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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밤샘 수가협상 악순환…제도개선 필요

  • 이혜경
  • 2021-06-09 17:42:48

[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역대급'. 내년도 요양급여비용 환산지수 계약이 진행되던 31일 오후 4시부터 1일 오전 8시 30분까지 입이 마르도록 내뱉었던 단어다.

지난 1일 오전 8시 30분 대한병원협회를 마지막으로 수가협상이 완료됐다. 당일 바로 재정운영위원회가 열렸고, 최종 결과는 4일 열린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확정됐다.

수가인상률 순위는 약국 3.6%, 한방 3.1%, 의원 3.0%로 각각 추가소요재정(밴드)을 1167억원, 777억원, 3923억원 가져갔다. 병원과 치과는 각각 1.4%(4014억원), 2.2%(765억원)을 건보공단으로부터 제시받았지만, 결렬했다. 최종 확정 수가인상률은 6월 말 건정심을 통해 의결된다.

올해 수가협상이 역대급으로 기록된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역대 가장 많은 밴드가 확보됐다. 당초 9000억원대 중후반으로 알려졌던 밴드가 재정운영소위원회의 열띤 논의 끝에 1조666억원까지 올랐다. 이로서 유형별 평균 수가인상률 2.09%가 정해졌다.

역대 최대 밴드 확보를 위해 재정운영소위 회의 역시 최장시간으로 기록됐다. 31일 오후 4시부터 건보공단과 공급자단체 간 수가협상이 진행됐고, 1일 오전 8시 30분 마무리가 되는 16시간 가량의 시간 동안 재정소위 회의만 6시간이 넘게 진행됐다. 재정소위가 수가협상장을 떠난 시간은 1일 오전 4시 30분이었다.

재정소위 회의가 길어질 수록 공급자단체의 기대감도 올라갔다. 매년 밤샘 협상이 이어지면서, 재정소위가 처음 제시한 밴드가 확정 밴드가 아니라는 점 역시 공급자단체는 간파하고 있다. 결국 재정소위 위원들이 전체 평균 인상률과 밴드를 확정하고 떠나야, 공급자단체들이 확정된 밴드로 소위 말하는 제로섬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건보공단은 국민건강보험법에 정해진 기한을 넘겨 매년 수가협상 말일, 자정을 넘겨 협상이 진행되는걸 방지하기 위해 제도발전협의체를 통해 '협상종료일(5.31) 자정 이전까지 협상을 종료한다'는 안건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우선순위가 틀렸다. 매년 반복되는 밤샘 협상은 협상 방식의 문제가 아니다. 건보공단 위탁연구로 진행되는 '유형별 환산지수(SGR 모형)' 결과에 따라 수가인상률 순위는 정해놓고, 재정소위 회의가 열릴 때 마다 늘어나는 밴드를 두고선 제대로 된 협상이 시작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매년 수가협상이 끝나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SGR 모형으로만 하는 환산지수 협상이 아닌, 앞으로는 상대가치점수와 종별가산까지 포괄하는 수가협상이 돼야 한다. 이 때문에 제도발전협의체가 만들어졌다. 더 이상 제도발전협의체가 상호 협력을 보여주는 기구의 활동만 하는 것이 아닌, 실제 수가결정구조를 개선하는데 주효한 역할을 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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