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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형 약국 방지 국회법안 6건...속도 못내는 입법

  • 김지은 기자
  • 2026-02-11 12:12:51
  • 1인 1약국 강화·광고 사전 심의·영업시간 제한 등 6건 발의 돼
  • 정치일정 등 여파…상임위 문턱 못 넘는 사이 시장 재편 가속
  • “통과돼도 실효성은 별개”…확산 차단 가능 여부 두고 회의론도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창고형약국을 비롯한 이른바 ‘기형적 약국’ 모델의 확산을 두고 약사사회 내부의 긴장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대형 면적, 공격적 가격 전략, 네트워크형 운영 의혹 등이 맞물리며 기존 동네약국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창고형약국 규제와 직·간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법안이 총 6건 발의돼 있으며, 추가로 1건이 더 발의 될 예정이다.  

네트워크 운영 차단, 광고·표시 규제 강화, 면허대여 및 불법 개설 사전 차단, 대형약국 영업 제한 등 다양한 각도에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려는 시도들이다. 그러나 이들 법안은 모두 상임위 단계에 계류 중으로,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네트워크 차단부터 광고 규제까지…6개 법안의 방향성은

현재 발의된 법안들을 보면 규제의 축은 크게 세 갈래다.

첫째는 ‘네트워크형 운영 차단’이다. 서영석 의원안(2025년 9월 18일 발의)은 약사가 하나의 약국만 ‘개설’할 수 있도록 한 기존 규정에 더해 ‘운영’도 할 수 없도록 명시해 지분 투자 등 우회적 네트워크 운영을 막겠다는 취지다. 약사 1인 1약국 원칙을 보다 실질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접근이다.

둘째는 ‘광고·표시 규제 강화’다. 남인순 의원안(2025년 10월 13일 발의)과 서영석 의원안(2025년 11월 27일 발의)은 ‘창고’, ‘공장’ 등 대량·저가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표현이나 소비자 오남용을 유발할 수 있는 명칭·광고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특정 약국·약사 광고에 대해 사전심의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셋째는 ‘사전 통제 장치 도입’이다. 김윤 의원안(2025년 9월 11일 발의)은 시·도지사 산하에 약국개설심의위원회를 설치해 면허대여 여부, 개설 장소 제한 규정 위반 여부 등을 사전에 검토하도록 했다.

전현희 의원안(2025년 11월 13일 발의)은 개설 등록이나 지위승계 전 교육 이수 의무를 부과하고, 약사회가 개설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장종태 의원안(2026년 1월 28일 발의)은 영업면적 500㎡ 이상 대형약국의 경우 지역협력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지자체장이 필요 시 영업시간 제한이나 의무휴일 지정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약사회에 따르면 여기에 의약품 도매상과 약국과의 특수관계를 규제하는 내용의 법안이 추가 발의될 계획에 있다. 

입법 방향만 놓고 보면 ‘사전 예방’과 ‘확산 억제’에 방점이 찍혀 있다. 약사사회가 제기해온 문제의식이 국회 입법안에 일정 부분 반영된 셈이다.

정치 일정·이해관계 변수로 계류…“통과돼도 실효성은?”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해당 법안들은 상임위 논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계류 중인 상태다. 규제 강화가 소비자 편익 침해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일정부분 작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광고 제한이나 영업시간 규제 등은 직업수행의 자유, 표현의 자유와 충돌할 소지도 있어 법리적 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약사사회 내부에서는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입법 속도가 더디다"는 불만이 나오는 상황. 약사회 측은 “국회와 복지부 모두 사안의 심각성에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며 “법안을 병합해 실효성을 높이고, 2월 중 법안소위 상정을 목표로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설령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실효성 확보가 또 다른 과제로 남는다. 그중 하나로 ‘운영’ 금지 조항이 신설되더라도 지분 구조나 위탁 운영 형태를 어떻게 입증하고 제재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광고 문구 제한 역시 표현을 우회하는 방식이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대형 약국 영업시간 제한이나 의무휴일 지정 권한을 지자체에 부여하는 방안도 실제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행사될 지는 미지수라는 말이 나온다. 자칫 지역별 형평성 논란이나 행정 부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보건복지부 - 국회의사당

결국 법 개정만으로 창고형약국 확산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약사사회 내부에서는 “입법이 지연되는 동안 시장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대형약국 출점 이후 인근 약국 매출 감소와 인력 유출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동시에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자성론도 있다. 유통 구조 개선, 약가 정책 문제, 온라인몰 거래 구조 등 보다 구조적 요인에 대한 접근이 병행되지 않으면 창고형약국은 다른 형태로 변주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약업계 한 전문가는 “창고형약국을 둘러싼 논쟁은 단순 한 유형의 약국을 규제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약국 생태계의 방향성과 공공성, 시장 원리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의 문제로 확장되는 양상”이라며 “그런 점에서 단순 법을 통한 규제뿐만 아니라 약사사회 내부, 기존 동네약국의 자성과 변화를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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