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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장밋빛 R&D 비전과 발목 잡는 정부[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올해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연구개발(R&D) 성과가 유난히 기대되는 한해다. 유한양행의 렉라자가 국내개발 항암신약 중 최초로 미국과 유럽 시장에 출격한다. 녹십자가 오랜 기간 공들인 혈액제제가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검증한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신약 엑스코프리가 미국에서 어디까지 성장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다. 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그동안 축적한 R&D 역량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시험대에 오른다.하지만 국내 상황을 돌아보면 기대보단 우려가 더욱 큰 실정이다. 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정부와 사활을 건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어서다.지난 몇 년간 제약사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정부와 굵직한 행정소송을 펼쳐왔다.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콜린제제)는 효능 논란이 초대형 집단소송으로 이어졌다. 콜린제제의 효능 검증을 위한 임상재평가가 시작되자 돌연 보건당국은 제약사들과 '임상시험에 실패할 경우 처방액을 반환하라‘는 내용의 환수협상을 체결했다. 제약사들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허가받고 판매 중인데도 임상재평가 실패시 처방액을 환수하는 것은 부당하다"라고 맞섰다.결국 제약사들은 콜린제제의 재평가 임상 실패로 적응증이 삭제되면 임상시험 계획서를 승인받은 날부터 삭제일까지 처방액의 20%를 건보공단에 돌려주겠다고 합의했다. 제약사들은 콜린제제의 환수협상 명령을 두고 총 5건의 집단 소송을 펼치고 있는데 임상시험과 소송 모두 고배를 들면 최악의 경우 수천억원 규모의 청구서를 받아들고 또 다시 대형 법정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국내 보툴리눔독소제제 기업들은 절반 이상이 정부와 허가취소 처분에 대한 행정처분을 진행 중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7곳의 보툴리눔독소제제 16개 품목이 허가취소 처분이 예고됐다. 메디톡스, 휴젤, 파마리서치바이오, 제테마, 한국비엠아이, 한국비엔씨, 휴온스바이오파마 등 7개 업체가 보툴리눔독소제제의 허가취소 처분 등이 예고됐다. 대다수 제품들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판매한 혐의로 허가취소 처분이 결정됐다.허가 취소가 예고된 보툴리눔독소제제 16개 제품의 작년 생산실적은 3284억원으로 국내 기업들의 전체 생산실적의 57.0%를 차지한다. 보툴리눔독소제제 업체들은 최근 식약처의 행정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에서 연승을 이어가며 식약처의 처분 부당성이 짙어지고 있지만 판결이 뒤집히면 치명적인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최근에는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으로 소송전이 제약업계의 큰 이슈로 부상했다. 이 규제는 GMP 적합판정을 거짓·부정하게 받거나 반복적으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에 관한 기록을 거짓으로 작성해 판매한 사실이 적발된 경우 GMP 적합판정을 취소하는 강력한 처분이다. 지난해 처분 대상이 속속 등장하면서 이 규제를 둘러싼 논란이 확대됐다.제약사들은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 수위가 과도하다는 불만을 제기한다. 일부 제품의 위반 행위로 공장 전체를 문 닫게 하는 것은 처분 수위가 지나치게 강력하다는 이유에서다. 특정 업체의 행정처분이 위수탁 관례를 맺은 다른 업체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했다. 만약 제약사들이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에서 패소하면 국내 제약업계 전반으로 혼선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실정이다.물론 기업이 잘못을 했으면 합당한 수준의 처분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일부 행정처분은 처분 결정 과정에서 꼼꼼하게 설계하고 결정했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행정처분이 산업에 미치는 파장을 전혀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전문성이 결여된다는 눈초리도 많이 받는다.