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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우려되는 감기약 전문약 전환

  • 데일리팜
  • 2007-05-07 06:05:41

콧물 등 상당수 감기약 성분에 함유된 슈도에페드린(Pseudoephedrine)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시중 약국에서 이 성분을 함유한 일반의약품을 다량 구입해 필로폰(일명 히로뽕)을 제조·유통 시킨 마약사범이 적발된 것은 사실 충격적이다. 슈도에페드린 함유 의약품을 전문약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명분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는 점이다. 의협은 또 정부의 허술한 의약품 관리대책을 따지고 들면서 마약제조 감기약의 전문약 전환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슈도에페드린 문제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식약청은 그래서 지난해 3월 슈도에페드린 성분의 일반약 단일제 14품목을 전문약으로 전환했었다. 이어 지난해 11월 일반약 복합제가 비급여로 전환될 때도 슈도에페드린의 전문·일반약 분류문제가 이슈로 떠올랐지만 논란의 와중 속에서 일반약으로 남았다. 복합제는 마약으로 둔갑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검찰이 이미 식약청에 전문약 전환을 건의하고 나섰고 사회적인 분위기도 그런 여론을 타는 중이다.

하지만 슈도에페드린 복합제 감기약 문제는 신중해야 할 사안이다. 국내에 허가된 슈도에페드린 함유 복합제 감기약은 약 700개 품목에 이른다. 약국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감기약에는 슈도페드린 성분이 웬만하면 들어있는 셈이다. 그런 이유에서 전문약 전환은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국민들에게 접근성 외에 경제적 부담을 크게 지우는 일이기에 이를 깊이 감안해야 한다.

더욱이 의원·약국의 정률제가 시행되면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은 가중된다. 감기는 대표적인 경질환이다. 슈도에페드린 복합제의 전문약 전환시 국민들이 가벼운 감기에도 의료기관과 약국을 오가는 것 자체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닐 텐데, 잦은 의료기관 방문으로 인한 정률제 본인부담 인상부담까지 안게 되면 국민 의료비 부담이 덩달아 크게 늘어난다. 정부는 또 보험재정 추가 지출부담까지 진다.

때마침 경질환 의료비는 가급적 국민이 부담하고 중증 및 만성질환은 보험재정에서 부담해야 한다는 국가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감기약의 전문약 전환은 묘하게도 경질환 본인부담이 늘어나는데도 이 부문의 진료비 재정지출 또한 증가하기에 재정이용 기본원칙에서 어긋난다. 이는 가장 흔한 경질환인 감기는 일반약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감기약으로 필로폰을 제조·유통시킬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하고 거의 일어나지 않는 사건이다. 국민들에게 온통 불편과 부담을 안기고 정부까지 재정부담을 안아가면서 감기약 마약사범을 해결하려는 것은 문제 해결을 아주 쉽게 가려는 안이한 자세다.

마약사범을 주도면밀하게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울러 그 처벌 강도를 높이는 것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더불어 약국의 경우는 감기약을 대량으로 구입하거나 반복적으로 구입하는 소비자들에 대한 경계심을 역시 늦추지 않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감기약을 대량 또는 반복적으로 구입하는 소비자들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대한약사회가 당장 이런 대책들을 내놓아야 한다. 그런데 약사회는 사안의 긴박성을 아는지 모르는지 손을 놓은 채 전문약 전환의 부당성만을 입으로 외친다.

불행히도 첨가제를 이용해 슈도에페드린을 분리·추출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 현재로써는 없다. 나아가 대체제인 페닐레프린(phenylephrine) 성분은 경구용이 아닌데다가 부작용 우려까지 있으니 역시 안타깝다. 하지만 이 같은 추출금지 및 대체제 개발 방법을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 제약사들은 웬만하면 자체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가. 제약사 연구소들이 공동연구를 해서라도 슈도에페드린 성분을 추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첨가제를 반드시 개발해야 한다. 나아가 궁극적인 해결책인 대체제 개발에 역시 함께 힘을 쏟아야 함이 물론이다.

슈도에페드린 복합제는 국민 대부분 복용경험이 있는 약물이다. 따라서 안전성이 지극히 확보된 약물이다. 의료계가 이를 간과한 채 전문약 전환을 되뇌이면 되레 여론의 부메랑을 받는다. 오랫동안 흔하디흔하게 먹던 감기약들을 부작용 문제도, 약효 문제도 아닌 마약사범 문제로 의료기관서 진료 받고 처방 갖고 오라고 하면 환자들이 어찌 나오겠는가. 심하게는 국민들을 마약 예비사범으로 취급하는 격과 다르지 않다. 세계적으로 확산 추세에 있는 셀프-메디케이션의 대표약물은 감기약이다. 정부는 자가 치료의 근간이자 그 보루마저 뒤흔드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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