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통 장관 우려된다
- 데일리팜
- 2007-05-24 23: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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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복지부 장관에 변재진 현 차관이 기용된 것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아니 기대보다는 우려스러운 면이 더 많다. 변 장관 내정자가 지난해 2월 17일부터 복지부 차관으로 재직은 해 왔지만 그의 오랜 텃밭은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다. 이른바 특급부처 행정통으로 국가 예산을 주무르는 막강한 역할을 해 온 인물이기에 일면 기대가 되기도 하지만 어찌됐든 그는 경제행정 정통관료다.
1년 4개월 동안 보건복지 주요 업무를 관장했다고 해도 그 기간은 사실 길지 않다. 주요 현안들에 대해 전체적인 맥을 잡았다고는 해도 복지부 이전의 화려한 경제부처 근무이력이 바로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업무파악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안을 보는 시각이자 중심잡기다. 보건복지 현안을 보는 관점이 쉽게 바뀌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만약 변 내정자의 시각이 시장주의적 관점으로 기울어 있을 경우 보건복지 업무와는 맞지 않을 수 있다.
지금도 재경부는 시장주의적 관점으로 복지부를 압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민간보험의 도입, 유통일원화 폐지, 경제특구내 외국병원의 내국인진료 허용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최근에는 4대 보험료를 재경부 국세청 산하 ‘사회보험료징수공단’으로 통합·일원화 하려 하고 있다. 역시 경제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복지부를 압박한다. 잊을 만하면 일반의약품의 약국외 판매를 제기하는 것이 그 사례다. 복지부는 이렇게 힘 있는 부처, 그것도 경제부처의 외풍에 늘 시달려 왔다.
경제부처의 압박이 많은 복지부 장관 자리에 경제부처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 수장이 됐다는 것은 그래서 우려스럽다. 경제부처와 호흡을 잘 맞춰 궁합이 맞는다면 복지부 고유업무의 중심이 흔들릴 우려가 있다. 참여정부는 특히 의료의 산업화를 누차 강조해 왔다. 그러나 그것은 의료수혜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공공의료기관의 확충과 공공의료서비스의 확대를 더 어렵게 한다.
의료법 전면개정의 근간도 핵심은 시장적 접근이다. 진입장벽을 없애고자 하는 취지가 개정법안에 잘 깃들어 있다. 복지부는 약사법도 전면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의료법 개정취지에 맞춰 역시 시장적 접근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영리 법인약국 허용방안이 이슈에서 빠지기 어렵다. 경제부처의 시각으로 약사법 전면개정을 밀어붙일 경우 약사법도 의료법 파동과 같은 사태를 야기하게 될 것은 충분히 예견되는 일이다.
또 하나는 제약산업을 보는 장관의 시각이다. 한·미 FTA로 인해 위기로 내몰리게 된 제약산업 육성책은 보호와 지원이다. 이 두 가지 정책은 그런데 경쟁을 촉진하는 매개체가 아니다. 하지만 제약산업은 장기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위험으로 담보돼야 하기에 경쟁을 촉진하는 정책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극명하다. 다시 말해 알아서 경쟁력을 갖고 가기에는 투자 위험률이 너무 크다. 그래서 신임 장관이 제약산업 육성을 지원방향에 두기 보다는 시장적 접근에 둘까 걱정이다.
우리는 변 장관 내정자에게 그래도 기대를 하는 부분은 정치인이 아닌 관료출신이라는데 있다. 복지부 업무파악이 빠를 것이라는 기대와 그것을 기반으로 중심을 잘 잡아 나갈 것이라는 기대다. 선이 굵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니 다른 부처의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주었으면 싶다. 경제부처의 시각이 아닌 복지부의 눈으로 정책의 밑그림들을 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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