추신경계(CNS) 계열 제품을 인수하고 비유기적 성장(M&A)을 통해 신규 플랫폼과 파이프라인을 확보에 힘을 쏟겠다는 구상이다. 이로써 단일 제품 의존도를 해소하고 지속해서 신약을 개발하는 '빅 바이오텍'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2025-12-06 06:00:52차지현 기자 -
'시총 1조 유망주' 리브스메드, IPO 시동…" 첨단 수술 로봇 진출"[데일리팜=차지현 기자] "당사는 그동안 매출 대부분이 한 가지 제품에서 발생했지만 내년 1월부터는 4개 제품군이 동시에 매출을 일으키는 풀 스펙트럼 포트폴리오가 본격 가동된다. 특히 새로 출시하는 두 번째, 세 번째 제품은 첫 제품보다 훨씬 파급력이 큰 킬러 아이템으로 단기간에 고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이정주 리브스메드 대표이사가 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기업공개(IPO)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현재 한 가지 제품군에 집중된 매출이 내년부터 네 가지 제품군으로 확대하면서 향후 매출 성장이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이 대표는 공학·의학·경영을 모두 아우르는 정형외과 의료기기 전문가다. 이 대표이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과 졸업 후 서울대 의용생체공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획득했다. 이후 고려대 의과학연구소 교수와 고려대 MBA 과정을 거쳐 2011년 리브스메드를 창업했다.이정주 리브스메드 대표이사가 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사의 비전을 소개했다.리브스메드는 척추·관절 임플란트와 최소침습(MIS) 수술기구 등을 개발·제조하는 정형외과 전문 의료기기 업체다. 상·하·좌·우 90° 관절 가동 범위를 구현한 독자적인 다관절 다자유도 원천 기술이 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다.20세기 후반 도입된 복강경 수술은 기존 개복 수술이 맡아오던 치료를 작은 절개만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하며 외과 분야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았다. 하지만 기존 수술기구는 관절 움직임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협소한 시야·좁은 절개창에서 정확한 각도 조작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이를 극복한 게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의 수술로봇 '다빈치'다. 물론 다빈치 역시 한계가 존재했다. 다빈치는 대당 30억원에 달하는 고가 제품인 데다 관절 각도가 60도에서 고정돼 의사가 원하는 모든 동작을 표현할 수 없다. 리브스메드는 고가라는 한계와 기술적 미흡함이라는 틈새를 동시에 파고들었다. 단일 기구로 넓은 각도 조작과 정밀한 움직임을 구현해 수술 정밀도를 높이고 의사 편의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저렴한 제품 가격으로 환자 부담을 크게 낮춘 것이다.회사는 이 같은 기술을 기반으로 복강경 수술기구 '아티센셜', 혈관봉합기 '아티실', 수술용 스테이플러 '아티스테이플러', 복강경 카메라 '리브스캠' 등을 개발했다. 대표 제품 아티센셜은 다관절·다자유도 원천 기술을 적용한 손목형 복강경 수술기구다. 2018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미국과 유럽 규제당국 등 주요 해외 시장의 인허가를 모두 획득, 글로벌 시장에 상용화했다. 2025년 기준 전 세계 51개국에서 허가를 받아 판매 중이다.아티센셜 성과는 숫자로 증명된다. 리브스메드는 작년 아티센셜로만 271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 345억원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회사 매출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리브스메드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71억원, 영업손실 265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346억원, 영업손실은 166억원으로 집계됐다.이 대표는 "리브스메드는 다빈치와 같은 관절 자유도와 정밀 조작성을 기계식 핸드헬드 복강경 기구 아티센셜로 구현해 병원이 30억원짜리 로봇을 도입하지 않아도 동일한 사용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면서 "2020년 보험 등재 이후 누적 20만건의 실제 수술 성과를 달성, 새로운 표준 기술로 자리 잡았고 이를 통해 자사 기술력을 시장에서 검증받았다"고 했다.리브스메드 주요 제품 개요 (자료: 리브스메드)리브스메드는 기술적 우위와 가격 혁신을 바탕으로 시장 침투율을 공격적으로 늘리겠다는 포부다. 그는 "현재 한국 연간 복강경 수술 약 50만건 중 아티센셜과 다빈치 로봇이 각각 약 15%씩 침투하고 있으며 나머지 70%는 아직도 일자형 기구로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현재 15%의 침투율은 이미 임계점(Critical Mass)을 넘어선 수준이며 50%까지의 침투율은 시간의 문제로 3~4년에 걸쳐 무난히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또 회사는 미국·일본·독일에 직판 조직을 구축해 해외 시장 침투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 가장 큰 공동구매 조직(GPO) 중 하나인 헬스 트러스트와 계약을 맺어 1800여 개 병원에 대한 진입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이를 통해 병원별 의료기기 도입 절차가 6개월~1년에서 한 달 이내로 단축시켰다"고 했다.이어 그는 "이를 통해 작년 말 60개였던 미국 진출 병원 수가 현재 150개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며 "이 같은 직판 전략을 통해 매년 100개씩 병원을 추가해 2028년까지 500여 개 병원에 진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리브스메드는 첨단 수술 로봇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회사는 90° 다관절 성능을 보유한 소형 모듈러 타입 수술 로봇 '스타크'를 개발 중이다. 지난 7월 미국 원격 의료 시스템 기업 소바토(SOVATO)와 협력해 캘리포니아와 시카고를 잇는 약 3000km 거리 초장거리 원격 로봇 수술 시연에 성공했다. 회사는 내년 4분기께 국내 인허가를 획득하겠다는 구상이다.리스브메드는 바이오 업계에서 보기 드문 조(兆) 단위 IPO 대어로 관심을 모은다. 회사는 공모 예정 주식 247만주를 포함해 2465만8770주를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 구조는 100% 신주모집이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4만4000원에서 5만5000원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공모 금액은 1087억~1359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1조851억~ 1조3564억원이다.리브스메드는 희망 공모가액을 계산하기 위해 상대가치법 중 주가수익비율(PER) 계산 방법을 활용했다. PER은 주가를 한 주당 얻을 수 있는 이익(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 영업활동의 수익성과 위험성, 시장 평가 등을 종합 반영한 지표다.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순이익, 발행주식총수, 기준주가 등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산출했다.이 회사는 2027년 710억원의 순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공동 대표주관회사인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측은 "현재 동사는 다관절 다자유도 성능을 가진 복강경 수술기구를 기반으로 수술용 로봇을 개발 중"이라며 "수술용 로봇 매출이 본격화하는 시점과 의료기기 조달망인 헬스트러스트(HealthTrust)와 계약을 계기로 해외 매출 비중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추정 순이익을 산출했다"고 설명했다.이렇게 산정한 추정 순이익을 올해 3분기 말 현재가치로 환산한 뒤 유사기업으로 선정한 ▲메드트로닉(Medtronic) ▲스트라이커(Stryker) ▲인튜이티브서지컬(Intuitive Surgical) 등 3곳의 PER 45.5배를 곱한 뒤 할인율 41.70~27.13%를 적용해 희망 공모 범위를 정했다.이 대표는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보수적 기준을 철저히 적용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2027년 예상 순이익 산출 과정에서 미국 GPO 계약 확대, 신규 4개 제품군 동시 매출 기여 등 고성장 요인을 현실적으로 절반 수준만 반영했다"면서 "환매청구권 미부여, 최대주주·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특허 분쟁 발생 시 대표이사의 개인 변제 약속 등 안전장치를 통해 기술특례 상장에 따른 투자자 부담을 최소화하려 했다"고 했다.리브스메드는 이번에 조달한 공모자금을 신규 공장 증설, 자동화 기반 생산라인 업그레이드, 해외 법인·대리점망 확충, 차세대 수술 로봇 연구개발(R&D) 투자 등에 집중 투입해 사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세부적으로 공모가 하단 기준 공모액에서 상장주선인의 인수 금액과 발행제비용을 제외한 순수입금 1051억원 중 시설자금으로 765억원, 운영자금으로 286억원을 배정했다.리브스메드는 지난 4일부터 오는 10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어 같은 달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간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 24일 코스닥에 입성하는 걸 목표로 한다.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다.2025-12-05 13:10:00차지현 기자 -
[기자의 눈] K-바이오, 기술만큼 강한 IR이 필요하다[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제약바이오 산업은 본질적으로 '기술 싸움'이다. 그러나 투자 시장은 현재 기술적 성과뿐만 아니라 그 기술이 만들어낼 미래의 기대 가치를 사고파는 곳이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이해하기 쉽고 매력적으로 설명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의 관심을 얻기 어렵다.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데 있어 기술을 어떻게 설명하고 어떤 미래를 설계해 보여주는지가 중요한 이유다.국내 기업 중 기술의 가치와 미래 비전을 시장이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곳이 과연 얼마나 될까. 국내 기업은 법적으로 요구되는 최소한의 공시 외 자발적인 투자자 소통(IR)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짙다. 매 분기 IR 자료를 업데이트하는 곳도 많지 않을뿐더러 자료를 배포하더라도 이전 분기 자료를 단순히 복사·붙여넣기한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빅파마나 성공적인 해외 바이오텍이 실적 발표 시즌이 아니더라도 중요한 연구개발(R&D) 마일스톤이나 파이프라인 진행 상황 등을 정기적이고 자발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과 대조적이다.기술이전 같은 중대한 이벤트가 나와도 기업이 충분한 해석과 설명을 제공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다수 국내 기업이 수천억원대 규모 계약을 체결하고도 발표 내용은 '총 계약 규모·선급금·마일스톤' 같은 숫자 중심 정보에만 머무른다. 해당 계약이 어떤 기술적 의미를 갖는지, 글로벌 파트너 전략과 어떻게 맞물리는지, 왜 수많은 후보 중 해당 기업을 파트너로 선택했는지 등에 대한 설명은 찾아보기 어렵다. 공시 몇 줄과 짧은 보도자료를 빼면 투자자가 그 계약의 질을 가늠할 수 있는 서사가 비어있는 셈이다.