제약사들이 행정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막대한 손실을 회피할 뿐 상처는 불가피하다. 제약사가 지난해 승소한 불순물 소송이 대표적이다.지난 2019년 10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구상금을 납부할 것을 요구했다.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 이후 환자들에게 기존 처방 중 잔여기간에 대해 교환해주면서 투입된 금액을 제약사들로부터 돌려받겠다는 후속 조치다. 제약사들은 “발사르탄 손해배상에 대한 책임이 없어 구상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건보공단을 상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 제약사 패소 판결이 나왔지만 2심부터 반전이 일어났다.서울고등법원은 건보공단이 소송 참여 업체들이 부담한 구상금 15억원 중 11개 업체의 2억원에 대해서만 채무 이행 의무가 있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이어 대법원은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제약사들은 식약처의 판매중지 조치 이후 해당 의약품을 판매하지 않았기 때문에 건보공단에 손해배상 의무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불순물 발사르탄 의약품의 결함은 인정하면서도 건보공단에 손해배상 책임은 없다고 봤다.이미 제약사들은 발사르탄제제 판매금지 이후 적잖은 손실을 감수했다. 여기에 5년에 걸친 소송을 겪으면서 최종 승소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내상을 입었다. 결과적으로 안 해도 되는 정책으로 정부와 제약사들은 지난 5년 동안 적잖은 시간만 낭비했지만 보건당국은 단 한번도 반성의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물론 정부의 모든 정책이 원했던 결과로 도출될 수는 없다. 다만 결과적으로 잘못된 정책이라는 판단이 나왔으면 그에 타당한 반성도 수반돼야 한다. 과거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을 따져야 한다. 정부는 늘 습관처럼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이라는 단어를 외친다. 제약바이오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구호도 익숙해진지 오래다.제약바이오기업 입장에선 산업 육성 의지를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에 정부가 팔 걷어붙이는건 바라지도 않는다. 합리적인 규제 운영으로 납득할만한 정책만 펼쳐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불합리한 규제로 기업 활동의 발목을 잡는 정부라면 산업 육성을 외칠 자격도 없다.2025-01-06 06:16:46천승현 -
[데스크 시선] 불순물 소송과 정책 반성[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보건당국이 제약사들로부터 납부받은 돈을 돌려줘야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법원은 최근 제약사 34곳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진행 중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내렸다. 건보공단이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를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제약사들의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불순물 파동 후속 조치에 소요된 금액의 책임을 두고 5년간 펼쳐진 최초의 법정 공방에서 제약사들이 사실상 완승했다.지난 2019년 10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제약사 69곳을 대상으로 구상금을 납부할 것을 요구했다.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 이후 환자들에게 기존 처방 중 잔여기간에 대해 교환해주면서 투입된 금액을 제약사들로부터 돌려받겠다는 후속 조치다. 구상금 청구 대상 제약사 69곳 중 36곳은 “발사르탄 손해배상에 대한 책임이 없어 구상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건보공단을 상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다.2021년 9월 서울중앙법원이 제약사들의 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2심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해 11월 서울고등법원은 건보공단이 소송 참여 업체들이 부담한 구상금 15억원 중 11개 업체의 2억원에 대해서만 채무 이행 의무가 있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소송 참여 업체 중 21개 업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지불해야 하는 채무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이어 대법원은 2심 판결을 확정했다.