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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행복을 채우세요"…약사가 전하는 중독 해방법

  • 강혜경 기자
  • 2026-08-20 06:00:44
  • 요약
  • 오원식 약사(제주 번영약국)
  • 행복을 씁시다 이어 두번째 저서 '해파밍' 출간
  • "중독을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은 내면의 행복 에너지"
  • "건강한 행복이란 의미있는 즐거움에 몰입하는 삶"
두번째 저서 '해파밍'을 출간한 오원식 약사.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행복 실천가로, 중독예방교육 강사로 전국을 누비는 오원식 약사(49·중앙대)가 두 번째 책 '해파밍'을 출간했다.

첫번째 저서 '행복을 씁시다' 이후 8개월 만이다. 해파밍(Happaming)은 행복(Happiness)과 파밍(Farming)의 합성어로, 맹목적인 도파밍(Dopaming, 도파민 중독)을 넘어 일상의 행복을 씨앗처럼 심고 가꿔야 하는 당위성과 함께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중독은 의지가 약해서 빠지는 함정이 아니라 행복하고 싶어 잘못 들어선 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연 100회에 가까운 강연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 중 하나도 '대체 왜' 게임에, 약물에, 술에 빠지게 되느냐는 매커니즘이다.

이미 많은 뇌 과학자들은 제어되지 않는 도파민이 중독을 만들어 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오원식 약사 역시 도파민은 생존에 꼭 필요한 호르몬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목표를 가지고 열정을 다할 수 있는 것 역시 도파민 덕분이다.

하지만 도파민이 향하는 방향이 어딘가에 따라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 가속 페달이 되기도, 중독의 늪에 빠트리는 함정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반드시 사랑의 따스함을 느끼게 해 주는 옥시토신, 안정감과 자존감을 높여 주는 세로토닌, 고통을 이겨낼 수 있게 도와주는 엔도르핀이 함께 균형을 이루며 제 역할을 다할 때 '살아 있어서 참 좋다'는 충만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오 약사와의 일문 일답.

Q. 해파밍을 집필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A. 수년간 중독예방 강의를 진행하며, 기존의 시선이 주로 중독 물질이나 행위, 혹은 중독자 개인을 '문제시'하는 데 집중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핵심은 중독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중독에 빠진 이의 환경과 마음을 이해하고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희망과 실천법을 전하는 것이다. 이 접근법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닿기를 바란다는 수강자분들의 진심 어린 권유가 계기가 돼 책을 집필하게 됐다.

중독은 분명 불행한 일이지만, 역설적으로 중독에 빠진 이는 '간절히 행복하고 싶었기에 잘못된 길을 선택한 사람'이기도 하다.

누구나 행동을 갈망하지만 어느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도달하는 곳이 행복이 되기도, 중독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특히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 행복을 누릴 새도 없이 고통을 견뎌야 하는 아이들은 중독에 노출되기 더 쉽다. 아이들의 중독을 탓하기 전에 중독에 빠지지 않을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선이다.

타향살이의 외로움과 직장에서 인정받지 못한 소외감을 술과 도박으로 해소하고자 했던 저 역시 내면의 행복 에너지를 통해 이를 극복했던 것처럼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아이들과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은 보호자, 선생님들에게 유용한 참고서가 됐으면 한다.

Q. '도파민 터진다'는 표현이 칭찬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대다. 숏폼 영상 같이 일상에서의 자극이 넘쳐나는 가운데, 건강한 즐거움과 중독의 위험을 나누는 기준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만 교수는 행복의 요소로 '의미, 즐거움, 몰입'을 꼽았고, 탈 벤 샤하르 교수는 행복을 '의미와 즐거움의 합'이라고 정의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몰입'할 때의 감정을 행복의 최고조라고 설명했다.

즉, 건강한 행복이란 '의미있는 즐거움에 몰입하는 삶'이다. 자신에게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에 몰입하는 것은 나를 살리는 건강한 자극인 반면 아무런 의미 없이 일시적인 쾌락만을 좇는 도파민 자극에 머무른다면 결국 불행으로 귀결될 수 있다.

핵심은 무조건적인 참음과 인내가 아니라, 내 삶에 의미를 더하는 즐거움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 무언가를 억지로 끊어 내고 빈자리를 견디는 대신, 그 자리를 더 건강하고 의미있는 즐거움으로 채운다는 데서 해파밍이 정의된다.