이러한 소통 부족은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자금 조달 능력 그리고 산업 전체의 신뢰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혁신 기술에 대한 명확하고 매력적인 미래 비전 제시가 부족하면 투자자는 단편적 숫자나 표면적 이벤트만으로 기업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 결국 기술의 진짜 가치가 밸류에이션에 반영되지 못하고 기업이 가진 잠재력과 무관하게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구조적 저평가를 초래한다.소극적인 소통 태도는 기업의 자금 조달 능력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힌다. 기관 투자자나 해외 투자자가 투자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기업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다. 제한적인 정보 제공은 곧 투자 위험 신호로 작용, 우량 자금의 유입을 막는다. 장기간 임상 개발과 높은 R&D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바이오 산업 특성상 기업이 투자를 제때 유치하지 못하는 것은 사형선고와 같다.더 큰 문제는 폐쇄적인 태도가 산업 전반의 신뢰도까지 훼손한다는 점이다. 한두 기업의 소통 부실은 '한국 바이오=정보 투명성이 낮다'는 부정적 인식을 만들고 이는 해외 투자자뿐 아니라 글로벌 파트너의 접근 자체를 위축시킨다. 결국 개별 기업의 소극적 IR이 해당 기업을 넘어 국내 바이오 생태계 전체의 성장 잠재력까지 제약하는 집단적 리스크로 이어지는 것이다.물론 국내 바이오 기업의 입장도 십분 이해가 간다. 과거 일부 기업이 임상 결과나 기술이전 등을 과장해 발표했다가 금융 당국의 제재와 대중의 비판, 나아가 법적 문제로 이어진 사례가 빈번했다. 엄격한 규제 당국의 시선과 사회적 감시 아래서 기업은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택해왔다. 긍정적인 기대감을 적극적으로 조성하기보다 사실에 기반한 최소한의 정보만 공개하는 게 과장 논란 회피와 법적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나을 수도 있다.규모가 작은 국내 바이오 기업 입장에서 글로벌 수준의 전략적 IR 조직이나 전문가를 갖추기 쉽지 않은 현실적인 제약도 존재한다. 자금 상황이 여의치 않은 초기 바이오텍은 높은 인건비와 전문 인력 확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R&D만으로도 빠듯한 예산 구조 속 IR은 자연스럽게 후순위로 밀린다. 여기에 해외 투자자 네트워크 경험 부족, 언어·문화적 장벽까지 겹쳐 글로벌 수준의 소통 역량을 갖추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그럼에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 자원이 부족하고 규제가 엄격하다는 이유로 소극적 소통에 머무를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글로벌 자본은 기술의 우열뿐 아니라 그 기술을 얼마나 명료하게 설명하고 미래 비전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움직인다. 뛰어난 연구 성과도 시장이 이해하지 못하면 자본은 흘러들지 않고 자본이 흐르지 않으면 임상 개발과 사업화는 멈춘다. IR을 소홀히 하는 기업은 글로벌 경쟁에서 자연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다행인 점은 최근 국내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 중심 조용한 경영에서 벗어나 글로벌 투자자와 소통을 강화하고 전문 IR 인력을 확보하는 바이오텍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 루닛, 오름테라퓨틱 등이 정기적인 자료 업데이트, 상세한 기술 해설 등으로 IR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이들처럼 소통을 기업 전략의 중심에 두는 사례가 지속해서 늘고 이를 통해 K-바이오 전체가 한 단계 더 성숙하길 기대해 본다.2025-12-05 06:00:47차지현 기자 -
SK바팜, RPT 본부 신설…오너 3세 최윤정 전면 배치[데일리팜=차지현 기자] SK바이오팜(대표이사 사장 이동훈)이 2026년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4일 밝혔다.먼저 SK바이오팜 기존 사업개발본부를 이끌어온 최윤정 본부장을 전략본부장으로 선임했다. 1989년생 최 본부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장녀로 지난 2023년 말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한 인물이다.전략본부는 ▲전사 중장기 전략 수립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글로벌 성장 전략 추진 ▲신사업 검토 등 회사의 핵심 의사결정 기능을 통합해 미래 전략 실행의 정합성과 추진 속도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또 회사는 미래 성장 모달리티로 부상한 방사성의약품(RPT) 사업의 본격화를 위해 RPT 본부를 신설했다. RPT 본부는 원료·동위원소 확보, 파이프라인 발굴과 전임상 수행, 글로벌 사업개발 등 전주기 운영 기능을 갖춘 조직이다. 회사는 이번 신설을 통해 RPT 사업을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다.이번 조직개편은 변화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성장축 중심의 핵심 기능 강화 및 실행력 제고를 목적으로 한다. 내년 1월 1일 자로 시행한다. SK바이오팜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제고하고, 신약·신사업의 균형 있는 성장을 위한 기반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2025-12-04 14:49:47차지현 기자 -
진단업체 현금 곳간 3년새 70% 급감…코로나 특수 여력 고갈[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창궐 당시 진단키트 호황을 누리던 국내 주요 진단 업체의 현금 곳간이 3년 만에 70% 급감했다. 코로나 특수 종료로 실적이 현저하게 둔화한 데다 수익성이 약화된 상황에서도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재무 부담이 빠르게 커진 탓이다. 특히 기업별 현금성 자산 감소와 실적 개선 여부가 극명하게 엇갈리며 업계 내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이다.15곳 중 13곳 현금 급감…코로나 특수 완전 소멸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국내 주요 상장 진단 업체 15곳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총 1조295억원이다. 이는 진단키트 호황기였던 2022년 9월 말 총 3조3698억 대비 약 70% 감소한 수준이다.이번 집계에 포함된 업체는 ▲녹십자엠에스 ▲랩지노믹스 ▲마크로젠 ▲바디텍메드 ▲바이오노트 ▲바이오니아 ▲수젠텍 ▲씨젠 ▲에스디바이오센서 ▲엑세스바이오 ▲오상헬스케어 ▲지노믹트리 ▲진매트릭스 ▲피씨엘 ▲휴마시스 등이다.개별 기업별로 보면 3년 전 대비 올해 현금성자산이 증가한 곳은 단 두 곳뿐이다. 씨젠과 바이오니아가 그 주인공이다. 씨젠의 현금성자산은 2022년 9월 말 1889억원에서 올 9월 말 2204억원으로 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바이오니아 현금성자산은 265억원에서 463억원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두 곳을 제외한 나머지 13개사는 모두 현금성자산이 감소했다. 가장 감소폭이 큰 곳은 피씨엘로 이 회사의 현금성자산은 2022년 9월 말 286억원에서 올해 9월 말 16억원으로 94% 이상 급감했다. 녹십자엠에스 역시 같은 기간 75억원에서 6억원으로 현금 곳간이 쪼그라들었다. 이들 기업은 사실상 코로나19 특수 시기에 확보했던 현금을 거의 소진한 셈이다.수젠텍과 바이오노트도 현금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수젠텍 현금성자산은 2022년 9월 말 933억원에서 올 9월 말 141억원으로 85% 감소했다. 바이오노트의 경우 2022년 9월 말 5286억원에서 올 9월 말 536억원으로 현금성자산이 90% 축소됐다. 절대 금액 기준으로 바이오노트 현금성자산은 4750억원이 줄었다.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몸집을 급속도로 불린 에스디바이오센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회사 현금성자산은 2022년 9월 말 1조5460억원에서 올 9월 말 2368억원으로 1조3092억원으로 85% 감소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현금 감소액은 조사 업체 중 가장 큰 규모다.휴마시스와 랩지노믹스, 지노믹트리 역시 코로나19 특수 소멸 이후 현금성자산이 각각 80% 안팎으로 줄며 재무 여력이 크게 약화했다. 엑세스바이오도 현금성자산이 6506억원에서 3278억원으로 절반가량 줄었고 바디텍메드 역시 270억원에서 166억원으로 현금성자산이 39% 감소했다. 또 마크로젠(29%↓), 진매트릭스(28%↓), 오상헬스케어(14%↓) 등도 일제히 현금성자산이 하락세를 보였다.진단업계 수익성 회복 난항…현금 부자와 생존 위기 기업간 양극화 심화진단 업체 현금성자산의 급격한 감소는 코로나19 특수 종료 이후 실적이 뚜렷하게 둔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진단키트 수요가 빠르게 줄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었고 팬데믹 기간 확대했던 설비·조직 규모가 유지되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여기에 미래를 대비한 투자 집행이 겹치면서 현금 유출 속도가 더 가팔라졌다는 분석이다.실제 올 3분기 실적 분석 결과 진단 업체 15곳 중 8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절반 이상이 여전히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올 3분기 엑세스바이오(-135억원), 에스디바이오센서(-140억원), 오상헬스케어(-49억원), 수젠텍(-48억원), 지노믹트리(-34억원), 휴마시스(-25억원), 랩지노믹스(-21억원), 진매트릭스(-1억원) 등이 영업적자를 냈다.이 가운데 엑세스바이오는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되며 실적 부진이 심화됐다. 엑세스바이오는 작년 3분기 영업손실 90억원을 기록했는데 올 3분기 영업손실은 135억원으로 증가했다.에스디바이오센서도 전년 대비 영업적자가 확대되며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이 회사는 작년 3분기 영업손실이 105억원이었으나 올 3분기에는 140억원으로 늘어 적자 폭이 35억원가량 커졌다.특히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특수 종료 이후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을 단행하면서 현금이 빠르게 소진됐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21년 브라질 체외진단기업 에코 디아노스티카를 약 470억원에 인수했고 2022년 미국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를 약 2조원을 들여 인수했다.오상헬스케어·랩지노믹스·지노믹트리 등은 적자 규모를 일부 축소했으나 흑자전환에는 실패했다. 오상헬스케어는 작년 3분기 7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올 3분기 영업손실은 49억원으로 약 22억원 적자가 축소됐다. 랩지노믹스 역시 영업손실이 작년 3분기 38억원에서 올 3분기 21억원으로 줄었다. 지노믹트리는 작년 3분기 영업손실 39억원에서 올 3분기 영업손실 34억원으로 손실 폭을 5억원 축소했다.흑자전환에 성공한 곳은 바이오니아·마크로젠·지노믹트리 등 3곳에 그쳤다. 바이오니아는 올 3분기 영업이익 2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영업손실 82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마크로젠도 작년 3분기 영업손실 6억원에서 올 3분기 영업이익 11억원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피씨엘은 전년 영업손실 23억원에서 올 3분기 1억원 흑자를 기록하면서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다만 이는 규모가 작아 본격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흑자를 지속한 기업은 씨젠·바디텍메드·바이오노트·녹십자엠에스 등 4곳이었다. 씨젠은 올 3분기 영업이익 96억원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하며 견조한 이익 체력을 입증했다. 바이오노트는 영업이익이 35억원에서 48억 원으로 늘어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녹십자엠에스는 올 3분기 9억원 흑자를 유지하며 전년 수준의 수익성을 방어했다. 반면 바디텍메드는 영업이익이 88억원에서 66억원으로 25% 줄며 역성장을 보였다.결과적으로 진단 업계 내 '현금 부자'와 '적자 지속' 그룹 간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팬데믹 시기에 확보한 현금을 기반으로 사업 다각화와 수익성 회복에 성공한 기업들은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재진입한 반면, 현금이 급속히 소진되고 적자가 반복되는 기업들은 고정비 부담과 투자 여력 부족에 내몰리며 생존 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특수 이후 3년간 기업별 대응 전략 차이가 재무 체력 격차로 이어지면서 양극화는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면서 "특히 팬데믹 시기 급격히 늘어난 설비와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고정비 부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현금 여력이 부족한 기업들은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2025-12-04 12:55:19차지현 기자 -
