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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항생제 처방률 낮출 획기적 방안 필요

  • 이탁순
  • 2023-08-01 14:56:00

[데일리팜=이탁순 기자] 감기 등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이 20년 전보다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이 5만3330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해봤더니 전체의 32%만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를 처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을 통해 바이러스 질환 등에 항생제 처방을 억제시키려는 노력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심평원이 매년 진행하는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가 의료기관의 항생제 사용을 줄이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줬음을 부인할 수 없다.

약제 급여 적정성 평가에서 항생제 처방률이나 주사제 처방률, 6품목 이상 처방비율이 전보다 개선됐거나 우수기관은 진찰료에 가점이 붙는다.

그 반대의 경우에는 진찰료가 삭감된다. 평가가 수익과 연결되고,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면 그만큼 홍보도 되니 의료기관 자체적으로도 항생제 처방 감소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취지와 목적에 맞게 준수한 결과를 보이지만, 일반 병·의원들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종별 중에서 병원의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은 2022년 37.67%로 2021년 44.95%보다는 크게 떨어졌다.

의원은 2021년 34.49%에서 2022년 32.10%로 역시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정부가 제1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16~2020)에서 목표를 세운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 22%에는 병원과 의원 모두 크게 모자란다.

병원과 의원이 목표에 못 미치면서 전체 처방률도 32%로 목표로 세운 22%에 부족했던 것이다.

급성기관지염 등 급성하기도감염에 대한 병·의원의 항생제 처방률은 더욱 암담하다.

2022년 기준 병원은 53.40%로 오히려 전년보다 2.05% 늘었고, 의원도 54.37%를 나타내며 상급종합병원 10.67%와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목이 붓고 아픈 기관지염도 대부분 바이러스가 원인이어서 항생제가 필요 없지만, 여전히 의료현장에서 10개 처방 중 5개에 항생제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약 개수 문제도 나아지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평가지표였던 전체상병 처방건당 약품목수, 호흡기계질환 처방건당 약품목수, 근골격계질환 처방건당 약품목수, 6품목 이상 처방비율, 소화기관용약 처방률, 투약일당 약품비 모두 2021년보다 2022년 증가했다.

특히 6품목 이상 처방률은 2021년 10.65%에서 2022년 14.22%로 급증했다. 소화기관용약 처방률도 45.09%에서 48.26%로, 여전히 의료현장에서는 필요 없는 소화제 처방이 남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볼 때 심평원의 적정성 평가가 상급종합병원과 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에만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 건지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

이제 일반 국민들도 단순 감기에는 항생제 없이 지내도 된다는 인식이 높다.

반면, 기관지염이나 중이염 등 바이러스성 질환에는 아직도 항생제 처방이 유용하다는 인식이고, 실제로 병·의원 처방이 그렇게 나온다. 특히 소아과 의원은 더 심하다.

적정성 평가도 국민 눈높이에 따라 목표를 더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상기도 감염 항생제 처방률이 30% 초반으로 떨어진 것에 안심할 게 아니라 전반적인 항생제 처방률 감소를 위한 더 획기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더불어 급여 적정성 평가의 다른 지표인 다약제 처방도 감소세를 보이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 다만 이것을 심평원의 일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

복지부가 중심이 되어 각 부처와 협력해 국민 뿐만 아니라 의료진 인식 제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를 마련해 '전 국민 캠페인'처럼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OECD 국가 순위를 목표로 둘 게 아니라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항생제 내성,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는 약제비 감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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