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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위험 70% 감소' 진행성 난소암 치료제 최초 등장

  • 안경진
  • 2018-10-24 06:20:45
  • ESMO 2018 주요연구③ 아스트라제네카·머크, 린파자 유지요법 3상임상 결과 발표

진행성 난소암 환자의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줄인 표적항암제가 등장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MSD가 공개한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린파자(올라파립)' 유지요법은 BRCA 변이를 동반한 난소암 환자의 질병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위약군 대비 70%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린파자는 BRCA 돌연변이를 동반한 난소암 환자 중 백금계 항암화학요법에 반응을 보였다가 재발한 이들에게 유지요법으로 처방되는 표적항암제다. 암발생에 관여하는 폴리중합효소(Poly ADP-Ribose Polymerase)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PARP 억제제 계열 최초 약물로 2014년 12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치료 2년 만에 린파자 투여를 중단한 환자에서도 생존 혜택이 유지됨에 따라, 재발 위험이 높은 난소암 치료의 전환점이 마련됐다는 기대감이 제기된다.

◆SOLO-1 3상임상 분석 결과, 사망·질병진행 위험 70% 감소

21일(현지시각) 아스트라제네카와 머크(미국 머크)는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18)에서 SOLO-1 3상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SOLO-1은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1차요법으로 진행한 뒤 완전반응(CR) 또는 부분반응(PR)을 보인 BRCA 변이 진행성 난소암 환자 대상으로 린파자 유지요법의 유효성을 평가한 연구다.

관련 내용은 오클라호마대학 캐슬린 무어(Kathleen Moore) 교수(스티븐슨암센터)가 현장 발표를 맡았고,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도 동시 게재됐다.

연구진은 세계산부인과학회(FIGO) 기준에 따라 3기 또는 4기 난소암으로 진단된 BRCA 변이 난소암 환자 391명을 모집한 뒤 린파자 300mg 1일 2회 투여군(260명) 또는 위약군(131명)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일차병가변수는 무진행생존기간(PFS)이다. 연구는 2년째 완치 소견을 보인 환자에겐 약물투여를 중단하고, 부분반응을 보인 환자에겐 약물치료를 지속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SOLO-1 연구의 주요 결과(출처: ESMO 홈페이지)
평균 41개월간(중앙값) 추적한 결과 린파자 투여군의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은 위약군 대비 70% 감소했다(HR 0.30; 95% CI, 0.23-0.41). 일차평가변수로 설정된 PFS값은 위약군이 13.8개월(중앙값)이었고, 린파자군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분석 당시 무진행상태를 유지한 환자 비율은 린파자군이 60.4%, 위약군이 26.9%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경증으로, 새로운 이상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린파자 투여군에서 보고된 3등급 이상 독성반응은 빈혈(22%), 호중구감소증(8%) 등이다.

◆난소암 치료 패러다임 변화 기대감…약가·유전자진단 등 과제로 남아

긍정적인 3상임상 결과를 접한 임상전문가들은 흥분된 반응을 보였다. 예후가 불량한 난소암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을 70%나 감소시킨 데다 치료중단 이후에도 이 같은 혜택이 유지됐다는 이유에서다.

학계에 따르면 난소암은 여성암 중에서 발생률과 사망률이 가장 높다. 2011년 아바스틴(베바시주맙), 2014년 린파자와 같은 표적항암제의 등장으로 생존기간이 늘어났지만, 3기 난소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20%에 불과하다. 4기 환자의 5년생존율은 5%까지 떨어지는 실정으로, 전체 난소암 환자의 70%가량이 1차치료 후 3년 이내 재발한다고 알려졌다.

독일 뮌헨에서 개최되고 있는 ESMO 2018 현장(출처: ESMO 홈페이지)
무어 교수는 ESMO 2018 기자간담회에서 "린파자를 투여받은 환자의 50% 이상이 4년 뒤 무진행상태를 유지해 위약군(11%)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치료를 중단한지 2년 뒤에도 PFS 개선 효과가 유지된 점이 인상적"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가 BRCA 돌연변이를 동반한 진행성 난소암 환자의 표준치료를 완전히 바꿀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SMO 2018 학술위원장을 맡은 솔란지 피터스(Solange Peters) 교수(스위스로잔대학병원) 역시 외신(Medscpae Medical News)과의 인터뷰에서 "난소암 분야 최초의 PARP 억제제가 장기 임상을 통해 긍정적인 성과를 입증했다. 이번 데이터가 BRCA1 변이 난소암 환자의 치료 결과를 완전히 바꿀 것"이란 기대감을 표했다.

다만 비싼 약가와 유전자진단에 관한 부분은 숙제로 거론된다. 영국국립암연구소와 런던대학교 임상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조나단 래더만(Jonathan A. Ledermann) 교수는 "세포독성항암제, 베바시주맙 등 기존 약물로는 3년 넘게 무진행생존기간이 유지된 사례가 없었다. 이 같은 효과가 완치율 증가로 이어지길 희망한다"며 "비용 문제와 BRCA 변이검사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난소암으로 진단된 뒤 1차 항암화학요법을 시행받은 환자에게 린파자 유지요법이 필요한지 여부를 따지기 위해 조기검사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자벨 레이코카르(Isabelle Ray-Coquard) 교수(프랑스 리옹1대학)는 "BRCA 돌연변이 환자의 진료지침을 바꿀만한 연구지만 린파자 투여 혜택이 다른 환자들에게 확대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BRCA 변이 여부와 관계없이 진행성 난소암 환자 대상으로 린파자와 아바스틴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PAOLA-1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의문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PAOLA-1 연구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머크가 추가로 진행 중인 3상임상으로 내년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린파마 매출확대 기대감 제기…최대 10억달러 증가 전망

시장에선 새로운 블록버스터 약물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제기된다. 난소암 2차 표준치료제로서 린파자가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이자 증권가에서는 매출증가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져 나왔다. 이번 연구 결과로 린파자 매출이 최대 10억달러 증가하리란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평가는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 아스트라제네카 주가가 소폭 오른 반면, PARP 억제제를 개발 중인 경쟁사 테사로와 클로비스온콜로지 주가는 급락했다.

경쟁약물을 개발 중인 테사로와 클로비스온콜로지의 주가변동 현황(출처: Seeking Alpha)
크레딧스위스의 바밀 다이반(Vamil Divan) 애널리스트는 "린파자의 무진행생존기간이 집계되진 않았지만 위약군과 차이가 최소 23개월 이상 벌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리링크파트너스의 앤드류 베런스(Andrew Berens) 애널리스트는 "사망 위험 70% 감소는 기대치를 상회하는 결과다. 최근 미디어코프(MEDACorp)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대다수 의료진이 제기한 예상수치보다 훨씬 높았다"고 언급했다.

에버코어 ISI의 스티브 브리자노(Steve Breazzano) 애널리스트는 "현 시점에서 린파자의 시장가치는 14억달러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25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클로비스온콜로지의 '루브라카(루카파립)'와 테사로의 '제줄라(니라파립)' 등 경쟁약물 출시 이후로는 성장세가 둔화하겠지만 당분간은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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