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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평-협 사업 실효성 논란...150일 지난 신약 '수두룩'

  • 어윤호 기자
  • 2026-02-04 06:00:59
  • '빌베이', 1년 만에 등재...'윈레브에어' 허가 후 약 200일 소모
  • 생존기간 늘려 되레 비용효과성 감소...제도적 한계 존재

[데일리팜=어윤호 기자] 허가-평가-협상 시범사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여전하다.

보건복지부는 생존을 위협하는 중증·희귀난치질환 치료제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을 202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품목 허가, 급여평가, 약가 협상 과정을 병행 처리해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장 300일 이상 소요되는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150일로 단축하겠다는 취지다.

2026년 현재, 허평협 시범사업은 기대는 컸지만 성과는 만족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2023년 시작된 1차 시범사업도 약 2년만에 마무리돼 당초 목표했던 기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됐으며, 1차사업 약제 중 가장 마지막으로 급여권에 진입한 '빌베이(오데비식바트)'에 급여 등재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2024년 12월 선정된 제2차 시범사업 약제 역시 ▲'윈레브에어(소타터셉트)' ▲'림카토(안발셀)' ▲'핀테플라(펜플루라민)'가 선정되고, 사업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났지만 급여 논의에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새해 벽두부터 희귀∙중증난치질환 지원 강화방안을 예고하며 "기존에 1년 이상 소요되던 희귀질환 치료제의 등재기간을 급여적정성 평가 및 협상 간소화를 통해 100일로 줄이겠다"는 취지를 밝혔지만, 제약업계에서는 "허평협 시범사업의 '150일'도 잘 안 지켜졌는데, 과연?"이라는 의문이 새어 나오는 이유다.

기존 경제성평가 방식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평생 질환을 치료해야하는 만성 희귀난치질환의 경우 환자가 장기 생존할수록 약제의 복용도 지속 이뤄져야 하므로, 약제로 인한 생존 및 삶의 질 향상 효과가 발생함과 동시에 약제비도 함께 증가한다.

이에 비용효과성을 증명하기 불리해지는 구조가 되며, 극단적 예시로 환자가 빨리 사망해야 비용효과성이 높게 평가되는 딜레마가 발생하기도 한다.

일례로, 허평협 2차 시범사업 약제인 폐동맥고혈압치료제 윈레브에어는 해당 분야에서 최초로 승인된 액티빈신호전달억제제(ASI, Activin Signaling Inhibitor)이다. 폐동맥고혈압은 특히 신약 개발이 어려운 분야다. 윈레브에어는 혈관을 확장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던 기존 치료와 달리 질병의 근본 원인인 혈관 리모델링을 개선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치료적 위치가 동등한 약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윈레브에어가 기존 경제성평가의 틀을 따르게 되면 20년 전 개발된 치료제와 비교하게 된다. 이같은 상황은 당연히 등재 절차를 지연 시킨다. 문제는 대부분의 허평협 약제들이 놓이기 쉬운 형국이란 점이다. 윈레브에어는 식약처 승인을 획득한 지 이미 200일이 다 돼 간다.

더구나, 폐동맥고혈압은 희귀·중증질환이자 만성 진행성 질환으로, 환자들이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저위험군에 도달해 양호한 상태를 장기간 유지할수록 약제의 사용 기간은 증가하게 된다. 환자를 '오래 살게 했다'는 이유로 비용효과성의 입증이 어려워지는 아이러니가 생기는 것이다. 유연한 ICER 임계값 고려가 필요한 이유다.

한 다국적제약 관계자는 "허평협 병행 시범사업은 혁신신약의 가치를 인정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지만, 정작 약제 비교 평가 기준은 기존 틀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혁신 신약을 통해 희귀∙중증난치질환 치료의 접근성을 개선하겠다는 제도를 만들었지만, 그 혁신성을 반영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을 세우지 못한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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