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양반 마스크 좀 갈아"…어느 지방 약사의 하루
- 김지은
- 2020-03-04 17: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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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마스크 확인 전화와 방문에 지치는 매일이지만 무엇보다 더 힘든 것은 환자들이 무심코 건네는 말들입니다.
"당신은 마스크 쓰고 있으면서 없다고 하면 말이 되냐“부터 ”너희 가족은 풍족하게 잘 쓰고 있지?“ 등등. 오늘 하루도 별의 별말을 다 듣고, 또 듣겠지만 묵묵히 삭히며 전쟁과도 같은 이 상황이 하루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사실 약국 안에서 정신적 피로가 육체의 피로를 능가한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마스크 찾는 손님 응대하느라 바쁘고 지치는 몸보다 당장 마스크가 없어 돌려보내야 하는 환자들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마음이 무겁고 힘들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두려움 속에 사는 지금 국민은, 특히 고령 환자들은 마스크를 생명줄이라 여기고 어떻게든 붙잡으려 안간힘을 쓰는 듯합니다. 지금의 상황에서 마스크는 단순한 마스크, 그 이상의 의미라는 겁니다.
오늘도 도매상에서 공적 마스크가 오기만을 눈 빠지기에 기다리면서 확진 환자에 대한 뉴스를 보던 중 단골 손님 한분이 불쑥 들어오시더니 한마디를 던지십니다.

올려 진 마스크에 선명히 찍힌 ‘가평군’. 분명 당신이 공공근로 하시는 지자체에서 받으신 마스크인 듯 했습니다. 요즘 말로 ‘심쿵’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 그보다는 순간 가슴 한편이 시큰해졌습니다.
주민들이 마스크를 애타게 찾고 약국 앞에 줄서는 게 일상이 된 요즘 당연한 듯 매일 편하게 새 마스크를 갈아가며 착용하는 약사님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손님이 두고 간 마스크를 바라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중 한 손님이 뛰어 들어오더니 급한 말투로 마스크를 한장이라도 팔라 하십니다. 당장 몸이 편찮은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간다며 마스크가 간절하다는 말과 함께.
며칠 째 반복하고 있는 “당장 재고가 없다. 우리도 도매상 배송을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하니 그 손님의 시선이 방금 전 단골 손님이 투약대에 두고 가신 마스크로 내려앉습니다.
"이거라도 주시면 안되나요?"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려는 손님을 보며 난감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본인도 아끼는 마스크를 건넨 단골 손님의 마음도 애틋하고, 당장 그 한 장이 절실한 앞의 손님의 마음도 이해가 됐기 때문입니다.
고민 끝에 그 손님에게 조심스럽게 "이건 판매용은 아니니 사용하시고 대신 기념으로 마스크 케이스를 주실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손님은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며 감사하단 인사를 남기고 다시 달려 나가더군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 마저도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하는 안도감과 더불어 그 마스크가 KF80이 아닌 KF94였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공존합니다.
사실 요즘 약국에 있자면 국민을 위한 마스크 문제 하나 해결 못하는 정부를 향한 원망이 때때로 솟구칩니다.
하지만 어려울 때 원망만이 해결 방법은 아닌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우리 약국이라도 부족한 수량을 최대한 필요한 주민들이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내일 아침은 거짓말처럼 약국에 출근해 깨끗한 새 마스크를 꺼내 착용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마스크를 찾는 손님들을 맞는 하루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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