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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수출 신약, 개발단계와 계약금 비중 '상관관계'

  • 천승현
  • 2018-11-08 06:20:56
  • 2015년 이후 라이선스아웃 계약금 분석...앱클론·한미 등 초기단계 기술이전 비중↑

신약 기술수출의 가치를 평가할 때 전체 계약규모 뿐만 아니라 계약금 규모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기술이전 이후 후속 개발이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 계약의 가치는 계약금만 남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한 올무티닙의 기술이전 계약은 상업화 단계 도달시 7억3000만달러(약 8000억원)를 받는 조건이었다. 계약금은 5000만달러(약 550억원)이다. 한미약품은 계약 해지로 계약금과 마일스톤 일부를 포함한 6500만달러(약 715억원)만 받고 계약은 해지됐다.

업계에선 기술이전 계약 당시 신약의 개발단계에 따른 계약금과 전체 계약규모 대비 계약금 비중을 기술수출 가치의 척도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계약금 비중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거래 상대방이 더 많은 리스크를 부담했다는 얘기가 된다. 계약금 비중이 기술도입 기업의 개발 의지와 비례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 데일리팜이 2015년부터 체결된 국내기업의 주요 기술이전 계약을 분석한 결과 대형 기술이전 계약의 신약의 개발단계는 후보물질 탐색부터 임상2상완료까지 고르게 분포됐다.

주목할만한 현상은 전체 계약 규모에서 계약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개발단계와 비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 초기단계인데도 높은 계약금 비중을 기록한 제품이 많았다. 상업화 단계가 임박할수록 계약금 비중이 높을 것이란 예상이 빗나갔다.

국내 주요 기술수출 사례와 계약규모 대비 계약금 비중
최근 바이오업체 앱클론이 중국 상하이 헨리우스와 체결한 항암항체신약 AC101의 경우 계약금(1000만달러) 비중은 전체 계약규모의 25%에 달했다. 이 신약 후보물질이 아직 본격적인 임상시험에 진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총 계약 규모에 비해 높은 비중의 계약금이 책정된 것으로 평가된다. 앱클론은 오는 12월30일과 내년 3월1일까지 각각 500만달러씩 수령키로 했다.

2015년 한미약품이 얀센에 기술을 이전한 비만당뇨치료제의 계약금 비중은 11.48%이다. 기술수출 계약 당시 이 후보물질은 임상1상시험을 마친 상태였다. 개발 초기 단계임에도 기술 도입 업체는 높은 가치를 책정한 것이다. 특히 비만당뇨치료제는 계약금 규모도 전체 2위에 차지할 정도로 초대형 기술수출 계약이다. 얀센이 이 물질을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출혈을 감수했다는 의미다.

한미약품이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퀀텀프로젝트는 3개 중 1개의 권리가 반환되면서 계약금 규모도 축소됐지만 전체 계약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22%로 높은 수준이다.

지난 2월 SK케미칼은 사노피파스퇴르와 총 1억5500만달러 규모의 세포배양 독감백신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금(1500만달러)이 차지하는 비중은 9.68%에 이른다. 이미 개발이 완료된 기술이라는 이유로 계약금이 높게 책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기술이전 계약 중 동아에스티가 2016년 말 애브비바이오테크놀로지와 체결한 항암제가 가장 이른 개발 단계에서 다국적제약사의 선택을 받았다. 후보물질 탐색 단계에서 이뤄진 기술수출이다.

동아에스티는 애브비 바이오테크놀로지와 면역항암제 '멀티K(MerTK) 저해제' 개발 및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총 5억2500만달러(6300억원)이며 계약금 4000만달러(약 480억원), 개발 허가 판매에 따른 마일스톤은 최대 4억8500만달러(5820억원) 규모다. 이 계약에서 계약금의 비중은 7.62%다. 후보물질 발굴도 이뤄지지 않았지만 거래 상대방에서 이 기술의 가치와 성공률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추측이 가능하다.

개발단계가 상당부분 진행됐지만 계약금 비중이 다른 계약보다 현저히 낮은 사례도 많았다.

유한양행은 지난 7월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와 퇴행성디스크질환치료제 'YH14618'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총 계약 규모는 2억1815만달러(약 2400억원)에 달하지만 계약금은 65만달러로 전체 계약 규모의 0.3%에 불과했다. 'YH14618'이 개발이 중단된 약물이라는 이유로 거래 상대방이 큰 리스크 감수를 꺼렸을 것이란 추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유한양행은 YH14618의 임상 2a상에서 성공했지만 임상2b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2016년 10월 임상중단을 결정했다.

지난 1월 동아에스티가 뉴로보파마슈티컬즈에 기술을 넘긴 당뇨병성신경증치료제 DA-9801의 계약금 비중은 1.11%에 그쳤다. 동아에스티는 2015년 5월 미국 임상2상시험을 종료한지 2년 8개월이 지난 이후에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켰다. 기술이전 파트너를 찾는 작업이 쉽지 않아 유리한 계약 조건을 따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동아에스티는 뉴로보의 지분 5%를 확보함에 따라 향후 뉴로보의 가치 확대에 따라 동아에스티가 계약금으로 확보하는 금액은 커질 가능성은 남아있다.

최근 유한양행의 레이저티닙 기술이전의 계약금 비중은 4.0%로 다른 계약에 비해 다소 아쉽다는 평가다. 이미 동일 계열의 약물 타그리소가 시판 중인 베스트인클래스(Best-in-Class)라는 한계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JW중외제약은 지난 8월 레오파마에 아토피피부염치료제를 기술수출하면서 받은 계약금(1700만달러)은 전체 계약 규모의 4.2%에 달한다. 전임상시험을 마친 단계인데도 임상2상 중인 레이저티닙보다 계약금 비중이 높았다.

통상적으로 후기 임상단계일수록 상업화 가능성이 높아 전체 계약규모에서 계약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업계 인식이 국내업체의 대형 기술이전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은 셈이다. 업계에선 "신약 가치가 높은 제품일수록 다국적제약사들이 초기 단계에서 과감한 투자로 기술을 확보하려는 현상이 확산되는 추세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기술이전 계약금 규모는 2015년 한미약품이 사노피와 맺은 퀀텀프로젝트가 가장 많았다. 총 3개의 과제의 기술을 넘기면서 4억유로(약 5000억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이후 계약내용 수정으로 1개 기술이 반환되면서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 규모는 2억400만유로(약 2500억원)로 줄었지만 여전히 신약 1개당 1000억원을 웃도는 계약금이다.

한미약품이 2015년과 2016년에 체결한 4개의 기술이전의 계약금도 모두 전체 상위권에 포진했다. 유한양행의 레이저티닙 기술수출 계약의 계약금 5000만달러가 공동 4위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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