한미, 2030 매출 3.6조 목표…신사업·R&D 투자 강화[데일리팜=차지현 기자]한미약품그룹이 중장기 성장 청사진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놨다. 지배구조·배당 확대를 넘어 신약·헬스케어·글로벌 사업을 아우르는 성장 전략을 대폭 강화한 점이 눈길을 끈다.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2025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게재했다. 작년 11월 처음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은 지 약 13개월 만에 세부 전략과 목표를 전면 업데이트했다.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는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의 이행 차원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국내 기업 저평가 현상(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부 주도 정책이다. 국내 증시 상장 기업이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세워 공시하면 정부가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인센티브로는 세제 지원과 우수기업에 대한 표창 수여, 모범 납세자 선정 우대 등이 제시됐다.한미사이언스는 2030년까지 그룹의 성장을 이끌 '듀얼 모멘텀' 전략을 제시하고 그룹의 전략적 투자를 위한 재무 목표와 주주환원 목표를 강화했다.먼저 한미사이언스는 그룹 전체 사업 구조를 ▲약품 사업과 ▲Medtech·헬스케어 사업 두 축으로 재편하고 이를 듀얼 모멘텀 전략으로 명명했다. 단일 캐시카우에 의존하는 대신 한 축에서 한미약품을 중심으로 한 전문의약품·신약 사업을 키우고 다른 한 축에서는 컨슈머헬스·의료기기·디지털 헬스 등 비(非)약품 영역을 집중 육성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작년 올린 기업가치 제고 공시에서는 단순 확대 수준으로 언급되던 헬스케어 사업의 경우 이번 공시에서 컨슈머헬스·의료기기 부문을 아우르는 핵심 성장동력으로 격상됐다. 회사는 해당 부문 매출은 올해 1000억원에서 2050년 50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B2C 브랜드 구축, 의료기기 포트폴리오 확장, 글로벌 주요 지역 거점 확보를 통한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 전략도 함께 제시했다.재무 목표 역시 크게 상향됐다. 한미사이언스는 2030년 연결 기준 매출 3조6000억원을을 제시하는 한편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OPM) 25%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주환원 정책 측면에서도 변화가 생겼다. 앞서 제시한 주주환원율 연평균 25% 수준을 상회해 2025~2030년에는 매년 최소 총주주환원율 3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실행 방안으로는 최소 배당금 제도, 자사주 매입, 임직원 주식기준성과보상제도(RSU) 도입 등이 포함됐다.이날 한미약품도 나란히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한미약품은 올 3월 처음으로 관련 계획을 올리며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기 시작했는데 약 9개월 만에 업데이트된 내용을 다시 제시한 셈이다.한미약품 역시 기존 대비 모든 면에서 목표치를 상향 조정한 핵심 목표 지표를 공개했다. 먼저 회사는 근본적 성장(Fundamental Growth)과 혁신 성장(Innovative Growth)으로 구성한 투트랙 전략을 제시했다.세부적으로 Fundamental Growth 분야에서는 ▲만성질환 품목의 근거 중심 차별화 마케팅 ▲블록버스터 신약·신제품을 연 1건 이상 출시하는 전략 ▲글로벌 타깃 기반의 R&D 강화 및 맞춤형 신제품 개발 등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Innovative Growth 전략에서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차세대 치료 패러다임 선도 ▲모달리티 연구 확대 ▲AI·바이오인포매틱스 기반 R&D 혁신 등 미래 기술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이 포함됐다.재무 목표도 한층 공격적으로 상향했다. 한미약품은 2030년까지 별도 기준 매출을 2025년 1조1000억원에서 2조9000억원으로, 연결 기준 매출은 1조5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글로벌 사업 확장과 신약 출시 전략에 기반2025~2030년 동안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은 2030년 20% 이상으로 잡아 수익성 개선 목표도 명확히 했다.한미약품그룹은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한 올 초를 기점으로 경영 정상화와 기업가치 제고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메리츠증권 출신 김재교 부회장을 선임하며 그룹 운영 체제를 재정비했다. 이는 한미약품그룹이 2010년 지주사 전환 이후 처음으로 오너 일가가 아닌 외부 전문경영인에게 그룹 경영을 맡긴 사례다.특히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책임경영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보여주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개월간 한미사이언스 주식 3800주를 장내에서 꾸준히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투입한 개인 자금만 1억4771만 원에 달한다. 그룹 차원의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총괄하는 동시에 직접 지분을 늘리며 장기적 성장 비전에 대한 확신을 시장에 전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시장 역시 김 부회장의 이 같은 광폭 주식 매입 행보와 한미사이언스 성장 로드맵에 화답하는 분위기다. 취임 초기이자 첫 자사주 매입 당시 2만7000원대 머물던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불과 2개월 만에 4만7800원까지 치솟았고 현재 조정기에도 연초보다 30% 이상 상승한 3만7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오너 리스크 해소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그리고 구체적인 밸류업 계획까지 더해지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걷힌 결과라는 분석이다.2025-12-04 12:10:57차지현 기자 -
[팜리쿠르트] 알보젠·한국룬드백·세르비에 등 부문별 채용2025-12-04 08:56:41차지현 기자 -
'릴리와 1.9조 딜' 알지노믹스, IPO 도전…예상 시총 2339억[데일리팜=차지현 기자]"알지노믹스는 자체 플랫폼을 기반으로 빅파마 대상 글로벌 기술이전 성과를 이미 확보했다. 올해 일라이릴리와 후보물질 도출부터 선급금·연구비·마일스톤·로열티까지 단계별로 발생하는 '플랫폼 딜' 형태로 다중 옵션 구조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을 체결했다. 이는 RNA 분야에서 당사 기술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판단한다."이성욱 알지노믹스 대표는 3일 기업공개(IPO)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사의 경쟁력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총 1조9000억원 규모 RNA 편집 치료제 연구협력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빅파마가 장기간 자체 검증 끝에 기술의 실효성과 안정성을 확인한 만큼, 회사 플랫폼의 글로벌 경쟁력이 대외적으로 입증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이성욱 알지노믹스 대표가 3일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사의 비전을 소개했다.알지노믹스는 RNA 치환효소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는 업체다. 질환 관련 표적 RNA를 특이적으로 인지해 절단하고 동시에 치료용 RNA로 교체·편집하는 독창적인 'RNA 치환효소 플랫폼' 기술을 보유 중이다. DNA에 영구적인 변이를 유발하지 않고 RNA 수준에서 작용해 안전성을 높이고 하나의 물질로 다양한 돌연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 대표는 RNA 치환효소 분야에서 30년 넘게 연구를 이어온 전문가다. 그는 미국 코넬대와 듀크대 메디컬센터에서 RNA 기능 연구와 RNA 기반 치료제 개발을 수행하며 세계 최초 RNA 치환효소 연구에 참여해 1997년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표지 논문을 발표한 핵심 연구자 중 한 명이다. 귀국 후 RNA 치환효소 기술을 최적화해 2014년 임상 진입 성과를 냈고 이를 토대로 2017년 알지노믹스를 설립했다.현재 알지노믹스는 자체 보유 플랫폼을 기반으로 교모세포종, 간세포암종, 유전성 망막색소변성증 등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질환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항암제 후보물질 'RZ-001'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RZ-003' ▲유전성 망막색소변성증 후보물질 'RZ-004' 등이 대표 파이프라인이다.회사는 파이프라인별로 차별화한 기술이전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RZ-003은 현재 현재 전임상 단계로, 임상 진입 전 라이선스아웃을 목표로 글로벌 제약사와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해 기술 검증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해당 후보물질은 단일 자산(single asset) 기술이전뿐 아니라 상대 기업이 원하는 중추신경계 타깃을 함께 개발하는 플랫폼 딜 형태까지 결합한 패키지 구조의 계약도 협의 중"이라고 했다.이어 그는 "RZ-004의 경우 호주에서 1/2상 Part A까지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뒤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현재 복수의 글로벌 기업과 데이터룸을 개방하고 사업개발(BD) 미팅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이 대표는 일라이릴리가 알지노믹스 기술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그에 따르면 일라이릴리는 약 1년여 동안 자체 연구진이 저희 플랫폼을 직접 가져가 실험하며 기술을 검증했다. 