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한 5개월 지난 주사제 쓴 의사, 면허정지 가혹"
- 김지은
- 2023-06-02 16: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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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수로 1회 위반, 처분 과하다" 소송 제기
- 법원, 복지부 재량권 일탈·남용 인정…처분 없던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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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은 최근 A의사가 제기한 복지부의 3개월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청구를 인정했다.
경기도에서 의원을 운영 중인 A의사는 지난 2021년 특정 환자에게 사용기한이 5개월 경과한 라이넥주를 처방해 투약한 혐의로 복지부로부터 3개월의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복지부는 당시 처분 이유에 대해 A의사의 이같은 행위가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한 경우(변질·오염·손상되었거나 유효기한 또는 사용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사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복지부는 ‘A의사가 유효기간이 5개월이나 지난 의약품을 사용한 만큼 과실 정도가 크다’고도 지적했다.
A의사는 재판에서 복지부의 이 같은 처분이 부당한데 더해 위법하다고 맞섰다.
우선 A의사 측은 복지부가 처벌 근거로 제시한 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1호의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가 추상적이고 모호한 개념이라며, 명확성 원칙과 포괄위임금지 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A의사 측은 복지부의 처분이 재량권 일탈, 남용으로 위법하다고도 지적했다.
A의사는 “수개월 넘게 운영 중인 의원에서 라이넥주 투약이 필요한 환자가 없어 투약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사용기한을 확인하지 못하고 실수로 1회 위반행위가 이뤄졌다”면서 “라이넥주는 사용기한이 지나도 반품, 환불이 가능하므로 경제적 이득을 위해 이를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 위반행위는 형사처벌 규정이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다른 의료법 위반 사안에 비해 비난 가능성이 적다”면서 “26년간 의료행위를 하며 이 사건 외에 아무 범법행위가 없었던 점 등에 비춰 이번 처분은 달성하려는 공익목적 정도가 본인이 입게 될 불이익보다 더 중하다고 할 수 없어 재량권 일탈, 남용에 해당해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같은 A의사의 주장 중 재량권 일탈, 남용 부분을 인정하며, 처분 취소 청구를 받아들였다. 복지부의 처분은 이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해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이 지나치게 큰 만큼 비례원칙에 위배된다는 게 그 이유다.
재판부는 “라이넥주의 통상적 유효기간이 출하 후 어느 정도인지, 라이넥주 보관방법 및 변질 위험도 등 부가적 사정이 밝혀져 있지 않은 이상 유효기간 도과 개월 수만을 기준으로 원고의 과실 정도가 크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이 사건 위반 행위로 환자에게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의 결과가 초래됐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A의사는 부주의로 1회 위반행위를 한 것이고, 이로 인해 부당한 이득을 취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 사건 위반행위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고, 의사로서 지녀야 할 도덕성과 직업윤리 훼손 정도 고의에 의한 경우에 비하면 경미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 처분 기준으로 정한 제재기간보다 가벼운 제재를 하더라도 비도덕적 진료 행위를 불합리하게 방치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되는 공익보다 원고인 A의사가 받을 불이익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판단되는 만큼,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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