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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생산공장에 갇힌 'GMP 정신'은 반쪽 짜리다

  • 데일리팜
  • 2017-06-08 12:00:54

의약품 품질을 담보한다는 대한민국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 다시말해 GMP는 눈부신 발전을 이뤄 EU와 미국시장에서 인정받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한다. 1977년 보건사회부가 KGMP를 제정, 공포하고 2008년 새 GMP가 시행되는 과정으로 고도화되고 있으며, 이는 2014년 PIC/s 가입, 2016년 ICH 정회원 국가 지위 획득으로 증명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약산업 분야에서 대표적 4차산업 혁명대상이 의약품 생산시설이라는 측면,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면에서 짧은 시간 크게 발전한 GMP가 여간 자랑스러운게 아니다.

그런데 이것 만이 대한민국 GMP의 진면목일까? "생각 같아선 제약회사 최고경영진이 GMP 교육을 세 달만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산시설 영역 종사자들의 푸념처럼 'GMP 정신'은 애석하게도 생산시설과 생산공정, 공장사람들의 세계에만 신앙처럼 애지중지된다. GMP를 통해 실현하려는 궁극 목적을 바라보는 제약사 경영진의 인식 수준이 여전히 미흡한 탓이다. GMP 기준에 맞춰 생산시설을 짓고, 원료를 다루며, 모든 행위를 문서로 남기기만 하면 만사형통으로 알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뒷받침할 현장의 증거들은 차고 넘친다.

예를들면 이런 것들이다. 한달 전만해도 분홍색이던 정제가 하루 아침에 파란색으로 바뀌어 약사와 소비자가 크게 언쟁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데 소비자에게 복약의 정보를 제공해주는 약국에겐 일언반구 정보를 주지 않는다. 조제하다가 아는 경우가 적잖다. 의약품 포장도 엇비슷해 조제과정서 실수의 여지가 있는데도 모른척 눈 감는다. 멀쩡했던 의약품 색깔이 변해버렸는데도 '약효에 이상이 없고 부작용 가능성도 없다'고 앵무새 해명을 한다. 그저 식약처에 보고돼 행정처분을 받을까 봐 걱정돼 문제를 제기한 약사의 입을 틀어막기 바쁘다.

GMP 정신이란게 무엇인가. 일년 365일 언제 의약품을 만들더라도 우수한 품질의 의약품을 생산해 소비자들이 복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첫 출발점이 생산공장이다. 우수의약품 유통관리기준(KGSP)이 뒷 따르는 것도 다 같은 맥락이다. 그렇지만 제약회사들은 행정적 최소한 기준인 GMP 요건만 맞추는데 급급할 뿐 밑바닥에 깔린 정신을 구현하는데는 무관심하다. 다시말해 용약(用藥)에 대해선 되돌아보려 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다국적 제약회사라고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나 최근 아토르바스타틴 제제 성상 변경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 국내 제약회사의 태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제네릭을 내는 수많은 국내 제약회사 중 어느 곳도 화이자처럼 성상변화를 전파한 곳이 없었다. 복제약을 만드는 것처럼 그 정신도 복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 포장변경 사실을 알린 일동제약사례가 언론에 보도됐다. 이게 뉴스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하지 않으니 약사들이 성상변경을 고지 않는 제약사를 제재할 법을 만들자고 주장하는 것 아닌가.

40주년을 맞은 GMP와 그 정신은 이제 한층 성숙된 모습으로 광범하게 적용되고 확산되어야 한다. EU GMP를 받았네, 미국 CGMP를 받았네 하는 것도 산업의 관점에선 대견한 일이지만, 안전한 의약품 사용과 의약품에 관한 소비자 신뢰도 또한 사회적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즉 의약품 생산부터 최종 소비될때까지 제약회사는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충족시키는 제약회사야 말로 일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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