이번 소송은 불순물 의약품 후속조치 책임 공방에 대한 첫 법적 판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8년 7월과 8월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불순물이 검출된 원료의약품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발사르탄 함유 단일제와 복합제 175개 품목에 대해 판매 금지 조치를 내렸다.불순물 의약품의 유해성에 대해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발사르탄제제 판매금지 이후 제약사들은 적잖은 손실을 감수했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1년 간 구상금 청구 대상 제약사 69곳의 불순물 검출 발사르탄제제 84개 품목의 외래 처방금액은 총 350억원으로 3년 전 같은 기간 1232억원 대비 71.6% 쪼그라들었다. 판매중지 발사르탄제제는 이후 정상적인 원료 사용이 확인되면 판매재개가 허용되지만 일시적인 처방중단이 사실상 회복하기 힘든 손실로 이어진 셈이다.사실 제약사들은 불순물 의약품의 판매금지 조치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을 고민했다. 하지만 규제 당국을 상대로 펼치는 법정 공방 부담이 커 소송 카드는 꺼내지 못했다. 하지만 보건당국이 불순물 발사르탄의 교환 비용마저 청구하자 제약사들은 법적 대응에 나섰다.제약사 측은 제조물책임법의 면책사유를 들어 맞섰다. 제조물책임법 제4조의2에선 '제조업자가 해당 제조물을 공급한 당시의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결함의 존재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면 손해배상 책임을 면한다고 명시하고 있다.1심 재판부는 제조물책임법에 따라 불순물 의약품이 제조물의 결함에 해당하기 때문에 제약사들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2심 재판부는 제약사들은 식약처의 판매중지 조치 이후 해당 의약품을 판매하지 않았기 때문에 건보공단에 손해배상 의무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불순물 발사르탄 의약품의 결함은 인정하면서도 건보공단에 손해배상 책임은 없다고 봤다.건보공단이 제약사들에 청구한 구상금은 불순물 발사르탄을 대체 의약품으로 교환하기 위해 요양기관을 방문해 재처방·재조제를 받으면서 발생한 진찰료와 조제료 비용이기 때문에 제조물 책임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보건당국이 불순물 발사르탄제제를 다른 의약품으로 무료로 교환해줄 당시 제약업계에서는 “오히려 정부가 불안감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냈다. 유해성이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환자들이 복용 중인 의약품을 모두 교환해주면서 불안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결국 정부는 의약품 무료 교환 비용을 제약사에 떠 넘기려 했지만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다행인 점은 발사르탄 이후 다양한 의약품에서 불순물 문제가 노출됐지만 보건당국은 더 이상 무료 교환 정책을 펼치지 않았다.대법원 판결 이후 보건당국은 아직 내놓은 공식 입장은 없다. 결과적으로 불순물 의약품 무료 교환으로 건보재정을 낭비했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건보공단은 제약사들로부터 받은 구상금에 이자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소송 참여 제약사 34곳에 청구된 구상금 규모는 14억9457만원이다. 1심 선고 직후 제약사들은 재판부의 판결에 따라 구상금과 함께 연간 5% 이자도 함께 건보공단에 납부했다.2심 재판부는 건보공단에 제약사들의 채무가 인정되지 않은 금액과 함께 2019년 11월1일부터 2023년 11월10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것을 주문했다.건보공단은 ”제약사 법률 대리인과 협의 중이다“라는 입장이다. 작년 11월 11일부터는 이자율 12%가 적용되기 때문에 건보공단의 환급 시기가 늦어질수록 건강보험 재정 지출 규모는 기하급수로 확대된다.물론 정부의 모든 정책이 원했던 결과로 도출될 수는 없다. 다만 결과적으로 잘못된 정책이라는 판단이 나왔으면 그에 타당한 반성도 수반돼야 한다. 과거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을 따져야 한다. 결과적으로 안 해도 되는 정책으로 정부와 제약사들은 지난 5년 동안 적잖은 시간만 낭비한 셈이 됐다.정부는 기업들에 대한 불필요한 책임 전가는 불필요한 사회적인 비용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교훈을 명심해야 한다. 소송 패소가 또 다른 정책에 신중을 기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길 기대해본다. 반성이 없으면 신뢰도 얻을 수 없다.2024-04-17 06:15:01천승현 -
