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층약국 후배약사 얼굴도 몰라요"
- 정시욱
- 2005-05-06 06: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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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전 수용이 용이한 곳이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김없이 들어서는 '층약국'이 이슈화되고 있다.
한 건물에 약국 5개 이상이 들어선 곳들도 이제는 약사들에게 특별한 일도 아니라고 할 정도다.
현재 들어서는 층약국들은 평수도 크지 않다. 3~4평만 되도 충분히 조제하고 처방전 수용이 가능하단다.
병원 개폐시간에 따라 약국도 정시퇴근이 가능하며 환자와 실갱이 벌이는 스트레스도 없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내세운다.
그렇기에 바로옆, 아래 약국 약사들과의 유대나 정보교류, 친분보다 처방수용 경쟁이라는 점이 부각돼 약사간 끈끈한 정은 옛말이 되버렸다.
메디컬빌딩 내 약국들을 취재차 방문하다보면 공통적으로 듣는 소리가 있다. "윗 약국, 옆 약국에 있는 약사는 어떤 분이세요"라는 것.
매일 같은 건물을 오가며 같은 일을 하는 약사들끼리 서로를 모르고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면 미래 약국가의 모습이 심히 우려스럽다.
4개의 약국이 밀집한 한 건물의 경우 취재 결과 1층 2곳, 3층 1곳, 4층 1곳 모두 같은 약대를 나온 20년 상간 선후배 약사들이었다.
하지만 1년이 넘어도 서로의 출신 학교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선후배 약사들의 모습은 가히 충격이었다.
74학번, 83학번, 89학번, 95학번이면 학교에서건 동문회에서건 적어도 한번은 마주쳤을 법도 한데 말이다.
최고참 74학번 약사는 "윗층약국이 들어와 개국했는데 아직 약사 얼굴도 몰라요. 대학후배인지도 몰랐고 인사도 없으니 누가 약사고 누가 전산직원인지 내가 어떻게 아나요"라고 되물을 지경. 같은 가운을 입고, 같은 약사면허증을 걸고, 약을 다루는 공통분모를 경쟁이라는 미명하에 지나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되새겨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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