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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오머

파스류 오남용의 책임소재

  • 홍대업
  • 2007-01-15 06:21:43

“파스를 처방한 의사보다 이를 사용하는 ‘가난한 환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최근 개최된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에서 ‘가난한 이들의 건강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정은일 목사의 말이다.

선택병의원제, 파스류의 비급여화, 본인부담금제 신설, 의료급여증의 카드화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는 정부의 의료급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작업에 대한 정면 비판인 셈이다.

정 목사는 파스 오남용을 막기 위해 이를 비급여로 전환해 1종 수급권자에 본인부담을 지우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것이다.

실제로 일선 진료현장에서는 정 목사의 말이 통용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의료급여환자는 한마디로 ‘봉’이다.

의사가 이들에 대해 과다 처방하는 것이 부담이 없기 때문에 장기처방과 고가약 처방, 끼워넣기식 처방이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활용해 가짜환자 만들기를 통한 허위청구나 부당청구 사례도 종종 적발되고 있다.

지난해 복지부에서 발표했던 전남 여수지역의 정신지체 쌍둥이 형제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병의원을 돌아다니며 처방을 받고, 수십장의 처방전을 약국에 무더기로 제공했다. 이 대가로 5,000∼6,000원의 금품을 받아온 것이 덜미에 잡힌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의사의 무분별한 처방과 처방전을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약사가 개입돼 있다. 처방권을 가지고 있는 의사가 ‘적정진료’와 ‘적정처방’을 했다면 처방전을 매개로 한 금품제공도 없었을 것이고, 의약품 오남용도 없을 것이란 의미다.

다시 말하면, 의료급여법령 개정 과정에서 공급자의 책임보다는 처방에 따라 의약품을 복용한 ‘가난한 사람들의 책임’만을 묻고 있다는 데서 시민단체들은 분개하고 있다.

즉, 의료급여비용의 급증은 환자보다는 공급자의 처방행태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말이다. 더군다나, 과다처방 또는 과소처방을 하더라도 사회적 약자인 의료급여환자가 문제제기를 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복지부가 잘못된 통계를 활용, 의료급여환자의 행태가 의료급여비용의 주요 증가요인이라고 설파, 여론을 선점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궁극적인 책임론과 역할론에 대해서는 추후 재평가받을 것이 분명하다.

당장은 올해가 대선정국이라는 점에서 유시민 장관의 '악수'라는 비판이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것도 무관치 않다.

복지부 관계자는 시민단체의 반발이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이라고 호언한다. 그러나, 정작 법 개정과정에서 복지부가 얼마나 일사천리로 서둘렀는지는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복지부는 사회적 약자인 수급권자의 행태를 지적하기에 앞서 적정처방을 유도하는 기전부터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민단체와 의료급여환자, 국회 등의 저항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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