제약사들, '5년 발사르탄 소송' 승소...얼마 돌려받을까[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제약사들이 지난 5년 동안 진행된 불순물 발사르탄 구상금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제약사들은 1심에서 패소한 이후 2심에서 승소를 이끌었고 대법원이 제약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제약사들은 납부한 구상금과 함께 이자를 보건당국으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5일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4일 제약사 34곳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진행 중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내렸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에 위법 등 특정 사유가 없다고 판단되면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제도다. 건보공단이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를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제약사들의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는 의미다.이 소송은 불순물 파동을 야기한 발사르탄제제의 후속 조치에 소요된 금액의 책임을 두고 제약사들과 보건당국이 펼치는 법정 공방이다.2019년 10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제약사 69곳을 대상으로 구상금을 납부할 것을 요구했다. 불순물발사르탄파동 이후 환자들에게 기존 처방 중 잔여기간에 대해 교환해주면서 투입된 금액을 제약사들로부터 돌려받겠다는 후속 조치다. 구상금 청구 대상 69곳 중 제약사 36곳은 2019년 11월 “발사르탄손해배상에 대한 책임이 없어 구상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건보공단을 상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다.지난 2021년 9월 서울중앙법원이 제약사들의 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2심에서 반전이 발생했다.제약사 34곳이 항소심을 제기했고 지난해 11월 서울고등법원은 건보공단이 소송 참여 업체들이 부담한 구상금 15억원 중 11개 업체의 2억원에 대해서만 채무 이행 의무가 있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재판부는 건보공단이 소송 참여 34개 업체가 부담한 구상금 15억원 중 11개 업체의 2억원에 대해서만 채무 이행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원제약, 한국휴텍스제약, 명문제약, JW중외제약, 아주약품, 테라이젠이텍스, 유니메드제약, 휴온스, 대화제약, 한화제약, 삼일제약, 휴온스메디텍, JW신약 등 13개사는 건보공단이 청구한 구상금 일부만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판결이 내려졌다.재판부는 소송 참여 업체 중 한림제약, 한국콜마, 삼익제약, 바이넥스, 씨엠지제약, 한화제약 , 구주제약, 다산제약, 신일제약, 환인제약, 광동제약, SK케미칼, 비보존제약, 대우제약, 이연제약, 진양제약, 건일제약, 국제약품사, 동구바이오제약, 마더스제약, 종근당 등 21개 업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지불해야 하는 채무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2심 재판부는 건보공단에 제약사들의 채무가 인정되지 않은 금액과 함께 2019년 11월1일부터 2023년 11월10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것을 주문했다.2심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제약사들은 식약처의 판매중지 조치 이후 해당 의약품을 판매하지 않았기 때문에 건보공단에 손해배상 의무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제조물책임법에 따라 제약사들의 손해배상 의무가 있는지 여부다.건보공단은 “발사르탄에서 NDMA가 잠정 관리기준을 초과 검출되는 제조물의 결함이 있었다. 해당 의약품을 처방·조제받은 환자들은 대체 의약품을 구해야만 했는데 교환 과정에서 공단부담금을 지출하는 손해를 입었다”라면서 제약사들이 손해배상으로 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1심 재판부는 제조물책임법에 따라 불순물 의약품이 제조물의 결함에 해당하기 때문에 제약사들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제조물책임법에서 제조물의 결함은 ‘제조·설계상 또는 표시상의 결함이 있거나 그 밖에 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안전성이 결여돼 있는 것을 말한다’라고 명시됐다.