그 결과 ▲유전자 발현을 과도하지 않게 아주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 ▲유전성 난청처럼 돌연변이 패턴이 환자마다 제각각인 질환에서도 하나의 후보물질로 여러 돌연변이를 교정할 수 있다는 점 ▲비표적(off-target) 교정이 거의 없고 DNA는 건드리지 않아 안전성이 높다는 점 등을 높게 평가, 당사 기술을 선정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알지노믹스는 공모 예정 주식 206만주를 포함해 총 1377만379주를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 구조는 100% 신주모집이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1만7000원에서 2만2500원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공모 금액은 350억~464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2339억~3095억원이다.이 회사는 희망 공모가액을 계산하기 위해 상대가치법 중 주가수익비율(PER) 계산 방법을 활용했다. PER은 주가를 한 주당 얻을 수 있는 이익(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 영업활동의 수익성과 위험성, 시장 평가 등을 종합 반영한 지표다.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순이익, 발행주식총수, 기준주가 등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산출했다.먼저 알지노믹스는 2027년, 2028년, 2029년 추정 당기순이익의 현재가치를 산출했다. 미래 실적을 단순 합산하는 대신 할인율 25%를 적용해 해당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절차를 거쳤다. 이렇게 도출된 추정 순이익의 현재가치에 비교기업 3곳(SK바이오팜·한미약품·종근당)의 평균 PER 29.58배를 곱해 이론상 기업가치를 평가했다. 여기에 최근 기술특례 상장 기업들의 공모가 산정 흐름과 시장 변동성을 반영해 44.46~26.49% 수준의 할인율을 추가 적용, 최종적으로 희망 공모 범위를 결정했다.알지노믹스는 조달한 공모자금을 RNA 치환효소 기반 플랫폼 고도화, 파이프라인 연구개발(R&D) 확대, 글로벌 기술이전용 후보물질 발굴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공모가 하단 기준 공모액에서 상장주선인의 인수 금액과 발행제비용을 제외한 순수입금 341억원 중 R&D 비용으로 211억원을, 130억원을 기타 운영비로 배정했다.이 대표는 "이번 상장을 통해 기존에 보유한 파이프라인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글로벌 기술이전 및 임상 진입 등 사업화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신규 파이프라인을 지속 확립해 적용 범위를 넓히며 RNA 교정 플랫폼의 확장성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알지노믹스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이어 오는 9일부터 이틀간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 이달 중 코스닥에 입성하는 걸 목표로 한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다.2025-12-03 13:05:50차지현 기자 -
뷰노, 영구 CB 추가 발행…금리 급등 전 '주가부양' 과제[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뷰노가 100억원 규모 영구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 작년 말에 이어 1년 만의 추가 자금 조달로, 상장 전 투자자였던 스마일게이트가 4년 만에 다시 투자에 나서며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재확인됐다는 평가다. 다만 이번 CB는 2년 후 금리가 매년 4%포인트씩 복리로 뛰는 스텝업 구조가 적용돼, 뷰노로서는 금리 부담이 커지기 전 투자자의 주식 전환을 유도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뷰노는 지난 2일 100억원 규모 4회차 사모 CB 발행을 결정했다. CB는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모두 지닌 주식연계채권이다. 채권자가 회사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다가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이번 CB 발행은 작년 말 발행한 3회차 CB에 이어 1년 만에 단행한 자본 확충이다. 앞서 뷰노는 지난해 12월 말 237억원 규모 사모 영구 CB를 발행한 바 있다. 해당 CB는 사채 만기일이 2054년인 영구 CB로 뷰노가 마음만 먹으면 사실상 무기한 상환을 미룰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구조였다. 이번에 뷰노가 발행하는 CB 역시 만기가 2055년인 영구 CB로 30년 단위로 무기한 상환을 미룰 수 있다.이번 CB의 1주당 전환가액은 2만7667원이다. 이사회 결의일인 2일 뷰노 종가 2만6650원 대비 약 3.82% 할증한 수준이다. 통상 전환가액은 주가보다 낮거나 유사하게 설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가 뷰노의 향후 주가 상승 여력에 베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이와 함께 이번 CB에는 주가 변동에 따라 전환가액을 조정하는 리픽싱 조항도 빠져 있다. 대부분의 주식연계채권은 주가가 하락할 경우 전환가액을 재조정해 투자자 손실을 방지하는 장치를 두는데 뷰노는 이러한 투자자 보호 조항을 넣지 않았다. 발행가를 할증한 데다 보호장치까지 없는 구조인 만큼 투자자가 현재 주가보다 높은 중장기 기업가치를 전제로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특히 이번 CB는 스마일게이트혁신성장펀드가 100% 인수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스마일게이트는 뷰노 상장 전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 뷰노 기업공개(IPO) 이후 성공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한 이력이 있다. 이후 스마일게이트는 4년 만에 뷰노에 다시 자금을 투입하면서 중장기 기업가치에 대한 신뢰를 다시 보여준 셈이다.다만 스텝업 조항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번 CB의 표면 이자율은 0%다. 겉으로는 뷰노가 무이자로 자금을 융통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CB는 발행일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표면이자율과 만기보장수익률이 급격히 상승한다. CB에는 발행일로부터 2년이 되는 2027년 12월 10일부터 금리가 매년 4%씩 복리로 가산되는 조건이 붙었다.해당 시점을 넘기면 이자 부담이 빠르게 불어나기 때문에 뷰노로서는 스텝업 시기 이전에 CB를 주식으로 전환시키거나 조기상환을 선택해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상환보다 전환이 훨씬 부담이 적은 옵션이다. 결국 뷰노 입장에서 남은 핵심 과제는 2027년 스텝업 시점 이전까지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투자자가 자연스럽게 전환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일이다.뷰노 심정지 예측 AI 솔루션 '뷰노 메드-딥카스' 개요 (자료: 뷰노)뷰노는 향후 비핵심 사업 정리와 생체신호 기반 제품군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뷰노는 그간 의료영상 판독 AI 솔루션을 필두로 병원·의원 시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군을 운용해왔다. 골연령 분석, 흉부 CT 결절 검출 등 영상 기반 제품들이 초기 상업화 성과를 견인했지만 시장 경쟁이 빠르게 심화되면서 수익성 한계도 함께 드러났다.이에 뷰노는 올해 들어 영상 판독 분야를 중심으로 비핵심 사업을 연달아 정리하며 사업 구조를 손질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폐결절 검출 분석 AI 솔루션 '뷰노 메드-렁CT', 골연령 분석 AI 솔루션 '뷰노 메드-본 에이지' 등 주요 영상 AI 솔루션을 매각했고, 확보한 자금을 신성장 분야에 재투자하는 방향으로 전략적 선택과 집중을 강화하는 중이다.뷰노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이후 심정지 예측 AI 솔루션 '뷰노 메드-딥카스' 등 생체신호 기반 제품군을 차세대 성장 축으로 삼고, 비핵심 사업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핵심 제품군과 글로벌 진출에 재투자한다는 구상이다. 해당 분야는 경쟁자가 적고 구독형 모델을 통한 반복 매출이 가능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꼽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2025-12-03 12:10:55차지현 기자 -
"미국 약가인하 영향 제한적...'신약 스토리'가 투자 모멘텀"글로벌 바이오 업계가 특허절벽과 약가인하로 인한 비용 압박 등으로 대규모 구조조정 국면에 돌입한 가운데 K-바이오에 대한 글로벌 투자 매력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전 세계 혁신신약 프로젝트 비중에서 한국이 3위로 부상하며 빅파마의 파이프라인 공백을 채우는 핵심 공급처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허혜민 키움증권 팀장은 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투자대전에서 '2026년 제약·바이오 연간 전망과 투자 환경의 변화'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제약바이오 투자대전은 인천광역시가 주최하고 인천관광공사·KOTRA·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공동 주관한 바이오 투자 행사다.허혜민 키움증권 팀장이 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투자대전에서 '2026년 제약·바이오 연간 전망과 투자 환경의 변화'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이날 허 팀장은 K-바이오가 글로벌 시장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혁신신약 프로젝트 비중에서 한국이 미국(1위), 중국(2위)에 이어 3위에 올랐다"면서 "한국이 명실상부한 아시아 혁신신약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빅파마 입장에서 아시아 기업의 파이프라인은 팔로우온 이노베이션 중심으로 개발돼 성공 확률이 높고 개발 속도와 비용 면에서도 경쟁력이 뛰어나 투자 매력이 크다"고 설명했다.허 팀장은 이러한 기술적 기반이 가시적인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국내 기술수출 규모는 2021년 코로나 시기 기록을 이미 넘어섰으며 코스닥 상장사 7건 중 6건이 빅파마와 계약이라는 건 국내 바이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또 그는 "코스피 제약사의 순이익이 올해 대비 내년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실적 측면에서도 K-바이오의 체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그는 국내 바이오텍의 '신약 스토리'가 내년 K-바이오가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한미약품 주가가 올해 크게 뛰었는데 이는 주식 시장에서 신약에 대한 매력적인 모멘텀과 스토리가 있어야만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일어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했다.허 팀장은 "현재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같은 대형 업체가 바이오시밀러에서 신약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국면에 있지만 공개된 파이프라인(대부분 1상)만으로는 시장을 충분히 매료시키기 어렵다"면서 "K-바이오가 프리미엄 가치를 인정받고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신약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이를 설득력 있는 스토리로 시장에 전달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미국 정책과 규제 변화에 따른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짚고 이에 따른 글로벌 투자 환경과 K-바이오의 기회 요인도 분석했다.