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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 카페·서점 접목..."이곳이 곧 핫플레이스"

  • 이정환
  • 2018-09-26 18:00:00
  • 일반소비자에 라이프스타일 제안...울산 드림약국·라라약국

울산 드림약국 황태윤 약사(사진 위)와 라라약국 주종부 약사
"약사는 환자를 케어하는 동시에 일반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는 직능으로 진화해야 해요. 이러면 자연히 처방전에만 의존하는 약국경영에서 자유로워집니다. 약사와 고객이 한 공간에서 소통하며 삶을 공유하는 '동네 핫플레이스'를 꿈꿨고, 실현에 옮기는 중입니다." 황태윤 약사(드림약국)

"일본 츠타야 서점에서 약국의 미래를 봤습니다. 약사가 의약품을 다루는데서 나아가 주 고객층의 취향을 어루만지고, 상담중심의 전문지식을 동시에 제공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느꼈어요. 약국에 북카페를 들여 고객 편의를 제고한 이유입니다." 주종부 약사 (라라약국)

종합병원이나 중소병원, 로컬의원 밀집지 인근에서 쉴 틈없이 밀려드는 처방전을 소화하며 경영수익을 내는 게 전통적인 약국풍경이다.

신규 병원이나 메디컬타워 설립 계획 공개 후 인근 약국 분양가와 임대료가 수 억원, 수 천만원을 호가한다. 그마저도 치열한 입지 경쟁으로 불법 브로커마저 유입되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자 웬만한 자본없이 성공 개국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란 평가가 나온다. 의료기관 입지나 처방전 유입률만을 따지면 더 이상 새로 문 열 약국자리가 없다는 푸념도 나온다.

약국이 변화 길목에 섰다. 국내 의약분업 특성 상 처방전 없는 약국 운영은 불가능하지만 처방전 없이도 환자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어필 포인트(Appeal-point)'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곳곳 제기된다.

또 헬스앤뷰티스토어 스타일의 대형 드럭스토어의 등장은 약국 내 의약품 외 매출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울산 북구 드림약국 황태윤(44) 약사와 울산 남구 라라약국 주종부(31) 약사는 처방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전통적인 약국경영 틀을 깨고 약국 스스로 고객을 창출하는 혁신경영에 앞장섰다.

약사가 단순조제와 복약상담 업무에만 매이지 말고 인근 주민의 삶 속에 편안하게 스며들어야 성공개국에 한 발 가까워 진다는 게 황 약사와 주 약사의 공통 견해다.

이들은 환자와 소비자들의 이같은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휴베이스의 신규 약국 인터페이스인 'E(emotional) 콘셉트'를 자신의 약국에 적용했다. 약국 인터페이스 전문가들의 견해를 적극 수용해 주민들의 의약품 안전과 함께 감성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두 약사는 아프지 않더라도 생필품 구매를 위해 찾는 약국,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구비된 다양한 제품을 고객 취향에 맞게 선택하는 공간으로 약국을 디자인해야 처방전 의존도를 낮추고 OTC 매출을 극대화 하는 약국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약사는 단골 고객과 처방 환자, 인근 주민들에게 각자 취향에 맞는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의약외품 등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정보 홍수속에서 고객 별 최적화 된 정보를 제공하는 '큐레이터' 역할을 해야한다고 했다.

◆드림약국=황 약사는 기존 20평대 약국을 70평대로 확장 이전하면서 20평 규모 숍-인-숍 카페를 약국 내 들였다. 환자 편의 제고와 약국 내 고객 체류시간 증가, 유입 고객층 확대라는 세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다.

약국 크기를 키우고 카페 까지 운영하려면 기본 임대료가 큰 폭으로 올라 경영이 버겁지 않겠냐는 게 황 약사 주변 대다수 시선이었다.

그럴수록 황 약사는 일본 등 해외 라이프스타일 숍을 견학하며 쌓은 경영철학을 굳게 믿었다. 더 많은 임대료나 관리비를 부담하더라도 약국을 동네 주민들의 쉼터이자 랜드마크로 각인시켜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황 약사는 특히 전통적인 약국 인테리어를 과감히 벗어 던졌다. 환자 대기좌석을 최소화하고 스탠드형 매대를 제품별로 구분 배치해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제품을 선택하고, 질문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동선을 짰다.

드림약국은 국내외 대기업이 운영중인 헬스앤뷰티숍을 연상시킨다.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등 단순 구분에서 진화해 약사상담약, 가정상비약, 계절용품, 가족건강제품, 동물의약품, 약국화장품 등 섹션구획으로 고객의 셀프구매를 독려했다. 소비자들의 제품 궁금증을 해소하고 구매를 도와줄 약국 직원도 넉넉히 채용해 곳곳 배치했다.

