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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사업다각화 나서는 제약사, 성공 묘수는?

  • 정혜진
  • 2019-11-22 06:10:59

[데일리팜=정혜진 기자] 최근 어떤 건강기능식품 업체 관계자가 기자를 만나자마나 말했다. "제약사들 건기식으로 그만 넘어오라 해요. 너무 많이 넘어와서 여기 업체들이 살 수가 없어요" 그만큼 많은 제약사가 의약품을 벗어나 다양한 영역에 진출했고 더 많이 진출하고 있다. 제약사라 해서 약만 만들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제약사가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지는 시장이 건기식이라는 점은 자연스럽다. 의약품과 가까울 뿐 아니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 시장에도 많은 제약사가 진출해있다. 이미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제약사가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했다. 제조시설과 연구소를 갖춘 제약사는 물론 약국 관련 업체, 약국체인, 개인 약사와 의사까지 건기식과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과거에도 제약사들은 매출 증대와 브랜드 가치 고양을 위해 사업 다각화를 진행해왔다. 건기식과 화장품 시장에 제약사가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한 것도 10년은 넘은 듯 하다. 그러나 이 중 성공한 곳이 있었나? 언뜻 생각나는 브랜드가 없다. 극소수의 브랜드가 매출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대다수는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없다.

좋은 성분과 뛰어난 제제기술, GMP시설을 기반으로 최고의 의약품을 생산하는 제약사들이 의약품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건기식과 화장품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뭘까. 업계 당사자들은 어떻게 분석할까?

한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제약사는 화장품을 의약품처럼 만들더라"라는 한 마디로 정의했다. 의약품은 좋은 성분을 개발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는데, 이를 그대로 화장품 개발에 적용하더란 뜻이다.

화장품 업체들이 제품을 개발할 때, 좋은 성분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화장품 성분의 흡수성이라 한다. 화장품 기업들은 좋은 성분이 피부에 겉돌다 씻겨내리가지 않게 더 빠르게 더 많이 흡수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데, 제약사는 좋은 성분을 찾아내 성분을 그대로 제형에 담는 데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의미다. 위장에서 흡수되는 의약품과 방어기전이 많은 피부에 흡수되는 화장품은 제형이 본질적으로 다른데도 말이다.

건기식은 어떨까. 최근 건기식 업체들은 좋은 성분과 흡수만큼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고 감성에 소구하는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한다. 제품 수가 너무 많아졌고 정보도 넘치고 있어 이제는 '제품' 싸움이 아니라 '마케팅' 싸움이 되어가고 있단다. 마냥 올바른 방향은 아니지만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더 기발한 마케팅 방법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신약개발이 아니라면 제약사가 만드는 의약품은 대부분 성분이 정해져 있다. 영업도 중요하지만 효과가 좋으면 소비자가 찾아올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맞는 말이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제품력을 인정하면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건기식과 화장품의 성공 방식은 조금 더 복잡하다.

최근에는 일부 제약사들이 자사의 화장품 성공을 위해 젊은 방식의 마케팅 방식을 취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홈쇼핑에도 나가 '마데카솔' 브랜드 이미지를 적극 활용한 화장품 '마데카' 매출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대원제약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 시리즈를 기획해 소비자 감성에 다가가고 있다. 지금까지 제약사들에게선 찾아보기 힘들었던 방법들이다.

새로운 걸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성공해야 한다'고 마음먹지만 구체적인 방법까지 고민해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제약사들이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시작했으니 더 다양하고 참신한 소구 방안들이 나올 것이다. 기왕 시작했으니 성공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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