먼저 그는 미국의 약가 인하 시행과 바이오시밀러 개발 간소화 정책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구조 변화와 투자 판도에 직결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 팀장은 "정권과 상관없이 미국 내 약가 인하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메디케어 약가 인하 1·2차 대상의 평균 인하율이 60%대에 이른다"고 했다.허 팀장은 약가 인하 조치가 투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이미 시장이 관련 이슈를 상당 부분 선반영한 데다 인하 대상 약물이 이미 특허가 만료됐거나 바이오시밀러 출시로 인해 가격이 크게 하락해 있는 상황이어서 시장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다만 내년 2월 발표될 3차 약가 인하 협상 대상은 주의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피하주사(SC) 제형 일부가 목록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어 해당 제형이 3차 인하 리스트에 오르는지 여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바이오시밀러 임상 가이드라인 간소화 역시 주목해야 할 변화로 꼽았다. 허 팀장은 "10년 만에 개정되는 가이드라인에서 일부 품목의 경우 임상 3상을 생략할 수 있는 방안이 포함될 전망"이라며 "바이오시밀러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 이전까는 블록버스터 약물 위주로 출시됐던 것과 달리 미드버스터급 약물도 많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했다.그는 이러한 바이오시밀러 규제 완화가 빅파마의 신약 포트폴리오 전략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도 진단했다. 그는 "과거 제네릭 진입 장벽을 낮춘 해치-왁스만법 이후 저분자 약물 대신 항체 의약품 비중이 높아졌듯 이번 간소화로 인해 빅파마들은 바이오시밀러로 쉽게 진입하기 어렵고 고가 프리미엄을 유지할 수 있는 이중항체, RNA,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서서히 이동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허 팀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 수장 교체에 따라 엄격했던 승인 기조가 완화되고 항암제 기술이전 환경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새로 선임된 리처드 파즈더 국장은 데이터가 불충분하면 조기 철회하는 대신 명확한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되면 신속 승인을 과감하게 허용하는 실용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다"면서 "이런 기조 변화에 따라 항암제 심사 환경이 이전보다 완화될 수 있어 기술이전과 투자 흐름도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그는 빅파마의 긴축 경영 기조와 인수합병(M&A) 확대 흐름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2028년부터 본격화될 대규모 특허절벽과 약가 인하 압력에 대비하기 위해 노보노디스크, 머크,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가 올해 들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동시에 빅파마들은 내부 연구와 외부 도입 파이프라인 비중을 50대 50으로 유지하며 파이프라인을 채워야 하는 시기에 직면한 상태다.허 팀장은 "빅파마의 내부 효율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파이프라인 공백을 채우기 위한 외부 도입 수요는 오히려 더욱 커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 기대감과 바이오텍 지수 상승이 맞물리면서 빅파마들이 M&A와 기술이전을 적극 재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 멧세라와 아바델 인수전처럼 복수 글로벌 제약사가 동일 자산을 놓고 경쟁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은 우량 자산에 대한 프리미엄이 다시 확대되고 있는 흐름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허 팀장은 내년 승인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신약과 글로벌 임상 데이터 발표 일정이 기술이전 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변수가 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그는 "위고비·리벨서스 고용량 버전과 경구용 비만 치료제, 레켐비 SC 제형, 펩타이드 기반 경구제와 경구 항암제 등 편의성을 강화한 약물들이 내년 승인 라인업에 대거 포함돼 있다"며 "이들 제품은 시장성과 기술 혁신성을 동시에 갖춘 분야여서 빅파마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했다.또 그는 "내년 글로벌 데이터 발표를 살펴보면 상반기에는 알츠하이머, 비만 경쟁 심화 관련 데이터, RNA 치료제 위주로 발표가 예정돼 있고 하반기에는 이중항체를 비롯한 항암제 분야의 본격적인 임상 데이터들이 나올 예정"이라며 "이러한 데이터 발표 결과에 따라 기술 이전에 대한 환경이 급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2025-12-02 16:14:54차지현 기자 -
셀트리온 "대기업·스타트업 동반 성장 생태계 구축...상생 협력 강화"셀트리온이 스타트업과의 상생 협력을 기반으로 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대표 앵커 기업으로서 연구개발(R&D)·임상·투자·밸류체인 전반을 연결해 국내 바이오 생태계를 강화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권기성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은 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투자대전에서 '글로벌 바이오산업을 선도하는 대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제약바이오 투자대전은 인천광역시가 주최하고 인천관광공사·KOTRA·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공동 주관한 바이오 투자 행사다.이날 권 부사장은 셀트리온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은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 구축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타트업이 기술 개발·임상·투자 유치에서 겪는 장벽을 대기업이 함께 해결해야 산업 전체가 커질 수 있다"며 "셀트리온은 국가대표 앵커기업으로서 상생 협력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권기성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이 2일 인천 송도켄벤시아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투자대전'에서 '글로벌 바이오산업을 선도하는 대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셀트리온의 오픈 이노베이션은 ▲협력 프로그램 운영 ▲생태계 조성 ▲투자 등 세 가지 축으로 이뤄진다.먼저 셀트리온은 지난 2022년 오픈이노베이션 전담 조직을 공식 출범한 뒤 국내·일본·미국·중국 등 네 개 권역에서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권 부사장은 "국내에서는 인천 스타트업파크, 서울바이오허브 프로그램, 강원·충북·경기 남서권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을 통해 스타트업 발굴·멘토링·공동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해외에서는 일본의 보벳(VB)·KS-LAP 프로그램, 미국 기업을 국내로 유치하는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최근에는 인천시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중국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까지 가동하며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그는 "중국은 초기 임상 환경이 매우 좋고 글로벌 파이프라인을 다수 보유한 기업이 많아 협력 잠재력이 크다"면서 "사전 답사를 마쳤고 다양한 연계 모델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나아가 셀트리온은 정부·지자체·학계·산업·금융권 등 전주기 밸류체인을 모두 연결하는 통합형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단순히 기술 제휴나 투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이 R&D부터 임상·사업화·해외 진출까지 전 과정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구체적으로는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하는 R&D·창업지원 프로그램, 지역별 스타트업 런치패드, 정책 연계 사업 등을 바탕으로 기술 기반을 마련한다. 초기 단계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를 검토하는 역할은 벤처캐피탈(VC)과 엑셀러레이터(AC) 가 맡고 셀트리온은 이들과 협력해 기술성 평가·사업성 검토 등 전문 검증을 지원한다.산업 파트너십과 관련 셀트리온은 자사가 보유한 위탁생산(CMO)·위탁개발생산(CDMO) 인프라, 규제 대응 경험, 글로벌 사업화 네트워크를 활용해 스타트업의 임상 준비와 생산 전략, 기술 사업화까지 폭넓게 도울 예정이다. 대학·연구기관 등 학계가 원천 기술과 연구 인력을 공급하고 셀트리온은 이들과 공동 연구를 통해 초기 단계 기술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는다.이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해 셀트리온은 기존 외부에서 완성된 파이프라인을 들여오는 방식에서 벗어나 초기 단계(얼리 스테이지)부터 발굴–기술 검증–공동개발–지분 투자까지 아우르는 구조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전환했다. 여기에는 가능성 있는 신약 후보는 초기일수록 개발 방향을 함께 설정할 수 있고 비용 부담도 합리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권 부사장은 "가능성 있는 기술일수록 업프론트 비용이 수백억~수천억 원에 달해 대기업 입장에서도 부담이 크다"며 "초기 단계부터 함께 검증하고 개발해야 합리적 비용으로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국내 스타트업들이 초기에는 기술력이 뛰어나도 임상이나 사업화 단계로 넘어가면서 자금·인력·인프라의 한계로 성장 동력이 끊기는 경우가 많다"며 "셀트리온이 조기에 개입해 공동개발 구조를 만들면 스타트업은 위험 부담을 줄이고, 셀트리온은 기술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한 상태에서 파트너십을 확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투자 측면에서 셀트리온은 스타트업 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회사 자체 자금으로 직접 지분투자를 집행할 뿐 아니라 지난 11년간 8개 이상 바이오·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해 총 1조원 이상 규모 투자 생태계를 구축했다. 특히 최근 결성된 초격차 벤처투자조합과 정부 팁스(TIPS) 운영사 선정으로, 시드·프리A 단계 스타트업에 최대 6억원까지 초기 투자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권 부사장은 "스타트업에게 가장 절실한 건 자금"이라며 "셀트리온이 가진 펀드·기술평가 역량·산업 네트워크를 연계하면 스타트업이 성장 단계에서 끊김 없이 투자받을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투자자로 참여하면 단순 재무적 투자(FI)가 아니라 기술 검증·공동 개발·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전략적 투자(SI) 효과를 함께 제공할 수 있다면서 "이런 구조가 스타트업의 성공 확률을 실질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권 부사장은 "셀트리온이 추구하는 것은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 전체의 미래를 함께 만드는 일"이라면서 "국가/지역 비전, 스타트업의 도전 정신 그리고 셀트리온의 실행력이 더해져 비로소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낼 한국형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했다.2025-12-02 13:42:21차지현 기자 -
