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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에게 보낸 감기약 대체조제 카톡...대답은 "Yes"

  • 강혜경
  • 2023-02-15 17:12:50
  • "대체조제 어색하지 않다" 코로나와 품절이 바꾼 약국 풍경
  • "현장에선 달라졌는데 그 다음은?" 의약정 뭘 해야 할까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약사님 혹시 AAP 필요하세요? 펜잘이알 좀 드릴 수 있을 거 같은데요."

반가운 전화가 왔다. 매일 같이 '재고가 없다'는 얘기를 듣기 수 개월, 얼마만에 온 반가운 전화였는지 모른다. 조금은 수급에 숨통이 트이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고 한통, 두통이 어디냐는 생각에 달라고 얘기했다. 15통을 줄 수 있다는 감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며칠 전에는 운 좋게 슈다페드와 조인스, 디세텔 재고 확보에도 성공했다. 잘못 주문된 건 아닌가, 실제 약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반신반의한 마음도 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과 같은 개인방역수칙 준수에 대한 인식 변화가 생겨난 것처럼 약국의 풍경도 변화했다.

품절약 문제가 심화되면서 일년간 조제·투약 보다 재고 확인과 주문에 상대적으로 더 오랜 시간을 쓰게 됐다. 온라인몰을 들락이며 수시로 사용하는 약들의 주문 가능 여부를 살펴보고, 재고가 남아있더라도 수급이 불안정한 약들은 미리 쟁여두는 게 익숙해졌다. 물론 최대수량 1, 2개를 주문하기 위해 매번 20만원이라는 최소금액을 채워야 하는 불편과 불만, 그리고 카드 한도가 초과될까 하는 불안이 공존하지만 수급이 가능하다는 데 먼저 안도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매일 약을 확인하고 주문해야 하다 보니 AAP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자주 처방 나오는 약들의 재고가 얼마나 있는지 파악하는 게 가능해졌다.

대체조제에 대한 약사와 의사들의 인식도 달라졌다. 품절약이 늘어나다 보니 나타난 현상인 것 같다.

원장님이 주로 처방하는 타이레놀8시간ER이 모두 소진돼 '타이레놀8시간ER 수급이 안되고 있습니다. 기확보해 둔 재고분을 오늘 모두 소진해 현재 약국이 가지고 있는 제품명을 알려드립니다. 보령 세타펜8시간이알, 종근당 펜잘8시간이알, 콜미파마 아니스펜8시간이알, 부광 타세놀8시간이알 각각 500정씩 있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고 '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약국에 재고가 있는 제품으로 처방을 내리거나, 타이레놀로 처방시 다른 AAP제제로 대체조제 하겠다는 부분에 있어 일선 현장에서는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의약품 수급에 있어 이전 보다는 숨통이 트이고 있다지만 여전히 슈다페드정, 듀파락이지시럽, 세토펜을 비롯해 0.5mg, 1mg, 2mg 패취류들은 씨가 마른 상태다. 특정 성분 제제 전반에 걸쳐 도미노식 품귀가 빈번해지고 있지만, 대체조제로 인해 오미크론부터 현재까지 의약품 수급 불균형이라는 높은 파고를 견딜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최근 보건복지부 차관이 기자간담회에서 품절 의약품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필수약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한 기사를 봤다.

"미국도 코로나를 겪으면서 제약바이오는 앞으로 수입에 의존하지 말고 국내 생산 체계로 바꾸자는 바이오 행정명령을 내렸다. 우리나라도 특히 필수약은 가격 고하를 막론하고 안정적인 공급시스템을 갖추고 이를 위해 필요한 만큼의 약가보상을 해야 한다. 국가 원료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약가를 가능한 반영, 국산 원료를 쓰는 약에 더 약가 우대를 하는 정책을 펼 것이다. 의약품은 매우 중요한 안보 품목이다. 필수약, 필수 원료를 리스트업하고 연구해 일반 약가제도와 조금 다른 제도를 짤 것이다." 단순한 의약품 수급난이 아닌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라는 부분 역시 공감하는 부분이다.

안정적인 공급시스템을 갖추도록 약가를 보상하고 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약에 대해 우대 약가를 적용하는 방안 역시 필수적이다. 못지 않게 대체조제, 성분명 처방을 제도화시키려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코로나19와 품절약으로 인해 현장에서 보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대체조제와 성분명 처방, '그 다음'에 대한 약사회와 정부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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