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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보험약 원가조사 '오버행정' 안된다

  • 데일리팜
  • 2002-02-27 21:52:00
  • 요약

보건복지부는 최근 동일성분·함량의 약들간에 보험약값이 지나치게 차이가 나는 품목들에 대해 "도대체 이유가 뭔지를 확인해야 하겠다"고 나섰다.

복지부는 이들 보험약들의 최저가 대비 최고가격이 300% 이상인 품목을 보유한 업체들에게 '원가장부'를 내놓으라고 통보했다.

동일성분·함량의 약이라면 실질적으로 약효가 거의 같아야 하고 가격도 심하게 차이가 나서는 안되는 것이 사실 통념이다.

그럼에도 가격이 최고 23배나 나는 품목이 있고 3배이상 나는 품목이 수천품목에 달한다니 이해하기 어렵다. 복지부는 이들 품목을 보유한 업체들에 대해 제조의약품 생산가내역 및 수입의약품 매출가내역(수입원가) 등을 제출해줄 것을 요망했다.

보험약은 제약업체나 수입상들이 스스로 약가를 산정해 허가신청을 하고 등재작업이 이루어진다.

보험약가 변경이나 인하는 결국 실거래가 사후관리를 통해서만 진행돼 왔다.

그런데 정부가 이같은 통례를 깨고 이례적으로 원가장부 일체를 요구하고 나서자 해당업체들은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리며 '공포행정', '오버행정'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관련업체들은 "'국민건강보험법 제84조'와 '약가 및 치료재료의 구입금액에 대한 산정기준 제6조'에 의거하면 제조업소의 원가계산내역이 사후관리대상 규정에 포함돼야 한다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업체들은 또 "어떤 산업분야에서도 정부가 원가계산서 제출을 통해 가격통제를 하는 사례가 없다"며 성토했다.

우리는 정부와 해당업체들의 상반된 입장을 지켜보면서 이번 문제에 두가지 원칙이 있어야 함과 동시에 정부가 취할 행정태도를 충고하고 싶다.

우선 동일성분·함량 품목간의 극심한 가격차이가 나는 것은 정부의 의도대로 원인이 밝혀지기는 해야한다.

업체들이 부당한 자료제출 요구라며 반발하고 있는 부분은 이해가 가지만 보험약의 신뢰도 증진은 중장기적으로 제약업체들에게 이롭다.

동일성분·함량간 약값이 지금처럼 지나치게 차이가 많이 나면 보험약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져 궁극적으로 국내 제약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정부는 따라서 해당업체들이 조사에 자율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 하나의 원칙을 언급하고 싶은 것은 동일성분·함량간 약값차이 원인 분석시 고가품목도 중요하지만 저가품목을 더욱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점이다.

원가분석을 통해 거품가격을 제거하는 것이 이번 조사의 목적이지만 고가품에 비해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책정된 '싸구려' 품목도 원인을 밝힐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동일성분·함량임에도 가격이 3배이상 싼 저가품목들은 솔직히 약효에 의심이 간다.

저가품목들이 과연 어떤 원료나 제조공정으로 제조·유통되는지를 가려내 약효에 하자가 있는 품목은 과감히 퇴출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일부 저가 카피약들에 대해 '밀가루약' 또는 '똥약' 논쟁이 불거져 온 것을 이번 기회에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터무니 없게 낮은 저가약들이 등재되면 양질의 후발품목들이 채산성 문제로 시장에 진입할 수 없는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12월 결산 제약사들은 오는 3월15일 일제히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상최대의 흑자시현에 따른 고율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제약사들이 '최대흑자'와 '고율배당'이라는 잔치에 빠져 경쟁력의 바탕이 되는 본분을 망각한다면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제약업체들에게 경쟁력의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의약품의 품질이다.

고품질의 의약품을 적정한 가격으로 국민에게 제조·유통시키는 일에 지속적으로 사력을 다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정부는 이같은 점을 관련업체들에게 충분히 인지시켜 보험재정안정 차원에서 무조건 가격을 끌어내리기 위한 조사가 아니다는 입장을 분명히 제시해야 할 줄로 안다.

정부는 이번 조사가 개별회사의 대외비 자료를 요구한 소위 '오버행정'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제약사들의 자율적인 참여가 이뤄지도록 세심을 배려를 하는 서비스행정만이 조사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음을 적시하고자 함이다.

필요이상의 고가약에 대해서는 거품을 제거하고 터무니없는 저가의 저질약은 자진퇴출되도록 유도해 성공적인 약가조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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