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주수호 효과' 파급력 얼마나 될까
- 류장훈
- 2007-06-28 06: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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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칙주의로 승부...'진료의 수장은 의사' 대전제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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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로비로 얼룩진 상황에서 실시된 제35대 의협회장 보궐선거에서 주수호 후보가 당선됐다. 그는 이번 선거에 나선 후보자 중 유일하게 개혁파로 분류돼 왔고, 강경세력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의약분업 당시 투쟁일선에서의 활약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면서 약계에서는 '약사 저격수'라 불릴 정도로 경계대상이 되기도 했다.
의료계에서는 현 의료정책 및 제도에 정통한 지략가와 투쟁에 앞장서는 행동가로서의 면모를 겸비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그를 당선자로 올려놓은 지지기반, 그리고 그도 밝혔듯 그 원동력이 학연과 지연이 아닌 '인물적 성향'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의협 집행부는 그의 개혁·강경적 색깔을 고스란히 반영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국회·대정부 "원칙으로 승부"=우선 그의 정책성향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원칙'이다. 선거 전, 선거 중, 선거 직후에도 일관되게 강조했던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따라서 투쟁노선 구축을 결정짓는 판단기준으로 내세우는 것도 '원칙의 훼손'이다.
그는 당선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의협회무의 방향을 묻는 질문에 "한마디로 정정당당하게 하겠다"며 "원칙과 합리성에 근거해 회무를 이끌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마디로 현재 의료계가 처한 상황적 요인에 연연해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따라서 현재 의료계의 최대 현안으로 꼽히고 있는 성분명 처방, 외래본인부담 정률제, 일자별 청구 등에 대해서도 정면승부를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그가 현 의료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금껏 변함없이 주장해 온 것이 '요양기관 당연지정제'와 '수가계약시스템'인 만큼, 사안별 대응뿐 아니라 의료제도의 큰 틀에서의 개혁을 추구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국민들도 원하지 않는 진료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선택권이 박탈된 당연지정제와 계약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고시에 따를 수밖에 없는 불공정 수가계약 때문"이라며 "환자에 대한 진료 거부가 아닌, 현 건강보험제도 거부를 통한 의료환경 개선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다"며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이같은 의지는 그가 제시한 선거 공약에도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다.
선거공약에 따르면, ▲수가계약, 불합리한 심사기준, 무차별 삭감에 대한 법적저항권 확보 ▲수가계약 결렬시 보험진료 거부 ▲법적장치 마련을 위한 위헌소송·행정소송·입법청원·파업투쟁 동원 ▲각종 소송 당사자로 협회가 나설 수 있도록 협회 산하의원 개설 ▲소송 회원에 대한 지원 및 승소시 성공보수 지급 등이 명시돼 있다.
◆의료법 투쟁 전면에 나선다?=의료법 개정 저지와 관련해서는 현재 의협에 구성돼 있는 의료법비상대책위원회가 실무와 정책을 전담하고 있다.
주수호 신임의협회장도 의료법비대위에 대해 신뢰하고 있으며, 회무에 임하게 되면 비대위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러나 당선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의료계가 정부와 부딪히는 현안들이 많은데, 현재 비대위가 활동을 잘 하고 있다"면서 "회무 인수인계를 빨리 받겠지만 익숙해질 때까지는 비대위 일임하에 전폭 지원할 것"이라고 말해 비대위의에 직접 관여하겠다는 뉘앙스를 남겼다.
즉, 주 신임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할 가능성도 엿보이는 부분이다.
의료법비대위를 처음으로 구성한 장동익 전 회장이 사실 지난 선거에서 '로비를 잘하는 CEO 의협회장'을 내걸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와 반대로 '투쟁일변도'로 비쳐지기도 하는 주수호 신임회장의 경우 비대위에 나서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 전 회장 사퇴 이후 김성덕 회장직무대행 임명시 비대위가 재구성된 과정 자체가 "의료법비대위원장까지 맡기는 것은 내게 너무 큰 부담을 주는 것"이라는 김 대행의 요청에 따라 회장 겸직에서 새 위원장 체제로 전환된 점도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여기에는 이번 선거에서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했던 '투쟁일변도' 이미지에 대한 회원들의 기대심리도 어느정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약계 "파트너십 존중돼야 연대가능"=이같은 '원칙'에 기반한 정책기조는 타 직역에 대한 정책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주 신임회장은 약대6년제, 성분명 처방, 의심처방 의사응대의무화 법안 등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단연코 반대"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는 "의사와 약사는 서로 경쟁자가 아니다. 얼마든지 연대가 가능하다"고 밝히면서도 "서로의 파트너십을 존중해야 한다"고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주 신임회장은 특히 "의사와 약사는 직무간에는 각각 오더(처방)를 내리고 받는 위치"라며 "환자를 진료하는 상황에 있어서는 '팀 어프로치'를 해야하는 관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관계에 있어 분명히 수장은 있고, 그것이 바로 의사"라며 "그것만 인정된다면 얼마든지 연대가 가능하지만, 규정을 부정하거나 동등한 입장이라는 생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즉, 의사와 약사간 첨예한 대립을 청산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관계에 있어서의 역할정립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의사회와 약사회 간의 갈등과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그 골이 더욱 깊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수호 신임회장은 "대화를 구걸하기 위해 후퇴하거나 요구를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밝히고 있어, 앞으로 출범하는 주수호 집행부의 대외적인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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