"K-바이오, IPO만으론 한계…데이터·인력·IR 강화 필요"국내 바이오벤처가 글로벌 빅파마와 경쟁하고 지속해서 성장하기 위해 데이터 검증·글로벌 인력 확보·IR 역량 강화 등 글로벌 투자 기준에 맞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투자회수(엑시트) 전략을 다양화하고 아시아 차원의 통합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이병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바이오벤처특별위원회 위원장은 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투자대전' 기조연설에서 국내 바이오 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투자 유치 전략을 제시했다. 제약바이오 투자대전은 인천광역시가 주최하고 인천관광공사·KOTRA·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공동 주관한 바이오 투자 행사다.이 위원장은 GC녹십자 대표, 종근당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에스씨엠생명과학, 지아이이노베이션 등 바이오벤처 상장을 이끈 제약바이오 산업 전문가다. 지난 10월 글로벌 컴퍼니 빌더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특별고문(Special Advisor)으로 선임돼 국내 기업 자문과 글로벌 전략 자문을 동시에 수행 중이다.이병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바이오벤처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일 인천 송도켄벤시아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투자대전' 기조연설에서 국내 바이오벤처 VC 투자 유치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이날 이 위원장은 국내 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하기 어려운 두 가지 이유로 연구개발(R&D) 투자 규모의 압도적인 격차와 까다로운 규제 산업 환경을 꼽았다.이 위원장은 "글로벌 빅파마 한 기업의 연간 R&D 투자가 17조 원에 달하는 반면 국내 전체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비와 정부 정책금융을 합쳐도 10조원이 안 된다"면서 "이는'이룸의 법칙'(Eroom's Law)이 상징하듯 신약 개발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바이오 산업의 현실에서 극복하기 어려운 장벽"이라고 했다.그는 코스닥 상장에만 의존하는 제한적인 엑시트 구조 역시 글로벌 벤처캐피탈(VC) 투자 유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국내 바이오벤처가 대부분 기술수출이나 코스닥 상장만을 성공 모델로 삼고 인수합병(M&A)나 공동개발 기반 회수 전략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점이 해외 투자자의 판단을 제약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이 위원장은 "해외 VC는 M&A 시장이 없으면 투자하지 않는다"면서 "상장 외에는 엑시트 경로가 사실상 없는 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글로벌 자본은 절대 들어오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특히 기술수출도 업프론트–마일스톤–로열티 방식에만 머물러 있어 구조적 매력을 주지 못한다"고 덧붙였다.이 위원장은 글로벌 VC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국내 기업이 반드시 갖춰야 할 세 가지 핵심 요소로 ▲제3자 검증을 포함한 신뢰 가능한 데이터 데이터 확보 ▲글로벌 경험을 갖춘 팀과 네트워크 구축 ▲M&A를 포함한 다양한 엑시트 전략과 수준 높은 IR 역량을 강조했다.그는 "국내 VC 투자와 달리 해외 VC 투자는 '돈의 퀄리티'가 다르기 때문에 초기부터 준비해야 한다"면서 "객관적인 개념증명(PoC·Proof of Concept)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며 내부 데이터가 아닌 제3자 검증을 통해 데이터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또 "코스닥 상장 외에도 파트너사 파이프라인과 전략적 적합성(Strategic Fit)을 고려한 M&A 가능성을 제시해 엑시트 플랜의 다양성을 보여줘야 한다"고도 했다.또 이 위원장은 "한국 기업의 IR 자료는 글로벌 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면서 "해외 VC는 기술보다 설명 능력을 보는데 복잡한 기술을 10분 안에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하면 투자 검토 테이블에 올라오지도 못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10분·20분·30분 버전을 따로 준비하고 기술의 핵심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이 위원장은 한국 바이오 산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이 주도하는 차별화된 지역 전략이 필요하다고도 피력했다.그는 "아시아에는 바이오코리아·바이오재팬·바이오차이나가 각각 존재하지만 유럽처럼 단일 시장으로 움직이는 바이오 아시아 체계가 없다"며 "한국이 중심이 돼 아시아 국가들을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하고 규제 상호인증 체계를 구축해야 글로벌 빅파마를 상대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아시아 시장이 하나로 움직이면 글로벌 기업이 무시할 수 없는 규모가 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중동 시장까지 연계해 글로벌 바이오 블록을 만드는 것이 한국 바이오 산업의 다음 10년 과제"라고 했다.마지막으로 이 위원장은 프래그십의 벤처 크리에이터 모델을 한국 바이오 생태계의 새로운 성장 레퍼런스로 제시했다. 또 플래그십이 한국 기술을 기반으로 벤처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그는 "프래그십은 기존 VC처럼 투자만 하는 조직이 아니라 기술을 발굴해 직접 회사를 만들어내는 형태의 벤처 크리에이터(Venture Creator)"라며 "모더나(Moderna)를 시드 단계부터 설립·육성했고 현재까지 창업한 바이오텍은 115개, 이중 나스닥에 상장된 바이오텍이 30개 이상, 기업가치가 조(兆) 단위를 넘는 유니콘으로 성장한 바이오텍이 7개사"라고 설명했다.그는 "프래그십은 연간 100개 이상의 가설을 탐색해 그중 일부를 프로토콜 회사로 먼저 만들고 기술 검증을 거친 뒤 정식 기업으로 분리하는 독자적 모델을 갖고 있다"고 했다. 또 이 위원장은 "현재 플래그십은 미국 내에서 창업한 회사들을 한국으로 가져와 임상·생산을 진행하거나 한국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벤처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우수 기술이 글로벌 스케일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2025-12-02 12:08:45차지현 기자 -
바이오기업, 파생상품 평가손실 속출...주가 급등의 역설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순손실이 불어나는 기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주가가 상승하면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채권에 붙은 전환권의 가치도 그만큼 높아지고 기업은 현행 회계 규정에 따라 이 증가분을 파생상품 손실로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백신 전문 바이오 기업 큐라티스는 제4회차 사모 CB와 관련 누적 84억9416만원의 평가손실을 인식했다. 이는 9월 말 기준 이 회사 자기자본 304억6481만원의 27.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앞서 큐라티스는 지난해 10월 150억원 규모 제4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 발행을 결정한 바 있다. CB는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모두 지닌 주식연계채권이다. 채권자가 회사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다가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주가가 오르면 CB에 붙은 전환권의 가치도 동반 상승한다. 투자자는 미리 정해진 가격인 전환가액으로 주식을 바꿀 수 있는데 시장 가격인 주가가 오를수록 싼값에 주식을 확보해 얻을 수 있는 시세 차익의 폭이 커지기 때문이다.문제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상 기업은 이 전환권 가치의 상승분을 당기 비용, 즉 손실로 처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회계 관점에서 전환권은 회사가 갚아야 할 잠재적 빚(파생상품금융부채)으로 분류한다. 이에 따라 주가가 오를수록 회사가 부담해야 할 부채의 크기가 커진 것으로 간주, 기업이 늘어난 부채만큼을 파생상품 평가손실이라는 회계상 비용으로 털어내도록 규정한다.큐라티스 주가는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5월 들어 상승 폭이 가팔라지며 5월 8일에는 종가 기준 1911원까지 치솟았다. 500원대를 맴돌던 연초와 비교하면 주가가 3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이는 제4회차 CB의 전환가액인 641원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주가와 전환가액 사이의 괴리가 급격히 벌어지면서 큐라티스는 늘어난 차액만큼을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인식한 것이다.이처럼 '회계상 적자' 딜레마에 빠진 건 큐라티스뿐만이 아니다. 올해 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채권 관련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공시한 바이오·헬스케어 업체는 10곳을 넘어선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주가 반등에 성공한 기업의 평가손실 인식 사례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가축 면역항체 기업 애드바이오텍은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24억원을 인식했다. 절대 금액은 크지 않으나 자기자본 대비 비중이 52.2%에 육박한다. 자본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 회계상 손실로 잡힌 셈이다. 작년 말 1000원 후반대에 머물던 애드바이오텍 주가는 하반기 들어 급상승세를 타며 현재 300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주가가 단기간 두 배 가까이 뛰자 전환권의 내재가치가 커졌고 이 증가분이 고스란히 파생상품평가손실로 반영됐다.세포분석 공정 자동화 기업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는 124억원 규모 파생상품평가손실을 공시했다. 자기자본 대비 손실 비중은 45.7%에 이른다.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 기업 코오롱티슈진 역시 자기자본의 43.1%에 달하는 500억원의 평가손실을 인식했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와 코오롱티슈진 모두 작년 말 대비 현재 주가가 5배가량 급등했다.파생상품 평가손실은 회사의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실제 현금 유출을 동반하지 않는다. 다만 기업의 실질 가치와 무관한 대규모 평가손실 탓에 정상적으로 영업 활동을 하고 있는 기업이 재무구조가 취약한 부실 기업으로 오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실제 인체조직 이식재 기업 엘앤씨바이오는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24억6116만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순손실 662억5706만원을 냈다. 본업에서 흑자를 내고 있음에도 주가 상승에 따른 파생상품 비용이 이익을 모두 갉아먹으면서 회계상으로는 막대한 적자 기업으로 보이는 착시가 발생했다는 얘기다.일각에서는 미국 등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국내 회계기준을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잦은 주가 변동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과도하게 출렁이는 현 구조가 기업 실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미국 회계기준(US-GAAP)에서는 CB 전환권을 별도의 파생상품부채로 분리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자본으로 인식한다. 주가가 급등하더라도 전환권 가치 변동을 평가손실로 반영하지 않아 기업의 순이익이 주가 변동에 좌우되지 않는다.2025-12-02 06:00:55차지현 기자 -
