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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코로나 장기화와 제약기업의 한숨

  • 안경진
  • 2020-03-27 06:13:25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총체적 난국에 봉착했다. 일선 병·의원과 약국들이 영업사원들의 방문자제를 요청하고 춘계학술대회를 비롯한 각종 행사와 세미나가 취소되면서 영업 마케팅 창구가 막혔다.

제휴업체는 물론 사내 미팅도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워 사실상 업무가 마비된 상태다. 당장 2월까지 처방실적은 큰 타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증한 3월 이후에는 실적악화가 가시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진출전략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올해 초 대부분의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화두로 내세웠던 '글로벌 도약' 목표는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무색해졌다. 26일 오전 9시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수는 45만명을 넘었고, 사망자수는 2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유럽, 미국 내 확진자수가 급증하면서 국제학술대회가 줄줄이 연기 또는 취소되는 실정이다.

미국암연구학회(AACR)는 4월말로 예정됐던 연례학술대회 일정을 미루겠다고 선언하고 개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는 5월말 개최되는 연례학술대회를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해외 연구자들과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학술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항암신약 데이터를 소개하고 글로벌 기술수출 가능성을 타진하려던 국내 기업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야심차게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은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기업공개(IPO) 일정을 기약없이 연기하고 있다. 신생 바이오기업들은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할 통로마저 차단되면서 기업생존을 위협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기업의 장기 성장이 걸려있는 글로벌 임상 진행에도 위기감이 드리운다. 해외 의료기관들이 코로나19 환자에 인력, 장비 등 모든 자원을 쏟아부으면서 피험자 모집이 수월하지 못한 탓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벌써부터 소규모 바이오기업들이 임상시험 계획을 철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식품의약품국(FDA)은 임상시험을 진행할 때 피험자가 병원을 직접 방문하는 대면 모니터링 대신 웨어러블기기, 스마트폰 등을 통해 원격으로 참여하는 가상 방문 형식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갑작스런 요구에 화이자, 머크, 애브비, 존슨앤드존슨(J&J) 등 빅파마들도 이렇다 할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급기야 일라이릴리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피험자모집을 시작하지 않은 일부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 시작시기를 미룬다고 선언했다.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진단키트가 아니라면 정상적인 임상진행이 어렵다는 분위기다. 국내 기업이 주도하는 글로벌 임상이나 신약 허가일정도 영향을 받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가 소강상태에 접어든다 하더라도 기업들의 운영이 정상 궤도로 회복되기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지는 미지수다. 벌써부터 올해 실적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하루빨리 코로나19 확산세가 사그라들길 기다려본다. 어려운 시기는 지나간다. 제약바이오업계의 극복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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