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국민 돈 관리하면서 이렇게 허술할 줄이야
- 이탁순
- 2022-09-28 15: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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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급 팀장 최모(44) 씨는 공단 재정관리실에서 일하면서 채권자인 요양기관에게 돈을 보낼 계좌정보를 등록하고 승인하는 전결권자로 알려졌다. 계좌정보도 바꿀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요양기관 계좌가 아닌 본인 계좌로 셀프 송금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아무리 전결권자라도 교차 점검하거나, 이를 상시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한다는 것이다. 최씨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는 1억원 가량만 본인 계좌로 돈을 챙겼다. 그럼에도 별일이 없자 이달 16일에는 3억원을, 21일에는 42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곤 휴가를 내고 해외로 도피했다. 경찰은 최씨가 필리핀으로 출국한 것으로 보고 있다. 횡령부터 해외 도피까지 완전 범죄를 모의하는 데 공단처럼 허술한 기관이 없었던 것이다.
과연 전결권자로 자금관리를 책임지는 직원이 최씨 뿐이었을까? 이번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공단에서는 맘만 먹는다면 누구든 횡령을 저지를 수 있는 시스템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았다.
공단이 뒤늦게 업무 전반에 대한 교차 점검 프로세스 누락 여부를 확인하고 고위험 리스크 관련부서 내부 통제장치를 만들기로 했지만, 말 그대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시스템 점검과 함께 이번 사건이 왜 발생했는지 근본적 원인 파악에 나서야 한다. 내부 통제장치가 그동안 왜 마련되지 않았는지, 이번 사건이 발생하게 된 배경에 조직문화도 관련돼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더불어 국민 돈을 눈먼 돈으로 만든 데 대한 책임자 문책도 이뤄져야 한다. 이미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강도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한 상황이다.
수사기관이 나서지 않더라도 공단 상급기관인 복지부와 공단 내부에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46억원을 되찾는 일보다 바닥으로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뼈를 깎는 쇄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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