하지만 2심 재판부는 불순물 발사르탄 의약품의 결함은 인정하면서도 건보공단에 손해배상 책임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제조물 책임이란 제조물에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안전성을 결여한 결함으로 인해 생명·신체나 제조물 그 자체 외의 다른 재산에 발생한 경우에 제조업자 등에 지우는 손해배상 책임”이라고 설명했다.건보공단이 제약사들에 청구한 구상금은 불순물 발사르탄을 대체 의약품으로 교환하기 위해 요양기관을 방문해 재처방·재조제를 받으면서 발생한 진찰료와 조제료 비용이기 때문에 제조물 책임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소송 참여 제약사 34곳에 청구된 구상금 규모는 14억9457만원이다. 1심 선고 직후 제약사들은 구상금을 건보공단에 납부했다. 당초 제약사들은 구상금 납부를 거부하고 소송전을 강행했다.하지만 1심 패소 판결이 나자 건보공단이 청구한 구상금과 함께 2년 간의 이자도 추가로 지급했다. 재판부는 1심 판결에서 제약사들에 “구상금 납부와 함께 2019년 11월 1일부터 2020년 9월9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이자를 추가로 지급할 것을 주문했다. 제약사들은 건보공단이 청구한 구상금과 함께 10% 이상을 이자로 더 냈다는 계산이 나온다.하지만 2심 판결이 확정되면서 건보공단은 제약사의 채무 의무가 없는 금액과 이자 비용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소송 참여 제약사들이 모두 구상금을 납부했을 경우 건보공단은 2심 재판부가 채무 의무가 없다고 판단한 12억9176억원에 4년 간 연 이자율 5%를 더해 돌려줘야 한다는 의미다.건보공단이 지급해야 하는 금액은 16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대원제약, 한국휴텍스제약, 한림제약 등은 1억원 이상을 돌려받을 것으로 계산된다. JW중외제약, 한국콜마 등은 환급 구상금이 1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지급 시기가 늦어질 수록 연 이자율 12%가 적용되기 때문에 환급 규모는 더욱 커진다.2024-04-05 12:07:21천승현 -
소송 반전 나올까...콜린·보툴리눔·불순물 분쟁 분수령[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올해 제약사들은 정부와의 행정소송이 주요 사업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콜린알포세레이트(콜린제제)의 급여축소와 환수협상 명령 부당함을 따지는 법정 공방은 선고를 앞두고 있다. 보툴리눔독소제제 업체들은 지난해 허가취소 행정소송의 승기를 잡은데 이어 올해 추가 소송에서도 공세를 이어간다. 불순물 발사르탄의 후속 조치 비용 책임을 두고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예고됐다.콜린제제, 급여축소 2심 선고 임박...환수협상 명령 소송 결론 윤곽 전망콜린제제의 급여축소와 환수협상 명령을 둘러싼 집단 행정소송 결과가 올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콜린제제 급여축소 취소소송은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제9-1행정부는 지난 11일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일부개정고시’ 취소 소송 변론을 종결했다. 대웅바이오외 24인이 보건복지부와 진행 중인 콜린제제 급여 축소 2심이 마지막 변론을 속행했다.보건복지부는 2020년 8월 콜린제제의 새로운 급여 기준 내용을 담은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일부 개정고시를 발령했다.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환자가 콜린제제를 사용할 경우 약값 부담률을 30%에서 80%로 올리는 내용이다. 제약사들은 콜린제제 급여 축소의 부당함을 따지는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법률 대리인에 따라 2건으로 나눠서 제기됐다. 법무법인 광장은 대웅바이오 등 39개사와 1명의 소송을 제기했고 법무법인 세종이 종근당 등 39개사와 개인 8명을 대리해 소송을 담당했다.대웅바이오 그룹은 2022년 11월 1심에서 패소했다. 제약사들은 정부의 콜린제제 급여축소 절차가 부적절하고 임상적 유용성도 입증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웅바이오 그룹의 2심 재판은 시작된 지 1년 2개월만에 선고를 앞두고 있다.종근당그룹은 2022년 7월 패소 판결을 받았다. 종근당 등은 항소를 제기했고 오는 3월15일 선고가 예고됐다. 다만 제약사 입장에선 콜린제제 급여축소 집행정지가 모두 인용돼 소송 장기전이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콜린제제 환수협상 명령 취소소송도 제약업계의 관심을 모으는 법정 분쟁이다.콜린제제 환수협상 명령을 둘러싼 행정소송은 1차명령과 2차명령으로 구분된다. 2020년 12월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콜린제제를 보유한 업체들과 ‘임상시험에 실패할 경우 처방액을 반환하라는 내용의 요양 급여 계약 협상을 하도록 명령했다.제약사들은 환수협상 명령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2개 그룹으로 나눠 제기됐다. 법무법인 광장은 대웅바이오 등 28개사의 소송을 대리했고 법무법인 세종이 종근당 등 28개사의 소송을 맡았다. 1차 환수협상 명령의 행정소송에서는 2개 그룹 모두 1심에서 패소했다. 