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제약업계 M&A 바람이 분다
- 이석준
- 2023-08-2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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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나 시설에 투자해 성장동력을 쌓고', '신제품을 단기간 블록버스터로 만들고',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조직 통합과 인원 재배치로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등의 통상적 답변을 예상했다.
"'M&A를 추진하려고 한다."
돌아온 답변은 예상과 달랐다. 'M&A'라는 한 단어였지만 제약업계가 새삼 '달라졌다'를 느꼈다. 창업주에서 경영권이 2~3세로 넘어오면서 M&A에 대한 인식도 뚜렷하게 변하고 있음을 인지했다.
계획도 구체적이었다. 눈 여겨 보는 회사들의 사업 구조 특징, 최대주주 지분율, 시가총액 등을 낱낱이 꿰고 있었다.
그는 "오래된 제약사지만 지배구조가 취약한 기업이 많다. 우리 회사와 시너지가 극대화 된다면 M&A를 주저할 필요가 없다. 여러 곳을 물망에 둔 상태다. 회사 현금이 많아 최대주주 지분율이 10~15% 정도인 곳은 무리 없이 살 수 있다. 옛날처럼 제네릭 영업하고 회사 키우는 시대는 갔다. CSO 영업으로 수수료를 내는 대신 M&A가 비용효율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50대 중반 오너 2세에게도 M&A 추진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당연하다'는 답변이 나왔다. 과거 M&A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했다면 이제는 실행할 때라고 언급했다.
그는 과거 녹십자-일동제약 사례를 들며 더 이상 인연에 얽매여서는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너의 자질은 직원들을 잘 이끌어갈 수 있는지 우선이다.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고 M&A를 포기한다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녹십자와 일동제약 빅딜이 일어났다면 제약산업의 또 다른 이정표가 됐을 것이다. 당시만 해도 적대적 M&A로 비판 아닌 비판을 받았지만 이제는 M&A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다. 경영의 한 축이 됐다."
한 두 명의 의견이 전체를 대변할 수 없기에 오너 2~3세와의 만남에서 꾸준히 M&A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대부분 M&A를 대하는 방향성과 자세가 적극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어떤 이는 특정 제약사와 이에 수반되는 자금 조달 등 구체적인 계획도 귀띔했다.
시대가 변하며 과거에 불가능하게 보였던 것들이 당연시되는 요즘. 제약업계도 2~3세의 의견을 반영했을 때 M&A 바람이 불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M&A를 추종하는 건 아니지만 M&A를 경영의 한 축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제약업계도 또 다른 붐이 조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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