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렇구나"...한국 소비자, 日 OTC에 빠진 이유들
- 정혜진
- 2017-10-02 0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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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 이현민·남태환·여혜운 약사, 일본 OTC 시장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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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베이스 소속 이현민(35, 원광대), 남태환(35, 경희대), 여혜운(33, 삼육대) 약사가 일본을 찾았다. 우리 약국이, 우리 제약사가 빼앗긴 OTC 소비자들이 일본을 찾고 있다는 소문 때문이다. 한번, 두번, 세번 방문하고 하나, 둘...한 50개 쯤 제품을 사면서 연구와 고민을 거듭해갔다. '왜 우리 소비자들은 일본 OTC에 열광하는가?'
세 명의 젊은 약사가 일본 드럭스토어/OTC 연구를 통해 얻어낸 결과를 듣기 전에 먼저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남·여 약사는 앞으로의 연재에 길라잡이가 되어달라는 요청에 흔쾌히 응해주었다.

(이)' 난 딸이 일본에서 보내주는 동전파스만 써' 말하는 손님이 있다. 동전파스라면 최근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제품이 많이 출시됐다. 그런데 반응이 그리 폭발적인가? 그렇지 않다.
(여) 일본 유명 제품이 심심치 않게 국내에도 론칭된다. 그런데 그렇게 성공한 제품이 얼마나 있나? 어느새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것들이 많다.
(남) 왜 그럴까? 일본에선 되지만 우리나라에선 안되는 이유는? 굳이 일본 제품을 사다 쓰는 이유는? '일본 시장은 우리랑 달라' 하고 말기엔 아쉬웠다. '이남여의 고 투 재팬' 프로젝트가 이렇게 시작됐다.
◆ 제품 개발부터 유통까지 보기 위해 나선 세 약사=이들 셋은 역할을 나누었는데, 이현민 약사는 제약사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의 제형, 생산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남태환 약사는 제품 발굴과 개발에 관심·지식이 많다. 이 두 사람과 일본제품을 연결해준, 일본어에 능통하고 일본 약국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이가 여혜운 약사다.
(이) 지난해 한번, 올해 상반기에 두차례 총 세 차례 금토일 2박3일로 갔다. 매번 볼 것은 많고 시간이 부족해 애를 먹었다. 엄청 걷고 끼니를 걸렀다. 약국을 비우고 가야하는 부담감이 가장 컸다.
(남) 시간이 부족한 만큼, 가기 전 준비를 철저히 했다. 견학 드럭스토어를 정해놓은 것은 물론, 구매해올 OTC 목록을 선정하는 것도 일이었다. 검토해본 제품만 약 300~500품목 정도다.
(여) 아무 제품이나 사올 순 없지 않나. 일본 드럭스토어에서 판매량 상위권에 드는 제품,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사오는 제품, 구매대행 사이트에서 인기있는 제품을 통합적으로 검토했다. 구매한 제품은 50여가지, 금액으로 약 100만원에 이른다. 판매 상황, 진열, 마케팅 기법, 제품 디자인과 콘셉트, 인서트까지 모두 샅샅이 분석했다.

(여)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미 일본의 유명 제품, 인기 제품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우리가 '이거 좋다'고 얘기하면 이미 마니아들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 꽤 있었다. 그만큼 일본 OTC가 우리 예상보다 깊숙히 들어와 있는 거다. 이 한국에 말이다.
(이) 그럼 왜 그런지, 갈근탕 하나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도 갈근탕을 쓰고 있지만, 일본에는 단맛이 나는 '키즈갈근탕'이 있다. '갈근탕은 원래 쓰다. 그래도 초기 감기엔 갈근탕이 좋으니 먹어야 한다'가 우리 생각이라면, 일본은 '갈근탕은 원래 쓰지만 단 맛을 가미하면 어린이도 쉽게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거다.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남) 쓴 맛을 참아가며 먹을 소아·청소년고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우리는 잊었던 건 아닐까. 우리가 고객을 잊고 있었던 사이, 고객은 스스로 필요한 것을 일본에서 힘들게 찾아온 게 아닐까.
(여) 화장품이 묻지 않는 마스크, 물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로페라마이드 성분 필름제형 일반약, 이부프로펜에 산화마그네슘을 더했는데도 역가를 유지하는 기술력 등 그런 예가 수도 없이 많다.
(이) 일본 제품의 기술력이 국내의 제품보다 나은 점은 물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도 비슷한 제품이 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직접 수입하거나 자체적으로 유사한 콘셉트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일본과 우리 제약시장에 현저한 차이가 있기보다는, 일본에 '고객 중심 제품'이 좀 더 많다고 보면 되겠다.

(여) 제약사 노력 뿐 아니라 일반 단행본으로 약에 대한 쉽고 재미있는 책도 많이 발간돼있다. '만화왕국'이란 별칭처럼, 만화로 귀엽고 재밌게 한방제제 정보를 담은 책이 인상적이었다. 한방제제 공부를 하며 나 역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 역시 오픈매대가 일반화된 일본 시장 특성을 반영한, 그러면서도 고객에게 정보를 잘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 고객 중심 마인드는 드럭스토어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일본이 드럭스토어의 천국이라 하는데, 이들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세 약사가 일본에서 드럭스토어를 돌아보며 확인한 것은 그 '안간힘'이 고객을 끌어들이고 더 좋은 서비스를 주기 위해 어떻게 실현되는지였다.
(이) 드럭스토어만 봐도, 일본의 가장 유명한 드럭스토어 체인 마츠모토키요시는 '마츠키요랩'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헬스&뷰티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플래그십스토어이자 시범매장인데, 매장이 최근 4개까지 늘어났다.

(여) 우리 시각으로 본 것들을 때론 큰 틀에서, 때론 세부적인 것까지 소개하고 싶다. 인서트까지 뜯어본 50여가지 OTC는 책으로 묶어 발간할 예정이다. 이미 많은 일본 제품을 한국 소비자들도 이용하고 있다. 우리 제약사는 물론 약사들도 일본 제품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모은 정보들이 다른 약사들에게도 좋은 팁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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