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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시판후 임상시험 악용 40억원대 리베이트 적발

  • 강신국 기자
  • 2026-07-31 06:00:51
  • 요약
  • 서울서부지검, 의료기기 업체 대표·대학병원 교수 등 8명 기소
  • 건강보험 급여 스텐트 대상 환자 등록…환자 수에 맞춰 42억 지급

[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의료기기 제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시판 후 임상시험’을 악용해 40억 원대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료기기 제조업체와 이를 제공받은 대학병원 교수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가짜 판매대리점을 중간에 끼워 넣는 우회 수법으로 수억 원대의 수수료를 챙기는 등 의료기기 제조업체와 대학병원 교수 간 장기간에 걸친 구조적 유착 관계가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훈)는 심혈관용 스텐트 등을 판매하는 의료기기 제조업체와 대표이사 A씨, 전직 이사 B씨를 의료기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대학병원 교수 6명을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지난 2016년 8월부터 2025년 9월까지 연구 목적이 아닌 자사 제품의 판매 촉진을 위해 전국 53개 대학병원에 심혈관용 스텐트 제품의 ‘시판 후 임상시험’을 제안했다. 이후 연구비 명목으로 총 42억 원을 지급하며 지속적인 제품 사용과 거래를 유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이용한 스텐트 제품은 건강보험 급여 대상 제품으로, 각 병원에서 업체의 제품을 환자에게 시술한 뒤 임상연구 대상자로 등록하면 등록된 환자 수에 연동해 1건당 20만원~115만원의 연구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리베이트가 이뤄졌다.

해당 연구는 제조 스텐트를 부착한 환자의 상태를 단순히 추적 관찰하는 수준에 불과했으며, 임상시험 결과보고서나 논문 작성 여부와 관계없이 환자 등록 실적에 따라 연구비가 꼬박꼬박 지불된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일부 병원에서는 증례기록을 병원 관계자가 아닌 업체 직원들이 대신 작성하기도 했다.

검찰은 의료기기 유통 과정에서 판매대리점 거래를 가장해 수수료를 챙긴 우회적 리베이트 구조도 밝혀냈다.

대학병원 순환기내과의 한 교수는 연구비 명목의 경제적 이익 외에도 아내 명의로 법인를 설립했다. 이 법인은 영업·배송·재고 관리 등 실제 대리점 업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았음에도 업체의 판매대리점인 것처럼 거래 구조에 끼워 넣어졌다. 교수는 이를 통해 7년간 판매수수료 명목으로 약 7억 7800만 원의 경제적 이익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시판 후 임상시험이라는 공적 제도를 악용해 연구비 명목의 이익을 제공하고 거래를 유인한 신종 리베이트 수법이자, 가짜 판매대리점을 이용한 우회적 리베이트 구조를 규명한 최초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불필요한 거래비용 발생은 결국 건강보험 급여 대상 의료기기의 가격 인하를 막아 건강보험 재정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국민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앞으로도 식품의약 안전 중점검찰청으로서 의료시장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위협하는 불법 리베이트 범죄에 엄정 대응하고,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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