A등급 4년 새 30→70%…대형제약, ESG 경영 안착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수준이 지난 4년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상위 20개사 ESG 등급 변화를 분석한 결과 2021년 전체의 30%에 불과했던 A등급 기업 비중이 2025년 70%로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전반적인 ESG 등급 개선 흐름 속 기업 간 희비를 가른 건 지배구조(G) 부문이다. 이사회 독립성과 내부통제를 강화한 기업은 등급이 상향 조정된 반면, 오너 리스크나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발생한 기업은 등급이 정체되거나 오히려 낮아지는 양상을 보였다.상위 제약사 10곳 중 7곳 A등급…ESG 등급 가른 결정타는 '지배구조'1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상위 20개사 중 14개사가 올해 한국ESG기준원(KCGS) ESG 종합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했다. 분석 대상 기업의 70%가 A등급을 받은 셈이다. 이어 B+등급 3곳(15%), B등급 2곳(10%), C등급 1곳(5%)으로 뒤를 이었다. 조사 기업 가운데 최상위 A+등급과 최하위 D등급을 받은 기업은 없었다.KCGS는 매년 국내 주요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환경(E)·사회(S)·지배구조(G) 부문의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평가해 등급을 부여한다. 등급 체계는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미흡) 등 총 7개 등급으로 나뉜다. 통상 B+등급 이상은 유가증권시장 공시 규정 등에 따라 비재무적 리스크가 적어 투자가치가 있는 양호한 기업군으로 분류된다.이번 조사는 의약품 중심 사업구조를 가진 국내 상장 제약사 중 매출 상위 20곳을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다. 녹십자, 대웅제약, 대원제약, 동국제약, 동아에스티, 보령,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일동제약, 제일약품, 종근당, 파마리서치, 한독, 한미약품, 휴온스, HK이노엔, JW중외제약,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등이다.지난 2021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ESG 등급 추이를 살펴보면 국내 상위 제약사의 ESG 경영 수준은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는 A등급을 받은 기업이 20곳 중 6곳(30%)에 불과했지만 2023년 11곳(55%)으로 증가하며 A등급 획득 기업이 절반을 넘어섰다. 이어 올해 14곳(70%)으로 확대하면서 4년 동안 상위권 비중이 약 2.3배 증가했다.반대로 중위권과 하위권은 축소하는 모습이다. 2022년과 2023년 각각 7곳(35%)에 달했던 B+등급 기업은 2024년 3곳(15%)으로 57%가량 줄어든 뒤 올해도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B등급은 역시 5년간 5곳(25%)→4곳(20%)→4곳(20%)→3곳(15%)→2곳(10%)으로 지속해서 감소했다. C등급의 경우 2021년 3곳(15%)에서 올해 1곳(5%)까지 줄었고 D등급은 2022년 1곳을 끝으로 완전히 사라졌다.기업 간 성과 차이를 결정지은 핵심 변수가 지배구조(G) 부문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다수 기업이 4년 새 환경(E)·사회(S) 영역에서 빠르게 개선세를 보였지만 지배구조(G) 영역은 상대적으로 답보 상태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거버넌스 이슈는 오너 리스크나 이사회 독립성 등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가 많은 데다 평가 기준이 까다로운 만큼 실질적인 등급 변별력을 가르는 결정적 잣대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실제로 조사 기간 동안 이사회 독립성 강화, 대표와 이사회 의장 분리, 내부감사 기능 고도화 등을 정비한 기업은 A등급권으로 빠르게 편입된 반면 오너 리스크, 사외이사 독립성 논란, 내부통제 미비 등 거버넌스 이슈가 노출된 기업은 상위 등급 진입이 막히거나 오히려 등급이 내려가는 흐름을 보였다.SK·동아 '굳건', 대웅제약·셀트리온 '환골탈태', 한미·제일약품 '역주행'기업별로 보면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그리고 동아에스티가 4년 동안 안정적으로 우수한 ESG 성적을 유지했다. 이들 기업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단 한 차례도 A등급을 벗어나지 않으며 업계 최상위권을 굳건히 지켰다. SK 계열사들은 그룹 차원의 강력한 ESG 경영 드라이브와 인프라가 강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통 제약사인 동아에스티의 경우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ESG 경영 시스템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삼성바이오로직스와 HK이노엔도 ESG 상위권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국내 주요 제약사 가운데 유일하게 A+등급을 획득하며 최상위 수준의 ESG 경쟁력을 입증했다. HK이노엔 역시 2024년 A+등급을 받으며 ESG 분야의 신흥 강자로 급부상했다. A+등급이 매년 전체 기업의 1~2%만 받는 희소 등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회사의 성과는 업계 최고 수준의 ESG 관리 역량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로 볼 수 있다.다만 최정상급 타이틀 방어는 쉽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HK이노엔 모두 A+등급을 받은 이듬해 A등급으로 하향 조정되며 최상위 자리를 반납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배구조(G) 항목에서 점수 변동이 발생하며 종합 등급이 한 단계 내려앉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지배구조(G) 부문에서 최고점인 A+등급을 받으면서 ESG 종합 A+등급을 달성했지만 2024년에는 지배구조(G) 부문 점수가 다시 A로 내려갔다. 존림 대표의 이사회 의장 겸직 이슈가 지배구조(G) 항목 평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HK이노엔도 상황이 비슷하다. 이 회사는 2024년 지배구조(G) 부문에서 최고등급인 A+등급을 받으며 ESG 종합 등급이 2023년에서 A등급에서 2024년 A+등급으로 한 단계 상승했다. 그러나 올해 지배구조(G) 부문 점수가 다시 A등급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종합 등급 역시 A등급으로 내려앉았다. HK이노엔은 2023년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사외이사를 의장에 선임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이어왔지만 최상위 등급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대웅제약, 대원제약, 휴온스 등은 4년 새 등급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며 상위권으로 도약한 기업으로 분류된다. 대웅제약은 2021년 ESG 종합 C등급에서 출발했으나 2022년·2023년 B+등급, 2024년 B등급, 올해 A등급으로 매년 등급이 상승했다. 환경(E) 부문이 2021년 D등급에서 올해 A등급으로, 사회(S) 부문이 B등급에서 A+등급으로, 지배구조(G) 부문이 B등급에서 B+등급으로 개선되는 등 전 부문에서 균형 있는 체질 개선이 이뤄진 결과다.셀트리온도 가파른 반등을 이뤄낸 기업으로 손꼽힌다. 셀트리온의 ESG 종합 등급은 2021년 B등급에서 2024년 A등급으로 올라선 데 이어 올해 역시 A등급을 유지하며 상위권에 안착했다. 사회(S) 부문이 2021년 B+등급에서 2023년 A+등급까지 두 단계 상승했고 환경(E) 부문도 2021년 C등급에서 지난해 A등급으로 크게 개선됐다. 2023년 C등급을 기록했던 지배구조(G) 부문 역시 2024년 A등급까지 올라가면서 ESG 종합 등급이 반등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이후 거버넌스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한 것이 지배구조(G) 부문 등급 상향에 주된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녹십자와 보령, 유한양행, 종근당 등도 완만하지만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인 기업이다. 녹십자는 4년 연속 B+등급을 유지하다가 올해 처음으로 A등급에 진입했고 줄곧 B+등급에 머물던 유한양행은 2023년 A등급으로 올라선 뒤 올해까지 이를 유지했다. 종근당 역시 2022~2023년 B+에서 2024년 A등급으로 복귀하며 안정적인 상향 흐름을 이어갔다. 이들 기업 대부분 이사회 구성 개편, 내부감사 기능 강화 등 지배구조(G) 중심 개선 작업을 추진한 점이 등급 상향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한미약품과 일동제약은 5년간 ESG 종합 등급이 역주행한 사례다. 한미약품은 2021년 ESG 종합 A등급에서 출발했지만 2022년 B+등급으로 내려앉은 뒤 2024~2025년까지 B등급에 머물며 하락 추세가 이어졌다. 지배구조(G) 부문이 가장 큰 변동 요인으로 해당 항목은 2021년 A등급에서 올해 C등급까지 떨어지며 전반적인 종합 점수 하락을 이끌었다. 한미약품은 환경(E)·사회(S) 부문에서 오히려 개선세를 보였음에도 장기화된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과 이사회 기능 약화 등 거버넌스 리스크가 기업 신뢰도에 타격을 주면서 ESG 전체 등급이 하락했다. 비슷하게 일동제약도 지배구조(G) 부문이 2021년 A등급에서 올해 C등급으로 추락하면서 ESG 종합 등급이 A등급에서 B등급으로 떨어졌다.제일약품은 5년 내내 C~D 등급에 머물며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제일약품은 2021년 ESG 종합 C등급에서 시작해 2022년에는 전 항목이 동시에 하락하며 D등급까지 떨어졌고 이후에도 3년 내내 C등급에 머물며 반등의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했다. 환경(E)과 사회(S) 부문은 최근 개선 조짐이 나타났지만 지배구조(G) 부문이 5년 내내 D등급에 고착되면서 종합 등급 상향의 발목을 잡았다.2025-12-01 12:10:54차지현 기자 -
