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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28개 중 4개 퇴장’...또 재현된 국산신약 실패와 기대감

  • 천승현
  • 2019-05-29 06:20:03
  • '인보사' 허가취소, 국내개발신약 최초 강제 퇴출
  • 2015년 이후 기술수출 활발...글로벌 신약 배출 가능성↑
  • 슈도박신 등 3개 자진취하·개발중단...연 생산액 100억 이상 5개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의 허가가 취소됐다. 국내개발 신약 중 강제 퇴장당하는 첫 사례다. 시장성 등 이유로 자발적으로 시장에서 물러난 3개 제품을 포함하면 4개의 국산신약이 사라졌다. 국내 기업이 배출한 신약 중 절반 정도는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실패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다만 최근 발매된 일부 신약이 상업적 성공에 근접했고, 지난 몇 년간 연이은 기술수출 계약 성사로 글로벌 신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코오롱생과 '인보사' 국산신약 최초 강제 퇴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8일 인보사의 허가를 취소하고,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고발한다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
지난 2017년 7월 국내 허가를 받은 인보사케이는 ‘TGF-β1 유전자가 도입된 동종유래 연골세포’(2액)와 ‘동종연골유래연골세포’(1액)로 구성된 제품이다. 인보사 성분 중 하나인 2액에서 TGF-β1 유전자가 허가사항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태아신장유래세포주(GP2-293세포)에 삽입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성분 변경 논란이 촉발됐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인보사케이의 주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와 달랐지만 임상단계부터 판매 중인 제품까지 모두 동일한 성분이기 때문에 안전성과 유효성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 측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 중 ‘2액이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는 자료’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했다고 결론내렸다. 인보사의 구성 성분 중 하나(2액)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확인됐고,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했던 자료가 허위로 밝혀졌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의 행정소송 변수가 남았지만 현재로선 인보사는 국내기업이 내놓은 28개 신약 중 시장에서 강제로 퇴출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지난해 한미약품의 ‘올리타’ 개발 중단 이후 국내 기업은 2년 연속 신약의 실패를 경험하게 됐다.

◆국내개발 신약 28개 허가 4개 철수...연 생산액 100억 이상 5개

국내제약사는 1993년 ‘선플라’를 시작으로 26년 동안 28개 신약을 배출했지만 성공 사례가 많지 않다. 인보사 이전에 총 3개의 신약이 시장 철수와 개발 중단을 경험했다. 인보사가 허위자료 제출 등으로 퇴출된 것과는 달리 시장성이 발목을 잡았다.

국산신약의 ‘철수 스토리’는 CJ의 ‘슈도박신’이 가장 먼저 썼다. 지난 2003년 국산신약 7호로 승인받은 슈도박신은 중증 화상환자의 녹농균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으로 허가받았다. 당시 CJ제일제당이 14년 동안 총 150억원을 투자해 개발했다.

식약처는 슈도박신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하고 6년 이내에 3상 임상시험 성적자료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허가했다. 하지만 CJ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피험자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임상을 중단했고 2009년 허가를 자진취하했다.

동화약품이 1997년 국산신약 3호로 허가받은 ‘밀리칸’은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라졌다. 밀리칸은 간암치료 용도로 3상임상시험을 완료하는 조건부로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동화약품은 2012년 임상시험 과정에서 시장성이 불투명하다고 판단, 임상을 포기하고 시장철수를 결정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신약으로 촉망받던 한미약품 ‘올리타’의 개발 중단 소식이 이어졌다. 올리타는 2016년 5월 '이레사', '타쎄바' 등 EGFR-TKI(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티로신키나제 억제제)에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치료할 수 없는 환자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올리타는 베링거인겔하임에 계약금 5000만달러(약 550억원)를 받고 기술이전되며 ‘글로벌 신약’ 가능성이 기대됐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가 올리타의 경쟁약물 '타그리소'를 한 발 빠르게 내놓으면서 올리타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올리타의 권리를 반환했고, 한미약품은 지난해 전격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한미약품은 올리타의 임상2상시험으로 조건부허가를 받았는데 막대한 임상3상시험 비용을 부담하는 것보다 개발 중단이 실익이라고 판단했다. 아직 올리타의 허가는 취하되지 않은 상태다.

슈도박신, 밀리칸, 올리타, 인보사 등 4개의 국산신약이 시장 철수를 경험했지만 이미 판매 중인 신약 제품들의 성적표도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7년 기준 28개 국내 개발 신약 중 생산실적이 10억원 이상인 제품은 16개로 집계됐다. 생산실적 10억원 미만 신약 12개 중 허가가 취하된 슈도박신과 밀리칸을 제외한 10개 제품은 생산실적이 10억원에 못 미칠 정도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개발 신약 생산실적 현황(단위: 백만원, %,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내 시장에서 상업적 성공 기준을 연 매출 100억원으로 확장하면 대원제약 ‘펠루비’, 일양약품 ‘놀텍’, LG화학 ‘제미글로’, 보령제약 ‘카나브’, 종근당 ‘듀비에’ 등 5개 신약이 생산실적 1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5개 제품 모두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진출하지 못해 아직까지는 내수용에 그친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국내개발 신약 28개 중 14개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7년 동안 집중적으로 허가받았다. 평균적으로 1년에 2개 신약이 상업화 단계에 도달한 셈이다. 하지만 시장 평가는 대체적으로 냉담했다. 동아에스티의 항생제신약 ‘시벡스트로’는 2015년 국내 허가 이후 약가 등의 문제로 아직 시장에 출시되지도 않았다.

세계 최대 규모 미국 시장에 진출한 신약 제품들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냈다.

개발비용 3000억원이 투자된 LG화학의 '팩티브'는 2003년 국산신약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의 허가를 받았지만 지난 2017년 생산실적은 9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시벡스트로는 2014년 FDA 관문을 통과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적표를 거두지 못한 상태다.

◆2015년 이후 기술수출 활발...글로벌 신약 배출 가능성↑

업계에서는 국내제약사들이 그동안 겪은 시행착오를 발판으로 조만간 상업적 성공 사례를 배출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2015년 한미약품이 글로벌 기업들과 초대형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연이어 성사시킨 이후 동아에스티, 유한양행, JW중외제약, 한올바이오파마 국내 기업들도 속속 대형 기술이전 대열에 가세했다.

최근 국내제약기업 주요 신약 기술수출 계약 현황(계약금순, 권리반환 과제 제외)
2016년에는 SK케미칼의 혈우병치료제 ‘앱스틸라’가 FDA 허가를 받았다. 앱스틸라는 SK케미칼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유전자재조합 바이오 신약이다. SK케미칼은 2009년 전임상 단계에서 호주 CSL베링에 앱스틸라를 기술수출했고, CSL베링은 임상시험을 거쳐 미국과 유럽에서 앱스틸라 허가를 받았다.

올해 3월에는 SK바이오팜이 기술수출한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이 FDA 최종 허가를 승인받았다. 솔리암페톨은 SK바이오팜이 자체 기술로 후보물질 발굴 이후 임상1상시험을 마치고 지난 2011년 재즈파마슈티컬즈에 기술이전한 제품이다. 재즈는 솔리암페톨의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인수해 임상3상을 완료한 이후 지난 2017년 12월 FDA에 허가를 신청했다. 허가신청서 접수 이후 1년 3개월만에 최종 승인을 받았다.

국내기업이 기술수출한 과제도 속속 후속 개발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 GLP-1 계열 당뇨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비만당뇨치료제 ‘JNJ-64565111’ 등은 허가신청 취하, 임상 중단 및 지연 등의 우여곡절을 거치면서도 후속 개발단계에 속속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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