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국감 짜고치는 고스톱...소재 중복에 빈곤
- 특별취재팀
- 2006-11-02 07: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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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국정감사 종료...성분명처방 도입의지만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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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종합]

성분명처방이 초반부터 국감의 쟁점으로 급부상하긴 했지만, 그 이후 뚜렷한 쟁점이 없어 이번 국감은 한마디로 ‘용두사미’의 형국이었다.
당초 생동국감이 될 것으로 관측됐지만, 이 역시 국감 직전 식약청의 향후 대책 등을 미리 발표함으로써 김빠진 국감이 돼버렸다.
복지부, 성분명처방 도입의지 천명...부진사업 멍에 벗을 듯
[복지부=홍대업 기자]의약계의 논란을 재점화시켰던 성분명처방과 관련된 유시민 복지부장관의 답변은 이번 국감에서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공공병원에서부터 도입하겠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향후 민간병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어서 의약계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성분명처방의 최선봉에 선 사람은 약사 출신인 장복심 의원(열린우리당). 장 의원은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포지티브 리스트와 함께 대통령 공약사항이기도 한 성분명처방과 대체조제 활성화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을 집중 추궁했고, 결국 유 장관의 항복선언(?)을 받아냈다.
실제로 복지부 내부에서도 성분명처방과 대체조제 활성화 문제는 생동조작 파문과 맞물려 ‘부진사업’으로 분류돼오던 것도 사실.

처방전 2매 발행 강제화...우리들병원-복지부 ‘룸싸롱’ 접대도 쟁점
성분명처방에 묻히긴 했지만, 유 장관이 처방전 2매 발행을 강제화하겠다고 답변한 것도 의약계에서는 핫이슈다.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분업 당시 의약정이 합의한 사안이지만, 의료법에서는 의무사항으로만 남아 있어 법적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유 장관이 법 개정을 통한 ‘강제화’를 천명하고 나선 것이다.
이밖에 복지부 국감에서는 우리들병원을 둘러싼 의혹이 국감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쟁점으로 이어졌다. 한나라당의 정치적 공세 차원이라는 점에서는 순수성(?)이 다소 결여된 측면이 있지만, 고경화 의원의 치밀한 추궁이 빛을 발했다.
고 의원의 끈질긴 추궁 끝에 “현지조사 조건이 맞는지 여부를 조만간 파악한 뒤 실사에 나서겠다”는 유 장관의 답변을 이끌어냈다.
역시 국감 초반 불거진 건보공단의 복지부 직원에 대한 ‘룸살롱’ 접대문제도 복지부를 곤혹스럽게 하는 대목이었다. 의약계의 쟁점은 아니지만, 복지부 실무진이 과도한 접대를 받았다는 점에서 도덕성에 커다란 상처를 안겨줬다.
여야, 과잉약제비 환수법-부당청구 대책 주문...독창성 아쉬워

다만 원외처방 과잉약제비의 책임소재와 향후 대책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성과를 이끌어냈다. 공단 이재용 이사장은 "원외처방 과잉약제비는 처방기관에 책임이 있다"면서 "이를 위해 건강보험법 개정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같은 답변은 1일 종합국감에서 유 장관에게 “지난 5월 규개위의 철회 권고가 있어, 당초 법안에서 제외했지만, 앞으로 법개정을 재추진하겠다”는 답변으로 이어졌다.
열린우리당 강기정 의원은 생동시험에 투여된 금액은 130억원에 달하는 데 이를 기반으로 한 대체조제 효과는 매우 적다면서, 사후통보제 폐지 의사를 이 이사장에게 질의하는 등 의약계의 쟁점을 집중 추궁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은 부당행위를 반복하는 요양기관에 대해 현지조사에서 적발될 경우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고, 같은 당 전재희 의원은 동일성분내 저함량 의약품을 배수 처방해 연간 약제비가 175억원이나 낭비되고 있다면서 대책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특히 한나라당 문 희 의원은 처방률집중도를 분석, 담합이 의심되는 기관들에 대한 현지실사를 강화해 선량한 요양기관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임용 당시 내정설 논란을 빚었던 이 이사장과 김창엽 심평원장에 대해 일부 의원은 국감 도중 개인적 친분을 과시하면서 정작 논란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모습을 보여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김빠진 생동파문, 책임자 문책 '귀결'...슬리머 '눈 가리고 아웅'

지난 4월부터 장장 7개월에 걸친 생동파문은 이번 국감에서 70% 이상의 질의가 집중됐지만, 강도는 예상외로 낮았다.
이달중 감사원이 의약품본부를 대상으로 감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하는 선에서 마무리된 것.
이처럼 생동조작 자체의 문제보다는 의약품본부 감사를 통한 책임자 처벌이 강조되면서 생동파문은 한 고비를 넘긴 셈이 됐다.
다만 감사결과에 따라 관련 공무원들의 문책이 예상돼 올해 연말까지는 생동파문의 여진이 남아있을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윤호중 의원은 생동시험 피험자 관리문제를 집중 질의했고,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도 식약청의 직무유기를 추궁하면서 의약품 허가지연 사태와 생동시험 결과를 담은 CD의 수명문제 등을 거론했다.
이와 함께 한미약품의 슬리머캡슐에 대한 허가반려를 두고 여야 의원과 식약청간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의 경우 한미약품의 슬리머캡슐에 대한 허가반려와 관련된 식약청의 고무줄 잣대를 적용한 허가행태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의약품 허가와 특허연계는 물러날 수 없는 마지노선”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도 슬리머 허가와 관련 한미약품이 지난해 12월 강남의 한 식당에서 전직 의약품본부장 등과의 만남을 통해 허가신청에 대한 로비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식약청은 정 의원의 주장에 대해 "만남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허가와 관련해 어떠한 약속도 하지 않았다"며 불법로비 의혹을 강력 부인한 뒤서 "규정상의 문제인 만큼 오해를 사지 않도록 규정정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식약청 국감에서는 매해 단골로 등장했던 생물의약품이나 마약류 부분은 생동에 밀려 거론조차 되지 않았고, 식약청의 해체문제도 당초 기대와 달리 별다른 잡음없이 마무리됐다.
국감, 짜고 치는 고스톱?...여야 의원, 창끝 무디고 소재도 빈곤 
국감 전에는 한미FTA 협상과 약제비 적정화 방안도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은 내용에 대한 이해도가 깊지 않았고, 결국은 무딘 창끝으로 피감기관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예년과는 달리 각 당별로 쟁점에 대한 내부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집중도가 떨어졌을 뿐 아니라 중복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예를 들어 식약청의 연구용역 보고서에 대한 질의도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에 이어 박재완 의원이 보도자료를 내는 등 중복된 인상을 줬고, 부당청구나 병용·연령금기에 관한 주제는 여야 의원 모두 한번쯤은 다룬 것이었다.
심평원의 진료비 확인제도 역시 열린우리당 김선미, 장복심 의원과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 등이 여야 의원들이 중복자료를 내거나 질의를 해 소재의 빈곤을 탈피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FTA협상과 관련 정부에서 공개한 자료의 한계성과 약가정책에 대한 이해도 부족으로 인해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비판이나 질의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아쉽다.
여기에 민주당 김효석 의원 등은 한미FTA 협상과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대해 언급하면서 국내 제약업계의 입장을 다소 일방적으로 대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국감 전후는 물론 국감 기간에도 피감기관이 국회를 수시로 방문, 질의서를 미리 챙겨가 준비된 답변을 하는 모습 역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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