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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내 미생물, 뇌와 정신 건강까지 아우른다

  • 데일리팜
  • 2019-09-04 06:10:20
  • 배재웅 박사 (생명공학 전문가)

눈으로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작다 해서 붙여진 이름 미생물.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를 포괄하는 미생물은 사람과 공존해 살아가고, 한 사람의 인체에 존재하는 미생물은 인체의 세포 수 보다 많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사람의 소화관, 특히 소장과 대장에 미생물이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고 그 무게만 1kg~2kg이 넘는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렇듯 미생물은 인체 모든 부위에 걸쳐 존재하고 있다. 이들이 사람의 몸에서 아무 일을 하지 않는다거나 아무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상상하기는 힘들다. 이미 수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장내 미생물이 소화, 면역, 장 건강 등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장내 미생물이 좋지 않은 식습관이나, 치료를 목적으로 사용한 항생제나 기타 약물에 노출되어 그 생태계가 망가지면 질병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 역시 알려져 있다.

이렇듯 미생물들은 우리 인체와 서로 크나큰 영향을 주고받으며 공존하고 있다. 최근 연구를 통해 다뤄지는 미생물의 능력은 상상 이상이다. 인체의 하부에 위치한 소장과 대장에서 살고 있는 장내 미생물이 인체의 최상부인 뇌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사실, 즉 이들이 인간의 정신 건강에까지 관여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연구 결과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언뜻 생각해보면 장에 있는 미생물이 어떻게 뇌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인체 소화 기관이 지닌 신경작용적 잠재력과 우리 삶의 질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그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벨기에 루벤대 미생물학자 미리아 발스콜로머, 그웬 팔로니, 유세프 다지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장내 미생물과 정신 건강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집단 수준의 연구와 실험을 진행한 결과, 특정 미생물이 우울증과 관련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특정 장내 미생물이 부족했고, 이들의 부재가 우울증의 원인인지 결과인지는 밝힐 수 없었지만 특정 또는 많은 장내 미생물들이 신경 활성화 물질을 생산하며 신경세포의 기능과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밝혀진 장내 미생물과 정신 건강 사이의 관계는 장내 미생물 연구에서 논쟁의 여지가 있는 주제이다. 그럼에도 장내 미생물의 대사 산물이 사람의 뇌, 그리고 행동과 감정 등과 상호 작용할 수 있다는 가설은 정말 흥미롭고 경이롭게 느껴진다.

루벤대 연구팀은 지금까지 동물을 대상으로 주로 연구해왔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연구는 다소 뒤쳐져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은 우울증과 장내 미생물의 관계에 대한 논문에서 인간의 신경계와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장내 미생물을 확인할 수 있는 계산 공식과, 500종 이상의 장내 미생물의 유전체를 연구해 장내 미생물의 신경 활성화 물질 카탈로그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향후 이들의 연구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인체에 작용하는 수많은 신경 활성화합 물질은 사람의 장에서 만들어진다. 장내 미생물들은 이 물질을 생산, 분해, 변형하는 과정에도 관여하고 있어 상호작용의 메커니즘까지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생물이 가진 능력 중에는 인체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의 대사 산물 DOPAC(dopamine metabolite)을 생산하는 기능이 있다. DOPAC은 사람이 건강한 정신으로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알려졌다.

이처럼 장내 미생물이 우리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들을 보다 깊이 연구하고 이해한다면 인간의 정신 건강과 관련된 새롭고 획기적인 치료법이나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 첫걸음으로 의료진이 환자의 정신 질환을 진단할 때 보조 수단으로써 해당 환자의 장내 미생물 구성을 확인하고 그 생태계를 이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Mireia Valles-Colomer, Gwen Falony, Youssef Darzi, Ettje F. Tigchelaar, Jun Wang, Raul Y. Tito, Carmen Schiweck, Alexander Kurilshikov, Marie Joossens, Cisca Wijmenga, Stephan Claes, Lukas Van Oudenhove, Alexandra Zhernakova, Sara Vieira-Silva, Jeroen Raes. The neuroactive potential of the human gut microbiota in quality of life and depression. Nature Microbiology, 2019; DOI: 10.1038/s41564-018-033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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