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스쿠터엔 이불 두채..."빨래 내놓기 부끄러워서..."
- 이혜경
- 2017-12-01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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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이강이봉사단이 자매결연 마을에 차려진 빨래터와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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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 노트북을 내려 놓고
'빠앙~~~' '빵!'
어쩜 그리 마을 사람들은 이장님 '포터' 경적소리를 귀신 같이 알아듣는지, 두 세번 경적소리를 울리면 미리 형형색색 보자기에 묶은 빨래더미를 포터 짐칸에 싣는다. 그렇게 실린 이불만 해도 10채가 넘는다.

"아이고, 빨래 내놓기 부끄러워서 원~" "얼마 전 요양보호사들이 와서 이불빨래를 하다가 세탁기가 고장났어. 탈수도 못해서 꽝꽝 얼어잖아."
처음엔 누군가에게 빨래더미를 보여준다는걸 부끄러워하시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시간이 지나자 아들, 며느리, 손주들을 대하듯 건이강이봉사단에게 연실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여름 인터뷰에서 맺은 인연
'블랙아이스'로 전국 도로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토요일(25일) 아침, 국민건강보험공단 건이강이봉사단과 함께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단강2리를 찾았다.

올 것이 왔다.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며 '정상교 경영지원실 부장'이라고 이름이 떴다. 전화를 받자 "기자님! 드디어 빨래차가 나갑니다! 이번 주말에 봉사 가실 거죠?"라는데, 없는 시간도 내야 할 분위기였다. '평창패딩' 정도는 아니지만 두툼한 롱패딩을 챙겨 원주로 향했다.
빨래봉사단, 첫 활동 개시!
25일 오전 8시 10분. 오늘의 날씨를 보니 영하 4도, 오후엔 소나기 소식까지 있다. 아찔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건이강이봉사단들도 비소식에 아찔했단다. 첫 빨래봉사에 비소식이라니. 그래도 봉사단들의 마음을 알았는지 비는 봉사를 마치고 식사를 하던 오후 8시가 넘어서야 내리기 시작했다.
빨래봉사단은 가입 이후 첫 활동 개시라 더 의미가 있었다고 해야 할까? 역시나 첫 활동은 시행착오가 필요한 법. 2.5톤 트럭에 실린 4대의 드럼세탁기가 한꺼번에 탈수를 시작하자 빨래차가 춤을 추기 시작한다. '덜덜덜' 그래도, 장정이 몇인데. 바로 세탁기를 잡아 빨래를 마무리 했다.

몸이 불편해 마을회관까지 내려오지 못하는 주민들을 위해선 박장하(62) 이장이 나섰다. 자신의 차량인 포터를 몰고 단강2리 1반부터 5반까지 쭈욱 돌았다. 미리 전날 빨래거리가 있다는 주민들의 명단까지 만들어놨다.
"저 집은 루프스 환자가 있어요. 혼자 걷다가도 쓰러지는데 빨래를 직접 못가져오지." 박 이장은 집주인을 부르며 문을 열고 들어가 "어이~ 빨리 빨래 줘. 해서 가져다줄게"라고 이야기 한다.
집수리봉사단에 도배 전문가들이 잔뜩
포터에 빨래를 가득 싣고 마을회관으로 돌아오니 이미 집수리봉사단은 마을회관 벽지를 뜯어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다 함께 기존 벽지를 뜯고 나면, 철저한 분업화가 이뤄진다. 몰딩을 깔끔하게 하기 위해 실리콘을 집어드는 직원들은 전문적인 집수리를 하기 위해 도배기능사 자격증까지 땄다.

도배에 앞선 벽지 풀칠은 여자 직원 2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진행했다. 풀칠하는 손놀림이 대단하다. 집안일로 몇 년만에 집수리봉사단 활동을 하게 됐다는 한 직원 "와~ 풀칠을 하니깐 몸이 풀리네"라며 봉사활동이 신이 난다고 했다.

읏짜! 건이강이봉사단이 신이나서 봉사활동을 하는걸 보니, 전문적인 기술은 없지만 카메라와 취재수첩은 던져두고 일손을 돕기로 했다. 처음엔 벽지를 뜯어냈고, 이어 접착제를 들고 방수포에 발랐다.
마을회관은 사랑방, 이동빨래차는 빨래터. 봉사가 이뤄지던 단강2리는 어느덧 마을잔치로.
마을주민들을 따라 비닐하우스로 들어가니, 어느 한 집에서 잔치가 열렸나 착각이 들 정도였다. 빨래를 맡겨 놓은 할머니들과 마을 부녀회는 일찍부터 비닐하우스에 모여 부침개를 부치고 고사리를 볶고 수육을 삶고 있었던 것이다.

단강2리는 84세대로 구성돼 있는데 70% 이상이 60세 이상 어르신들이다. 거동이 불편해 전동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어르신들도 많았다.


사랑방을 생각하다 보니, 어릴적 외할머니 댁에 갔을 때 빨래터에서 놀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외할머니 댁이 있는 강원도 횡성군 한 마을에는 빨래터가 있었다. 무릎을 '탁' 쳤다. 이동빨래차! 마을에 빨래터가 다시 들어선 것이다.
마을 빨래터는 25~26일 건보공단의 자매결연마을인 단강2리에서 시작해 전국을 누비게 된다.

홍 실장은 "건이강이봉사단은 1만2천여명의 직원들로 구성됐고, 그 중 이번에 만들어진 빨래봉사단에 30여명이 가입했다"며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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