특히 약국 정문을 기점으로 왼쪽은 약국, 오른쪽은 카페가 위치한 점도 이색적이다. 약국 이용객들은 카페 좌석을 편히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카페 고객도 머무르는 동안 약국 내 제품을 자유롭게 살필 수 있다.

실제 하굣길 초등학생들이 책가방을 둘러메고 약국 내 카페에 들러 과일음료를 사마시고 약국을 구경하거나 소아과 처방전을 들고 온 학부모들이 약국 내 다양한 제품 정보를 문의하고 구매하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황 약사의 경영철학은 단순히 약국 인테리어를 변경하고 카페를 들이는데 그치지 않는다. 주 고객층인 소아과 환자와 보호자를 배려해 약국 내 공기청정기를 5대 배치했다. 유모차를 끌고 약국을 방문한 고객들도 불편함 없이 약국 곳곳을 둘러볼 수 있도록 매대 간 간격도 넉넉히 계산했다.

약국 내 제품판매에만 치중하지도 않았다. 의약품 안전 사용 상담전문약국 명패를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하고 상담환자 전용 좌석과 공간도 마련했다.

황 약사는 "제품 디스플레이와 고객 동선 이동, 약국 인테리어는 내 전문분야이자 최고 관심분야다. 많이 보고 읽고 실험하고 경험했다"며 "이제 약국이 아픈 환자가 약을 타러 오는 장소로 각인되는 시대는 지났다. 누구라도 편안히 들러 자신의 생활 패턴과 가장 잘 맞는 제품 정보를 얻고 구매하고 약사와 소통하는 게 약국의 미래"라고 말했다.

황 약사는 "약국을 크게 넓히고 카페를 들이는 게 경영적으로 부담되지 않겠냐는 주변 우려도 컸지만 자신이 있었다"며 "시설과 인테리어에 투자하면 소비자들이 알고 찾아오게 되면서 자연스레 OTC 매출이 극대화 돼 처방전 의존도는 낮아진다"고 했다.

이어 "딱딱한 약국 인테리어가 아닌 따뜻한 조명으로 소비자가 오래 머물며 약국 내 제품을 스스로 인식하고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매출은 자연히 따라온다"며 "처방전 경쟁은 결국 제로섬 게임이다 아프지 않아도 오는 약국, 동네 핫플레이스인 약국이 경영모토"라고 덧붙였다.

◆라라약국=라라약국 정문을 마주보고 서면 약국과 함께 북카페가 나란히 위치했다. 외관만으로는 여기가 약국인지 북카페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다.

약국 문을 열고 들어서면 드럭스토어 스타일 인테리어의 라라약국과 북카페가 한눈에 들어온다. 100평 규모 넉넉한 공간의 라라약국에서는 처방전을 손에 든 노인 환자와 화장품을 사려는 여고생, 아이와 함께 앉아 책을 보며 차를 마시는 부모 고객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3개월 전 개국한 주 약사는 의약품 소매업과 함께 도서 소매업도 함께 등록했다. 일본에서 직접 경험한 츠타야 서점의 영향이 컸다. 주 약사는 약국에 작게나마 서점을 들여 고객과 공감폭을 넓히고 약국 내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고 싶다고 했다.

주 약사 역시 약국 내 대기의자를 따로 배치하지 않았다. 숍-인-숍 북카페 좌석만으로 충분한데다, 소비자 셀프매대를 전면 배치해 제품을 통해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국내외 대기업이 운영중인 H&B스토어의 확장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CJ 올리브영, GS 랄라블라, 롭스, 약국과 결합한 더블유스토어 등 전국 H&B,드럭스토어 매장 수는 1700곳을 넘어섰다.

라라약국은 이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인테리어와 품목수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H&B스토어가 가질 수 없는 '약사 프리미엄'으로 인근 주민들에게 고품질 의약품 정보를 제공중이다. H&B, 드럭스토어 내부 약국 비중이 커진 버전이 라라약국인 셈이다.

여기에 서적 부스도 들였다. 최근 베스트 셀러, 스테디 셀러 목록에 오른 책을 중심으로 주 고객층인 소아과 환자들이 관심가질만한 서적을 주 약사가 직접 선별 입고한다.

주 약사는 "일단 환자와 일반소비자들의 약국 방문빈도를 늘리고 처방전 환자의 조제, 복약상담 만족도를 높이는 게 목표"라며 "기본적으로 다른 약국과 차별화하는 게 라라약국의 철학이다. 일본 츠타야서점을 보며 약국의 기본 운영방식을 머릿속에 그렸다"고 설명했다.

주 약사는 "약국이 처방전 의존적인 공간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 물론 처방전은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고객이 쉴 수 있는 약국을 디자인했다"며 "우리나라는 점점 소비자가 약국과 멀어지고 있다. 인테리어와 경영차별화로 이를 개선하면 같은 의약품도 더 높은 신뢰도로 판매, 조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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