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릭까지 덮친 위기의 유통가
- 데일리팜
- 2007-06-04 06: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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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업계가 위기의 삼중주에 빠져들었다. 하나는 박카스 사태로 야기된 연이은 폐업과 자진정리 사태 및 국세청의 세무조사 압박이고, 또 하나는 쥴릭파마코리아의 유통마진 인하 정책이다. 아울러 유통일원화 폐지에 따른 위기는 이미 진행형이다. 여기에 공교롭게도 최근 며칠 사이 서울과 대구에서 도매상 두 곳이 연이어 부도를 내는 바람에 유통가의 암울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도매 부도만 올 들어 11곳이다.
한 바탕 홍역을 치른 유통일원화 사태가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도매업계는 이처럼 엎친 데 덮친 위기를 잇달아 맞고 있다. 박카스 발 사태로 창원 창생약품 폐업에 이은 부산 소재 3곳과 경기 1곳 등의 자진정리가 진행되는 와중에 9곳의 도매상은 또다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착수됐거나 예정·통보를 받았다. 박카스 사태의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그리고 언제까지 이어질지 도무지 종잡기 힘든 국면이다.
이런 와중에 불거진 쥴릭 유통마진 문제는 더 심각하다. 도매업체 30여 곳이 재계약 체결시한인 지난달 31일을 결국 넘겼다. 주로 상위권 대형도매업체다. 더 이상 밀리면 안 된다는 절박함으로 도매업계가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하지만 쥴릭측 입장 역시 여전히 강경해 외자제약사 주요 의약품들에 대한 수급이 당장 비상이다. 대부분 다빈도 처방약이거나 필수약들이다. 도매업계의 피해도 그렇지만 약국과 환자들이 얼떨결에 적잖은 피해를 입게 될 처지다.
외자제약사와 직거래를 하는 쥴릭 미경유 8개 도매상이 외자사 약을 공급한다고 하지만 임시변통이다. 이들 업체의 보유물량이 5일에서 20일에 불과하다고 하니 조속히 재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필수의약품의 수급차질은 예정된 수순이다. 고협압, 당뇨병 등 만성·장기질환에 사용될 약들이 공급되지 않는다면 대단히 큰일이다. 그래서 쥴릭 문제는 비단 업계의 유통마진 싸움이 아니라 의료기관과 약국 그리고 국민 전체와 직결된 사안임을 곱씹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정부든 의약단체든 그리고 시민단체든 중재자가 필요하다. 쥴릭이 마진 0.2~0.5%를 인하하려는 폭과 의도야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중요한 것은 국내 도매업계가 이를 수용하기 어려운 처지라는데 있다. 그렇지 않아도 도매업계는 유통일원화와 박카스 사태로 인해 위기다. 도매업계의 연쇄부도 위기까지 고조되고 있는 마당이어서 제약사들까지 연달아 초긴장 상태다. 하필이면 이런 시기에 터진 쥴릭 사태다. 협상과 조율이 필요하다. 주목해야 할 것은 여론이다. 지금 쥴릭에 대한 여론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우리는 기본 법정마진 5%에 약국 매출별 판매장려금 정책을 취하는 쥴릭의 기본정책을 가타부타 얘기하기 어렵다. 그것을 많이 주고 적게 주고는 쥴릭의 고유 영업권한이라는 것이다. 매출을 더 요구하고 회전단축까지 요구하는 것도 할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외자제약사의 여론이 최근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데 따른 일시적 정책이라면 실망이다. 쥴릭이 국내에서 연착륙을 하기 위해서는 외자제약사를 배경으로 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정책이 아니다. 오히려 국내 도매업계가 외자제약사와 직거래할 여지를 더 많이 터주는 공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
반 쥴릭정서는 이미 약사회에서 일어났다. 대한약사회는 공급차질이 발생할 경우 즉각 이를 취합·보고해 줄 것을 전국 시·도약사회에 하달했고 문제가 발생하면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산시약도 ‘쥴릭 독점 의약품의 원활한 유통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고 쥴릭 제휴 외자제약사 제품에 대해서는 의사협회와 협력해 변경 또는 대체조제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제약사나 정부 및 언론 등도 도매업계를 동정하는 쪽으로 모두 쏠리는 중이다.
도매업의 3대 위기는 의약계 전체에 미치는 현안이다. 우리는 유통일원화 폐지 재검토를 거듭 제기해 왔고 박카스 발 사태는 가급적 조기에 매듭 되기를 희망해 왔다. 그러나 이들 현안은 도매업계를 압박하는 비관적인 방향으로만 흘러왔다. 이 같은 와중에 불 붙은 쥴릭 유통마진 사태는 그래서 더더욱 빠른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이번 기회에 쥴릭은 마진정책 보다는 유통 선진화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독점이 아닌 문호를 여는 열린 경쟁을 추구하는 넓은 마인드를 가져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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