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항변 일부 이유있다
- 데일리팜
- 2007-02-12 13: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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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이 또 일어날 조짐이다. 의약분업 이후 최대 규모의 의료인들이 모여 대정부 투쟁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짐짓 예삿일이 아니다. 전국에서 2만5천여명이 모여 대정부 강경투쟁을 시작한다고 선언하면서 그 결의를 천명하고 나서 긴장감이 감돈다. 의료계는 정부가 전면개정을 추진 중인 의료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했고, 그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경하다.
정부는 이에대해 이렇다할 입장표명이 분명하지 않다. 오히려 그동안 충분히 협의하고 검토해 온 사안을 이제와서 뒷북을 친다거나 물고 늘어지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을 뿐이어서 안타깝다. 이로 인해 의료계의 격앙된 분위기가 더더욱 드세지고 있다. 의-정간의 정면 대립은 결국 불가피하게 나아가고 있고, 이런 상태라면 의료대란이라는 파국 또한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의료대란은 막아야 한다.
우리는 국민을 볼모로 한 파업이 일어나서는 절대 안 된다는 점을 주문하면서 정부가 그 역할을 주도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말 그대로 이번 의료법은 전면개정인 탓이다. 정부 역할이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중요하다는 점이다. 개정안에는 그런 의지가 담긴 ‘국민편의’와 ‘의료산업’이라는 양 잣대가 녹아들었다.
우리는 그래서 개정 의료법의 취지를 우선 이해한다. 국민에게 보다 양질의 의료혜택을 주면서 환자권리를 향상시키겠다는 명분이 맞다. 아울러 의료산업의 선진화도 분명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에 공감한다. 그래서 환자권익이 향상되는 조항들과 의료시장의 규제를 푸는 내용들이 개정 의료법에 두루두루 담겼다.
그런데 정부는 일거에 가고자 하는 욕심이 함께 있다는 점에서 무리수를 뒀다. 정부는 명분이 맞는다고 해도 협상 테이블에 앉는 성의는 보여줘야 한다. 설명 의무조항의 경우 의사들은 두려움에서 나아가 공포심까지 갖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인이 환자나 환자 보호자에게 질병이나 그 치료방법을 설명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고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의사 본연의 의무다. 하지만 하지 않으면 처벌하겠다는 법적 강제규제 하에서 의료인은 심하게 환자와의 모든 대화내용을 녹취나 CCTV에 담아야 하는 부담까지 갖는다. 환자와 의료인간의 신뢰는 그야말로 곤두박질치게 된다.
표준진료지침의 경우도 그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의료인들은 그동안 과잉진료와 검사는 물론 과잉처방에서 그렇게 신뢰를 주진 못한 부분이 있다. 정부는 당연히 의료의 경제성과 효율성을 감안해야 하고 국민건강을 위해서나 불필요한 재정누수를 막아야 하겠기에 더 엄격한 잣대를 가져가야 하는 입장을 이해한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칠 경우 의료계가 주장하는 진료의 규격화와 이로 인한 진료의 질적 발전 저해요인을 도외시만 해서는 안 된다. 지나친 세부지침대로 하는 진료는 장기적으로 보면 부정적 요인이 있다.
의무기록의 작성과 보존도 의료인 입장에서는 당연히 해야 할 부분이기는 하다. 그것은 그동안 허위기록을 통한 허위청구 등이 근절되지 않아왔기에 강화시킬 명분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도 이에 대해서는 사기죄로 중한 처벌을 받는다. 이 부분은 그 처벌을 더 강화시킨다 해서 근절되기 어려운 사안이기에 곱씹어 고민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법 따로 현실 따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기에 그렇다. 따라서 허위기록을 근절할 유인책이나 자정장치를 강구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의료단체와 협의나 협상을 통해 그것을 받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밖에 보수교육이나 당직의료 관련 조항 등은 협상의 여지가 많고 절충점이 있다고 본다. 다만 이외에 논란의 여지가 큰 것들에 대해서는 의료계도 대승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 특히 투약조항의 경우는 현행 약사법의 근본정신을 부정하고 의약분업 취지까지 무력화시킬 수 있는 지나친 주장이다. 약사직능과 조제를 부정하면 약학이란 학문까지 부정하는 것이기에 도를 넘었다. ‘간호진단’이나 ‘유사의료행위’ 등의 이슈는 정부 보다는 관련단체와 먼저 협의하는 갖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정부의 밀어붙이기 정책이다. ‘의료법이 개정되면 국민이 편해지는 10가지 이유’까지 제시한 것은 취지야 이해하지만 의료인들을 지나치게 궁지에 몰아넣는 식이다. 의료인들은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고 정부에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 국민을 위한 정책이니 국민을 전면에 내세워 의료계를 압박할 수야 있겠지만 환자와 의료인간에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더 고민해야 한다. 의료대란이 일어나면 결국 국민이 피해를 본다는 것도 정부는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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