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발가벗고 받는 제약업체 세무조사
- 데일리팜
- 2002-02-20 18: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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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제약사 10여개 업체가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는다는 소식이 들린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와 관련해 5년마다 실시하는 정기 법인세조사라며 기획조사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제약업계는 해당업체 뿐만 아니라 모든 업체들이 크게 긴장하며 술렁거리고 있다.
이번 세무조사가 제약업계와 요양기관간의 고질적 병폐인 리베이트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사와 요양기관간의 리베이트는 사실 수십년간 관행처럼 돼 왔기 때문에 '고정마진' 처럼 느껴질 정도가 됐다.
리베이트는 의약품 유통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교'가 됐다는 의미다.
우리는 이번 제약사들의 세무조사와 관련해 국세청이 이같은 의약품 유통관행을 인지하고 조사를 하리라 본다.
이 말은 거꾸로 국세청이 마음만 먹으면 어떤 제약회사이든 뒷거래를 밝힐 수 있고 세금을 추징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제약사들은 이미 발가벗은 상태에서 세무조사를 받는 셈이다. 제약사들은 그래서 국세청이 정기조사라고 밝힌 부분에 대해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에도 유명 제약사들이 세무조사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이번에도 일거에 상위제약사 10여곳이 조사대상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은 결국 '정기조사'라고 해도 '의도'를 갖고 하면 '기획조사'가 아니냐고 반문하고 있다.
우리는 국세청의 제약사 세무조사를 국세행정의 중요한 업무로 본다.
다만 제약사들은 지난해 사상최대의 호황을 누린 것이 널리 알려진 부분을 두려워하고 있다.
제약사들은 리베이트 등 의약품 납품비리가 여전히 관행으로 남아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무서워 하기까지 한다.
기업이 사업을 벌여 일정한 이익을 내면 세금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과거 제약사들은 막대한 뒷거래로 인해 장부상으로는 남고 뒤로는 밑지는 장사를 한 적도 많았다.
지금은 실구입가상환제 실시로 뒷거래 횟수나 폭이 줄어 이러한 제약사들이 많이 줄기는 했다.
문제는 아직도 장부상 이익이 실제 이익과 동일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않다는 부분이다.
일부 제약사들은 아직도 실제 보다 적은 이익을 내고도 주가관리 차원에서 부풀리거나 악성 부실채권을 떨지 안은 채 매출이나 이익에 과다 계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세무조사가 만약 '기획'이라는 의도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제약사들의 이같은 '아킬레스건'으로 타켓이 맞춰져서는 안되는 이유를 언급하고자 함이다.
제약사들은 잇따른 선거국면에 혹시 약점이라도 잡히면 기업의 운명까지 좌우될 수 있다고 초조해 하고 있다.
이번 세무조사는 제약사들의 우려처럼 '다른 의도'가 있지 않고 제약사들이 보다 더 정도경영을 하도록 하는데 도움이 되는 조사가 되기를 바란다.
뻔히 드러난 제약사들의 약점에 과도한 징세를 하게되면 이를 상쇄하기 위한 의약품 뒷거래 비리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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