이중 종근당 그룹이 2022년 3월 항소심을 제기했다. 당초 재판부는 지난해 5월 변론을 종결하고 선고를 예고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변론이 재개됐고 오는 2월 추가 변론을 진행한다.2차 환수협상 명령 행정소송도 선고를 앞두고 있다. 제약사들이 콜린제제의 환수협상을 거부하자 복지부는 2021년 6월 2차 협상 명령을 내렸다. 대웅바이오 등 27개사와 종근당 등 26개사로 나눠 행정소송이 시작됐다.종근당 그룹과 대웅바이오 그룹 모두 2021년 6월 2차 환수협상 명령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대웅바이오 그룹의 경우 2022년 2월 각하 판결이 나왔다. 종근당 그룹의 소송은 오는 3월 선고가 예고됐다.보툴리눔제제 업체들, 작년 식약처 상대 소송 승기...추가 소송과 2심 결론 예고보툴리눔독소제제 업체들의 허가취소 불복 소송이 속속 결론에 도달할 예정이다.메디톡스, 휴젤, 파마리서치바이오, 제테마, 한국비엠아이, 한국비엔씨, 휴온스바이오파마 등 7개 업체가 보툴리눔독소제제의 허가취소 처분 등에 대해 정부 상대로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다.지난 2020년 메디톡스의 보툴리눔독소제제가 가장 먼저 허가 취소 위기에 몰렸다. 식약처는 2020년 6월 메디톡신, 메디톡신50단위, 메디톡신150단위 등 3개 품목의 허가를 취소한다고 결정했다.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메디톡신을 생산하면서 허가 내용과 다른 원액을 사용했음에도 마치 허가된 원액으로 생산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고 판단했다.2020년 10월 식약처는 추가로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판매한 메디톡신주 50& 65381;100& 65381;150& 65381;200단위, 코어톡스주에 대해 약사법 위반으로 품목 허가취소 행정처분 절차에 착수했다. 첫 허가취소 처분에 메디톡스200단위와 코어톡스가 추가됐다. 2020년 12월에는 이노톡스에 대해 잠정 제조·판매·사용 중지와 허가 취소 등 처분 절차에 착수했다.2021년 11월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휴젤과 파마리서치바이오의 보툴리눔독소제제 6개 품목에 대해 품목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과 회수·폐기 절차에 착수했다.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판매했다는 혐의다. 휴젤의 보툴렉스, 보툴렉스50단위, 보툴렉스150단위, 보툴렉스200단위 등 4종과 파마리서치바이오의 리엔톡스100단위와 리엔톡스200단위 등 총 6종이 처분 대상이다. 파마리서치바이오는 수출 전용 의약품을 판매용 허가 없이 판매했다는 이유로 전 제조업무정지 6개월 처분이 예고됐다. 2022년 12월에는 제테마의 제테마더톡신100단위, 한국비엠아이의 하이톡스100단위, 한국비엔씨의 비에녹스주 등 3개사의 3개 제품이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보툴리눔제제를 국내에 판매한 혐의로 품목허가 취소가 통지됐다. 해당 업체들은 모두 수출용으로 허가 받았는데도 국내 판매했다는 이유로 전 제품 제조업무정지 6개월 처분이 예고됐다. 지난해 7월 휴온스바이오파마의 리즈톡스주100단위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국내에 판매한 혐의로 품목 허가 취소 처분이 내려졌다. 리즈톡스100단위의 수출 전용 의약품에 해당하는 제품을 국내 판매 사실도 확인되면서 해당 제조소에 대한 전 제조업무정지 6개월 처분도 예고됐다.제약사들은 보툴리눔독소제제 허가취소에 불복해 일제히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최근 승기를 잡았다.지난해 7월 대전지방법원은 메디톡스가 식약처를 상대로 제기한 메디톡신주 50·100·150·200단위, 코어톡스주 등 5개 품목의 허가취소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제약사가 수출 목적으로 수출업체에 의약품을 판매한 것은 수출로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인 간접수출을 국내 판매가 아닌 수출로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미다.지난해 11월에는 메디톡신 3개 품목(50,100,150단위)에 대한 처분 취소 소송에서 처분을 모두 취소하는 판결이 나왔다.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메디톡신을 생산하면서 허가 내용과 다른 원액을 사용했음에도 마치 허가된 원액으로 생산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줬다.파마리서치바이오는 지난해 12월 식약처를 상대로 제기한 리엔톡스 허가취소와 전제조업무정지 6개월 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여기에 보툴리눔독소제제 업체들의 추가 행정소송 결론이 나올 예정이다. 메디톡스와 파마리서치바이오의 승소에 식약처가 항소하면서 2심 재판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불순물 라니티딘 채무부존재 소송 3심 진입...