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게 터졌다…크릴오일은 '자본주의 종합 문제 세트'
- 김민건
- 2020-06-09 19: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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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쇼핑·인터넷쇼핑몰 유통 41개 제품 중 12개 부적합
- 일반식품인데 의약품보다 뛰어난 것처럼 광고
- 홈쇼핑 단골 아이템..."규제 시스템 마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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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홈쇼핑과 온라인몰 등 시중에 유통 중인 크릴오일 41개 제품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12개 제품에서 항산화제인 에톡시퀸(ethoxyquin) 등이 초과 검출돼 전량 회수·폐기하고 제조·수입·유통 업체는 행정처분을 비롯한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식약처 발표에 따르면 5개 제품에서 항산화제 에톡시퀸이 0.5㎎/㎏ 에서 최대 2.5㎎/㎏까지 검출됐다. 에톡시퀸은 수산용 사료의 산화 방지 목적 등으로 사용한다. 갑각류·어류 등에 잔류하는 에톡시퀸의 기준치가 0.2㎎/㎏이다. 나머지 7개 제품에서는 추출용매(헥산, 초산에틸 등)로 사용을 금지한 초산에틸·이소프로필알콜·메틸알콜 성분과 헥산·아세톤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이번 크릴오일 사태는 식약처의 허술한 규제와 과도한 소비를 부추기는 홈쇼핑·인터넷 쇼핑몰 광고가 맞아떨어져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인석 대한약사회 학술이사는 이번 크릴오일 사태가 자본주의의 전형적인 '종합 문제 세트'라고 봤다. 수많은 종편방송과 홈쇼핑이 연계해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 이사는 "종편 건강프로그램에 쇼닥터가 나와 전문가 권위를 이용해 크릴오일 성분이 좋은 것처럼 얘기하면 그 옆채널인 홈쇼핑에서는 해당 제품을 판매한다"며 "시청자는 쇼닥터와 패널들의 과도한 리액션에 현혹돼 그 말을 믿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 이사는 "방송에서 호들갑을 떨며 효능·효과를 얘기하는 건 심의에 걸리지 않는 광고를 하는 셈"이라며 "이런 프로그램을 보고 제품을 찾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크릴오일의 기능이나 효능, 효과가 입증된 게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의약사 등 의료전문가가 크릴오일 효능 등을 얘기하는 건 부적절하게 여겨진다.
오인석 이사는 "전문가 입을 통해 나가면 팩트가 된다. 지금은 크릴오일 먹어도 '몸에는 나쁘지 않겠죠' 정도로만 얘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쇼닥터 말을 믿는 소비자는 약국에서 아무리 효과가 없다고 얘기해도 잘 믿지 않는다"며 건강프로그램과 연계한 홈쇼핑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미경 서울시약사회 학술이사도 크릴오일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는 아무런 제제 없이 판매할 수 있게 한 현 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 이사는 "크릴오일은 미국에서 의사들도 판매하는 제품인데 문제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일반식품 등) 미국은 허가제인 반면 우리나라는 신고제이다. 돈만 있으면 해외에서 수입해 팔아도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며 어디서 어떤 경로를 통해 들여오는지 검증할 길이 없는 현 상황을 지목했다.

정경혜 중앙대 약대 교수는 "평소 건기식도 아닌 크릴오일 과대 광고가 많다고 생각했다"며 "의약품인 오메가-3도 원료에 따라 불순도 차이가 나는데 크릴오일도 당연히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오메가-3는 의약품으로 그 효능·효과를 확실히 인정받았지만 건기식도 아닌 크릴오일에 이런 용어를 사용해선 안 된다. 고등어에 오메가-3가 많다고 해서 그 기능을 하는 건 아니다"며 "광고가 의약품으로 오인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식품을 의약품 수준에서 규제하는 게 어려운 건 알지만 신고제로는 막을 수 없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건기식 업체에서도 소비자들이 충분히 오인할 수 있는 환경임을 지적했다.
이들은 식약처가 과대 광고를 책임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건강프로그램이나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등을 심의해 무분별한 소비와 섭취를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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