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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NDMA에 대처하는 두 가지 방법

  • 김진구
  • 2019-10-21 06:10:28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글쓰기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두괄식과 미괄식, 그러니까 전체의 핵심을 머리에다 두느냐 꼬리에다 두느냐의 차이다.

두괄식은 판결문이나 기사에 주로 쓰인다. 사실 전달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판결을 먼저 내리고 양형이유를 설명하는 식이다.

미괄식 구조는 논문에서 쓰인다. 사실 전달보다는 설득이 목적이다. 어떤 과정을 거쳐 그러한 결론이 나왔는지 그 과정을 납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니티딘 사태를 보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두괄식으로 일을 처리했다. 먼저 판매중지를 내린 뒤, 라니티딘에서 NDMA를 검출하는 시험방법을 공개했다.

그리고 지난 화요일에는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시험방법 설명회도 열었다. 그러나 현장에 모인 사람들은 식약처의 두괄식 처리에 불만이 적지 않은 듯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전 품목 판매중지로 사실상 사형선고를 내린 상태에서 뒤늦게 복잡하기만한 검사법을 공개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냐”고 기자에게 푸념을 늘어놨다.

미국을 보자. 한국과는 달리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미괄식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다. 맨 처음 NDMA 검출 우려를 전했고, 이어 시험법을 공개했다. 정부 차원에서 내린 조치는 아직 없다. 유럽의약품청(EMA)도 마찬가지다.

대신 결정은 업체가 내렸다. 업체는 공개된 방법으로 시험을 하고, 자체 판단 하에 판매중단이든 회수든 결정했다. 시험법 공개 전에 자체적으로 판매를 중단한 업체도 있다.

한국과 미국 중에 어느 쪽이 옳은 선택이었는지는 아직 판단하기에 이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번 사태에 대해 식약처는 ‘설득’ 대신 ‘판결’을 내렸다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엇갈린 판단이 나중에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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