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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 압박 전통제약, 원가구조 악화…비급여사는 탄탄

  • 김진구 기자
  • 2026-04-01 06:00:58
  • 비급여 8곳 중 6곳, 원가율 개선…전통제약 22곳 중 13곳 악화
  • 고환율+ 약가인하 ‘이중고’…전통제약 원가구조 악화 우려 확대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최근 2년간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기업의 매출원가율이 사업 모델에 따라 엇갈렸다. 비급여 중심 바이오 기업은 8곳 중 6곳의 원가율이 개선된 반면, 급여 중심 전통제약사는 절반 이상에서 원가 구조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고정비가 지속 상승하는 가운데, 지난해엔 고환율 여파로 원료의약품‧원부자재 수급 부담이 전통제약사에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향후 제네릭 약가인하에 따른 영향까지 본격화할 경우, 이들의 원가 구조는 더욱 가파르게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장제약 30개사 매출원가율, 2년 새 56.0%→53.6%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30곳의 매출원가율은 평균 53.6%다. 총 매출 31조9781억원 가운데 17조1411억원이 매출원가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 시장 상장사로서 의약품 사업을 주로 담당하는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연결 매출액 상위 30곳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지주회사는 집계에서 제외했다.

매출원가율은 기업의 매출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제품·상품을 제조·매입하는 데 들어간 원료비용과 구매비용 등이 포함된다. 생산라인에 투입되는 인건비도 매출원가에 포함된다. 원가율이 낮아질수록 동일한 매출에서도 수익성이 개선되는 구조다.

30개 업체의 원가율은 2023년 56.0% 대비 2년 새 2.4%포인트 낮아졌다. 2023년의 경우 총 매출액 25조200억원 중 14조107억원을 매출원가가 차지했다.

비급여 바이오 8곳 중 6곳 원가율 개선…전통제약사는 절반 이하

조사대상 30개 기업 중 15곳의 매출원가율이 하락했다. 원가율이 개선된 기업과 악화한 기업의 수가 같지만, 사업 구조별로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비급여 중심 바이오기업의 경우 원가율이 낮아진 반면, 급여 중심 전통제약사들은 전반적으로 원가율이 상승했다.

CDMO‧글로벌 신약‧에스테틱 등 비급여 사업 비중이 높은 8개 기업(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SK바이오팜‧SK바이오사이언스‧파마리서치‧휴젤‧에스티팜‧메디톡스)의 매출원가율은 2023년 46.8%에서 지난해 41.9%로 2년 새 4.8%포인트 하락했다.

8곳 중 6곳이 원가율 개선에 성공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9.3%에서 44.8%로 4.5%포인트, 셀트리온은 51.7%에서 40.7%로 10.9%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SK바이오팜(-3.5%포인트), 파마리서치(-3.8%포인트), 휴젤(-1.4%포인트), 에스티팜(-1.7%포인트) 등도 원가율이 개선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26.8%포인트)와 메디톡스(+2.6%포인트)는 원가율이 상승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2024년 인수한 독일 IDT바이오로지카의 실적이 연결 반영되면서 원가율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급여 중심 전통제약사 22곳의 경우 매출원가율이 2023년 59.5%에서 지난해 60.3%로 0.7%포인트 상승했다. 22개 기업 중 원가율이 개선된 기업은 9곳에 그쳤고, 나머지 13곳은 상승했다. 전통제약사 절반 이상에서 원가 구조가 악화한 셈이다.

동화약품은 2년 새 47.3%에서 56.0%로 8.7%포인트, 종근당은 60.3%에서 68.9%로 8.6%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휴온스(+6.4%포인트), 동아에스티(+4.8%포인트), 보령(+4.5%포인트), 대원제약(+3.8%포인트)은 3%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이밖에 녹십자, 광동제약, 동국제약, 셀트리온제약, 한독, 유나이티드, 명인제약의 원가율이 상승했다.

고환율에 원료약 부담 쑥…비급여 기업은 고마진 매출 확대로 상쇄

전통제약사의 경우 기존에도 비급여 중심 바이오기업 대비 원가율이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돼 있었다. 국내 처방시장 의존도가 높은 데다 약가가 제도적으로 결정되는 구조라, 판매 단가를 높여 원가율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몇 년간 고정비‧인건비 부담이 꾸준히 확대됐다. 지난해엔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원가 부담이 더욱 늘었다. 원료의약품과 원부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 특성상, 환율 상승은 매입 단가를 끌어올리며 원가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반면 바이오기업들은 늘어난 원가 부담을 매출 확대로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비급여 시장은 가격 자율성이 높아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일부 반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매출이 늘수록 단위당 원가는 낮아지고 마진은 확대돼 수익성이 개선된다.

SK바이오팜과 같은 글로벌 신약 기업은 높은 가격 결정력을 바탕으로 고마진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셀트리온 역시 유럽·미국 바이오시밀러 판매를 통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스티팜 등 CDMO 기업은 초기에는 원가율이 높지만, 가동률이 올라갈수록 고정비가 분산되며 원가율이 낮아지는 특징이 있다. 파마리서치·메디톡스·휴젤 등 에스테틱 기업은 브랜드 경쟁력과 가격이 실적을 좌우하는 사업 구조로, 매출이 늘수록 수익성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인다.

‘엎친 데 덮친 격’ 제네릭 약가인하…전통제약사 원가율 부담 가중

정부의 제네릭 약가 인하는 전통제약사의 원가율과 수익성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건비‧고정비‧원부자재 비용이 꾸준히 상승하는 상황에서, 약가 인하로 매출이 감소할 경우 자연스럽게 원가율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수 전통제약사는 매출 증가보다 원가 상승폭이 더 가파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약가 인하의 영향이 본격화할 경우 매출 하락과 원가율 증가가 동시에 발생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비급여 중심 기업은 약가인하 영향이 제한적이다. 당분간 두 집단 간 원가 구조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사업 구조에 따라 같은 제약바이오산업 내에서도 원가‧수익 구조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전통제약사는 저마진 구조가 확대되는 반면, 비급여 바이오기업은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을 유지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네릭 약가 인하까지 현실화할 경우 매출 감소 요인이 더해지면서 전통제약사의 원가율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결국 원료비 절감을 위해 중국‧인도산 원료 비중을 확대하거나, 인건비 감축을 위한 구조조정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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