롯데바이오, 3Q 순손실 239억…오너 3세 구원투수 투입롯데그룹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계열사 롯데바이오로직스가 3분기 600억원대 매출을 유지하며 외형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송도 공장 증설 등 투자 확대로 적자 폭은 전 분기 대비 100억원가량 늘어났다. 뚜렷한 사업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오너 3세 경영 참여가 분위기 반전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 3분기 순손실 23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적자 폭이 약 100억원 확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664억원으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롯데바이오로직스는 롯데그룹의 바이오의약품 CMDO 자회사다. 롯데지주는 지난 2022년 5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공장을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하며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BMS 공장은 바이오의약품 전용 생산시설로 생산규모는 연간 3만5000리터 수준이다.롯데는 BMS와 2억2000만 달러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도 체결했다. 2022년 6월 롯데지주는 자본금 130억원을 투자해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 바이오의약품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9월 말 기준 롯데지주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지분 80%를 보유 중이다.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3년 1월 BMS 공장 인수를 마치면서 본격적인 매출이 잡히기 시작했다. 출범 당시 롯데바이오로직스 매출은 0원, 순손실이 177억원이었으나, 2023년 1분기 207억원 매출이 발생했고 32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BMS로부터 기존 운영 인력과 수주 물량 일체를 인수하면서 안정적인 초기 운영 기반을 확보한 것이다.여기에 올해 들어 신규 수주가 잇따라 체결하면서 특정 고객사 의존도를 낮추고 매출 안정성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아시아 소재 바이오 기업과 CDMO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6월에 영국 바이오 기업 오티모와 CDMO 계약을 맺었다. 또 9월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바이오 기업과 임상 3상·상업화 생산을 포함한 CMO 계약을 성사시켰고 10월에는 SK팜테코와 글로벌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협력 의향서를 체결하며 파트너십 외연을 넓혔다.다만 수익성은 여전히 고민거리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3월 인천 송도에 바이오 캠퍼스 내 1공장 착공에 돌입했다. 송도 공장 증설에 따른 대규모 투자와 인력·설비 비용 증가로 고정비 부담이 커진 데다 아직 매출의 상당 부분이 기존 BMS 물량에 집중돼 있어 단기간 내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구조다.실적 개선이 더딘 상황에서 롯데가(家) 오너 3세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이 롯데바이오로직스 수장으로 올라서면서 그룹 차원의 공격적인 투자와 미래 사업 육성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 26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신부사장을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로 내정했다.1986년생 신 부사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롯데케미칼과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일본 롯데홀딩스 등 주요 계열사를 거치며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2022년 말부터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하며 바이오 사업에 깊숙이 관여해 온 인물로 이번 대표직 선임을 통해 그룹의 핵심 미래 먹거리를 직접 챙기며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기존 박제임스 대표와 신 부사장이 함께 이끄는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 박 대표가 글로벌 수주 영업과 공장 운영, 기술 안정화 등 실무를 총괄하고 신 부사장은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을 겸직하며 그룹 차원의 자금 조달과 중장기 투자 전략,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는 투톱 구조다.업계에서는 신 부사장의 대표 선임을 두고 롯데그룹이 바이오 사업을 미래 주력 사업 축으로 확실히 못 박았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당장의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더라도 송도 캠퍼스 완공과 추가 인수합병(M&A) 등 공격적인 투자를 멈추지 않겠다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오너 3세가 직접 경영 전면에 나선 만큼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그룹 차원의 자금·인력·네트워크 지원이 한층 더 강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실제 롯데그룹이 롯데바이오로직스 출범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투입한 자금은 총 7832억원에 달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21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주주를 대상으로 신주 323만1000주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발행되는 신주는 증자전 발행주식 총수 901만7500주의 35.8%에 해당한다. 신주 발행가액은 1주당 6만5000원이다. 해당 유상증자 참여로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가 각각 1680억원과 420억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계산된다.이에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12월 2106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2023년 3월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2125억을 조달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6월에도 1501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롯데그룹은 유상증자뿐만 아니라 채무보증을 통해서도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지원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11월 롯데바이오로직스 대출금 9000억원에 대해 자금보충약정 제공을 결정했다. 롯데지주가 대출 원금 9000억원을 포함해 이자, 수수료 전액에 대한 자금보충을 약정했다.2025-11-29 06:35:08차지현 기자 -
김재교 한미 부회장, 올해 7차례 주식 매수…책임 경영 실천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 3월 취임 이후 지속해서 자사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연중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던 7월 말에도 추가 매수에 나서는 등 올해에만 1억5000여만원의 사재를 털어 지분을 늘렸다. 이는 책임 경영과 주주 신뢰 회복을 겨냥한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지난 27일 장내 매수를 통해 한미사이언스 보통주 1000주를 추가 매입했다. 1주당 취득 단가는 3만8000원이다. 이번 매입으로 김 부회장이 보유한 주식은 기존 2800주에서 3800주로 늘어났다. 지분율은 0.01%다.김 부회장은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취임한 인물이다. 그는 유한양행에서 30년간 경영기획, 글로벌전략, 인수합병, 기술수출 등 업무를 총괄한 제약 산업 전문가로 이후 메리츠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바이오 투자를 이끌었다. 김 부회장 대표 선임은 한미약품그룹이 2010년 지주사 전환 이후 오너일가가 아닌 외부 전문경영인에게 그룹 운영을 맡긴 첫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을 지닌다는 평가다.김 부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대표 취임 이후 이번이 일곱 번째다. 그는 대표직에 오른 지 두 달만인 5월 초 330주를 1주당 2만9000원에 사들이며 첫 매수에 나섰다. 이어 같은 달 29일 1주당 3만4350원에 330주를 추가 매입하며 자사주 확보에 속도를 냈다.이후 그는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점차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주식 매입을 멈추지 않았다. 김 부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4만 원을 돌파한 6월에도 주식 340주를 장내 매수했고 7월 30일에도 주식을 추가로 사들였다. 7월 30일은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52주 최고가를 경신한 날로 당시 김 부회장이 매입한 단가는 4만7800원이다. 이는 김 부회장이 처음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처음 사들인 시점의 단가인 2만9000원 대비 약 65% 급등한 가격이다.하반기 들어 주가가 고점 대비 조정을 받으며 3만원 후반대로 내려앉자 김 부회장은 오히려 매수 규모를 키웠다. 그는 10월과 11월에 각각 700주와 750주를 매입하며 이전보다 두 배 가까운 물량을 추가 확보했다. 이달에는 매입 물량이 1000주를 돌파하며 매수 규모를 네 자릿수대로 확대했다. 이로써 김 대표가 지난 6개월간 한미사이언스 주식 3800주를 사들이는 데 투입한 개인 자금은 총 1억4771만원에 달한다.업계에서는 김 부회장의 광폭 주식 매입 행보를 놓고 전문경영인으로서 책임 경영 의지를 확고히 하는 동시에, 향후 기업 가치 제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시장에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경영진의 지속적인 지분 확대는 단순한 주가 방어 차원을 넘어 회사에 대한 확신과 전략적 성장 방향성에 대한 강한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시각이다.김 부회장은 취임 이후 조직 재편에 나서며 지주사 체제 정비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 4월에는 한미사이언스 내에 기획전략본부와 이노베이션본부를 신설해 미래사업 발굴과 전략적 성장 기회 선점에 나섰다. 또 그룹 내 분산돼 있던 지원 조직을 하나로 통합해 업무 효율성과 체계적 지원 체계도 강화하는 중이다.이에 더해 김 부회장은 기업가치 제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 2028년까지 매출 2조3000억원 달성과 영업이익률 13.7% 확보를 목표로 한 중장기 성장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세부적으로 신약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전략을 병행하는 동시에 자기주식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 정책을 함께 추진해 내실 있는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시장 역시 김 부회장의 이 같은 광폭 주식 매입 행보와 한미사이언스 성장 로드맵에 화답하는 분위기다. 취임 초기이자 첫 자사주 매입 당시 2만7000원대 머물던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불과 2개월 만에 4만7800원까지 치솟았고 현재 조정기에도 연초보다 30% 이상 상승한 3만8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오너 리스크 해소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그리고 구체적인 밸류업 계획까지 더해지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걷힌 결과라는 분석이다.2025-11-28 12:05:57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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