제약사들, 1심 패소 후 2심 반전불순물 의약품의 후속조치에 대한 책임 공방이 최종심을 앞두고 있다.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말 제약사들과 진행 중인 채무부존재 소송의 상고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내려질 전망이다. 이 소송은 불순물 파동을 야기한 발사르탄제제의 후속 조치에 소요된 금액의 책임을 두고 제약사들과 보건당국이 펼치는 법정 공방이다.2019년 10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제약사 69곳을 대상으로 20억3000만원 규모의 구상금을 납부할 것을 요구했다. 불순물발사르탄파동 이후 환자들에게 기존 처방 중 잔여기간에 대해 교환해주면서 투입된 금액을 제약사들로부터 돌려받겠다는 후속 조치다.구상금 청구 대상 69곳 중 제약사 36곳은 2019년 11월 “발사르탄손해배상에 대한 책임이 없어 구상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건보공단을 상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다.지난 2021년 9월 서울중앙법원이 제약사들의 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2심에서 반전이 발생했다.제약사 34곳이 항소심을 제기했고 지난해 11월 서울고등법원은 건보공단이 소송 참여 업체들이 부담한 구상금 15억원 중 11개 업체의 2억원에 대해서만 채무 이행 의무가 있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2심 재판부는 건보공단에 제약사들의 채무가 인정되지 않은 금액과 함께 2019년 11월1일부터 2023년 11월10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것을 주문했다.2심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제약사들은 식약처의 판매중지 조치 이후 해당 의약품을 판매하지 않았기 때문에 건보공단에 손해배상 의무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제조물책임법에 따라 제약사들의 손해배상 의무가 있는지 여부다.건보공단은 “발사르탄에서 NDMA가 잠정 관리기준을 초과 검출되는 제조물의 결함이 있었다. 해당 의약품을 처방·조제받은 환자들은 대체 의약품을 구해야만 했는데 교환 과정에서 공단부담금을 지출하는 손해를 입었다”라면서 제약사들이 손해배상으로 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1심 재판부는 제조물책임법에 따라 불순물 의약품이 제조물의 결함에 해당하기 때문에 제약사들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제조물책임법에서 제조물의 결함은 ‘제조·설계상 또는 표시상의 결함이 있거나 그 밖에 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안전성이 결여돼 있는 것을 말한다’라고 명시됐다.하지만 2심 재판부는 불순물 발사르탄 의약품의 결함은 인정하면서도 건보공단에 손해배상 책임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제조물 책임이란 제조물에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안전성을 결여한 결함으로 인해 생명·신체나 제조물 그 자체 외의 다른 재산에 발생한 경우에 제조업자 등에 지우는 손해배상 책임”이라고 설명했다.건보공단이 제약사들에 청구한 구상금은 불순물 발사르탄을 대체 의약품으로 교환하기 위해 요양기관을 방문해 재처방·재조제를 받으면서 발생한 진찰료와 조제료 비용이기 때문에 제조물 책임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1심 선고 직후 제약사들은 구상금을 건보공단에 납부했다. 당초 제약사들은 구상금 납부를 거부하고 소송전을 강행했다. 하지만 1심 패소 판결이 나자 건보공단이 청구한 구상금과 함께 2년 간의 이자도 추가로 지급했다. 재판부는 1심 판결에서 제약사들에 “구상금 납부와 함께 2019년 11월 1일부터 2020년 9월9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이자를 추가로 지급할 것을 주문했다. 제약사들은 건보공단이 청구한 구상금과 함께 10% 이상을 이자로 더 냈다는 계산이 나온다.2심 판결대로라면 건보공단은 제약사의 채무 의무가 없는 금액과 이자 비용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1심 판결 직후 구상금을 납부한 제약사들과는 달리 건보공단은 대법원 판결 결과를 보고 구상금 반환을 결정하겠다는 취지다.소송 참여 제약사들이 모두 구상금을 납부했을 경우 건보공단은 2심 재판부가 채무 의무가 없다고 판단한 12억9176억원에 4년 간 연 이자율 5%를 더해 돌려줘야 한다. 2심 판결 직후 건보공단의 지급해야 하는 금액은 16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만약 대법원 판결에서 2심 선고를 인용할 경우 건보공단이 제약사들이 지급해야 하는 채무 규모는 더욱 커진다. 연 이자율 12%가 적용되기 때문에 재판이 길어질수록 제약사들이 돌려받는 금액은 확대된다.2024-01-12 06:20:57천승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