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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부터 강경 선택...성분명 '대격돌' 예고

  • 류장훈
  • 2007-07-02 06:55:09
  • 의쟁투 회귀?...정부 시범사업 기대해온 약사단체 초긴장

의쟁투 시절로 회귀?

주수호 신임 의협회장은 의권쟁취투쟁위원회와 의약분업 직후 제32대 신상진 의협 집행부의 대변인 당시의 활약상으로 강렬한 대외적 이미지를 구축했다. 당시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주 회장은 의약분업 철폐, 선택분업 실시, 성분명처방 및 대체조제 금지 등 의-약 대립 사안마다 다각적인 논리를 펴면서 약계와의 전면전을 벌여 왔다.

현재 주 회장의 이같은 기조가 이번 의협 회장에 오른 이후에도 회무운영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주 회장은 당선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도 약대6년제, 성분명 처방, 의심처방 의사응대의무화 법안 등 약사회와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사안에 대해 '단연코 반대'라고 서슴없이 밝힌 바 있다.

특히 주 회장은 이번 선거에서부터 회원들에게 "의약분업 당시 보라매 집회에서 의권투쟁을 다시 한번 보여주자"며 의약분업 투쟁의 향수를 불러 모으고 있어, 의협의 대외적 관계설정이 의쟁투 시절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의료계 현안들, 의-약 격돌 예고

현재 의료계는 현안들에 대한 대비책 설정에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 일반약 슈퍼판매 등을 놓고 의약간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주 회장의 당선과 동시에 의협은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 저지를 위한 '성분명처방과 대체조제에 따른 전국적인 약화사고사례 수집'에 나섰다.

각 산하 시도의사회에 각 소속 회원들로부터 성분명처방과 대체조제로 인한 약화사고 사례를 수집, 보고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것.

이같은 조치는 의약분업 이후 그동안 지속적으로 쟁점이 돼 왔던 성분명 처방과 대체조제에 대해 손수 부당성을 증명할 증거자료를 취합·제시함으로써 논란을 일단락 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의약간 대립은 의료법 전면개정에 이은 약사법 전면 개정에서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주 회장은 선거 당시부터 "성분명처방을 위한 의료법시행규칙 개정을 저지하고 대체조제의 법적 근거인 약사법 개정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공언해 왔다.

즉, 약사법 전면개정에서 의료계 관련 조항에 의료계의 입김을 최대한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주 집행부 집권 후 발빠른 행보

사안 해결을 위한 주수호 회장의 발빠른 행보도 주목된다.

주 회장은 당선 다음날 의협 선관위로부터 당선증을 수령한 뒤, 외부적 취임식을 생략하고 간략한 내부 취임식만을 가진 채 바로 회무에 임했다.

이후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 저지를 위한 사례수집을 비롯해, 개정된 의료급여제도와 관련 기존대로 급여환자에 대한 본인부담금 없이 무료 진료 실시 등의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특히 이와 관련해서는 각 청구프로그램 업체에 '업그레이드를 해주지 말고 이미 업그레이드 한 곳에 대해서는 요구가 있을 경우 기존대로 복구해 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구체적인 대응도 추진중인 상태다.

아울러 유형별 수가계약과 관련, 5개 유형으로 구분된 데 대해 건정심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할 예정이다.

이처럼 주 회장은 집권 이후 회무 적응 기간없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약사회, 주 집행부 행보 주시

이같은 주수호 집행부의 움직임에 대해 약사회는 일단 예의주시하고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 "우선 의사협회가 큰 틀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상행할 수 있는 방향에서 협의를 했으면 한다"며 "앞으로 추후 대응은 의협의 행보를 보면서 파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현 상황에서 담화문이나 어떤 입장을 정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아직 의협이 약사회에 대해 공식적인 성명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애써 말을 아꼈다.

그러나 약사회의 속내는 주수호 집행부의 출범을 유난히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의협회장 선거 뿐만 아니라 지난 선거에서도 주수호 회장이 당선되지 않기를 은근히 기대했다는 후문도 나오고 있다.

주 회장이 그동안 보여온 지략가와 행동가로서의 면모가 위협적이라는 평가 때문.

특히 주 회장은 그동안의 의협회장과 달리 의쟁투와 의협 대변인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던 주요 방송, 신문사 기자들과 여전히 친분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의 친화력을 겸비하고 있는데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언론 처세술에도 능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행부 인선 주목

특히 주수호 회장체제에서 꾸려질 집행부 인선에 대해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주 회장은 회장 직권으로 임명이 가능한 공보이사 겸 대변인 자리에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 원장을 선임했다.

박 원장을 대변인에 앉힌 것은 의료계 내부에서도 다소 파격적인 인사로, 앞으로 주 회장의 캐비닛 구성의 가늠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일단 공보이사와 대변인 자리가 대외적으로 의협의 얼굴이 되는 직책인 만큼, 특히 대국민 신뢰회복을 최대 과제로 삼고 있는 현 시점에서 선전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인선은 전반적으로 연령층이 낮아지고 개혁적인 인물로 구성된다는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으며, 학연, 직역, 나이에 관계없이 가장 효율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중에는 약계 안티세력으로 꼽히는 인물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한 인사는 "아무래도 폭넓은 인사가 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하면서 "이 중에는 약계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피력했던 인사도 물망에 오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사가 어떻게 이뤄질 지 두고봐야 알겠지만, 이같은 기조를 가진 인사가 합류하게 되면 아마도 의료계와 약계의 전면전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계는 주수호 신임회장 당선을 계기로 대외적으로 배수진을 치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주 회장의 개혁·투쟁적 성향이 회무 집행에 어떤 방식으로 반영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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