순간적인 자극을 좇는 삶이 아닌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회복하는 것이야 말로 지속 가능한 변화의 출발점이다.

Q. 어떻게 해야 중독에서 해방될 수 있나?

A. 중독과 몰입은 같은 회로를 사용하지만 다른 방향으로 이끈다. 몰입한 사람의 뇌는 최적의 상태로 작동하며, 과제 수행에 필요한 집중려과 창의성은 더 예리하게 살아난다. 반면 장기간 약물이나 자극적인 매체에 노출되면 계획과 판단, 자기통제를 담당하는 전전두엽의 억제 조절 기능이 손상되고 이성 중추가 망가지게 된다.

문제는 중독에서 벗어나려 할 때 생기는 '교차중독'이다. 술을 끊었더니 담배가 늘고, 게임을 끊었더니 과식이나 도박에 손을 대는 식이다. 뇌의 보상 회로는 여전히 강한 자극을 원하는 데 그 자리를 억지로 비워 두니 뇌가 견디지 못하고 새로운 중독 대상을 찾아 나서기 때문이다.

중독 때문에 치솟았던 쾌락-고통의 저울이 평정심이라는 기준선을 되찾으려면 누구나 금단의 고통이라는 구간을 통과해야 한다. 다만 단순히 참기만 하면 그 과정이 너무나 고통스러울 수 있으니 회복의 시간을 견디며 뇌가 갈구하는 강한 자극의 빈자리를 생존에 유리한 자극들로 채워야 한다.

운동, 배움, 관계, 창작 같은 건강한 자극을 의도적으로 투입함으로써 기존의 나쁜 중독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이다. 작지만 소중한 즐거움을 촘촘히 쌓는 일은 단순한 쾌락 하나보다 훨씬 단단하다.

아침 일찍 즐기는 햇살 한 줌, 소중한 사람과의 짧은 대화, 작은 목표 하나를 해낸 뿌듯함 같은 다양한 기쁨이 모이면 행복감을 높일 수 있다. 도파민(D), 옥시토신(O), 세로토닌(S), 엔도르핀(E)의 선순환을 이끌어 내는 도즈업 루틴(D.O.S.E-Up Routine)의 실천이야 말로 매일 성장해갈 수 있는 비법이다.

작은 성취로 의욕을 북돋고(도파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옥시토신), 햇빛과 식사, 좋은 생각으로 채우고(세로토닌), 웃음과 운동을 병행(엔도르핀)하는 도즈업 루틴 실천이야 말로 중독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건강한 행복으로 채우는 비결이 될 수 있다.

나쁜 중독을 강제로 끊어 내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하며 고통스러운 노력을 강요하는 대신 매일 조금씩,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로 삶을 먼저 채워나가다 보면 에너지가 차오르고 노력은 자연스러운 결과로 따라오게 된다.

Q. 책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 한 구절을 꼽자면?

A. 선행(先行)학습보다 선행(先幸)학습을 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남들보다 앞서가기 보다 행복한 경험을 먼저 쌓는 것이 제가 강조하는 선행학습이다.

행복한 아이는 중독에 쉽게 빠지지 않으며 설령 빠지더라도 그 행복한 추억이 다시 일어서는 유용한 자원이 된다. 아이의 행복한 경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모와 선생님의 행복이다. 아이에게 행복을 전하는 가장 확실한 길은 어른이 먼저 행복의 본보기가 되는 것이다.

Q. 준비하고 있는 3번째 저서나 활동이 있나?

A. 이번 책을 쓰면서 대중적인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되기 어렵다면 세상에 나누는 '베스트 기버(Best Giver)'가 되자는 결심을 했다. 판매 수익을 기부하고 강의를 통해 번 재원으로 책을 부지런히 출간해 나눌 생각이다.

제주도교육청에 1000권 기증을 약속했고, 최소 1만권 이상의 기부를 이어갈 계획이다. 아울러 해파밍을 통해 중독을 극복한 사례들을 모든 확장판과 함께 에세이 '두 번째 안식년', '이만하기 다행이다'(가제) 등 집필을 구상 중이다.

Q. 책을 접하게 될 약사 혹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A. 노력하면 성공하고 성공하면 행복해진다는 공식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성공하려고 애쓰지 마시고, 행복을 먼저 느낀 뒤 그 힘으로 잘 살기 위해 노력하라고 말하고 싶다. 무엇보다 먼저 행복해지는(先幸) 삶을 선택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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