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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플랫폼과 제휴 말라던 약사회, 뭐하고 있나

  • 강혜경
  • 2023-05-09 17:30:18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아직도 우리나라가 코로나19가 심각단계였어?" "그러게. 한 번씩 다 앓고 넘어갈 거 몇 년 동안 난리를 피웠네."

지난 연휴 기간 기차역 대합실에 나란히 앉아 TV 뉴스를 보던 중년 부부가 대화를 나눴다.

기차에 승차해 SNS를 켜니 소위 인플루언서 육아맘이 비대면 진료를 통해 감기 걸린 아들 약을 받았다고 올린 게시글이 눈에 들어왔다. 퍼즐처럼 맞춰진 학원 스케줄을 옮겨가며 수 시간씩 대기 지옥을 경험하지 않아도 돼 코로나 이후 종종 닥터나우를 이용해 약을 받고 있다는 피드에는 비대면 진료가 유용하다거나, 자신도 이용해 봐야겠다는 내용의 백개 넘는 댓글이 달려 있었다.

세계보건기구의 코로나19 종식 선언으로 국내 감염병 심각 단계 해제가 임박하면서 정부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심각단계에서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시행한다는 게 당초 취지였지만, 정부는 시범사업 형태로 비대면 진료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심각단계가 종료되면 한시적 비대면 진료 역시 자동 종료돼야 한다는 약사단체 주장은 일절 반영되지 않았다.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은 재진 환자·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전국 단위 시범사업을 시행하되, 야간·휴일 시간대 소아과 진료나 의료취약 계층에 한해 제한적으로 초진을 허용하는 안을 채택하는 게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불투명하다.

지난 3일 시작된 16개 시도지부장협의회 릴레이 1인 시위도 어느덧 일주일차를 맞았다. 실천하는약사회와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아로파약사협동조합도 어제(9일) 세종 복지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시범사업 철회를 주장했다. 약사회 역시 지부장협의회와 약사회 집행부 간 각개전투 방식의 대응노선을 단일화해 전면 투쟁에 돌입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약사회는 회원들에게 현재의 비대면 진료와 현행 체제의 비대면 시범사업은 반대한다며 ▲환자의 약국 선택 자율성을 보장할 것 ▲의약품 전달 주체는 약사와 환자가 될 것 ▲적절한 감독과 처벌 규정이 필요하며, 감독기구에 약사회를 포함한 의약단체들의 참여를 보장할 것이라는 3가지 전제조건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하지만 정작 회원들이 보기에, 약사회의 대응은 아쉽기만 할 따름이다. 물론 복지부와의 협상 내용을 일일이 공개할 수는 없지만, 3661만건이라는 테스트 베드를 통해 편리성과 어느 정도의 안전성 등이 입증된 비대면 진료를 무턱대고 반대한다고 해 넘길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는 인식이다.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다면 처방전을 어떻게 수용하고, 약 배송이 가능한 범위는 어느 정도로 설정하고, 배송 가능한 약과 배송이 불가한 약을 어떻게 나눌지, 수가는 어떻게 책정할지, 환자의 약국 선택권은 어떻게 할지 등 풀어야 할 숙제들이 산적해 있다. 차라리 토론회라도 열어 해결해야 할 요소 요소들의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논의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삭발식이나 단식투쟁 같은 뻔한 보여주기식 대응이 아닌, 비대면 진료 전체의 밑그림을 함께 그려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시적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모든 사람들에게 제한 없이 허용된 비대면 진료가 시범사업으로 이어지듯, 시범사업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허용된 비대면 진료는 본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플랫폼에 제휴하지 말라"고 권고했던 약사회는 비대면 진료 뒷단으로서 달려오는 약 배달이 아닌, 약 배달에 대한 현실적인 단계별 스텝도 구상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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