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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보험료를 세금처럼 추징하려나

  • 데일리팜
  • 2007-05-14 06:00:59

사회복지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4대 보험을 통합해 부과·징수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강하고 단호하게 추진되고 있지만 우려스럽다.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험은 각 법률에 따라 공단이 관련업무를 수행해 왔다. 이중 징수업무를 신설될 국세청 산하 ‘ 사회보험료징수공단’에 통합·일원화 하고자 하는 것은 징수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정부가 기대하는 효율성 자체가 의문일 뿐만 아니라 자칫 보험제도의 근간마저 뒤흔들 사안이기에 재삼 숙고해야 한다.

이번 사업은 대통령의 의지도 강하고 국무조정실에서 추진되기에 번복될 가능성은 이미 적다. 그만큼 정부가 사업의 장점만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의미인데, 지금이라도 부작용을 동시야 바라 봐야 한다. 공단 징수인력 5천명을 감축시켜 연간 2,400억원의 운영비 절감과 통합고지에 따른 최대 200억원 절감 및 국민 편의성 증가 등의 장점만을 본다면 징수통합은 당연하다. 그런데 사회보험료징수공단은 신설기관이다. 그것도 국세청 산하다. 신규인력과 조직이 대규모로 재투입돼야 한다면 절감 보다는 비용증대의 가능성이 많다. 또한 보험료 징수를 국세청이 위탁시키고자 하는 발상이 잘못됐다.

물론 소득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적으로 징수하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분명 필요한 일이다. 국세청이 연계·관리한다면 정확하고 엄정하게 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프로세스는 주무부처인 복지부가 국세청에 위임하고 국세청은 징수공단에 재 위탁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에서 기대되는 것은 소득파악이 잘 안 되는 자영업자들이다. 특히 의사, 약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과 고소득 자영업자들이다. 재경부나 국세청이 동원되면 개인 금융거래 등의 신용정보 조회까지 가능하니 보험료 부과는 개인 소득의 정확한 관리명분과 엄격한 세금징수라는 어부지리까지 얻는다.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보면 복지부는 징수업무 이외에 가입자 및 피부양자의 자격관리까지 국세청에 위탁하도록 규정했다. 자격관리는 핵심 개인정보다. 그것도 소득 측면으로 보면 더더욱 그렇다. 그것은 곧 복지부와 공단이 핵심 업무를 세무당국에 넘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 보험이 상호부조(相互扶助) 정신에 바탕이 되고 있음을 무시하고 간다는 것이다. 반면 세금은 사회복지적 성격이 아닌 국가 살림살이를 거두어 들이는 일이다. 결국 국민들은 보험료를 준조세로 인식할 우려가 있고, 이는 복지행정의 정체성에 혼돈을 가져다 줄 우려가 높다.

고액 및 장기 체납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엄격한 자격관리를 통한 소득파악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케이스별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인데도 그것을 모조리 세무당국에 넘겨 해결하려는 것은 권위적이고 안이한 발상이다. 더구나 기존 보험공단의 대체인력이나 조직이 재활용되면 징수공단의 징수 효율성은 지금보다 크게 높아지기 어렵다. 또한 보험료가 세금의 경계선에서 거두어들여지게 되면 되레 소득 숨기기가 더욱 극심해질 수 있음은 충분히 예견되는 일이다. 그로인해 더 많은 보험료 징수 누수와 세금탈루라는 부작용을 고민해야 한다.

정부는 이미 업무재설계(BPR)를 위한 연구용역 금액 11억원을 확정했고 수행기관은 LG CNS로 정했다. 기간으로 보면 오는 10월말까지 기본 밑그림이 그려진다. 연구·용역이야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에 우리는 공감한다. 하지만 오는 2009년으로 잡힌 시행일정에 지나치게 억매이면 안 된다. 사회보험 징수 통합이 지난 10여 년 동안 논의가 돼 온 개혁적 사안이기에 이제는 결론을 내야 하기는 하지만 사업의 부작용과 비효율성 부분까지 냉정히 되돌아 봐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국민여론을 다시 조사해야 한다. 징수공단 설립과 관련해 국세청 조사는 국민 56.2%가 찬성한다고 했지만 사회보험보조 등에서 실시한 조사는 37.3% 불과했다. 한국갤럽과 한길리서치 등 신용 있는 기관에서 조사한 것임에도 차이가 너무 컸다는 것은 설문 자체의 구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설문기획을 다시 하고 정확한 여론조사를 할 필요가 있을 뿐만 아니라 공청회나 토론회 등 사회적으로 다양한 여론수렴 창구를 열어놓아야 한다는 점이다.

올해 초 근로복지공단노조, 국민건강보험직장노조, 전국사회보험노조, 사회연대연금노조 등 4대 사회보험노조는 공동투쟁본부를 결성했다. 정부는 이들의 저지투쟁에 별 신경을 안쓰는 눈치다. 물론 방만한 운영·관리로 사업비 누수가 크면 안 되는 것이 분명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징수공단 추진으로 인해 더 많은 사업비 누출이 있음에도 효율성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틀리지 않는 지적이다. 차라리 현재의 시스템에서 징수 효율을 높이고 자격관리를 강화할 방안을 찾는 것이 효율적인 것은 보험별로 자격기준이 너무 달라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불어 세무당국은 주무부처가 아니라 협조기관이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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