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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우려스러운 '제2의 삭센다' 열풍 조짐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5년 전 국내에선 '삭센다 열풍'이 일었다. 집에서 하루 한 번 자가주사로 쉽게 살을 뺄 수 있고, 향정신성 의약품인 기존 비만약과 달리 중추신경계 부작용도 없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병원으로 몰렸다. '강남에서 삭센다 안 하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 유행처럼 돌았다. 무분별한 삭센다 사용에 보건당국이 집중 단속에도 나섰으나 실효성은 그때 뿐이었다. 삭센다는 국내 출시 2년차에 426억원이라는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다.

2023년 현재 또 한 번 다이어트약 열풍이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삭센다의 차세대 버전이 등장하면서다. 삭센다를 탄생시킨 노보노디스크는 삭센다보다 더 편리하고 더 체중 감소 효과가 높은 주사제를 선보였다. 매일 한 번씩 주사해야 하는 삭센다와 달리, 신제품 '위고비'는 일주일에 한 번만 맞으면 된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의 체중은 평균 15% 감소했다.

뒤이어 체중 감소 효과가 가장 강력하다는 릴리의 '마운자로'까지 국내 허가가 머지 않았다는 뉴스에 사람들의 기대감은 최고조로 높아진 상태다. 미국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인플루언서 카다시안 자매가 이 주사제들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 이 주사제들을 국내에서 구하는 건 불가능하다. 위고비는 국내 허가를 받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공급 물량이 부족해 국내 출시일이 미정이다. 연내 출시가 힘들 가능성도 높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외 직구로 눈을 돌리는 이들도 있다. 그것도 위고비가 아닌 같은 성분을 경구제로 만든 당뇨약을 불법으로 구매하는 것이다. 사실 이 약은 당뇨 치료용으로 용량이 3분의 1 수준이라 구매가 무의미한데도 불법 구매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비만 치료 신약의 효과를 극찬하는 뉴스가 쏟아지는 탓에 이 약을 쓸 수 있는 대상이나 부작용은 제대로 언급되지 않거나 묻히기 일쑤다. 그저 얼마나 살이 빠지는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먼저 열풍이 일어난 미국에선 위고비 원료를 마구잡이로 구매해 복용하는 것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향후 위고비가 출시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주사제를 처방받기 위해 병원 '오픈런'을 뛰거나 웃돈을 주고 불법 거래를 하는 일이 횡행할 수 있다. 사람들의 구매 욕구를 이용한 과장광고도 쏟아질 우려가 높다. 이미 삭센다 열풍에서 나타난 사례들이다.

무분별한 비만약 남용을 막기 위한 선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 약을 쓸 수 있는 경우와 쓰지 말아야 할 경우, 부작용 정보를 명확히 알리고 안전한 사용법을 제시해야 한다. 일부 병원의 과장광고의 남발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도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10kg 이상이 빠졌다는 신약, 알고보면 참여 환자들은 모두 과체중과 비만으로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하라면 이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또 임상 당시 환자들은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했다. 결국 약은 약일 뿐, 결국 식이조절과 적절한 운동을 이어가지 않으면 체중 감량은 잠시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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