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신약개발 초기부터 IP 검토 해야 하는 이유
- 데일리팜
- 2026-10-08 06: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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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허법인 린 석종헌 파트너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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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팀이 리드 후보를 확정했다. 활성과 약동학적 특성은 우수하고, 다음 개발 단계에 필요한 결과도 정리됐다. 출원을 준비하는 IP 담당자가 연구팀에 묻는다. “이 후보와 비교했던 물질도 같은 항목으로 평가했습니까?”
연구팀에는 이미 끝난 질문일 수 있다. 개발할 물질은 정해졌고, 제외한 후보에 다시 자원을 투입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허 출원 검토에서는 최종 후보의 성능표만으로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생긴다. 그 후보의 어떤 구조적 특징이 어떤 효과와 연결되는지, 확보한 자료로 그 설명을 어디까지 뒷받침할 수 있는지다.
리드를 고른 비교와 효과를 설명하는 비교는 다르다
가상의 상황을 보자. 공통 골격을 공유하고 한 곳의 치환기만 다른 후보 A와 B를 초기 활성시험에서 비교했다. 연구팀은 활성과 다른 개발 지표를 종합해 A를 리드로 선정했다. 이후 A의 대사 안정성을 평가해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개발 대상에서 제외된 B는 같은 항목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이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초기 시험에서 나타난 A와 B의 활성 차이다. A의 대사 안정성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A의 대사 안정성이 B보다 우수한지, 두 물질의 치환기 차이가 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이 자료만으로 직접 비교할 수 없다. 서로 다른 평가항목의 결과를 한 표에 모은다고 빠진 비교가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A를 리드로 고른 판단이 잘못됐다는 뜻은 아니다. 연구팀은 여러 특성을 종합해 개발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선택한다. 반면 출원서에서 특정 치환기를 기술적 특징으로 강조하고, 그 구조가 대사 안정성에 기여한다고 설명하려면 그 주장에 맞는 자료가 있는지 별도로 살펴야 한다. 후보 선정에 충분했던 데이터가 출원에서 강조하려는 효과까지 설명해 주는 것은 아니다.
빠진 비교는 효과 설명의 범위를 바꾼다
A에서 좋은 대사 안정성이 확인됐다는 사실은 출원 검토에 유용하다. 다만 그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구분해야 한다. A 자체의 특성으로 제시하는 것과, B와의 구조 차이 때문에 안정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하는 것은 다른 주장이다. A와 유사한 여러 변형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따라서 B의 결과가 없다고 출원이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대신 현재 자료가 뒷받침하는 효과를 중심으로 첫 출원을 설계할지, B와의 비교를 추가해 치환기의 의미를 확인할지 판단해야 한다. 평가하지 않은 다른 변형까지 포함하려 한다면 그 범위를 뒷받침하는 기술적 설명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먼저 정할 것은 원하는 청구항의 폭이 아니다. 출원서가 어떤 구조적 특징과 효과의 관계를 설명하려는지다. A의 좋은 결과를 보여주는 데 필요한 자료와, A에서 바뀐 치환기의 기여를 설명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혼동하면 청구항은 넓어져도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그대로다.
추가 실험은 언제든 같은 비용으로 할 수 없다
출원 준비 중 빠진 비교를 발견하면 “B도 대사 안정성을 시험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B의 시료가 남아 있고 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면 검토할 만한 방법이다. 그러나 초기 후보의 시료가 소진됐거나 다시 합성해야 한다면 추가 비교에는 새로운 시간과 비용이 든다. 개발 일정상 그 결과를 첫 출원 전에 확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B를 반드시 출원서에 넣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출원서에서 말하려는 효과를 확인하는 데 B가 필요한지를, 아직 B를 평가할 수 있을 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요하지 않다면 연구팀은 A의 개발에 집중하면 된다. 필요하다면 시료를 남기거나 A와 같은 항목으로 평가할 시점을 정할 수 있다.
이 판단을 최종 성능표가 완성된 뒤에 시작하면 연구팀은 이미 끝낸 후보 선정 과정을 되짚어야 한다. IP 담당자 역시 제한된 자료로 효과에 대한 설명을 조정할지, 비교실험 결과를 기다릴지 결정해야 한다. 문제를 일찍 발견했다면 연구계획 안에서 선택할 수 있었던 일이 뒤늦게는 출원 일정의 부담이 된다.
특허 검토를 앞당긴다는 뜻
모든 탈락 후보를 보관하고 모든 평가항목을 시험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리드 후보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IP 담당자가 출원에서 강조하려는 효과를 연구팀과 공유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연구팀도 어떤 비교물질을 남기고, 어느 항목을 추가로 평가할지 연구 목적과 함께 판단할 수 있다.
신약 후보물질 특허에서 늦은 검토의 비용은 출원일이 뒤로 밀리는 데만 있지 않다. 개발할 물질을 정할 때는 필요 없었던 비교가, 그 물질의 기술적 특징을 설명할 때는 필요할 수 있다. IP가 일찍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출원서를 먼저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직 할 수 있는 비교가 무엇인지 제때 결정하기 위해서다.
◆글 석종헌 변리사(특허법인 린)
바이오·화학 분야의 특허 포트폴리오 설계와 IP-R&D를 자문한다. 신약 후보물질과 바이오 플랫폼의 연구데이터, 경쟁사 특허와 사업 확장 경로를 연결하는 IP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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