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시민단체 연대노선 지속 가능할까
- 류장훈
- 2007-07-11 06: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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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안별 공동대응 가능성 시사...정률제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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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변경된 의료급여제도 중 본인부담제와 선택병의원제가 환자들의 진료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헌법정신에 위배되는 강행된 제도라는 데 입장일치를 보이고 공동대응을 선언했다.
이날 공동기자회견은 양측이 협상과 논쟁을 위한 테이블이 아닌 같은 주장을 내세우며 테이블에 나란히 앉았다는 점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광경이기도 했다.
특히 이같은 움직임은 의료계와 시민단체가 한가지 사안에 대해 개별적으로 각각의 목소리를 내왔던 기존 방식과 달리 사전협의 하에 공동노선을 구축했다는 부분에서 신선한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의료급여제도에 대한 연대를 계기로 의료계와 시민단체가 향후 또 다른 쟁점에 대해서도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대 첫 시도 자체가 의미=대한의사협회와 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의료급여개혁을위한공동행동'이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의료급여제도 시행 중단을 촉구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그 동안 의료단체와 시민단체는 구조적으로 의료공급자와 소비자라는 상반된 입장에 설 수 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접점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특히 같은 방향을 추구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이들은 구체적인 내용적 측면에 있어 입장이 미묘하게 달랐던 만큼 공동대응에 나서는 것은 '동상이몽'으로 치부될 수밖에 없었다. 이점은 양측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이번의 첫 시도를 통해 그동안의 고정관념을 깨고 연대 가능성을 현실화했다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양측의 인식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공동기자회견 이후 의료계와 시민단체는 "앞으로도 공통분모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연대가 가능하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한편, 이러한 연대행동이 일시적인 조치가 아닌 향후 지속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의협 박경철 대변인도 "이번 시민단체와의 연대는 굉장히 조심스럽고 우여곡적이 있었다"며 "하지만 첫 시도였기 때문이고 앞으로는 더욱 수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협 신임집행부에 시민단체 기대=시민단체들은 이번 연대가 가능할 수 있었던 데에 의협 신임 집행부의 기조변화를 꼽는다.
주수호 집행부 이후 대내외적으로 파격적인 인선과 소위 구태 탈피를 선언한 점이 시민단체에도 호소력이 있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의료연대회의 유혜원 정책부장은 "의협에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오면서 활동방식에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따라서 앞으로도 다른 사안에 대해 연대하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의 이같은 시각은 기존의 집행부와는 공동연대에 대한 시도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예상을 반증하는 부분이다. 즉, 의협의 개혁 움직임을 시민단체가 높이 사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음 연대 사안 정률제에 초점=이에 따라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추가 연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의료계는 의료법 전면개정, 정률제, 성분명처방 등이 주요 쟁점으로 남아있다. 이중 의료법은 양측 모두 개정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내용적 측면에서는 의료산업화 우려, 의사의 진료권·자율권에 비중이 실리고 있다는 점에서 공동대응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성분명 처방의 경우 역시 찬반이 극명하게 갈린다는 점에서 접점을 찾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반면 정률제의 경우 공동대응을 취할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외래 경증질환자의 본인부담금 증가로 환자의 진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부분에 의료계와 시민단체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
건강세상네트워크 강주성 대표는 "모두 정률제에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 의료계와 다를 수 있어 내부적으로 검토를 해봐야 한다"면서 "의협의 입장이 우리와 일치한다면 충분히 연대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의료연대회의 유혜원 정책부장도 "정률제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보장성 분야가 취약해 지는 데 동의하지 않는 것"이라며 "사회적 약자에 의료비 부담이 가중되고 의료접근성을 떨어뜨린다는 취지가 같다면 의료계와 협조·공조가 가능하다"고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박경철 의협 대변인 역시 "정률제에 대해서는 시민단체와 90% 정도 입장이 같다"며 "따라서 추가 연대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 명분과 실리 챙긴다=의협이 시민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거둘수 있는 성과는 단연 대외적 이미지 개선이다.
단순히 대정부 투쟁의 규모를 늘리는 차원보다 시민단체와 뜻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의협의 주장에 더욱 힘을 실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현 시점이 새로운 집행부를 통해 로비사태로 실추된 이미지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부분은 의협이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박경철 의협 대변인은 "범의료단체와 달리 시민단체와의 연대는 국민여론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지금까지는 옳은 말을 하더라도 밥그릇싸움으로만 비쳐졌지만 이제는 시민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실리적인 부분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의료급여제도에 대한 공동 저지로 관심을 모은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연대가 필요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새로운 추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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