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0 06:36:52 기준
  • #데일리팜
  • 제약
  • #제품
  • 공장
  • 의약품
  • 신약
  • GC
  • #침
  • 국회
  • 진단
네이처위드

[사설] 약사없는 편의점을 왜, 약국 흉내 내게 하나

  • 데일리팜
  • 2017-12-18 12:14:55

편의점이 판매하고 있는 일반의약품의 품목을 조정, 사실상 품목확대 효과를 보려는 정부 정책에 맞서, 대한약사회 소속 1100명 임원들이 17일 청와대 근처에서 궐기대회를 열어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편의점서 판매되고 있는 일부 의약품을 빼고 그 자리에 제산제와 지사제를 우겨 넣으려 는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는 '안전한 의약품 사용에 관한 직무적 책임있는 약사'로서 너무나 당연한 직업적 의사표시의 행동으로 매우 정당하다. 이참에 우리 사회는 전문가들의 이야기에 귀를 열고 진지하게 들을 필요가 있다.

안전한 의약품 사용과 관련해 환자 접근성이나 편의성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겠으나, 이같은 사안을 다룰 때 제일먼저 따져야 봐야 할 지점은 언제나 안전한 의약품 사용이다. 만약, 의견이 팽팽하다면 안전에 더 방점이 찍혀야 옳다. 우리 사회 곳곳에는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인재들이 적지 않고, 문제가 생길때마다 일제히 안전불감증을 외치는 것은 늑대소년처럼 일상적이다. 그런데도, 막상 안전을 강조하는 목소리는 집단이기주의나 환자 접근성, 편의성이라는 말을 앞세워 사정없이 뭉개고야 만다. 이래가지고야 어떻게 안전한 사회 안정망이 구축될 수 있겠는가.

품목 조정회의에서 거론되었던 제산제나 지사제는 '부작용없는 일반의약품'이라 편의점 판매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주장은 그럴듯하게 소비자들의 마음을 현혹한다. 그러나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이라는 사회적 명제를 이뤄내려면 이는 '안전망 차원'에서 다뤄져야 옳다. 의약품간 상호작용이나, 증상에 따라 병의원 진료를 권고하는 따위에 필요한 사람은 우리 사회가 자격을 부여한 약사들의 역할로서 가능하다. 편의점 아르바이생이 해줄 수 없는 고도의 서비스다. 그런데도 "약국도 복약지도 하나요?" 처럼 전문직능을 희화하며 귀를 닫는 행위는 사회 전반을 우스꽝스럽게 만들 뿐이다.

TV 등 방송에 나오는 의사들의 약 사용에 관한 일상적인 코멘트가 무엇이던가. 두통이라 해서 함부로 진통제 먹으면 안되고, 진료받아야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는 단순히 약의 부작용이 있네 없네의 이야기가 아니라, 약을 찾는 환자들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원론적 이야기다. 그렇다고 한다면 의약품 전문가인 약사의 역할을 논외로하고 "이 약은 부작용이 없으니 편의점에서 판매해도 좋다"는 식의 논리는 단순, 무모하다. 두통약도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사들의 주장이 지나치게 깐깐하다고 느끼면서도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이유와 같은 맥락이다.

지금 우리는 왜 편의점 상비약 판매제도를 도입했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 도입 취지는 응급 환자에 대한 편의성 증진인데, 명절이나 휴일 소화제나 진통제를 못구해 헤멨다는 환자불편은 확연하게 줄었다. 그렇다고 한다면, 환자접근성이나 편의성 확대도 매우 제한적이어야 한다. 증상이 있는 환자라면 약국을 찾고, 병의원 진료를 받도록 하는 제도가 안전한 사회를 구축하는 첩경이다. 전가의 보도처럼 들먹이는 외국 사례라는 것도 그 나라 환경을 반영한 제도일 따름이다. 선진국에서 한다고 선진 제도일 수 없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