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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표적 항암제 대세 된 신장암, 첫 치료가 관건"

  • 김찬 분당차병원 교수(혈액종양내과)
  • 키트루다+인라이타 반응률 기존 2배…렌비마 조합도 기대
  • 다른 항암제로 첫 치료 시 면역항암제 사용 불가…신중한 결정 필요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신장암에서 면역항암제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기존 치료제 대비 우월한 데이터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표적항암제 단독으로는 한계가 있던 치료에 면역항암제가 더해지면서 반응률이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최근에는 장기 추적 데이터에서도 일관된 효과를 보이면서 면역항암제 장기 치료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는 표적항암제 인라이타(성분명 엑시티닙) 병용요법으로 1차 적응증을 획득했다. 뒤이어 면역항암제와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여보이(성분명 이필리무맙)' 조합도 1차 라인에 올랐다.

김찬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신장암에서 면역항암제의 쓰임이 더욱 확장될 것이라 봤다. 그럴 만한 근거는 충분하다. 최근 키트루다와 다른 표적항암제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를 조합한 병용요법이 더 우수한 데이터를 보여줬기 때문. 그는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의 병용요법은 진행성·재발성 신장암, 특히 중위험군 이상 환자의 표준 치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의할 점도 있다. 현재로서 면역항암제는 1차 라인에서만 적응증을 갖고 있어 이전에 다른 치료제를 쓴 경우라면 면역항암제를 처방받을 수 없다. 따라서 4기 신장암 환자들은 첫 치료를 신중하게 택할 필요가 있다고 김 교수는 당부했다.

신장암 분야 권위자인 김 교수와 함께 면역항암제 등장 의미와 전망을 들어봤다.

김찬 교수
-신장암에도 면역항암제가 진입하면서 치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나

=신장암은 일반항암제나 방사선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20~30년 전부터 사이토카인 면역치료(Cytokine therapy)를 사용했으나 객관적 치료 반응률이 10~20% 수준인데 비해 부작용이 심해 광범위하게 쓰이지 못했다.

수 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치료 환경이 면역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의 등장으로 판도가 달라졌다. 면역항암제는 과거 약물보다 부작용이 훨씬 적고 고령환자에서도 안전하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무엇보다 치료효과도 좋았다. 다만 면역항암제 단독으로는 객관적 치료 반응률이 25~30% 수준으로 만족스러운 치료 효과를 내기는 어려웠다.

이후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를 병용요법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이어졌고, 임상 연구를통해 2019년 신장암 데이터가 도출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장암에서의 객관적 치료 반응률은 55~60%로 기존보다 2배 수준까지 상승했다. 마의 장벽이라 불리던 반응률 30%를 넘어서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면역항암제+표적항암제 데이터 발표 이후 병용요법이 치료에 많이 도입되었나.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효과가 궁금하다.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신장암 치료제로 키트루다와 표적항암제 인라이타 병용요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2019년 9월 국내 첫 도입 이후 다양한 치료 데이터가 축적됐다.

우리 병원에서는 2019년 11월부터 2021년 3월까지 키트루다+인라이타로 치료한 42명 신장암 환자 데이터를 이달 17~18일 개최된 제47차 대한암학회 학술대회 에서 발표했다. 데이터 컷 오프 시점(2021년 6월 3일)에서 객관적 치료 반응률은 54.3%로 임상시험과 비슷한 수준의 우수한 반응률을 보였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또 완전관해 2.9%, 부분관해 51.4%를 기록했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12.4개월이었으며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특히 일반적인 치료로 증상 조절이 어려운 공격적인 암을 가진 환자에서도 종양 크기가 많이 감소했다. 현재 환자 중 85%가 생존 중이며 63%는 치료를 계속하고 있다. 1년 생존율은 90% 수준으로 예상된다.

통상 리얼월드 데이터(RWD)는 통제된 환경에서 진행되는 임상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진료 현장에서도 임상과 유사한 90% 수준의 생존율 수치를 보인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최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1에서 발표된 키트루다+인라이타 42개월 장기 추적 관찰 데이터는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나

=병용요법이 장기적으로 사용했을 때도 치료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학계의 의문이 있었다. 이번에 발표된 데이터는 키트루다+인라이타의 장기 효과를 증명한 자료라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KEYNOTE-426 연구에서 병용요법의 전체생존기간은 45.7개월로 기존 치료법인 '수텐(수니티닙)' 40.1개월보다 유의하게 길었다. 무진행생존기간 역시 14.7개월 대 11.1개월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42개월 전체생존율은 각각 57.5%, 48.5%로 나타났으며, 42개월 무진행생존율은 25.1%, 10.6%였다. 객관적 반응률은 병용요법이 60.4%, 수니티닙이 39.6%을 보였다. 완전관해율도 수니티닙 3.5%에 반해 병용요법은 10%에 달했다.

-현재 키트루다+인라이타 병용요법은 1차 치료제로 허가돼 있다. 다른 치료제를 썼던 환자들은 기회가 없나

=그렇다. 다른 병원에서 표적 치료제를 한 달 정도 사용하다가 키트루다를 쓰고 싶어 내원한 환자들은 안타깝지만 키트루다를 사용할 수 없다. 현재 국내에서 1차 치료로만 할 수 있도록 허가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신장암 4기 환자들은 첫 치료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말이다. 치료를 성급히 결정하면 그만큼 좋은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파악하고 결정할 것을 당부한다.

-최근 키트루다와 표적 치료제 렌비마를 조합한 병용요법도 신장암에서 기존과는 차별화되는 우수한 데이터를 보여줬다.

=키트루다+렌비마 병용요법에 거는 기대가 크다. 3상 CLEAR 연구 결과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 23.9개월로 수텐 치료군 9.2개월보다 두 배 이상 길었다. 사망 위험도 수텐군보다 34% 감소했다. 객관적반응률도 71%에 달하며 완전반응에 도달한 비율도 16.1%였다. 기존 치료제들이 나타냈던 부작용이나 효과의 한계를 모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향후 키트루다+렌비마 병용까지 허가된다면 크게 4가지 치료 옵션(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간 병용요법, 키트루다+인라이타, 키트루다+렌비마)이 자리잡게 된다. 그 중에서도 임상 현장에서는 키트루다+렌비마 조합이 가장 기대가 큰 옵션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말한 것처럼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 조합 외에도 면역항암제와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 옵디보+여보이 조합도 1차 치료 라인에 올라있다. 면역항암제 간 병용요법은 어떻게 보나.

면역항암제 간 병용요법은 면역+표적 병용보다 객관적 반응률은 낮고 완전반응률은 좀 더 높다. 유의해야 할 부분은 치료 실패 확률이다. 치료 과정에서 도리어 암이 커지거나 전이되는 비율을 나타내는 질병 진행률이 20~30% 수준으로 치료 실패 확률이 높다. 면역+면역 요법은 이러한 위험부담을 안고 써야하며, 질병이 많이 진행된 환자가 쓰기엔 부담이 있다.

-향후 신장암에서 면역항암제가 어떻게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하는지?

=신장암에서 면역항암제는 이미 자리잡은 치료법이며, 앞으로 점차 쓰임새가 확대되어 나갈 것이다. 저위험군은 표적항암제로 우선 치료하고, 중위험군 이상의 환자는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 병용요법을 고려하는 것이 치료 대세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은 보험 급여가 되지 않아 혜택을 받는 환자가 적은데, 치료 효과가 매우 좋기 때문에 하루빨리 국가에서 지원을 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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